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원이라는 오솔길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모든 것은 죽고, 모든 것은 다시 소생한다. 존재의 해[年]는 영원히 흐른다.

 

모든 것은 꺾이고, 모든 것은 다시 이어진다. 똑같은 존재의 집이 영원히 지어진다. 모든 것은 헤어지고, 모든 것은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눈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이렇듯 영원히 자신에게 신실하다.

 

매순간 존재는 시작된다. 모든 여기를 중심으로 저기라는 공이 굴러간다. 중심은 어디에나 있다. 영원이라는 오솔길은 굽어 있다."

 

 

나의 싫증

 

'아, 사람이 영원히 되돌아오도록 되어 있다니! 저 왜소한 사람, 영원히 되돌아오도록 되어 있다니!'

 

언젠가 나 더없이 위대하다는 사람과 더없이 왜소한 사람이 맨몸으로 있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저들은 서로 너무나 닮아 있었다. 더없이 위대하다는 자조차도 아직은 너무나 인간적이었던 것이다!

 

더없이 위대하다는 자조차 그토록 왜소했으니! 이것이 사람에 대한 나의 싫증이었다! 그리고 더없이 왜소한 자들이 영원히 되돌아온다니! 이것이 모든 현존재에 대한 나의 싫증이었다!

 

 

영원회귀를 가르치는 스승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의 짐승들은 그대가 누구이며 누구여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보라, 그대는 영원회귀를 가르치는 스승이시다. 이제는 그것이 그대의 숙명인 것이다!

 

처음으로 그대가 이 가르침을 펴야 한다는 것, 이 막중한 숙명이 어찌 그대에게 더없이 큰 위험이 되지 않으며 병이 되지 않으리요!

 

보라, 그대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우리 알고 있으니. 만물이, 그와 더불어 우리 자신도 영원히 되돌아온다는 것이지. 우리가, 우리와 더불어 만물이 이미 무한한 횟수에 걸쳐 존재해왔다는 것이지.

 

그대는 생성의 거대한 해[年], 거대한 해라는 괴물의 존재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이 괴물은 다시 출발하여 내달리기 위해 모래시계처럼 늘 되돌려져야 한다는 것이지.

 

그리하여 이들 해 하나하나는 더없이 큰 것에서나 더없이 작은 것에서나 같고, 우리 또한 거대한 해를 맞이할 때마다 더없이 큰 것에서나 더없이 작은 것에서 변함없다는 것이지.

 

 

동일한 생명으로 영원히 돌아오는 것

 

'나 이제 죽어 사라지노라. 한순간에 나 무로 돌아가리라. 영혼이란 것도 신체와 마찬가지로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니.' 그대는 이렇게 말하리라.

 

'그러나 나를 얽어매고 있는 원인의 매듭은 다시 돌아오리라. 돌아와 다시 나를 창조하리라! 나 자신이 영원한 회귀의 여러 원인에 속해 있으니.

 

나 다시 오리라. 이 태양과 이 대지, 이 독수리와 이 뱀과 함께. 나 새로운 생명이나 좀 더 나은 생명, 아니면 비슷한 생명으로 다시 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더없이 큰 것에서나 더없이 작은 것에서나 같은, 그리고 동일한 생명으로 영원히 돌아오는 것이다. 또다시 만물의 영원한 회귀를 가르치기 위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