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손가락 하나만 펴서 장난감에 달린 버튼을 꼭 눌러놓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몸을 앞뒤로 흔든다.   

 (손을 잡아주니 서서 어설프게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며 흥을 낸다. 나름대로 춤?!) 

 

둘째가 좋아하는 뉴스 시그널, 특정 광고 음악이나 음향에 똑같이 반응한다. 

열심히 기어가서 텔레비젼 앞에 엎드려 목을 뒤로 젖히고 열심히 바라본다. 

이제는 둘이서 하나는 뛰고 하나는 기는 바람에 두두두두 집안이 울린다. 

 

텔레비젼 앞에 앉아서 리모컨을 들고 팔을 쭉 내밀고는 버튼 누르는 시늉을 한다. 

 

컴퓨터 앞에 가면 마우스를 상 위에 대고 이리저리 밀고 당긴다. 

 

연필을 잡으면 종이에 코를 박고 엎드려 웅얼웅얼거리면서 가로줄 몇 개 긋는다. 

(형이 불분명한 소리로 숫자를 읽으며 쓰다보니 꼭 그대로 따라하는가 보다.)  

 

동그라미, 네모, 세모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여기저기 넣어본다.  

(아직 제대로 꼭 맞게 넣어 성공한 적은 없고 다만 시도할 뿐이다.)

 

밥 상에선 반드시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들고 그릇을 향해 돌진한다.   

 

아빠가 출근하실 때는 물론이고 누군가 떠날 때면 분위기를 파악하고 손을 흔든다.  

(문앞까지 가서 안녕히 가세요, 살펴가세요 이런 말에 대한 반응인 것 같다.) 

 

유아용 작은 미끄럼틀 미끄럼대 쪽으로 기어올라가 엎드린 채로 뒤로 미끄러져 내려온다. 

 

제법 넓은 프라이팬을 비롯하여 바구니, 김치통 등 자기 몸이 들어갈 수 있는 곳에는 모두 들어가 앉는다. 

 

실내 계단을 자유자재로 올라가고 내려간다. 

(잘 가다가도 계단 난간 사이로 고개를 내밀듯 한 위험한 동작을 꼭 선보인다. 휴~!)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붙잡고 일어선 뒤 양손을 놓는 연습을 열심히 한다. 

그리고 뒤에서 양손을 벌려 잡아주면 또박또박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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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2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이팬에 들어가 있는 사진 찍어서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넘 귀엽겠다 으흐흐

miony 2009-09-21 17:11   좋아요 0 | URL
제가 기계치여서 휴대폰 컴과 연결하는 것을 잃어버린 후로 사진을 전혀 찍지 않고 있어요. 디지털카메라가 없으면 사서라도 찍어줘야 할텐데 있어도 잠을 재우니 ^^;

2009-09-24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9-29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자랐군요~ 엄마의 수고가 아이를 키우지요.^^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를 모방하고, 부모를 인생의 역할모델로 삼아왔다. 도덕적이고 자존감 높은 부모 밑에서 그런 아이가 자란다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 아이를 행복한 어른으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이의 잠재능력을 믿고 아이가 원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발달과정을 이해하고 맞춤 양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자존감과 도덕성이 든든한 토대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 423~424쪽 

 

  잘못된 일이 생기면 미니가 다른 사람,특히 엄마를 탓하는 것을 보고 많이 속상하기도 하고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엔 급기야 "엄마는 왜 그렇게 모든 일을 내 탓이라고 하느냐"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네가 엄마 탓을 했지 언제 엄마가 네 탓을 하더냐고 나도 볼멘소리를 하면서 서운해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이제 그만 자려고 양치질을 하고 있는데, 외면하고 싶던 진실이 머릿 속에서 펑 터져나왔다. 미니 말처럼 나도 모르는 새에 내가 그랬던가보다.  

  그 조그만 녀석에게 막내를 맡겨놓고 막내가 넘어져서 울기라도 하면, 잘 돌보겠다고 그래놓고 왜 울리느냐고 미니에게 짜증을 냈다. 속으로는 미니에게 막내를 맡기면 안 되는데, 내 잘못인데 하면서도 그 순간에는 내가 책망받는 것이 싫고, 내가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공연히 아이만 몰아붙였다. 미니는 얼마나 억울하기도 하고, 동생이 다치면 어떡하나 무섭기도 하고, 나처럼 속상하고 서운했을까? 물론 이런 저런 일들이 한 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랬으니 그런 말을 했겠지. 

  내 아이들이 내가 잘못하는 그 많은 일들을 그대로 재현할 것이라는 걸 직시하니 섬뜩할 지경이다. 도덕적이고 자존감 높은 훌륭한 역할모델이 되기가 말 그대로 그리 쉽지 않을 것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아이에게 무엇이 결여됐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더불어 부모는 아이가 갖고 있는 능력에 무조건 긍정을 해주어야 한다.                                                                         - 211~212쪽

  둘째가 무척 늦되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태연한 척 하면서, 곧 쑥쑥 자라서 말도 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날이 오겠지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나서 둘째가 할 수 있는 다른 많은 일들은 시야에 두지 않고 아직 부족한 부분만 보고 또 보면서 불안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던 것을 깨달았다.  

  여러가지 검사도 하고 언어치료도 하고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한편으로, 둘째가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칭찬해주고 자신감을 북돋워주면서 사랑과 믿음이 가득 담긴 따뜻한 눈빛을 보내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이제야 한다.  

   

 옛말에 젊은 사람은 괄시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 젊은이의 미래는 넓고도 멀리 열려있어 그가 앞으로 무엇을 이루어 낼 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리라. 젊은이가 그러할진대  아이들이야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나친 기대를 하면 아이들을 부담스럽게 할 것 같기도 하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니 헛 꿈 꾸지 않게 내 아이들에게 작고 소박한 꿈을 꾸었지만, 모든 아이들 속에는 큰 꿈의 씨앗이 있고 그것을 싹 틔우고 자라게 하는 것은 '어떻게'라는 문제에 달려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으니 이제부터는 큰 꿈을 꾸려한다. 내 아이라서 다른 아이보다 잘 할 것이라는 좁고도 위험한 기대와 바램이 아니라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사랑과 기대와 믿음을 듬뿍 받아야한다는 그래서 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성장을 이루어 낼 수도 있으리라는 그런 큰 꿈. 

  그래서 이제 실천할 시간이다. 아이들이 얼마든지 모방하고 동일시해도 좋을 생각을 지니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고,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긍정할 시간, 그리고 충분히 사랑할 시간이다. 나는 노력할 것이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걸어본다. 물론 내 아이에게도 너는 노력할 것이고 결국은 잘 해낼 것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걸 것이고 또 스스로도 걸게 할 것이다.

 

* ps 

  언어능력과 공감능력이 우수한 여자아이들은 부모의 지시에 잘 따른다. 또한 여아는 남아보다 어른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부모가 안 된다고 말하면 아이는 부모에 뜻에 맞춰서 자기 것이 아무것도 없는 소극적인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 158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잘 알 수 없어서 당혹스럽고, 그래서 스스로가 싫었던 아이도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읽었다. 그 아이도 늦었지만 큰 꿈을 꾸고 나이에 걸맞게 더 자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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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엄마, 우리도 인간극장에 한 번 나오면 좋겠다." 

-  왜 하필 인간극장을 골랐니? 

" 그게 쉽잖아! 나는 동생 돌보면서 놀기만 하면 되고."  

- 엄마랑 아빠는 뭘 해야되는데? 

" 얘기! 앉아서 아이들 얘기하고 뭐 그러면 되잖아." 

 

정기구독하는 개똥이네 놀이터에 글이랑 그림이 실렸으면 좋겠다고 성화더니 

이제는 텔레비젼에 나오면 좋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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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9-17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인간극장에 나오게 되면 꼭 알려주세요. 옆지기가 인간극장 왕팬이거든요. ^^

무해한모리군 2009-09-1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인간극장이 저런 구성이군요 풋~
사랑스런 녀석.

알맹이 2009-09-1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라도 언니네 인간극장에 나오면 좋겠다고 하던데. ^^

솔랑주 2009-09-19 21: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산골소녀, 소년까지 있었을 때는 약간 나오기가 약했는데

이제 또민이까지 있으니 섭외 확정이져 뭐 ㅋㅋㅋㅋㅋ
 

처음으로 둘이서만 목욕을 갔습니다. 

누나랑 치열한 몸싸움 끝에 엄마 옆자리를 차지하고 누웠는데

아빠가 차 타고 붕붕 가자라고 말씀하시자마자 벌떡 일어나 달려 나갔습니다.  

얌전히 옷을 갈아입고,  

평소에는 가자고 하면 그냥 나서는데 오늘은 뜻밖에도 짐을 챙겼습니다. 

그러잖아도 엄마가 챙겨주려고 했던 것인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페트병 2개랑 설레임 빈 봉지 바람 넣고 뚜껑 닫은 것을 2개 한꺼번에 들고가려니 한아름이네요. 

엄마가 비닐봉지에 챙겨 담아주니 엄지손가락에 걸어 어깨높이로 들고서 종종걸음을 쳤습니다. 

아무 일 없이 잘 다녀왔는데 잊지 않고 챙겨 온 비닐봉지를 들여다보니 

작은 쥬스 병 하나랑 음료수 캔 하나가 더 생겼더군요. 

목욕탕에서 병에 물 받고 이리저리 옮겨 붓기를 신나게 한 모양입니다. 

요즘엔 아빠랑 둘이서만 다른 방에서 잘 자는 것을 보니 좀 더 컸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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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17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벌써!! 아이들은 늘 제 예상보다 빨리 자라는듯 합니다.

miony 2009-09-17 10:04   좋아요 0 | URL
벌써라고 하시니 좀 민망합니다.^^;
둘째가 늦되다 보니 모두들 아직 어린 나이로 생각하게 되더군요.
다른 아이들은 한글도 읽고 쓰는 요즘 숫자 하나만 알아도
영리하고 대견하다고 할아버지도 그러시거든요.

2009-09-19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년에 이삼백 포기 담았던 김장이 반응이 좋아서 용기를 얻었는지 

올해는 천 포기 쯤 담겠다며 배추 모종 1000주를 사다 옮겨심었다. 

다음 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일 해주실 분을 청하고 가족들이 도와서 심었는데 

비는 커녕 마른 날이 계속 되어서 아침 저녁으로 물 주느라 지극 정성을 들였다. 

보기엔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밭이라도 물을 촉촉히 젖을만큼 흠뻑 주려니 

이만저만 힘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큰 물통을 하나 사서 물을 모으고 결국 작은 스프링쿨러 하나를 설치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나 편리한지 스위치만 올리면 츱츱츱츱 돌아가며 목마른 배추를 기른다. 

이런 걸 도대체 누가 발명한 걸까 남편이랑 둘이서 감탄 또 감탄했다. 

어느 새 푸른 잎이 제법 자라서 미니 손바닥만하게 컸다. 

벌써부터 군데군데 벌레먹은 자리가 보여서 약물 주는 것으로 안 되면 벌레잡을 일이 걱정이다. 

(나는 아이들 핑계대고 밭일이나 닭장 돌보기는 아예 손도 대지 않지만 말이다.^^;) 

 

어제는 늦게 잠자리에 드는데 츱츱츱츱 소리가 나서  

혹시 스프링쿨러 끄는 걸 잊었나 화들짝 놀라 나가보았지만 아니었다. 

배추밭에 신경을 쓰다보니 환청이 들리나 픽 웃으며 들어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유치원 가는 미니를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창가에 선 오동나무 위에서 

선명하게 츱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츱츱츱츱 츱츱츱츱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참 특이하게 우는 새였다.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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