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저마다 가장 환한 웃음을 피워내던 그 아름답던 5월은 다 어디로 갔나 싶다.
아무리 예쁜 꽃을 보아도 자꾸만 슬픈 감정부터 불쑥 제 먼저 찾아든다.
저토록 예쁜 꽃들은 한 해의 절정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떠나가는 이 봄에 조금도 미련을 두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이 봄을 아예 조금도 슬퍼하지 않는 듯하다.
아름다운 꽃을 마음껏 피웠으면 그저 그 뿐.
더 바랄 게 뭐 있으랴 싶은 그 마음이 그저 부럽다.
어느 해 사월과 오월이 또다시 이토록 아플 수 있을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차마 영영 잊지 못할 듯한 이 계절을
저 꽃들마저 눈치챈 건 설마 아니겠지.
하늘 아래 그 어떤 삶이 감히 영속을 도모하랴만,
그래도 어느 봄날 하루 아침에,
느닷없이,
어이없이,
스러질 틈조차 없이 숨이 막혀 끝나고 만,
꽃다운 저 푸른 청춘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 * *
(그저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꽃박람회에 갔다가, 예쁜 꽃들이 반가워 사진에 부지런히 담아 왔지만, 좀체로 사진을 올릴 마음조차 내키지 않아 미적거리다가, 끝내 이렇게라도 갈무리를 시도해 본다. 꽃들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