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에 이르다
정영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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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을 때 음악을 고르고 음악을 집어든 다음, 음악을 틀기 위해 플레이 라고 쓰여진 버튼을 누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왔는지 따져보는 것은 음악을 듣는 행위에 속하는 건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보다 더 음악적일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다가 이내 음악이 흘러나왔을 걸 상상하며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플레이라고 쓰여진 버튼을 늘 하던대로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이 아닌 엄지로 눌렀으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음악으로 즐길 수 있었을까 후회하며 한탄에 잠기곤 했다.



오리무중에 이르다를 읽고 음악을 빗대어 생각하다 그의 스타일대로 써본 글.^^....정영문 작가의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윗글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정해진 문이 없다. 책을 읽다 잠이들기도, 정신줄이 나가 잡념이 들기도 한다. 언젠가 다시 책에 집중했을때 이전의 그 책을 읽던 나는 없어지고 새로운 내가 있다. 이 모든 행위가 정영문 작가의 작품을 읽는 행위이다. 그의 작품은 따라서 관대하고, 경계가 없으며, 무한대로서 (가스통 바슐라르 말대로) 상상력 자체가 미래를 유혹한다.

빠져들게 만들거나 내팽개쳐 지거나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을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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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03-30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전의 그 책을 읽던 나는 없어지고 새로운 내가 있다.˝ 표현이 좋으네요.
어떤 느낌인지 살짝 알 듯도!! 잘 읽었어요.

:Dora 2017-03-30 22:54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제가 썼으나 제가 쓰지 않은 것처럼 멋있어요 라고 말하면 어떨까 생각해보다 기냥 나는 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해요!
 

아...너무 웃겨요 ㅋㅋㅋ 독서만담 이후 두 번째로 뽱터짐 ㅎㅎㅎㅎ

★ 눕기의 기술 에코백을 선택, 하고 나왔는데 이게 뭐에요 누가 물어보심.. ㅡ,ㅡ

˝우선 눕고 볼 일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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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권을 바라보고 있자니 공통점이 있다.
불안. 초조. 우울. 시큰짭잘한 맥주와 안주. 어둡고... 안개 속을 헤매이는. 미완성. 끝나지 않을 것같은. 대체불가.

지금 내 상태가 이러한가....

불안의 글은 비밀을 뜯어야 했다. 왜 막아 놓은 거지..

#페소아 #정영문 #배수아 #릴케 #제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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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
서정록 지음 / 한살림(도서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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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족의 영적 교사 메리 리트카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에 대해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

남자들은 다른사람을 누에고치처럼 감싸 안을 줄 모른다

그래서 사람을 숨막히게 한다.

 

사랑이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서로 가진 것을 나누며 

서로에 대해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이다

(119~120p)

 

 

한살림(저자는 한살림모임 창립멤버)과 인디언 영성이라니... 좀 뜬금없는 조합의 진리가 기독교 영성과 그리 다르지 않다. 이 순간에 깨어있기, 매사에 감사하기 - 하나의 진리로 통하는 것이 맞다. 여성은 아이를 낳아 기르며 영성적으로 점프한다. (점프한다는 표현이 좋았음) 그에 반해 남성은 자신을 낮추어 사회와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 때 비로소 영적으로 성장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책 제목이고 질문이면 답은 '영적 성장' 을 위해서다. 물리학으로 우리들은 어느 별에서 온 것이다. 그리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이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현상이고 삶과 죽음을 하나의 긴 연장선상의 한 지점으로 본다. 즉 지구라는 별에 떨어져 태어남과 죽음은 영적으로 성장해 가는 짧은 여정 중 한 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누구나 태어난 목적(소명)이 있고 어떤 존재라도 아무 이유없이 이 세상에 오지 않는다.

 

 

여성은 내부에 생명의 불꽃을 간직한 완전한 존재, 신성한 존재이고, 남자는 자신의 인생에 필요한 지혜를 자신의 내부가 아닌 밖에서 찾아야 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110p

어떠한 페미니즘 이론도 인디언의 가르침을 반박하지 못할 것 같다. 이성적 논리적으로 따질 문제가 아닌 수천 년을 걸쳐 쌓아온 그들의 신성한 지혜이다. 인디언 추장들은 여자에 대해서 주저없이 완전한 존재, 신성한 존재, 창조자, 연금술사, 여신이라고 부른다고. 왜냐하면 여성은 신을 대신해  생명을 낳아 기르며 성숙해질 뿐 아니라, 내부에 있는 불꽃을 통해 완전함과 깨달음에 이르는 존재(112p)라 그렇다. 여성을 막 대하는 것은 대지의 여신을 그렇게 대하는 것이다.

 

세상의 절반은 남자고 절반은 여자다. 그러나 여자는 단순한 절반이 아니다. 여성이 바로 우리가 두 발로 디디고 서 있는 어머니 대지 이기 때문이다. 어머니 대지가 없으면 이 세상도 없다. 그러므로 여성은 세상의 꽃과 같고 숲과 같은 존재다. 아니, 생명 그 자체다. 그래서 늘 이 대지를 푸르게 만들고 사랑과 생기가 넘치는 곳으로 만드는 신성한 존재다. 148p

 

이 글을 읽고 그저 나로서 '가만히' 존재하고 싶다는 기분이 든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 소유하고 추구하기보다...

 

 

<인디언이 가르쳐 주는 영적인 길을 가는 이들에게 주는 가르침 다섯 가지>

1. 모든 생명을 공경하라. 2. 자연을 가까이 하라. 3.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 4. 물질로부터 자유로워지라. 5. 모든 일상의 행위를 신성한 의례로 만들라.

 

 

 

여자를 나타내는 말은 ‘위니얀 winyan‘ 이다. 위나얀은 태양(위)과 바위(인얀)의 복합어이다. 여자를 위나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들이야말로 가정의 중심이고 사회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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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2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성과 여성 모두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랫동안 남성들은 자신들이 완벽하고, 여성을 불완전한 존재로 여겼어요. 한쪽 성의 완벽한 면만 강조하면, 의미 없는 대립이 늘어납니다. 이상적인 바람이지만, 남성과 여성이 서로 각자의 단점을 이해해주고, 보완해주는 관계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Dora 2017-03-28 16:56   좋아요 0 | URL
너무 바른 지적이세요... 사이러스님의 의견 공감 존중합니다.
 

본문은 대출한 열린책들의 말테의 수기. 밑줄 친 곳에서 멈추었다. 읽다 답답해서 펭귄 질렀는데 책세상도 갑자기 궁금해진다.... 보르프스베데가 넘 맘에 들었었기에....
이러다 네권을 모두 뒤지게 되는 게 아닐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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