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삼백 포기 담았던 김장이 반응이 좋아서 용기를 얻었는지 

올해는 천 포기 쯤 담겠다며 배추 모종 1000주를 사다 옮겨심었다. 

다음 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일 해주실 분을 청하고 가족들이 도와서 심었는데 

비는 커녕 마른 날이 계속 되어서 아침 저녁으로 물 주느라 지극 정성을 들였다. 

보기엔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밭이라도 물을 촉촉히 젖을만큼 흠뻑 주려니 

이만저만 힘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큰 물통을 하나 사서 물을 모으고 결국 작은 스프링쿨러 하나를 설치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나 편리한지 스위치만 올리면 츱츱츱츱 돌아가며 목마른 배추를 기른다. 

이런 걸 도대체 누가 발명한 걸까 남편이랑 둘이서 감탄 또 감탄했다. 

어느 새 푸른 잎이 제법 자라서 미니 손바닥만하게 컸다. 

벌써부터 군데군데 벌레먹은 자리가 보여서 약물 주는 것으로 안 되면 벌레잡을 일이 걱정이다. 

(나는 아이들 핑계대고 밭일이나 닭장 돌보기는 아예 손도 대지 않지만 말이다.^^;) 

 

어제는 늦게 잠자리에 드는데 츱츱츱츱 소리가 나서  

혹시 스프링쿨러 끄는 걸 잊었나 화들짝 놀라 나가보았지만 아니었다. 

배추밭에 신경을 쓰다보니 환청이 들리나 픽 웃으며 들어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유치원 가는 미니를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창가에 선 오동나무 위에서 

선명하게 츱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츱츱츱츱 츱츱츱츱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참 특이하게 우는 새였다.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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