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부 손익계산서 분석


애널리스트가 주의할 점
444


애널리스트가 주의할 점은 발견한 결과를 과신하여 무조건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결과를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애널리스트가 밝혀낸 사실이, 첫째 총체적 진실이 아니라는 점과 둘째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새겨두고 있어야 한다. 애널리스트의 분석 결과는 과거를 좀 더 정확히 정리한 것이다. 그의 정보는 시의적절함을 상실했을 수도 있고, 시장이 이제 막 반영하려고 할 수도 있다.


'냉정한 시장의 평가'라는 말 460


시장은 똑똑하고,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계산에 능한 집단들의 종합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냉정한 시장의 평가'라는 말을 관례적으로 존중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대중 심리, 잘못된 추론, 불충분한 정보의 피상적인 검증에 근거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완벽한 오류 471


한 기업이 의심쩍은 회계처리를 한다면, 투자자는 해당 종목이 아무리 매력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대 매입해서는 안 된다. 실제 유나이티드 시가 스토어스가 발행한 우선주는 회계 조작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수년간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지만, 이후 쓸모없는 무가치한 종이쪽지로 변해 버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과대평가된 수익이 바로 잡히면 안전 마진은 충분하기 때문에 그 종목이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판단은 완벽한 오류이다. 투자자들은 파렴치한 경영진의 행위를 계산해 계량적으로 차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쓸모없어질 뿐 508


공장 설비는 닳아 빠지는 게 아니라 쓸모없어질 뿐이다. 설비의 90%가 비즈니스 성격의 변화, 기업의 위상 변화, 투자 지역 변경 등 실제 감가상각과는 상관없는 이유로 쓸모없어진다.


과거 실적을 힘들여 분석한 이유 524

애널리스트가 다뤄야 할 두 번째 화두는 미래의 지표로서 과거 실적의 의미이다. 이는 증권분석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결론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주제이다. 과거 실적을 힘들여 분석한 이유가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분야이지만, 단서를 완전히 믿기가 어렵고 종종 전혀 쓸모가 없어 분석 결과를 만족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증권분석의 가치가 반감하지만 완전히 무시될 수는 없다. 과거 실적은 종목 선정과 가치평가에서 여전히 유효한 출발점이다.


회사의 사업 성격 자체가 그러한 안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525

계량적인 데이터는 기업의 질적인 측정값들을 설명할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어떤 회사의 사업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으려면 과거 기록이 안정적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회사의 사업 성격 자체가 그러한 안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의 평가와 일반적인 비즈니스 원칙 사이의 괴리 527

기업은 호경기에 두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오너는 순이익 변동에 맞춰서 자신의 투자자본 가치를 올리거나 내리지는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월스트리트의 평가와 일반적인 비즈니스 원칙 사이의 괴리이다. 투기적인 대중이 내리는 가치평가 방식이 잘못이므로 논리적인 사고력을 갖춘 투자자는 이를 활용해 큰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실적이 일시적으로 나빠진 해에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서 일시적으로 좋아진 해에 고가에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용기와 인내심 527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통념과는 반대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용기와 몇 년을 기다릴 수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의 생각)
가치투자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아주 중요한 덕목이자 기질이다.



반대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528

시장 전체도 그렇지만 특히 개별 종목은 기본적인 가치가 경기 순환에 따라 크게 바뀌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과거 실적에 비추어 고가에 팔린 어떤 주식이 그 다음의 불황기에도 여전히 높은 값으로 팔릴 수 있다. 반대로 낮은 값으로 팔리는 주식은 다음의 호황기에도 여전히 낮은 값으로 팔릴 수 있다. 이런 지속적인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과연 시장이 기업 실적의 단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의문이다. 시장의 이런 판단 착오는 "이런 변화는 더 확장되거나 아니면 최소한 지금처럼 계속될 것이다"라는 가정 때문에 빚어진다. 그러나 경험에 비춰볼 때,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계속되기보다는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적 트렌드에 잠재된 두 가지 위험 528

월스트리트는 현재 실적을 크게 강조하고, 동시에 실적 트렌드에도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 27장에서 우리는 실적 트렌드에 잠재된 두 가지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첫째는 트렌드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트렌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날 수 있고, 둘째는 트렌드에 기초한 가치평가는 엄격성이 떨어져 쉽게 과장될 수 있다. 평균치와 트렌드는 서로 상반될 수 있다.


긍정적인 전망 531

질적인 평가를 하면, 첫째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이라고 할 만하며, 둘째 모두 해당 업종에서 선도 기업이고 튼튼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두 기업이 1925∼1932년에 보인 실적은 우연적인 결과일 수 있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보다 과거 평균 실적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직관과 건전한 판단력을 구분할 필요 532

특별히 반전의 가능성이 없다면 우리는 과거 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는 반전의 가능성을 샅샅이 살펴봐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직관과 건전한 판단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능력은 더없이 귀중하지만 애널리스트에게 이를 요구할 수는 없다. 그가 만약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분석이 필요 없다. 애널리스트에게는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예측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상승 중인 실적 추세(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가정 546


전문가들은 우량주 주가는 주당 순이익의 10배가 적정한 것이 아니라 15배가 돼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성격이 서로 다른 회사에는 서로 다른 배수를 적용하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컸던 유틸리티, 프랜차이즈 업종의 주식은 주당 순이익의 25∼40배 선에서 거래되었다. 다양한 업종에서 선도 기업을 지칭하는 '블루칩'의 주가도 이 수준에서 맴돌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몇 년 동안의 상승 중인 실적 추세(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가정에서 비롯되었다.

(나의 생각)
지금 현재 대한민국 증시에서의 상황도 거의 비슷하다. 최근 1년 내지 2년 사이에 엄청나게 상승한 주식들의 PER은 대부분 15배∼20배에 달해 있다. 현재 상승 중인 실적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증시는 개표기이지 저울이 아니다 546

불행히도 증시는 과학적인 공식 등을 적용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가치를 결정하고 나중에 결과론적인 이유를 대도록 한다. 증시는 마치 약속 위반을 따지는 법정의 배심원과 비슷하다.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가치를 결정해야 한다. 배심원이 어떻게 해서든 평결을 내려야 하듯이 말이다. 주가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세심하게 계산된 결과가 아니라 인간 작용과 반작용의 결과일 뿐이다. 증시는 개표기(voting machine)이지 저울이 아니다. 어떤 사실이나 정보는 직접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매매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시장에 작용한다.


PER 16이 상한선 547

어떤 종목의 보수적인 가치는 평균 이익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예측과 관련된 변수에 의해서도 검증받아야 한다. 이는 가치평가의 출발점이 현재 순이익에서 평균 이익으로 이동함을 의미한다. 적어도 5년 이상, 바람직하게는 7∼10년의 실적 이익을 바탕으로 해당 종목의 가치를 평가한다. 평균 이익이 동일하면 가치가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주 투자자라면 현재 순이익이 평균을 웃돌거나, 평균보다 나은 전망이 있는 종목에 후한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때 보수적인 가치평가를 위해서는 배수(PER)에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 보통주 투자 관점에서 'PER 16'이 상한선이라고 본다. 이 기준도 필연적으로 자의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본래 투자에는 명시적인 가치가 전제되어 있다. 보통주의 가치는 평균 순이익 또는 수익력 등과 같은 구체적인 데이터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가와 견주어 6%도 안되는 순이익으로 현재 주가가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란 쉽지 않다. 이 정도의 PER에 만족할 진정한 투자자는 한 명도 없다.


투자와 투기 548

투자와 투기의 구분은 이제 분명해졌다. 주당 순이익보다 16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했다고 하여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투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고가에 매입한 종목이 상당한 수익을 낳을 수 있지만, 현명하거나 운 좋은 투기이다. 분명한 사실은 투기에서 지속적으로 운이 좋거나 현명한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당 순이익의 16배가 넘는 값을 치르고 습관적으로 보통주를 매입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엄청난 손실을 보게 마련이다. 기계적인 상한선이 없다면, 그들은 터무니없는 높은 주가를 합리화할 명분으로 가득한 거품장세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나의 생각)
어떤 책에서 봤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PBR 3배를 상한선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참고할 만하다.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548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때 주가수익배율을 16으로 한정한다면, 실제 매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아야 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투자이론이 주장했던 'PER 10'이라는 기준을 되새겨봐야 한다. 또 주가수익배율의 상한선이 보통주 투자의 유일한 전제 조건은 아니다. 즉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발행 기업은 자본구조, 경영 능력, 전망 등에서도 만족스러워야 한다. 이 원칙과 함께 또 다른 비유적인 기준이 있다. "투자에 매력적인 종목은 투기에도 매력적이다"라는 점이다. 즉 어떤 종목이 보수적인 투자 기준을 만족하면 시세 차익 가능성도 높다.



우량종목을 높은 시세에 매입하는 행위 549

우리가 제시한 보통주 투자원칙은 월스트리트의 우량주 평가 기준과 다르다. 월스트리트의 우량주는 주가수익배율이 모두 16 이상이고, 현 주가와 상관없이 무조건 투자 적격이다. 우량 종목을 높은 시세에 매입하는 행위는 주가가 더 상승해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투기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보통주 투자는 주가를 기준으로 중간 정도의 회사이다. 낮은 주가 종목은 실적이나 기업의 안전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기적일 수밖에 없고, 또한 고가주는 높은 주가 때문에 투기적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 565

투기적 자본구조에서 보통주 주주는 선순위 증권 보유자의 희생 덕분에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쥐꼬리만한 자기자본(보통주)과 산더미 같은 타인자본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벌이는 것이다.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기고 뒷면이 나와도 내가 이기는 동전 던지기를 하는 셈이다. 보통주 주주의 전략적 지위는 한마디로 '땅 짚고 헤엄치기'와 같다. 달리 말하면, 적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기업의 미래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옵션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연한 사실 568

대중이 저가 종목을 선호하는 데는 그럴 만한 논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저가 종목을 매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잃는다는 점도 엄연한 사실이다.


진짜 저가 종목 569

진짜 저가 종목은 충분히 투기적 매력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매수를 부추기기 위한 억지 노력은 없다. 주가흐름은 정중동 상태이고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왜 일반 투자자들이 가짜 저가 종목을 매입하고, 진짜 저가 종목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기회를 무시하는지 말해 준다.


잘못된 자본구조를 고치라고 요구해야 한다 577

시장이 진흙 속의 진주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 투자 기회를 찾은 경우 다음 두 가지 행동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본구조가 잘못되어 저평가가 일어나므로 주주가 나서서 잘못된 자본구조를 고치라고 요구해야 한다.


기장 기본적인 일치의 원칙 578

이상의 사례에서 발견되는 핵심은 가장 기본적인 일치의 원칙(basic principle of consistency)이다. 파이프라인 회사가 자산의 대부분을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파이프라인 회사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다. 래커워너도 누구나 탐내는 훌륭한 채권을 헐값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주식으로 바꾼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타바코 프로덕츠의 경우처럼 과중하고 불필요한 세금 부담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주주 등 이해 당사자들이 비논리적인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제6부 대차대조표 분석



주식 투자자는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590

월스트리트가 "그 비즈니스 가치는 얼마입니까?"라고 묻지 않는다는 점은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주식 투자자는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비즈니스맨이 "1만 달러에 지분 5%를 매각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면, 그는 순간적으로 1만 달러에 20을 곱해, 그 기업을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20만 달러로 추정한다. 그리고 "20만 달러이면 적당한 가격일까?"라고 자문한다.


처참한 수준 591

장부가격의 16배에 팔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같은 시기에 '계속 기업'이라 불리기 어려운 펜실베이니아 코울 앤드 코크의 시가총액은 장부상 자산가치의 16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페퍼렐 매뉴팩처링(Pepperell Manufacturing)은 괜찮은 장부가치와 후하고 꾸준했던 배당, 업종 내 좋은 평판 등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대공황에 시달린 부분 소유자(part owners, 주주)들은 단일 소유주 (a single private owner)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살 만한 장부가치의 10%만 받고 처분하려고 했다.


현명한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591

현명한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식을 매매하기에 앞서 얼마를 지불하려 하고, 그 대신에 어느 정도의 유형자산을 가질 수 있는지 셈해 볼 필요가 있다.


유동자산 가치의 중요성 593

보통주의 유동자산 가치는 고정자산을 포함하는 장부가치보다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유동자산 가치는 대체로 청산가치와 비슷하다.
2. 많은 경우 보통주 시가총액이 유동자산 가치보다 낮아서 청산가치 아래서 팔리고 있다.
3. 많은 기업들이 오래 청산가치 아래서 거래되는 현상은 비논리적이다. 이는 시장의 판단 오류이거나, 무능한 경영 때문이거나, 기업 자산에 대한 주주의 태도에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청산가치 괴리 현상의 논리적 의미 596

주주, 시장, 그리고 경영진의 관점에서 주가의 극단적인 저평가 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계속해서 청산가치보다 낮다면, 이는 주가가 터무니없이 낮거나 회사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1. 주주는 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나은지 고민하게 된다.
2. 경영자는 청산가치와 주가의 부조화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영 방침을 수정하고, 비즈니스의 지속 여부를 주주에게 물어야 한다.

위 결론은 별도의 검증이 필요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청산가치보다 낮게 형성될 이유는 없다. 기업의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낮다면 이 기업은 청산되어야 한다. 기업의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높다면 주가는 청산가치보다 더 높아야 한다. 결국 청산가치보다 더 낮은 가격은 정상이 아니다.

논리적 추론의 의미 : 논리적으로 추론한 결과 두 가지 의미가 발견된다. 우선 주가가 청산가치 이하인 주가는 극단적으로 싼 값이기에 매력적인 매입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증권분석이 또다시 이 분야에서 힘을 갖게 되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는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은 상당수 기업은 경영 정책에 잘못이 있을 수 있다. 자발적이든 주주의 압력에 의해서든 경영자는 정책 실패를 즉시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증권의 안정성 605

"증권의 안전성은 채권, 우선주, 보통주 등의 이름 자체나 법적인 권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증권 이면에 있는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청산가치의 의미 : 주주와 경영자의 관계
607

주제는 증권분석의 대상이 아니지만 주주의 경각심, 현명함 측면에서 주식가치와 밀접하기에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본래 보통주 종목 선정은 일시적인 행위이지만 소유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한 회사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려 깊어야 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형적인 주주들은 우리에 갇혀 있는 유순하고 무관심한 동물과 같다. 이사회가 시키는 일만 할 뿐 기업의 주인이자 경영진의 고용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려 하지 않는다. 그 결과 상당수, 아니 대부분의 거대 기업은 주주가 아니라 '경영진'으로 불리는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타당하지만 부분적으로 오류가 있는 전제 609


주주는 사유 재산권에 내포되어 있는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 주주가 순종적이고 무관심해 보이는 이유는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그릇된 통념 때문이다.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그 통념은 다음과 같다.

1. 경영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주는 경영진의 판단을 수용해야 한다.

2. 경영진은 주가에 대해 관심이나 책임이 없다.
3. 주주가 경영진의 주요 정책에 반대한다면,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책이다.


경영진이 늘 유능하고 효울적인 것은 아니다
610

그 통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부분적으로 진실일 뿐이다. 이는 전적으로 틀린 것이 아니기에 더 위험하다. 경영진은 현안을 결정하는 데 유리한 지위에 있기는 하지만 항상 주주에게 이로운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선택하지는 않는다. 무능함 때문에 심각한 실수도 저지를 수 있다. 모든 주주는 경영진이 유능하다는 통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종목을 선택할 때 경영진이 제대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 말은 곧 많은 기업이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주주가 경영이 효율적인지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는 충돌할 수 있다
610

주주가 경영진의 결정을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주주와 경영진이 충돌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경영진의 보수 : 기본 보수, 보너스, 스톡옵션
2. 비즈니스 확장 : 추가 보수, 경영진의 권한과 특권(옵션) 범위 등
3. 배당 : 사내 유보, 배당 결정 등
4. 기업의 진로 : 무수익 사업 분야, 회사의 퇴출, 감자 등

5. 주주에게 정보 공개 : 평등한 정보 접근성 등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충돌할 수 있는 모든 이슈에 대해 경영진은 민감할 수 밖에 없고 중립적일 수 없기 때문에 주주의 철저한 감시·감독이 필요하다. 우리는 경영진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영진에게 백지 위임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주인(고용주)은 믿을 만한 하인(피고용자)을 선택하지만, 하인에게 품삯을 결정하도록 하거나 사업에 얼마를 투자할지 또는 어떤 사업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결정하도록 하지는 않는 법이다.

(나의 생각)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 때문에 그레이엄은『증권분석』 제3판(1951년)에서 이 부분을 더욱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사와 경영자와의 관계
611

이론적으로 이사들은 경영자의 이해에 대항하며 주주의 이해를 대표한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이론과 합치되지는 않는다. 이사 개개인은 여러 면에서 경영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이사회가 경영자를 선택하기보다는 경영자가 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흔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주주는 경영자의 이익이 자신의 이익과 충돌하는 일에 대해 비판적으로 또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지속 여부도 분석되어야 한다
612

경영진은 본성상 자본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 자본금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 이를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주주에게 더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이를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본금의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면 기업의 자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경영진의 권한이 축소될 수도 있다. 이론적인 의미에서 자본금을 완전히 소각할 경우 경영진은 실업자가 된다.
(중략)
이런 맥락에서 비즈니스의 주주 여부는 주주의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법적인 차원에서도 이 문제는 주주의 몫이지 경영자의 몫은 아니다.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사실에서 볼 때도 비즈니스의 지속 여부는 주주의 몫이라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결국 이 문제는 시장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는지, 아니면 경영진이 경영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경영진의 잘못을 공격하면, 이를 개인적인 목적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비판받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일일지도 모른다. 본래 금융에서 이타주의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경영진을 상대로 한 싸움에는 시간, 에너지, 돈이 들어간다. 개인의 노력으로 이런 일이 해결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한 정도의 지분을 소유한 집단이 나선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들은 그 회사에 많은 돈을 걸어두고 있어서 자신의 이익을 지켜야 하며, 그래서 일반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 (중략)

경영진에 대한 많은 주주의 비판, 위임장 확보 경쟁, 다양한 법적 대응 등은 경영진을 당혹스럽게 만들것이며, 또 많은 경우 이런 일들이 현명하지 않고 부적절한 동기 때문에 빚어지기도 한다. 경영 책임자는 경영자이기 때문에 겪는 일과의 하나일 수 있고, 의식이 깨어 있는 주주 때문에 치러야 하는 비용쯤으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인들은 이런 찬반양론을 통해 진실을 알 수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나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주주는 그만큼 영리해지고, 사태를 더 잘 파악하게 된다. 야유나 인신공격 등으로 논쟁을 막아서도 안된다.

기업의 청산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결정하면서 직원의 이해를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극단적으로 주주의 주머니만을 고려한 결정도 합리적이지 않지만, 문제의 핵심과 최종 결정권 등을 혼동해서 얻어지는 것도 없다. 직원의 일자리를 위해 기업을 존속시켜야 하고 그 대가로 주주가 희생해야 한다면, 주주들은 이런 현실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
비록 비인간적이지만 청산이 이익일 때는 청산을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현재 경제 시스템에서 주주가 직원의 고용을 위해 투자 원금을 잃어야 할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로 소유한 기업에서 이런 온정주의는 극히 드문 법이다. (중략)

주가가 청산가치만도 못한 사태는 주주의 이익에 있어 중요한 일이며, 주주는 이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에게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나의 생각)
21세기에 이른 지금까지도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소액주주운동 또한 마찬가지 맥락이다. 개인적으로는 2007년 3월의 정기주총과 그 후 열린 임시주총에서 대주주(경영진)과의 치열한 표대결 끝에 두 번 연속으로 '감사 선임을 부결'시킨 경험이 생각난다. 그 과정을 통해 주주들은(나 자신을 포함하여) 그만큼 영리해진 것도 사실이며, 사태를 더 잘 파악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 당시 감사 후보는 경영자이자 오너인 회장님과 사돈 관계였음이 언론 보도를 통해 새롭게 드러났다. 결국 2007년의 세 번째 열린 주총(두 번째 임시주총)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인물을 감사로 간신히 선임할 수 있었다.



진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선 615

"경영진이 주가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논리는 기본적으로 진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선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매입할 때 시장성은 중요한 사항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도 이는 진실이 아니다. 시장성은 본래 처분할 수 있는 장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을 전제한다. 적정 가격 매도 가능성은 적절한 배당, 실적, 자산가치만큼이나 주주에게는 중요하다.


주가의 저평가 상태를 막기 위해 이사회가 해야 할 일 615

"주가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경영진에게 화내지 않을 주주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는 주식의 시장가격에 민감하고,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따라서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그 누구보다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지 감시하는 것만큼 주가가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적정 주가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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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이 적정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처는 다양하다. 우선 청산가치가 주가보다 높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주주들에게 알린다. 이사들이 청산보다 존속이 더 이롭다고 믿는다면, 충분한 근거를 주주들에게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다음으로 배당 정책이다. 경영진은 주인들이 비즈니스 지속으로 소득의 감소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배당률을 청산가치와 연동시키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발행 기업이 쌓인 잉여금을 가지고 있어서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가능하다.

이어 경영진은 당장 비즈니스에 필요하지 않은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다. 이는 액면가를 낮춰 지분율대로 현금을 되돌려주는 방법으로 가능하고, 공정가격 수준에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이사회는 수익력과 청산가치의 불균형을 청산이나 인수합병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사주 매입의 남용 618

가능한 가장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면 기업에게는 이익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회사에 주식을 판 사람은 많은 손해를 보고, 반대로 주식을 그냥 보유한 사람은 이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관점은 회사가 다른 자산을 살 경우에는 적절하지만, 자기 회사 주주에게서 주식을 살 경우에는 논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타당하다는 보증은 없다. 경영진은 기업이 매수자 입장이기에 매도하는 주주를 공정하게 대우할 필요가 있다.

발행 기업이 어려운 시기에 여유 자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헐값에 매입할 경우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이 이런 식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는 특히 주식을 처분하는 사람이나 계속 보유하고 있는 일반 주주 모두에게 손실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헐값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행위는 지분을 계속 보유한 주주에게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
자사주를 싸게 매입하면 주주에게나 기업에게나 무조건 이득이라고 쉽게 생각해 왔는데, 이 내용을 접하고 보니 그레이엄의 생각이 얼마나 깊고 세심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내시 모터스의 사례 : 원칙이 무시되었기 때문에 발생 620

기업 경영자들이 1928∼1933년에 내린 결정 등은 주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혜롭지 않고 정직하지도 않았다. 이는 그 기간에 극단적인 낙관론과 비관론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진의 이런 태도는 주식회사가 본래 주주의 소유물이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경영진은 주주가 고용한 사람에 지나지 않고, 이사진은 주주의 뜻을 대신해 경영자를 감시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시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와 함께 주주들은 이런 사태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배당, 자사주 매입, 경영진을 위한 보상 및 보수 결정과 감시, 기업 확장에 대한 평가, 잉여 현금 처분 등의 문제를 진정한 주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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