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4와 5 쓰기를 졸업하고 6에 도전하고 있다.
6의 동그라미를 반대 쪽으로 계속 쓰고 있는데 숫자쓰기에 대한 열성은 조금 시들하다.
숫자쓰기를 대신하여 열광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것은 종이접기이다.
직사각형 종이를 반으로 두 번 접고 다시 펴서
배나 비행기를 접을 때처럼 양쪽에서 세모모양으로 가운데로 모아 접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엄마가 도와주지 않으면 잘 안 되지만 아주 열심이다.
어제는 할아버지 댁 달력 3개를 모두 뜯어서 같은 모양으로 접었다.
엄마 이불 좀 갖다 덮어 달라고 했더니 이불을 가져와 다리에 덮어주었다.
조금 더 세부적인 표현까지 이해를 하는 것 같아서 기쁘다.
여전히 말은 하지 않지만 지난 번엔 숫자 0을 짚으며 "영"이라고 하는 것을 꼭 한 번 들었다.
5도 "아" 보다는 "오"에 가까운 발음으로 전보다 읽는 것이 나아지고 있다.
여전히 병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더운 날 열심히 끓여서 식혀서 병에 부어서 냉장고에 시원하게 넣어 둔 물 4병을
단번에 어딘가에 부어버렸다.
마지막 병을 싱크대 개수대에 붓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무척 허탈했다.
그 뒤로 물병은 김치냉장고로 피난을 갔다.
재미있는 것은 요즘엔 술병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똑같은 페트병에 비슷한 색깔로 들어있어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