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과학도 뿐 아니라 시를 사랑하는 이들도 모두 사랑할 만한, 감동과 깊은 성찰을 일으키는 사진 한 장이다.
사진의 별칭은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 이 사진에 영감을 받아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탐사선 보이저 1호가 1990년 6월 명왕성 부근에서 촬영한 사진 속에서, 지구는 희미한 빛을 내는 작은 점에 불과하다.
16년 전 40억 마일(약 64억 km) 밖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이 아직까지도 해외 네티즌 시선을 거듭 잡아 끄는 이유는 깊은 성찰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칼 세이건은 이 창백한 푸른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기 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봤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이 그곳에서 삶을 영위했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이 총합,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적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의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의 지도자들, 인간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기 -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말하자면 사진 ‘창백한 푸른 점’은 인간 존재와 인류 역사 그리고 지구가 얼마나 작은지 깨닫게 하고, 사소한 욕망 확신 분노 따위가 덧없는 것임을 절실히 느끼게 만드는 ‘마술적 힘’을 갖고 있다. 때문에 가장 시적이며 철학적인 우주 사진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팝뉴스 2007-01-17 17:05] 이나무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