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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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부터라고? 음악과 비극이라고?

 

이 의심스러운 책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틀림없이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질문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매우 개인적인 의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증거는 이 책이 형성된 시대인데, 1870∼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이라는 어수선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씌어졌다. 뵈르트 전투의 포성이 유럽을 휩쓸고 있는 동안 꼬치꼬치 캐기를 좋아하고 수수께끼 풀기를 좋아하는 이 책의 저자는 알프스의 어느 구석에서 난해한 질문을 골똘히 생각하며 앉아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전황이 근심스럽기도 하고 동시에 무관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그리스인들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갔다. 이것이 이 뒤늦은 서문(혹은 후기)을 헌정할 기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이 책의 핵심이 된다. 그로부터 몇 주 후 메스의 성벽 아래에서도 그는 그리스인들이 가진 소위 "명랑성"과 그리스적 예술에 대해 자신이 붙였던 물음표로부터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베르사유에서 평화 협상이 이루어지던, 몹시 긴장된 그달에 그는 마침내 평화를 얻어, 전장에서 얻은 병을 서서히 치유하면서 《음악의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탄생》을 최종적으로 완성했다. ㅡ 음악으로부터라고? 음악과 비극이라고? 그리스인들과 비극-음악이라고? 그리스인과 염세주의의 예술 작품이라니? 이제까지 존재한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성공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많은 부러움을 샀으며, 우리를 삶으로 가장 강하게 유혹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그리스인들인데 ㅡ 뭐라고? 바로 이들에게 비극이 필요했다고? 더군다나 ㅡ 예술이? 왜 ㅡ 그리스 예술이? ……

 

 - 『비극의 탄생, 또는 그리스 정신과 염세주의』, <자기 비판의 시도>,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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