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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한 마리가 있다. 그것도 철로에 울면서 떡 버티고 있다. 실연 때문에 자살한댄다. 여기서 우리는 웃는다.

PIFF 그 두번째 영화.(<<IMMORTEL:WOMAN TRAB>>과 마찬가지로 평론가들로부터 욕 먹고 있는 영화다.)
과연 2시간 34분이었나 싶을 정도로 길지만 짧은 Emir Kustrica의 축제가 끝날 때 재미와 감동 때문에 절로 박수가 우러났다.
감독의 재기 넘치는 코메디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으며, 그의 NO SMOKING ORCHESTRA 음악은 영화의 구석구석, 철로 마다 흥겹게 어우러졌다.  main은 "Moldavian song"
곰사냥 장면은 그들의 콘서트가 아니었던가^^(음악은  Emir Kustrica와 NSO의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Dejan Sparavalo가 맡았으며, 드럼을 맡고 있는 그의 아들과 보컬인 Dr. Nele Karajlic도 영화에 출연한다)


 

 

 

 

 

 

 

 

 

 

 

영화는 1992년 보스니아 내전 발발당시로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의 국경 근처에 조그만 역사를 꾸리고 철도 건설을 꿈꾸는 한 남자의 주변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군인으로 죽은 아버지의 흉상을 모시고 사는 루까는 오페라 가수였으나 스트레스로 정신병원을 상습적으로 드나드는 그의 아내 야드란카와 축구에 미쳐서 프로팀에 소속되기를 꿈꾸는 아들 밀로스와 함께 살고 있다.

Emir Kustrica식의 소박하지만 흥겨운 일상이  진행되고,  아들의 집념어린 축구경기가 있던 어느날 내전이 발발한다. 그러나 루까는 철도 건설 밖에 관심이 없다.
전쟁 발발 소식에 아들의 징집이 걱정되는 야드란카의 걱정을 그저 평소의 히스테리 증세로 취급할 뿐이며, 아들을 축구 프로팀이 아니라 군대로 보내야 한다는 소시민적 애국심이 전부일뿐이다.
아들의 입영을 축하하는 파티에서 울면서 춤을 추던 야드란카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 것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온 이 땅의 많은 어머니들의 얼굴이 그위로 투영되기 때문이었다.
무력하지만 아들의 안위만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그 후 루까에게는 철도와 가족만의 평온한 세계는 모두 사라진다.
아내 야드란까는 떠나버리고, 아들 밀로스는 포로로 행방불명이며, 그가 전력을 쏟았던 철도에는 군인들만 가득찼을 뿐이다.
그러나 운좋게 이슬람 간호사 사바하가 포로교환용(?)으로 그의 품에 날아들면서 루까는 사랑에 전력질주하게 된다.
날아오르는 그들의 침대 장면은 현대에 있어서 일상의 판타지로 남아있는 사랑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매력적인 장면이다.



 

 

 

 

 

 

 

 

 

 

 

 

 

 

 

 

 

 

 

아들 밀로스를 살리기 위해 사바하를 개쫓듯 쫓는 철로에서의 루까,
사랑의 도피를 하던 중 총에 맞은 사바하를 살리기 위해 다리는 눈 속의 루까,
사바하를 따라갔지만, 밀로스를 맞을 수 밖에 없던 교환대에서의 루까.
나를 웃게하고 나를 찔끔찔끔 울렸던 루까는 실연의 아픔으로 자신의 철로 위에서 인생의 의미없음을 증명하려한다.
그러나 인생은 기적이다.

당나귀 한 마리가 있다. 그것도 철로에 울면서 떡하니 버티고 있다. 실연 때문에 자살한댄다. 여기서 우리는 웃는다.
그러나 결코 우스운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 때문에 번민해야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고, 혹은 잊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도 힘들면 죽고만 싶다. 왜 여기선 웃지 않는 거냐?
주위의 참견 때문에 자살미수에 그친 한 당나귀를 생각하며 웃어보자. 왜 살수 밖에 없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 수 있는지를 물어 가면서.
그러면 언제나 기적은 일어난다.

<<언더그라운드>>이후 책임 없는 감독의 행보 때문에 <<인생은 기적처럼>>은 꽤 욕을 먹고 있다.
전쟁의 포화속에서는 사랑도 없는건가? 설사 사랑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진부한 결론 맺기인가?  그렇더라도 Emir Kustrica는 사랑을 이야기 한다.
혹자들은 빈말로 듣는다. 그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건 언제나 발칸반도의 비극적인 우화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해서 그의 영화가 절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 책임은 영화를 보고 단순히 웃는 것에만 그친 사람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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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작 1분을 남겨두고 아슬아슬하게 세잎!

프랑스 사절과 클레어 드니, 엥키 빌랄의 인삿말이 전부인 GV가 있은 다음 영화는 시작했다.
사인 받으려고 그 무거운 책을 들고 갔었는데 -__-;
야외상영장이라 주위가 환해서 영화 몰입 정도를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춥긴했지만 분위기 좋고, 사운드 좋고, 음악 좋고, 화면 좋고 ^^.
2046이야 나중에 개봉관에서 보게 될터니 개인적으로 PIFF 그 멋진 시작이다. 아자~!.
영화에 나온 노래처럼 진짜 "beautiful days"!!!!.

엔키 빌랄의 니코폴 시리즈 신들의 카니발, 여인의 함정 등을
어떻게 영화로 살려낼지가 관심의 촛점이었는데,만족할만한 그 다운 영화였다.
훨씬 역동적이면서 조금은 할리우드 스타일이 가미돼었긴 하지만
꽤 깔끔한 진행과 화려하고 정교한 CG,
그러다 CG로 착각할 만큼의 실사연기와
실사를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만큼의 CG과 실사의 자연스러운 매치.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하며 관능적이면서도 하드코어틱한 이미지들이 내 맘에 쏙 들어왔다. (무슨 말이 이래-,.-)

만화와는 달리 호르스와 니코폴의
이념과 정치,사회적인 설정들이 많이 축소된 것이 아쉽다면 아쉬웠다.
영화에서는 2095년의 뉴욕을 배경으로 매우 간단한 스토리로 이루어졌다.
자신의 생명을 잉태시키기 위해, 질 비오스콥을 찾아
사형전 7일간을 허락받은 호르스가 섹스, 강간에 목매다는 것이
남자가 아니다 보니 감정이입이 늦는것이 불만족스러웠지만,
인류의 역사는 종족본능으로 이루어졌음을 돌이켜볼때
썩 무리한 설정은 아니었던것 같기도 하고. 영화스러운 설정이 여기서 빛을 발한다.
질 비오스콥을 사랑한 외계인 존이 호르스로 화하여 질 비오스콥에게 사랑의 의미를 그녀 모르게
선사하는 로맨틱한(?) 설정 말이다. 호르스가 왜 사형선고를 받았는지도 여기서 충분히 추측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질 비오스콥의 태생에 대해서 연연해하지 않는 감독의 태도다. 그녀가 어디에서 왔던, 어떻게 왔던 지구에서 인간으로, 그것도 여자인간으로 존재하게 된 그것 자체와 무엇을 목적으로 그리고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건지도.  human being...

매력적이었던 캐릭터 다이액, 연쇄살인범에 목숨 건 프뢰베 경감. 전형적인 정치인 올굿,
그리고 의외로 나의 호감을 샀던 리앵 보좌관의 야망^^,
무엇보다도 질 비오스콥을 연기한 린다 하디와
우스꽝스러웠긴 하지만 만화보다도 더 근사했던 니코폴 토마스 크래치만 등 무수한 캐릭터들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병상에 누운 아줌마의 티셔츠의 도안은 엥키 빌랄의 만화인가하면,
영화내에서 많은 할당량은 없지만 그의 꾸준한 철학적인 대사가 몇토막이나마 등장해서
만화의 연장선상에서 영화를 보게 만든다.

2095년 무국적 분위기의 뉴욕을 위시한 많은 도시나 냉동 감옥 같은 시설물, 공중차량등 기계적인 이미지에 고딕의 분위기를 접합시킨 무수히 멋진 이미지들도 뇌리에 날아와 박혔다.
그 외에도 앙숙인 자캴 때문에 흥분하는 호르스나 니코폴과의 위트있는 대사와 씬이 제법 있어서 끝까지 굉장히 재밌게 봤다.

자신이 듣도 보도 못한 영화를 고른 나에게 좀 정상적인 걸 고르라고 조언한 친구가 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난 그 친구 말을 귓등으로 듣는다.
영화에서 존의 대사처럼 정상? 뭐가 정상인데? 라며
없어야 할 곳에도 있는 무수히 많은 것들을 예로 든다.
<<우먼 트랩>>을 본 나는 정상적으로, 다분한 귀결인듯 느껴지는 감흥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남들의 평이야 어쨌던
나의 고집은 내게만큼은 항상 끝까지 즐거움을 준다. 그게 내겐 정상이다.

영화에의 야외상영장에서 본 까닭에 일어난 즐거운 해프닝이 있었다.
꽤 세련되고 조용한 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청회색조의 스크린에 까만 봉지 하나가 팔랑 팔랑 거리며 아래에서 위로 좌악 날라가는 것이 비쳤다. 일순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봉지가 날려서 웃은 것보다는 혹시 나처럼 케빈 스페이시가 나오는 아메리칸 뷰티의 그 명장면을
떠올렸던 것은 아닐까? 그 까만 비닐봉지가 흩날리던 장면처럼.

*p.s. 영화, 프랑스어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영어로 나와서 그건 좀 놀랐다.


 

 

 

 

 

P.S2. 부산으로 이살 가던지 해야지, 원. 10편 보는데 차비가 배다-_-

엥키 빌랄 "부시 대통령은 체스의 졸"
[스타뉴스 2004-10-09 14:26]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부산=이규창 기자] 제9회 부산영화제의 오픈시네마에 초청된 '우먼트랩'의 감독 엥키 빌랄. '벙커 팰리스 호텔', '티코 문' 등을 만든 영화 감독이지만, 한국에는 '니코폴', '야수의 잠' 등의 작품을 그린 만화가로 더 잘 알려져있다.

유고 출신의 엥키 빌랄의 만화 작품들은 프랑스 작가주의 만화의 백미로 꼽히며, 1992년에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서평지 '리르'에서 '최고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1989년 첫 장편 '벙커 팰리스 호텔'을 발표하며 새로운 문화 영역에 도전한 엥키 빌랄은 만화에 이어 영화에서도 미래 세계의 디스토피아를 그리며 꾸준히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부산영화제에서의 짧은 체류 일정을 마치고 10일 귀국하는 엥키 빌랄은 당분간 구상중인 새 영화에 전념할 계획이다.

- 한국은 처음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느낌이 어떤가? ▶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 뿐만 아니라 한국도 첫 방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무척 기쁘고 한국에 대해서도 더 잘 알고 싶다. 사람들이 활기차고 역동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 한국에서도 '니코폴', '야수의 잠' 등 두 권의 작품이 소개되었고, 팬들도 상당수 있다. ▶ 독자 입장에서는 두 권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책이 출판되기를 바라고, 어쨌든 한국에 많은 독자들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 영화에서도 기존 만화 작품에서 보여준 요소들이 드러난다.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달라. ▶ 공통점은 '영감'이라는 측면이다. 세계를 담고자 하는 이유와 출발점이 같다. 차이점이라면 역시 기술과 표현력이다. 영화는 아무래도 기술적인 면에서 타협을 해야 하니, 만화가 영화보다는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창작할 수 있다.

- 영화 작업에서의 주안점은? ▶ 만화와 달리 일괄적인 맥락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제작에서는 기술적인 구속 등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작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 왜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를 선택했는가? ▶ 나의 그림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일본의 그림들이 정확하고 단순하게 그려진 반면 내 그림은 무겁고 복잡한 회화체이다. 애니메이션처럼 단순화된 작업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사실적인 것, 현실을 그대로 담는 것에 있어 애니메이션은 아직 한계가 있다.

- 오시이 마모루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유사한 것 같다. 그의 작품세계와 비교한다면? ▶ 그를 일본에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내 작품에 있어서도 발견해야 할 것이 많은데 그의 작품세계를 알고 비교한다는 것은 힘들다. 가장 다른 점은 작업을 하는 목적이겠고, 가장 큰 공통점은 '세상에 대한 걱정'이다. 또한 아동기의 만화가 아닌 어른의 세계를 담은 만화가라는 것 또한 같다.

- 만났을 때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가? ▶ 현재 없는 사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다. 등장 인물의 배역과 그에게 주어지는 역할 배분에 대한 것 등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존'에 대한 인식은 같다고 느꼈지만, 동시에 차이점도 많음을 알았다.

- 만화와 영화에 담는 자신의 철학에 특별히 영향을 준 것이 있는가? ▶ 그리스 철학을 떠올리나 본데, 누구에게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항상 생각하면서 미래에 닥칠 위험을 걱정한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나름대로의 철학을 만들어가고 있다.

- 세계의 미래에 대한 걱정, 현재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 ▶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억'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기억에서 교훈을 얻어 현실의 문제를 수정해 나가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과거의 문제는 계속 반복된다. 인류는 기억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고, 비록 이 세상을 좋아하지만 통제되지 못하고 미쳐가고 있다고 느낀다. 마치 이 비행기(세계)는 조종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 곧 추락할 듯 보인다. 비행기의 조종사를 바꾸어야 한다.


- 조종사라면 정치가를 의미하는 것인가, 아니면 세계의 권력 구조 자체에 대한 것인가? ▶ 당신이 말한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 조지 부시 역시 하나의 요소이지만, 그는 체스의 졸에 불과하다. 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 세상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 자체를 말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술가도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

-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은? ▶ 만화,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만화를 계속 그렸다. 이 일은 계속해서 하고 싶고, 단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싶다. 정체되지 않고 더 위험한 도전을 할 계획이다. '야수의 잠' 3부작에 도전하고, 뒤이어 전혀 새로운 영화를 시도할 것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구상이 없지만, 이 새로운 도전을 사람들이 환영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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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벌식자판 2004-10-0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지나가다가 들렀습니다...
다른게 아니구요. 궁금해서 그러는데...
부산 국제 영화제 있잖아요???
그 위상이 어느 정도인가요?
진짜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큰 영화축제인지... 아니면 괜히 우리끼리 좋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건 아닌지.....

그냥 궁금해서요. 무식하다고 핀잔 주셔도 되니깐 좀 알려주세요. T_T

불한당들의 모험 2004-10-1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에서 몇등이라고 제가 단언할 수 있을만한 자격은 안되지만,
몇년째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관객의 입장에서 몇마디 적어볼까 합니다.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를 위시하여 성격에 따라 모스크바 영화제, 토론토 영화제,
몬트리올 영화제, 로카르노 영화제,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 영화제, 후쿠오카 영화제, 도쿄 영화제,
야마가타 국제 다큐 영화제, 홍콩 국제 영화제, 사라예보 영화제, 이스탄불 영화제,
산 세바스찬 영화제, 뉴욕 인디 영화제, 로테르담 영화제 등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수많은 영화제가 매년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는 부산 국제영화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전주 국제 영화제, 광주 국제영화제, 인디 영화제나 퀴여 영화제, 여성 영화제, 서울 국제 청소년 영화제 등이
국제영화제의 간판을 달고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였던 도쿄 영화제가 유럽의 영화제를 모방하여 월드 영화에 치중한 나머지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국제 영화제는 꾸준히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여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며 노력해온 결과,
이제는 대표적 국제영화제의 한축으로 이미 자리를 매김하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 영화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영화 중
세계 최초로 부산국내영화제에서 개봉하는 편수가 증가하였습니다.
덕분에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세계의 많은 영화를 맘껏 접할 수 있었으며,
정보가 없었던 많은 세계각지의 영화들이 세계로 각지로 재배포되는 기회 뿐만 아니라
부산 국제 영화제를 통하여 국내 제작영화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건 영화제측이나 언론에서 발표하고 있는 많은 기사들을 접하지 않아도
영화제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순수 해외 관람객보다는 영화종사자들만 외국인이었습니다.
죄다 guest card를 달고 다녔더랬죠.
그러나 올해는 guest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가고 있었습니다
영화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이번에도 역시 사상최대의 예매전쟁을 치렀는데,
그것은 외국인이더라도 마찬가지더군요.
등뒤에서 표를 구하기 위해 분초를 다퉜다는 그들의 영웅담을 들으며 저는 빙그레 웃었을 정도로
부산 국제 영화제는 단순히 국내 영화 잔치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영화제의 구분과는 상관없이
세계 최고의 영화제가 되기 위해선 영화 관계자나 지방자치단체,
정부의 더 많은 반성과 지원이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페스티발을 즐기는 우리들이겠지요.
부산 영화제는 이제 관심있는 영화매니아들이나 즐기는 동네잔치가 아니라,
아시아 영화산업을 대표하고 아시아의 문화를 소개하는 국제적인 영화제가 되고 있음을
영화제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분들께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님도 내년에는 관심가지셔서 그 위상을 몸소 체험해보시는 것이
궁금증 해소에는 가장 확실한 처방인것 같습니다.

* 세계에서 몇등하는 영화제요 라고 한마디로 일축하지 않는 이유는
부산국제영화제 및 국내영화산업을 바라보는 저의 애정 때문이니,
읽기 힘드셨더라도^^;;

세벌식자판 2004-10-1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설명 고맙습니다. (^^) (__) (^^)
영화에 대해 거의 까막눈이라 뭘 알아야죠.
집이 부산이고 남포동까지 걸어서 25분인데... 뭘 알아야 보죠...

("이런걸 보고 줘도 못먹나~~~"라고 하지요. T_T)

아무튼 자부심을 가지고 영화랑 친해져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 친철한 설명 고맙습니다.
 


자식에게 있어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의 상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나 TIM BURTON이 구원하는 아버지 상은 모진 현실이더라도 동화적인 면면이나 환상으로 부풀린 모습으로라도 자식의 뇌리와 추억에 남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래서 영화의 결말 또한  아들이 그런 아버지를 인정하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어떻게 보면 참 잔인한 영화다. 현실의 많은 사람들 중에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다수일까? 나는 항상 아버지를 부정해 왔고, 어쩌면 앞으로도 부정해갈 듯한 그런 불확신한 확신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도 나의 분신에게 어떤 부모로 부정될지 확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내내 위용을 자랑하는 행복한 CG의 환타지. 스윙의 선율 아래 TIM BURTON에 대한 애초의 기대는 살짝 접을 수 밖에

PEARL JAM "Man of th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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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뭉쳐 극장에 가서 즐기기 좋은 아이템으로 더 할 나위 없는 영화다. 잘 나가고 재밌어할 블록버스터. 괴상한 영화 골랐다고 친구들로부터 욕먹는 최악의 경우는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재난영화를 보는 이유? 액션과 스릴, 그리고 스케일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데다, 영화를 보는 나 만큼은 그 재난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안도감이 보상처럼 따라오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투모로우>> 는 전자를 확실히 만족시켜 준다. 전작 <<고지라>>, <<인디펜던스데이>>를 훨씬 압도하는 특수효과가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빈다. 그러나 후자의 안도감을 느끼기는 커녕, 영화보는 내내 머리 뒷골을 서늘하게 만들더니 나중엔 에어콘의 냉기가 아닌 현실화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몸을 떨어야 했다. 무지 춥더라.
"BREAK DOWN", "생존게임", "DRAGON HEAD""에서 느꼈던 종말의 그 공포를 영화에서 다시 확인하는 기분이란 살인마가 등장하는 보통의 호러무비와는 그 체감온도가 확실히 틀린 것이다.
코흘리개 때 봤던 SF소설중에 (작가가 암스트롱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만) 양극의 빙하가 녹아 온 지구가 홍수로 뒤덮이며, 생명을 얼려버리는 빙하시대가 도래한다는 그런 내용이 있었다.
피난처도, 비상식량도 소용없는 종말을 어린 나이에도 느끼고 무서워서 얼마나 울었었던지. 태풍 매미나 최근 들어 벌어지는 여러 기상 이변 뉴스를 대할 때 마다 나는 그 소설의 마지막을 항상 머리에 떠올리곤 했는데, 영화<<투모로우>>때문에 이젠 3D로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된것이다. 태풍 매미가 강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던 것도 한몫했었고.

여러 스펙터클한 장면들 중 얼음에 휩싸인 자유의 여신상은 장관이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시선을 압도하는 그런 볼거리 외에도 외국 감독 답게(?) 미행정부를 비난하는 스토리와 대사들이 많은 공감을 산다. 뭐, 요즘은 다들 들먹이는 비아냥이라 빤해 보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이 줄줄이 멕시코의 국경지역에 난민둥지를 틀고 빌빌 거리는 장면만큼은 솔직히 쾌감을 준다. 재난대비엔 뒷북치는 관리기구나 특종에 목 매단 미디어들의 간은 여전히 배밖에 나와 있는 풍경도 그만그만하고.
미국영화면 으례히 자국을 <<태양의 눈물>>이나 <<아마겟돈>>처럼 세계의 히어로이자 인류애로 포장하려고 생똥을 사는 그런 영화들보다는 보기가 훨씬 편했다.  미국인을 살리려고 난리부르스를 치고, 미국의 기후학자 (그것도 고대전문의)가 경고를 하긴 하지만, 미국이 전세계를 재앙으로부터 구한다며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은 아니니깐.
그러나 도쿄에 우박이 내리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세계적인 기상재앙을 조금은 다뤄줄까 했던 기대는 역시나 어긋나 버렸다.  아직도 아시아의 인명은 이야기 거리도 안되고, 유럽은 빼먹으면 곤란하니까 곁다리로 등장하고 말이지.

아무리 아들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부성애와 재난을 강조하려고 했기로소니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아들 한명 구하려고 동료의 죽음도 마다하는 설정은 진부하고, 후반부 부터는 허리케인이 몰아닥친 후 재앙의 크기를 보여주는데 치중한 장면의 연속과 소품적인 대사들로 메꿔서인지 슬슬 스토리가 허술해졌다. 그래서 아들내미의 짝사랑이 이뤄진다는 설정이 한 부분을 장식했던 거긴 하지만. 그나마 웃었던 부분이란 니체의 책을 불쏘시개로 태우려자 흥분하던 책벌레의 대사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의 풍경은 폴 오스터의 『폐허의 도시』의 도서관을 생각나게 했다. 종말의 폐허 속에서 은신처로 찾아든 그 도서관에서 장서들을 불쏘시개로 태우던 얘기가 있었거던.
살아남으려면 못할 짓이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책을 태우는 것은 가장 최후에 선택하고 싶은 일이다.

* 데니스 퀘이드를 위시한 캐릭터가 다들 심심했다.
하긴 재난 영화에서 사람이 너무 튀면 재미없긴 하지만, 아들을 구하고자 하는 부성애와 가족에 소솔했던 반성, 위험을 감지하고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에 괴로워하는 심정 등 감정적인 공감대 형성이 어려웠던 것이 이 영화의 스토리 다음으로 미진했던 바다.
그래도 아들 샘으로 나왔던 Jake Gyllenhaal이 잘 생겼다고 심봤다고 녀석도 있는 걸 보면 그럭저럭.

** 영화관에서 늑대가 으르릉 거리는 그 장면에서 나와 같이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모두 황당한 경험을 했었다. 스피커로 들리는 늑대의 짖음 말고도, 실제로도 으르릉 거리는 사운드가 live로 우리를 압도했다.
그 진원지는 앞자리에서 엎어져 자는 한 아저씨였는데, 코고는 소리가 얼마나 우렁찼던지 늑대의 표효는 저리가라였다. 아무리 영화가 초반부 때려 붓다가 조용해졌다지만, 아저씨가 그렇게 골면 열심히 보는 우리가 얼마나 산통이 깨졌겠냐고.
영화가 끝나고 모두들 뒷문으로 퇴장하지 않고, 몸소 계단밑 까지 내려와서  아저씨를 한번씩 감상하고 갔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불평이 아니었다는 증명 아니겄소? 담부터 자고 싶으면 조용히 주무시던지, 댁으로 가셔요, 잉?

*** 본지 2주일이나 지난 이런 걸 열심히 올리는 걸 보니  슬슬 블로그에 미쳐가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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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쓰는 리뷴데 스포일러 조심하라고 해야할까,말까?
KILL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 하는 비명과 함께

즐겁게(?)감상하기 보다는 왠지 불편한 구석이 조금씩은 이어졌다.
관객을 고문 하는 그런 장치들 말이다.
우마 써먼이 관속에 들어가 있을 때 느껴야 하는 갑갑함과 두려움을
관객들이 고스란히 느끼도록 하는 깜깜한 화면들과 굉음들과 
관객의 추측을 비껴나가 절대 안심하게 못하는 순간적인 반전의 장면들이 이어졌다.


1편에서 일본을 무대로 사무라이 버젼에 충실했다면, 2편은 소림사 버젼인가.
우리가 익히 아는 무협영화들에서 제자들이 사부들에게 무예를 배우는 상징적인 장면들의 차용했는데,
디테일한 재미는 없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감각이 반영된 것만은 조금 봐줄만 했다. 사부 파이메이의 그 거북한 날아가는 하얀눈썹과 휙휙 쓰다듬는 아랫수염이 좀 버겁긴 했지만.

베일에 가렸던 버~드의 면모는 조금 기대이하지만("satisfied mind"는 재밌었소만),
킬빌과 대릴 한나가 분한 엘르 드라이버 만큼은 베아트릭스의 카리스마엔 결코 뒤지지 않는 즐거움을 줬다. <블루 이구아나>의 대릴 한나를 생각하면 전혀 상상도 못했을 그 터푸한 면모는 정말이지 뇌쇄적이다.
끝까지 후까시를 잡게 놔둘 것이지. 아이구 하며 뒤굴거리던 그 모습은 -_-.


다들 눈동자를 뽑아서 발가락으로 밟았을 때 튀어 오르던 살덩이를 몾 잊는 것 같았지만,
내게 더 놀라웠던 것은 의외의 대결씬들이었다.
핫토리 한조의 검을 들고 샤샤삭이 아닌 마구 치고 박는 육탄전,
킬빌과의 대전 중에서도 검대결이 아닌 심장을 파열시키는 왠 5지?소림검법?(무협질 읽어보지 못한 관계로 쉽사리 외워지지않는 용어다)

뭐, 큰 이야기 줄거리로 보면 그 처참한 복수의 이유가 연인이 죽은 줄 알고 슬퍼했던 몇개월간의 울음때문이라니, 사랑, 사랑 그것이 문제로다가 확실히 큰 반전이었다. 딸과 맞닦뜨린 해피엔딩도 꽤 꺌끔하고.
삑~소리를 비롯한 수많은 그녀의 이름이  마지막엔 MOMMY로 바뀐 것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저 질투가 인다. 자신의 자잘한 잡상과 취미로 이렇게 재미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이, 그의 무대뽀가......
kill

* 킬빌 친구로 나온 에스테반이 얘기하는 것 보면서 아버질 보는 느낌.
말할 때나 윙크할 때나 눈 껌뻑할 때나 어찌 그리 당신의 모습인지...
곤조대로 사람을 앞에 두고 읊어대는 것도 마친가지.
** 2인데도 영화관람도중 후다닥 나가던 앞의

 그 처자들은 다 뭐냐? 1봤으면 적응할만도 하잖아.
*** 엘르 드라이버의 그 휘파람 소리를 2에서 듣고 싶어했던 것은 나뿐?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 布袋寅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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