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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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열풍의 중요한 특징
504


투기 열풍의 중요한 특징은, 먼 과거든 눈앞의 현실이든 역사가 주는 모든 교훈이 전혀 소용없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병리현상 504


새 시대 호황의 마지막 3년 동안에는 극단적인 병리 현상이 줄지어 일어났다. 은행 대출을 이용한 신용 거래가 전례 없는 수준까지 도달했고, 증권 회사가 제공한 신용 융자 잔고는 1921년 약 10억 달러에서 1929년에는 85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증권거래소에서 일어나는 주가 조작도 그 파렴치하고 노골적인 면에서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였다. 브로커들은 매일 작전 주도 세력의 사무실에 모여 다음날 어느 종목을 "띄울" 것인지 지시받았다. 투기꾼들은 "비밀 정보"를 입수하려고 안달이었고, 이런 비밀 정보는 대개 작전 세력에 고용된 투기꾼들에게 건네주었다.

(나의 생각)

현대(2011. 3. 4) 한국 증시에서도 신용잔고는 사상 최대치에서 그리 멀지 않다. 원화로는 6조 951억원(달러 환산으로는 약 55억달러)에 달한다.


맹목적인 "투기" 신탁 504∼505


투자신탁은 영국 제도를 본떠 만든 기관으로서, 1920년대가 되자 기반도 잘 갖춰졌고 평판도 좋았다. 투자신탁 회사들이 내세우는 장점은, 초보자들이 돈을 맡기면 유능한 펀드매니저들이 건전한 종목을 신중하게 선정하여 분산 투자해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 시대 강세장이 분위기를 지배하자, 이 합리적인 생각은 퇴폐적인 성장 투자로 변질하였다. 미국의 "투자" 신탁은 맹목적인 "투기" 신탁이 되었다. 대개 유능하고 명망 있는 사람들이 관리했지만, 이들도 투기 광풍에 휩쓸리고 말았다. 이렇게 "투기 자금"으로 바뀐 투자신탁은 대중이 투기에 참여하는 매체가 되어 투기를 실행함으로써, 투기 열품을 더욱 부채질했다.

(나의 생각)
속이 뜨끔한 얘기다. 우리나라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학 졸업후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이 투자신탁회사였고(1988년), 특히 1994년부터 2002년의 기간중 대부분을 투자신탁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개인적 경험을 되돌아 보면, 그레이엄의 지적은 '한국에서도 똑같이 재현된 현상'을 설명하는 데 조금도 지나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너무 젊잖은 어조'로 지적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양상의 종목 선정 원칙 506


월스트리트에는 오래전부터 분명한 종목 선정 원칙이 있었다. 자명한 이치이지만, 회사 중에는 좋은 회사도 있고 나쁜 회사도 있으므로, 주식 중에도 다른 주식보다 훨씬 좋은 주식이 있다는 원칙이었다. 그러나 1920년에는 미래 예상 성장률이 투자 매력도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절대적으로 강조되면서, 종목 선정 원칙이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아마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추론했다. "보통주는 역동적 성장성이 핵심 장점이므로, 우리는 투자에 지능을 발휘하여 빠르게 성장할 회사를 선정하고, 정체하거나 쇠퇴할 회사는 피해야 한다."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506


극단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런 생각에는 아무 잘못도 없다. 과거 실적과 장밋빛 전망에 고무되어, "성장주"를 사는 사람들은, 균형 감각을 상실하고 과도한 가격을 치를 수밖에 없다. 명확한 계량 기준이 없는 탓에, 수익력이 계속 증가하는 기업은 현재 가치가 한없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종목은 시장 낙관론에 힘입어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가치"를 지닐 수 있었다.


모든 강세장의 특징 506


모든 강세장의 특징은,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기적 낙관론도 증가하고, 이런 낙관론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또 상승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주가가 이전 기준보다 높아지면, 냉정하고 치밀한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섬으로써, 주가의 과도한 상승을 막고 마침내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1928년에는 이른바 "투자자들"의 사고 방식도 투기꾼들과 다를 바 없었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같은 종목을 사도 투자자들은 현금으로 매수하고, 투기꾼들은 신용으로 매수하는 정도였다.


귀족주와 블루칩 506∼507


투자자들이 계속 선호한 주식들은, 과거 장기간 좋은 실적을 기록하여 "품질"을 입증한 종목들이었다. 여기에는 GE나 '내셔널 비스킷'처럼 예로부터 사랑받던 종목도 있었고, '아메리칸 캔'이나 '콘 프로덕츠'처럼 1차 세계 대전 기간에 번창하여 일류 회사로 자리잡은 종목도 있었다. 이런 종목들이 모여 귀족주가 되었고, 카지노 용어를 써서 "블루칩"이라고 불렀다. 이런 종목들을 투자자나 투기꾼이나 똑같이 과도한 가격을 치르면서 열광적으로 사들였다.


미래 예측이 투자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되었다는 뜻 508

새 시대 투자 이론을 다시 요약하면, "장기 전망이 밝은 주식이 항상 좋은 종목이다."였다. 이는 미래 예측이 투자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되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보통주를 보수적으로 선정하도록 유도했던 낡은 양적 기준들은 폐기되었다. 건전한 투자가 되려면 실질 자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기본 전제는 권위를 모두 상실하였다. 과거 오랜 기간 검증된 "적정 수익력"과 "적정 배당수익률" 개념도 마찬가지로 버림받았다.


주식의 가치 514

이런 주장이 그럴듯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월스트리트가 그토록 자주 단기 예측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놀라울 정도다. 주식의 가치는 회사가 올해나 내년에 얼마를 버느냐에 좌우되지 않는다. 매우 장기간에 걸친 예상 평균 수익력과 배당금, 그리고 더 먼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에 좌우된다.


성장주 투자자들의 딜레마 516

우리는 탁월한 과거 실적과 화려한 산업 전망에 열광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곧 냉정함을 되찾게 된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부분 성공 기업은 수명 주기를 충실하게 따랐다. 첫째, 분투와 좌절을 잇달아 경험한 다음, 둘째,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평온한 번영기를 누렸으며, 셋쩨, 마지막 단게인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손실까지 보면서, 주도권을 상실했다. 따라서 장기간 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사실상 "포화기" 근처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장주 투자자들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성장 기간이 짧은 신생 기업을 선택하면, 일시적 변영에 속을 위험이 있다. 반면에 여러 경기 순환기에 걸쳐 성장한 기업을 선택하면, 이 기업은 포화기로 접어들지도 모른다.


두 가지 요건을 준수한다면 518

두 가지 요건을 준수한다면, 성장주 투자도 성공적인 투자 기법이 될 수 있다. 첫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성장 요소들을 손쉽게 일반화하여 받아들이지 말고, 매우 조심스럽고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둘째, 성장주에 치르는 가격은 신중한 사업가가 유사한 비상장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기꺼이 지불하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


안전마진 원칙에 의한 종목 선정 519

어떤 주식이 가격보다 가치가 더 높다고 확신하고, 그 회사의 장래를 상당히 낙관한다면, 투자자는 그 주식을 보통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다. 이 기법을 실행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계량적 가치 기준으로 측정하여 시장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일 때 사는 방법이다. 아마도 시장을 대표하면서 비교적 활발하게 거래되는 종목만 사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저평가된 개별 종목을 발굴하는 기법인데, 시장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지,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성장성을 강조한 결과 521

사람들이 이렇게 성장성을 강조한 결과, 기반이 확고하고, 자금이 풍부하며, 산업 내에서 중요한 기업이고, 영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하면서 이익을 낼 기업이지만, 단지 성장성이나 투기적 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차별받아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게 거래되는 기업이 매우 많다.


회사가 워낙 훌륭하므로 524

다른 유형의 추천에서는 회사의 특성과 질을 절대적으로 강조하므로, 주가 수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대개 이런 분석에서는 주가를 거의 언급하지 않으며, 회사가 워낙 훌륭하므로 주가 수준에 상관없이 주식을 사야 한다는 식이다. 이렇게 훌륭한 회사에 대한 우호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는,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해진다. 그 결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실적을 맞이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증권 가치를 끊임없이 공들여 분석하고 있지만, 대중은 강세장 절정기에 우량주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투자에 적합한 보통주가 투기적 가격에 거래되는 딜레마 527

건실하고 안정적인 기업이라서 미래 이익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 이익에 자본 환원율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가 골치 아픈 문제다. 침체기에도 잘 버티고 성장 실적도 좋은 종목들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아서, 과거 평균 이익과 매당금에 대해서도 불안할 정도로 높은 배수로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투자에 적합한 보통주가 투기적 가격에 거래되는 딜레마에 흔히 직면하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보통주를 선정하는 작업이 단지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워지는 것이다.


안전마진의 이점 528

주가가 최소 가치보다 훨씬 낮으면, 안전마진 덕분에 장차 상황이 불리해지더라도 그 영향을 흡수할 수 있으며, 장차 기업의 실적이 탁월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치더라도 만족스러운 투자 실적을 거둘 수 있다. 이 안전마진은 채권이나 우선주에 투자할 때 필수적인 안전마진과 일치한다. 보통주의 안전마진도 채권의 안전마진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처움에 가격과 가치의 차이가 크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더 이점이 크다.


분산투자의 원리 528

분산투자는 안전마진 개념에 거의 필수적으로 따라다니는 개념이다. 공정 가치보다 싼 가격에 사는 종목이 하나뿐이라면, 특별한 사유로 일이 꼬이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종목이 20개 이상이라면 개별적인 호재와 악재가 상쇄되면서 평균 실적을 거두게 된다. 따라서 안전마진을 건전하게 계산하면, 전체 실적으로는 충분히 이익을 거두게 될 것이다.


분석가 눈에 가장 매력적인 종목
529

시장 가격은 분석가가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가장 어려운 요소다. 분석가 눈에 가장 매력적인 종목은 대개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서 매력적이라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시장 "모멘텀"이 이런 종목에 불리하며, 가까운 장래에 인기를 얻게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주식투자는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 530

우리 생각을 달리 표현해보겠다. 평가 기법을 쓰면 항상 이익이 나온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쓰더라도 항상 이익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성공적인 주식 투자는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며, 대개 여러 번 결단을 내려야 한다. 평가 기법을 적용하여 상당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투자할 때, 피상적인 분석이나 시장 인기나 단기 예측에 의한 투자보다 장기적으로 높은 실적이 나올 것이다.


"내재 가치" 평가에 가장 적합한 요소 531

자산 가치는 두 가지 이례적인 상황에서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는 유형자산이 수익 가치보다 적을 때이고, 둘째는 운전자본만으로도 수익 가치를 초과할 때이다. 그러나 주식의 주요 요소 가운데 장부 가치야말로 "내재 가치" 평가에 가장 적합한 요소라고 지적하는 바이다. 배당금과 수익력은 물론 과거 주가 실적도 장부 가치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장기 이익에 대한 기초지식을 먼저 갖춘 다음 532

월스트리트는 평가 기법을 선뜻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현업 분석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여러 해 이익과 배당금을 예측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기나 이듬해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5∼10년 실적을 예측하려는 것은 무모한 짓에 해당한다.

이런 월스트리트 관점은 더 중요하고 유용한 요소는 무시하고, 쉬운 요소만 강조하는 셈이다. 물론 분석가가 세심하게 분석하고 계산하면 12개월 뒤의 US 스틸 이익을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이 실적에 모두가 관심을 보일 것이며, 특히 투기꾼이나 트레이더에게 매우 유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년 이익은 기업의 진정한 수익력으로 간주할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1년 실적을 지혜롭게 활용하려면, 투자자와 분석가는 기업의 장기 이익에 대해 기초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장기 이익에 대한 기초 지식을 먼저 갖춘 다음 실적을 예측하기 바란다.


추세 예측 543

월스트리트는 보통주의 이익 추세를 매우 중요시한다. 추세가 보이면, 월스트리트는 이 추세가 미래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므로, 주당이익 예측치가 평균보다 훨씬 커지거나 작아진다. 이런 추세 예측이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쉽지도 않을뿐더러 위험하기도 하다. 추세를 기초로 삼는 평가는 어떤 공식의 제한도 받지 않으므로, 과장되기가 매우 쉽다. 따라서 과거 실적이 아니라 추세 예측을 기준으로 삼으면 평가가 틀릴 때가 많으며, 이에 대해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일반 경제 여건 543∼544

기업 A의 유리한 실적 추세는 분명히 고려햐야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가 먼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기계적으로 예측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일반 경제 여건은 이런 추세가 무한정 이어지는 것을 저지한다고 보아야 한다. 경쟁, 규제, 수확체감의 법칙 등이 무제한 성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저지하고, 지속적 하락에 대해서는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리한 추세가 당연히 이어진다고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경계해야 하며, 회사의 우위 요소를 찾아내어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들과 견주어보아야 한다.


하향 추세일 때 분석 태도 544

기업 C처럼 추세가 명확하게 하향 추세일 때에는 이 추세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분석가는 하향 추세가 상향 추세로 돌아선다고 가정해서도 안 되고, 훨씬 높은 과거 평균을 바탕으로 미래 이익을 예측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회사가 절망적이어서 이익이 틀림없이 모두 사라질 것이며, 이 주식은 전혀 가치가 없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도 안 된다. 이 때에도 반드시 회사의 상황과 전망을 질적으로 분석하여, 하향 추세를 고려한 적정 주가를 평가해야 한다. 분석가는 비공개 기업의 장단점을 조사하는 합리적인 사업가의 관점을 지녀야 한다.


분석가에게 직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547

반대할 근거가 없다면, 미래 실적 예측은 과거 실적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분석가는 반대할 근거가 있는지 항상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직관과 건전한 추론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분석가에게 이런 능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그런 능력이 있다면 분석 자체가 필요 없다.) 분석가에게는 논리와 경험을 숙고해서 얻는 적정 수준의 통찰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당기이익에 따라 오르내리는 시장 가격 549

최근 몇 년까지도 보통주 시장 가격 수준은 장기 평균 이익보다 당기이익에 더 좌우되고 있다. 이는 대체로 보통주 주가가 경기 변동에 따른 이익 증감에 발맞춰 큰 폭으로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보고 이익이 일시적으로 변한다고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주식 시장은 확실히 불합리하다. 비공개 기업도 호경기 실적이 불경기 실적의 두 배가 될 때가 잦지만, 소유주는 절대로 자기 회사의 가치가 이에 따라 두 배로 오르내린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월스트리트의 관행과 일반 기업의 규범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

(나의 생각)
'주식시장은 확실히 불합리하다." 그레이엄의 핵심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이다.



단기 이익 vs 장기 이익 550∼551

가까운 미래의 이익이 주가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이 이 숫자나 예측치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는데, 단기 이익보다는 과거 평균 이익이나 정교한 공식으로 예측한 미래 평균 이익이 증권의 장기 가치로 더 믿을 만하다. 따라서 가치를 추구하는 분석가는 단기 이익 전망에 큰 비중을 두지 않지만, 단기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분석가는 단기 이익 전망에 몰두하게 된다.

전문 분석가는 두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은 경력에 지극히 중요하다. 우리의 경험과 지식에 의하면, 장기 가치를 분석하는 방법이 훨씬 건전하고 보상도 풍부하다.


배당 성향의 기준 551

사례별로 증감의 여지는 있지만, 제조 회사는 60∼75%, 공익 회사는 70∼85%가 배당 성향의 기준이 될 것이다.


배당 성향의 기준 551

우리는 "사업상의 필요"라는 임의적 판단보다는, 수익력과 지분의 내재 가치에 따르는 배당 성향이 좋다는 점을, 장래에 경영진과 주주 모두 이해하기를 바란다.


배당 정책과 주가 552

적지 않은 회사의 주식이 최근 몇 년 동안 배당 정책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은 정상적인 "배당 성향"만 보이더라도 상당 폭 상승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불리한 배당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평균 주가는 짓눌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주식을 현실적으로 평가하려면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만일 경영진이 주도해서든 주주의 압박에 의해서든 배당 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면, 주식의 평가 가치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푸짐한 배당금 555

주식 시장은 인색한 배당금보다 푸짐한 배당금을 항상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따라서 보통주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종목을 선정할 때 이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지금 대세를 이루는 주식 평가 표준 관행에서는 자본화 승수를 곱할 때 미분배 이익보다 배당금에 훨씬 큰 비중을 둔다.


극단적인 사례 555

회사가 영속적으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이익은 배당금으로 지급될 때에만 이론적으로 중요하다.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어떤 회사가 이익은 나지만 배당금을 절대로 지급하지 않고 매각되거나 청산되지도 않는다면, 외부 주주에게 이 회사 주식은 휴지나 다름없다. 그래서 금융 이론에서는 만기나 원금 상환일이 없는 보통주나 우선주 등의 가치가, 모든 미래 배당금이나 이자 지급 금액의 현재 가치라고 본다.


먼 훗날 받을 돈은 가치가 없다 556

이론으로나 실제로나 중요한 점은, 멋 훗날 받는 돈은 가까운 장래에 받는 돈보다 현재 가치가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학적으로도 계산된다. 장래에 받을 1달러의 현재 가치는 적정 이자율로 복리 할인한 금액과 같다.


외부 주주와 내부자(지배 주주)의 차이 561

주식 시장에서 배당금을 강조하고, 우리도 평가 과정에서 배당금을 중시하는 것은, 배당 수익률이 외부 주주에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당금에 대해서 내부자(지배 주주)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 회사의 지배 주주는 이익을 굳이 인출할 필요가 없다. 회사에 남아 있는 돈도 자기 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주머닛돈이 쌈짓돈인 셈이다. 내부자에게는 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지 않는 편이 확실히 유리하다. 분배하지 않은 이익에 대해서는 높은 개인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 배당의 투기적 측면 567

이론적으로 보면, 대규모 주식 배당이 주주에게 새로 제공하는 것은 전혀 없다. 전에는 회사의 지분을 나타내는 주권이 한 장이었으나, 이제는 똑같은 지분을 나타내는 주권이 두 장이 되었을 뿐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대법원도 주식 배당이 소득이 아니며, 따라서 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던 것이다. 실제로 주식 배당은 투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투기란 A는 B, C, D가 어떻게 생각할지 간파하고, B, C, D 역시 나머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간파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 배당이 그 자체로는 중요한 의미가 전혀 없더라도, 서로 상대방을 이용하려는 투기판에서는 자극제로 이용될 수 있고, 실제로도 이용되고 있다.


케인스의 비유 567

흥미롭고도 교훈적인 케인스의 비유를 참조하라. "주식 투자는 신문사에서 개최하는 미인 선발 대회에 참가해서 100명의 사진 가운데 가장 예쁜 얼굴 여섯을 골라내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는데, 참가자 전체의 선택과 가장 근접하는 선택을 한 사람에게 상이 수여된다. 따라서 각 참가자는 자기가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이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할 만한 얼굴을 골라야 한다. 결국, 참가자 모두 이 문제를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이는 한 사람이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을 고르는 일도 아니고, 평균인이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을 고르는 일도 아니다. 세 번째 단계로 들어가서, 평균인이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을 다른 평균인이 어떻게 예상할 것인지까지 내다보아야 한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단계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New York, 1936


성공적인 제조 회사의 배당 568

성공적인 제조 회사는 흔히 다음과 같은 배당 과정을 거쳤다.

1. 장기간 이익에 비해 낮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막대한 잉여금을 축적한다.
2. 갑자기 대규모 주식 배당을 지급한다.
3. 곧바로 정기 현금 배당금을 높인다.


주식 배당과 지배 주주 568

주식 배당만큼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게 하는 정책도 없고, 지배 주주가 부당하게 이용하는 정책도 없다.


자신의 견해 586

흔히 증권 분석가들은 자신의 일반 지식과 판단을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해 우호적인 장기 전망을 수립한 다음,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여기서 나오는 숫자들은 전반적으로 매우 고무적인데, 이는 처음에 그가 어떤 낙관적 지표를 보고 그 산업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장 유익한 분석 586

가장 유익한 분석은 어떤 산업에 대한 시장의 장기 전망이 틀렸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관련 자료를 철저하고도 편견 없이 조사한 끝에 이 전제를 뒷받침한 분석이다.


같은 요소를 세 번이나 반영하는 셈 587

분석가는 같은 패를 여러 번 세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영진의 실적은 과거 이익에 드러나며, 시장에서 형성되는 높은 이익 승수에도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래 이익을 더 높게 추정하고, 여기에 높은 승수를 적용한 다음, 경영진 요소까지 추가로 반영한다면, 이는 같은 요소를 세 번이나 반영하는 셈이 된다.

GE의 1930, 1937, 1946년 고가는 각각 5년 평균 이익의 52배, 56배, 31배였다. 이후 주가 하락률을 크기 순서로 열거하면 고가의 91%, 58%, 38%가 된다. 1930년 고가를 기록한 이후 20년 동안 GE 주가는 이 고가의 70%에도 도달한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1937년 고가를 기록한 이후에도 이익, 배당금, 자산가치가 모두 대폭 증가했는데도, 1950년 말까지 이 고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나의 생각)
최고 기업에 대한 열광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의 경우 2000년의 SK텔레콤, 2007년의 미래에셋증권 등이 쉽게 떠오른다.



보통주 평가에서 자산 가치 요소 603

공익 회사를 제외하면, 보통주 평가에서 자산 가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주식 시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준이나, 일반적인 분석 기법이나, 최근 개발된 평가 관련 법률 이론을 보아도 자산 가치는 중요하지 않다. 일상적인 주가 움직임에서도 자산 가치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 방식과 실물 경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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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경제의 평가 방식과 월스트리트 평가 방식 사이에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아마도 월스트리트가 청산 가치를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를 "월스트리트 방식"과 "실물 경제 방식"이라고 부르겠다. 실물 경제에서는 기업의 가치가 경매가보다도 훨씬 낮으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에서는 사람들이 기업의 일부가 아니라 기업의 주식만을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주식이 그 기업의 정상적인 평가 가치와 전혀 상관없이 평가되거나 매매된다고 생각한다.


40년 가까이 주가 움직임을 분석했지만...... 617

······ 이는 주식시장이 증권 분석에 무관심했던 탓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주식 시장은 가까운 장래에 주가가 상승할 듯한 종목에만 항상 이목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⑴ 대세 상승이 예상될 때, 이러한 상승세에 충실하게 동참할 종목이거나, ⑵ 예상되는 상황 전개로부터 혜택을 받을 듯한 종목을 선정하게 된다.

명성도 없고 인기도 부족한 "비우량 종목"은 대개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주식 시장에서 무시당한 채, 도무지 분석하기 어려운 과정을 통해 주가가 형성된다. 우리는 40년 가까이 주가 움직임을 분석했지만, 비우량 주식이 이익, 배당금, 자산과 무관한 가격대에서 흔히 몇 개월씩이나 거래되는 이유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실패하는 이유 두 가지 618

순유동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더라도 실패하는 이유가 두 가지인데, 첫째는 내재 가치이고, 둘째는 시장 가격 움직임이다. "시장 가격 움직임"은 모든 저평가 종목에 적용되는 문제다. 주가가 결국은 분석가가 제시하는 가치로 확실하게 수렴한다고 보장하는 법칙 따위는 없다. 단지 경험을 통해서 대개 이런 조정이 단기간이나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장담컨대 619

어떤 주식이 계속해서 순유동자산 가치 밑에서 거래된다면, 시장은 이 회사의 전망이 매우 어두워서 장차 운전자본이 계속 감소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 구성원들이 실제로 이런 의견에 합의를 이루었다는 뜻은 아니다. 더 중요한 점은, 장담컨대 이런 의견이 대개 나중에 틀린 것으로 밝혀진다는 사실이다.


염가 종목 619

이익과 배당금이 양호한데도 운전자본 밑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대개 "염가 종목"이어서 매수하기에 대단히 만족스러운 종목이라고 우리는 결론짓는다. 물론 개별 종목 선택에 어느 정도 판단은 필요하며, (훨씬 중요한 요소인데) 좋은 실적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분산 투자가 바람직하다.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639

보통주 투자 가치를 평가할 때, 예상 이익에 적용할 적정 자본 환원율을 선택하는 일은 이익을 정확하게 에측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합리적인 자본화 요소(이익 승수)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시장에서 통용되는 승수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어중간한 타협은 안 된다 666

우리는 순수한 고정 수익 투자와 과감한 투기적 태도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우리의 주관적 판단이다. 어중간한 태도를 보이게 되면, 그 결과 대개 혼란에 빠지고, 생각이 모호해지며, 자기기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711

어떤 종목을 사더라도 투기 이익을 모두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환 사채를 논하면서 지적했지만,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투자자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익을 더 얻으려고 계속 보유하면, 이미 확보한 이익까지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환 사채는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 상승하면 안전성의 이점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처럼, 투기적 보통주도 가격이 상승하면서 위험이 커진다.


저가주의 확실한 이점 712

저가주는 대개 하락폭보다 상승폭이 훨씬 크므로 타고난 이점이 있는 듯하다. 주식 시장에서 100달러짜리 종목이 400달러로 상승하는 것보다, 10달러짜리 종목이 40달러로 상승하기가 훨씬 쉽다. 이는 100달러가 넘는 종목보다 10∼40달러 수준인 종목을 훨씬 선호하는 대중의 투기 성향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저가주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지분을 많이 살 수 있는 일종의 "콜옵션"과 같은 이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어떤 업종이 대폭 개선된다고 확신할 때에는 719

월스트리트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로, 제품 가격이 상승한다고 확신할 때에는 생산 원가가 높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편이 합리적이다. 어떤 업종의 매출액과 이익이 대폭 개선된다고 확신할 때에도, 자본 구조가 투기적인 회사의 주식을 사면 똑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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