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둘이서만 목욕을 갔습니다.
누나랑 치열한 몸싸움 끝에 엄마 옆자리를 차지하고 누웠는데
아빠가 차 타고 붕붕 가자라고 말씀하시자마자 벌떡 일어나 달려 나갔습니다.
얌전히 옷을 갈아입고,
평소에는 가자고 하면 그냥 나서는데 오늘은 뜻밖에도 짐을 챙겼습니다.
그러잖아도 엄마가 챙겨주려고 했던 것인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페트병 2개랑 설레임 빈 봉지 바람 넣고 뚜껑 닫은 것을 2개 한꺼번에 들고가려니 한아름이네요.
엄마가 비닐봉지에 챙겨 담아주니 엄지손가락에 걸어 어깨높이로 들고서 종종걸음을 쳤습니다.
아무 일 없이 잘 다녀왔는데 잊지 않고 챙겨 온 비닐봉지를 들여다보니
작은 쥬스 병 하나랑 음료수 캔 하나가 더 생겼더군요.
목욕탕에서 병에 물 받고 이리저리 옮겨 붓기를 신나게 한 모양입니다.
요즘엔 아빠랑 둘이서만 다른 방에서 잘 자는 것을 보니 좀 더 컸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