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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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음악을 울려라!"

 

저 폭군적 논리학자 소크라테스는 가끔 예술을 대하면서 공허감 공백감과 아울러 반쯤은 자책감, 어떠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옥중에서 친구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종종 그는 같은 꿈을 꾸었는데, 이 꿈은 항상 "소크라테스, 음악을 울려라!" 라는 말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생애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철학은 최고의 음악 예술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면서, 어떤 신이 자신에게 저 "비속하고 대중적인 음악"을 상기시키려 하나 보다 하면서 그것을 진지하게 믿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감옥에서 양심의 가책을 덜어볼 심산으로 자신이 경시했던 음악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심정에서 그는 아폴론에게 바치는 노래를 짓고 이솝 우화 몇 개를 운문으로 바꾸어놓기도 했다. 그를 이런 습작으로 몰고 간 것은 마신의 경고하는 목소리와 비슷한 것이었으며, 그가 마치 야만인 왕처럼 고귀한 신의 형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몰이해로 말미암아 신에게 죄를 지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은 아폴론적 인식이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꿈에 나오는 그 말은 논리성의 한계를 우려하는 유일한 징표다. 그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야만 했을 것이다. 나에게 이해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합리적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논리학자를 추방해버린 지혜의 왕국이 있지 않을까? 예술은 학문과 상관성이 있으며 혹 그것을 보완하는 것은 아닐까?

 

- 『음악의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탄생』, 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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