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 -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황홀한 시간 여행
문윤정 글.사진 / 바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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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닐곱 권의 책을 아무렇게나 읽다가 팽개쳐버리는 난독의 나날을 보내다 드디어 이 책 한권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완독했다는 얘기다.

 

여행이 아니라면 여행서에서라도 허기를 달래야하니 지인의 말처럼 전생에 유랑객승 아니면 캬라반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겨우 24일 간의 여행 후에 여행서를 내다니...처음에는 좀 시큰둥하게 생각했다. 사진은 또 모양새없이 배열되어 있을 뿐 사진에 대한 설명 한줄 들어가 있지 않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꽝이군,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름대로의 매력이 한줄 한줄 다가오기 시작하여 끝내는 모든 일 작파하고 책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특히 실크로드를 둘러싼 중국역사에 대한 지은이의 적절한 설명이 읽을 만하다. 실크로드에 관한 이야기는 결국 그 역사에 관한 것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따금 역사를 이야기하기 위해 여행을 한 건지, 여행을 하기 위해 역사를 끌어온 건지, 말장난 같은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아무래도 여행 기간이 짧다보니 여행담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을 터. 이해는 가지만 지은이의 책 출간 욕심이 읽히는 부분이다.

 

여행기에서 너무 많은 걸 기대했나보다. 풍부한 현장감, 해박한 지식, 저자의 문학성 등을 여행서의 요소로 따진다면 그래도 '풍부한 현장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내 기준이니까.

 

다소 '풍부한 현장감'이 아쉽고, 저자의 센티멘탈리즘이 좀 생뚱맞고 낯설지만, 몰입의 한순간이 주는 행복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자~알 읽었다,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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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3-09-3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에 담긴 사진에 '설명글'이 없는 책도 다 있군요. ㅎㅎ

저는 2011년에 실크로드를 '걷는 일'과는 너무 거리가 멀게 다녀왔습니다만, 그 때 가져간 책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전3권에서도 '사진 한 장' 없는 걸 보고 좀 놀란 기억이 떠오르네요. http://blog.aladin.co.kr/oren/4833099
 
지구와 연애하는 법 : 중국에서 유럽까지 뚜벅부부의 배낭여행기 1
이호철.김승란 지음 / 예린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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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부부의 여행기. 호기심 반 부러움 반으로 이 책을 읽었다. 참 부지런히도 다닌 분들이다.

책을 읽어나갈 때는 잘 몰랐는데, 부록으로 실려있는 여행비 총 결산을 보고는 이 분들의 여행이 그리 만만하거나 편한 여행은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311일 여행기간 동안 소요된 경비는 4천만이 안된다. 역시 뚜벅부부가 맞다. 나는 이 보다 훨씬 많은 경비를 들이고도 이 분들보다 훨씬 적은 곳을 돌아다녔다. 늘 구질구질하게 다녔는데도 그렇다. 자주 여행하는 것 보다 한번에 길게 여행하는 게 경비면에서는 훨씬 유리한데, 그런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나중에 참고할까해서 사진을 찍는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골라 보았다.

 

1위: 아이슬란드 '아이슬랜드는 그랬다. 빅뱅이론부터 생명체의 탄생, 지각 변동 같은 지구의 활동이나 지구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두텁지 못한 우리의 지식을 마구 동원하게 만드는 나라였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은가.

 

2위: 시리아의 마르무사 수도원. 이렇게 간단다. 마음 속에 담아놓으면 언젠가는 가게 되겠지 하는 마음에서 가는 방법을 베껴놓는다. '마르무사를 가려면 우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북쪽인 네벡Nebek이라는 소도시까지 가야 한다. 네벡에서 다시 택시로 20분 정도 사막을 더 달리면 높이 1,320m의 돌산이 나타나고 그 위에 수도원이 보인다. 주변으로는 사막과 돌산,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곳이 가장 오래 기억되므로.

 

3위: 룩셈부르크 뮬러탈 숲. 아예 룩셈부르크를 통째로 걸어보고 싶다.

 

하여튼 읽는 동안 나도 세계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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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문화 산책 - 신윤환의 동남아 깊게 읽기
신윤환 지음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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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묻혀지거나 잊혀지기에는 매우 아까운 책. 동남아시아 제대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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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천년의 시간여행 - 일본인도 모르는 교토 101곳의 숨은 이야기
이현진 지음 / 한길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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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를 지나치게 잘 설명해놓은 책. 교토에 열 번쯤 다녀와도 이 책에 나와있는 곳 모두 답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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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키 동남아 - 사랑과 행복의 상징 두리안을 찾아 떠나는 힐링 로드
김이재 지음 / 시공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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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지역을 공부한 사람이 쓴 책으로 '사랑과 행복의 상징 두리안을 찾아 떠나는 힐링 로드'라는 부제처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행복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매우 밝고 따스하고 그리고 행복하다. 동남아지역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진다. 나도 이 중의 몇 나라를 잠깐씩 가보긴했었지만 이런 성찰까지로는 이어지지 못했는데, 역시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다르구나 싶다.

 

더군다나 책이 술술 잘 넘어간다. 내용도 좋고 읽기도 편하다. 학술적인 면으로 치우치지도 않았고, 재미 위주의 가볍기만한 글도 아니어서 책장을 넘기다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고 행복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지역안내서로는 참 적절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떤 나라의 문화를 설명하기 위한 단어 하나가 인상적이었는데, 태국의 '싸눅Sanuk'이나 필리핀의 '바랑가이 Barangay'가 그렇다.

 

먼저 싸눅: P168...태국 사람들은 모든 일에서 '싸눅'을 중요시한다. 싸눅의 사전적 의미는 '유쾌하다', '즐겁다', '재미있다', '행복하다' 정도인데 태국 문화 속에서 싸눅은 어떤 상황속에서도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엄청난 자연재해를 당하고 어려움이 닥쳐도 태국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고 현재 상황에서 최대한 즐거움과 행복을 찾으려 노력한다.

 

필리핀의 '바랑가이'문화: p218....바랑가이란 친족관계를 기반으로 한 끈끈한 운명 공동체로, 필리핀 문화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다.... 끈끈한 연대의식에 기초한 바랑가이 문화ㅏ는 필리핀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이기도 하다. 필리핀에서는 바랑가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내가 속한 조직에는 무조건적인 충성을 다하지만, 그보다 규모가 더 큰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소속감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편협한 바랑가이 연고주의는 외부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통일된 힘을 형성하는데 걸림돌이 되었고, 스페인과 미국이 쉽게 필리핀을 정복하고 통치하는 결과를 낳았다. p.242...내 가족, 내 바랑가이만 챙기는 식의 협소한 공동체 의식은 필리핀 사회의 모순을 심화시킨다. 미국식 자유 시장 경제 체제 아래서, 공약의 실천보다는 개인의 인기가 중요한 선거제도가 필리핀 특유의 바랑가이 문화와 결합하면서 빈부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더욱 공고해졌다.

 

이 외에도 필리핀을 이해하기 위해서 소개된 '피에스타(축제)', 발룻(음식)이나 국민 영웅 호세 리잘 , 국민 작가 시오닐 호세 등 술술 읽히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다보면 한 나라가 쉽게 파악된다.

 

이렇게 소개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한결 친근하게 다가오고 그동안 알게모르게 지녀왔던 어떤 편협한 시각을 반성하게 한다. 뭐든 제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 동남아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을 지닌다면 동남아 여행도 한층 깊이를 더할 터, 동남아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부터 읽어야할 것 같다.

 

하나 더. 영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시길.

 

p. 240...국민들이 영어만 잘하면 취직도 잘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국가의 존립에 있어 양날의 칼이다. 국민들이 조국을 사랑하면 영어를 잘하는 애국자가 되지만, 반대로 조국을 싫어하면 영어를 무기로 언제든 모국을 떠날 수도 있다. 세계화 시대에 국적은 평생 바꿀 수 없는 숙명이 아니다. 똑똑하고 영어 잘하는 국민은 자신이 살고 싶은 국가를 선택하여 얼마든지 국적을 바꿀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어느 날 갑자기 현실로 다가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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