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한 칸을 올라섰다. 

그리고 잠시 벼르더니 나머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한 번 꺾이는 실내계단 11개를 처음 시도한 날 단번에 다 올라갔다. 

오전에 다녀가신 우체부 아저씨의 증언에 따르면 올들어 오늘이 가장 덥다시던데 

열기가 가득한 오후 1시에 별달리 끙끙거리지도 않고 해낸 일이다. 

앞으로 정말 눈을 떼지 못하고 뒤를 쫓아야 할 모양이다. 

 

형님과 장난감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긴 막대모양 물건을 좋아해서 젓가락이나 연필 따위를 향해 열심히 기어간다. 

(꼭 위험한 걸 좋아한다.T.T) 

형님이 아무데나 낙서하는 걸 좀 막아볼까 하고 자석칠판을 샀는데 

거기 줄로 매달린 자석연필을 손아귀에 힘을 주어 꼭 붙잡고 

칠판 쪽을 들고 잡아당기는 형에게 소리를 지른다. 

결국 빼앗기긴 하지만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분위기다.  

 

가만히 누워 있는데 기어가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꼬집고 할퀴어도  

신음 소리를 내며 그냥 몸을 피할 뿐, 동생을 밀치거나 때릴 생각도 않는 형이지만 

먼저 갖고 놀고 있던 장난감은 뺏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들 둘 키우노라면 엄마가 깡패가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나들 싸울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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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9: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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