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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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이 디오니소스적인가?

 

그렇다면, 무엇이 디오니소스적인가? ㅡ 이 책에는 그에 대한 대답이 있다 ㅡ 자신의 신에 정통한 사도인 한 "지자(知者)"가 거기서 말하고 있다.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어떻게 그리스인들에게 비극의 근원이 된 것인가라는 몹시 어려운 심리학적 질문에 관해서 지금 나는 아마 좀더 신중하고 간략하게 말할 것이다. 근본적 물음은 고통과 그리스인의 관계, 그의 감수성의 정도다 ㅡ 이 관계는 여전히 똑같은가? 아니면 전도되었는가? ㅡ 점점 더 강해지는 그리스인의 미에 대한 욕망, 즉 축제, 오락, 새로운 의식에 대한 욕망이 결핍, 궁핍, 침울, 고통에서 자라났는가? 다시 말해 바로 이 점이 참이라고 전제한다면 ㅡ 그리고 페리클레스(혹은 투키디데스)는 거대한 장례식 연설에서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ㅡ 시간상으로 그 이전에 나타났던 정반대의 욕망, 즉 추한 것에 대한 욕망, 염세주의, 비극적 신화, 실존의 밑바탕에 놓여 있는 모든 무서운 것, 악한 것, 불가사의한 것, 파괴적인 것, 운명적인 것의 표상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의 엄격한 의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인가? ㅡ 그렇다면 비극은 도대체 어디에서 유래했단 말인가? 어쩌면 쾌락으로부터, 힘으로부터, 넘쳐나는 건강과 과도한 풍요로부터? 생리학적으로 묻는다면, 희극 예술뿐만 아니라 비극 예술을 만들어낸 저 광기, 즉 디오니소스적 광기는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 『비극의 탄생, 또는 그리스 정신과 염세주의』, <자기 비판의 시도>, 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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