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한 칸을 올라섰다. 

그리고 잠시 벼르더니 나머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한 번 꺾이는 실내계단 11개를 처음 시도한 날 단번에 다 올라갔다. 

오전에 다녀가신 우체부 아저씨의 증언에 따르면 올들어 오늘이 가장 덥다시던데 

열기가 가득한 오후 1시에 별달리 끙끙거리지도 않고 해낸 일이다. 

앞으로 정말 눈을 떼지 못하고 뒤를 쫓아야 할 모양이다. 

 

형님과 장난감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긴 막대모양 물건을 좋아해서 젓가락이나 연필 따위를 향해 열심히 기어간다. 

(꼭 위험한 걸 좋아한다.T.T) 

형님이 아무데나 낙서하는 걸 좀 막아볼까 하고 자석칠판을 샀는데 

거기 줄로 매달린 자석연필을 손아귀에 힘을 주어 꼭 붙잡고 

칠판 쪽을 들고 잡아당기는 형에게 소리를 지른다. 

결국 빼앗기긴 하지만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분위기다.  

 

가만히 누워 있는데 기어가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꼬집고 할퀴어도  

신음 소리를 내며 그냥 몸을 피할 뿐, 동생을 밀치거나 때릴 생각도 않는 형이지만 

먼저 갖고 놀고 있던 장난감은 뺏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들 둘 키우노라면 엄마가 깡패가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나들 싸울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8-24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마, 이 세상에 아주 많은 아이들이 있어도 나는 내가 제일 예쁘고 특별한 것 같아. 

-  그래, 엄마도 미니가 제일 예쁘고 특별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초롱이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 다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잖아.   

 

어느 책에서 읽었을 법한 이야기를 뜬금없이 한다. 

어쨌든 스스로를 사랑하고 긍정하고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로 들려서 반갑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다는 것까지 아니까 구제하지 못할 공주병은 아닌 것 같고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차 시도 

사람 다섯 마리가 한 집에 살아 

아빠곰, 엄마곰?!... 

 

2차 시도 

곰 다섯마리가 한 집에 살아 

아빠곰, 엄마곰, 누나곰, 동생곰, 아기곰. 

아빠곰은 술 잘 마셔, 엄마곰은 너무 잘 삐져,치~! 

누나곰은 너무 예뻐, 동생곰은 너무 많이 울어, 아기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으쓱 못한다, 잘한다, 못한다, 잘한다. 

 

처음에는 여동생이 아니어서 크게 실망했지만 

미니누나가 보기엔 우리 아기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  

너무 하얗고 예쁜 이도 두 개나 나고  

누나가 먹여주는 이유식도 잘 받아먹는다. 

누나가 노래하고 춤추고 까꿍하고 놀아주면 까르르 웃고 좋아한다. 

엄마가 아침에 나물 무치고 호박전 부치는 동안 신나게 놀아주며 부른 노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8-12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2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엔 4와 5 쓰기를 졸업하고 6에 도전하고 있다. 

6의 동그라미를 반대 쪽으로 계속 쓰고 있는데 숫자쓰기에 대한 열성은 조금 시들하다. 

숫자쓰기를 대신하여 열광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것은 종이접기이다. 

직사각형 종이를 반으로 두 번 접고 다시 펴서  

배나 비행기를 접을 때처럼 양쪽에서 세모모양으로 가운데로 모아 접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엄마가 도와주지 않으면 잘 안 되지만 아주 열심이다. 

어제는 할아버지 댁 달력 3개를 모두 뜯어서 같은 모양으로 접었다. 

 

엄마 이불 좀 갖다 덮어 달라고 했더니 이불을 가져와 다리에 덮어주었다. 

조금 더 세부적인 표현까지 이해를 하는 것 같아서 기쁘다. 

 

여전히 말은 하지 않지만 지난 번엔 숫자 0을 짚으며 "영"이라고 하는 것을 꼭 한 번 들었다. 

5도 "아" 보다는 "오"에 가까운 발음으로 전보다 읽는 것이 나아지고 있다. 

 

여전히 병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더운 날 열심히 끓여서 식혀서 병에 부어서 냉장고에 시원하게 넣어 둔 물 4병을  

단번에 어딘가에 부어버렸다. 

마지막 병을 싱크대 개수대에 붓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무척 허탈했다. 

그 뒤로 물병은 김치냉장고로 피난을 갔다. 

재미있는 것은 요즘엔 술병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똑같은 페트병에 비슷한 색깔로 들어있어도 그렇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8-24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돌이 될 때까지는 무조건 젖만 먹이자는 아빠의 권유로 

형과 누나는 특별히 이유식이라 할 만한 것을 먹지 않고 바로 밥을 먹었다. 

이가 제법 나서 무언가 씹을 수 있는 15개월과 18개월에 젖을 떼고  

우유병을 거치지 않고 밥을 먹기 시작해서인지 요즘도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막내는 요즘 밥이나 간식을 향해 어찌나 맹렬히 돌진하는지 

만 9개월이 지나면서 한 끼에 밥풀 몇 개나 티끌만한 떡 조각 따위를 얻어먹고 

수박이나 복숭아 포도를 보며 입맛을 다신다. 

 

엄마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만큼 젖도 잘 안 나오고 

출산 후에 몸무게가 전혀 줄지 않아서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이 아파서 쑤시는 까닭으로  

아빠와 의논해서 막내는 좀 일찍 이유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밥을 지을 때 오목한 간장 종지를 넣어 끓어넘친 밥물을 받아 먹이는데 

역시나 숟가락을 향해 온몸을 기울여오며 열심히 냠냠 먹었다. 

어른 숟가락으로 2숟가락 쯤 될 것 같다. 

할머니도 밥을 지으실 때 밥물을 받아주시기로 했기 때문에 하루에 서너번 이상 먹일 수 있을 것 같다. 

 

밥물을 먹고 소화를 잘 시키면 다음엔 이모가 충고해주신 대로  

감자죽이나 애호박죽을 끓여서 먹일 생각이다. 

형이랑 누나도 먹는데 열심인 것은 둘째가라면 서러운데(밥은 빼고ㅜ.ㅜ) 

막내는 아마도 더할 듯! 

  

먹는 일 말고 막내가 요즘 무척 열성을 보이는 또 한 가지 일은  

무엇이든 붙잡고 일어서는 것이다. 

정 붙잡을 것이 없으면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짚고라도 엉덩이를 치켜든다. 

며칠 전에야 겨우 배밀이를 졸업하고 제대로 기어갈 수 있게 된 주제에  

벌써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가 보다. 

어제 막내이모는 "몸상태는 안되는데 정신만 앞서가는 모양"이라고 하셨다.ㅋㅋ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09-08-1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포스팅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드네요.
벌써 서려고 하네요 ㅎㅎ
아이고 서면 님이 더더더 바빠지시겠다~

순오기 2009-08-1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남의 일이라 시간이 빠르게 간 듯해요.^^

2009-08-24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