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문학동네 시인선 188
육호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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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3 육호수.


대추야자를 먹었다오래  공부하겠답시고 영어로  아라비안나이트를 사서 앞머리만 조금 읽다 말았다이야기  상인이 대추야자(영어로는 date) 먹다가 씨앗을 함부로 뱉어 버린다거대한 지니가  들고 나타나서  죽인다했다왜죠 님하 살려주셈… 마법에 걸린 대추야자씨를 너새끼가 퉤퉤    아들 가슴에 박혀 아들이 죽었다너도 죽어라했다 다음은 기억이  나고 대추야자만 남았다  전에 동료 선생님이 건조기후 가르치면서 어린이들 맛보게 한다고 준비물로 대추야자를 왕창 샀는데 애들이 퉤퉤 이러고   먹는다고 해서 다 나한테 남았다 근데 맛있는데

 생각이 나서 온라인마트 장보기할  뒤져보니 있어서 샀다이거는… 약과를 건조기 돌려서   농축시킨개꿀맛이야  먹으려다    꺼내서 여섯  먹고 그래도 이건 약과에 없는 식이섬유가 있어그러다  위에 얹어 부종을 빼던 엄지발가락이 쪼글쪼글 붉으래해지니까 대추야자를 닮았다살짝 입에 넣으면 단맛이  날까하는 썩은 뇌새끼로부터 유연하지 않은 관절과 에비 지지야 죽어라 미친놈 하는 초자아가  구강을 무좀 발가락으로부터 구했다

그러니까 닮았다고 대추야자는 아니다말놀이 한다고  시인은 아니다말장난하는 나와 그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은  나중에는 다들 시체가  것이다정도 글자 닮음.


물과 대추야자만 가지고 오래 사막을 건너던 대상들도 마냥 불행하지만은 않았겠다이런 단맛이 있다면발가락말고 대추야자 말입니다.


싸이월드에 오에까끼라고엄청 작은 캔버스에  찍어서 그림 그리는 기능이 있었다스무살 나는 꿈에서 오호라는 호수를 봤다고 한다그런  그려 놓았다


 오호가 어디 있는지 이십  만에 알아냈다강원도 고성 오호환경을 생각한다고 고급 종이팩에 담은 샘물 위에서.(페트병보다 단가 훨씬 비싸고 만드는  에너지도 재료도 많이 투입될 특수 종이팩을 쓰는  정말 친환경인지는  수가 없지만 하여간에 페트병 생수 사용금지한 사업장에서는 요즘 저런 물을 나눠준다고 한다…) 


으아니 그리고   후반에서 스무살 전후로 짝사랑하던 (그러나 나중에    이렇게 ㅂㅅ같이 변했냐하고 내가 뭐라고 했더니 연락두절되었던ㅋㅋ옛날 소년 하나가 일촌평을 달아놨다그걸 누르면 이렇게 신고하기/삭제하기  가지 선택지만 가능하다매우 적절한 기능적 결함이다.


다섯 개의 호수도 많아 보이는데 여섯 개의 호수를 만났다어쩌면 여호수아에서 따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자꾸 남의 이름 가지고 모른다 그러고 장난치면 화낼  같기도 하다나도 어려서는 이름으로 놀림을 아주 많이 받았는데지금은 식구들 이름  글자씩만 따서  귀신 해골너는 유령이러고 어린이들을 놀린다나쁘게 자랐다다시 여호수아 하니까 조슈아트리가 생각나고 사막에는 대추야자 없어했더니 있단다미국에도 대추야자 농장이 있대내가 먹은  튀니지 거였어하나  먹고 … 


양안다 시집은 앞부분은 읽기  힘들다가 뒤로 갈수록 좋아졌다반대로 육호수 시집은 앞에서는  재밌네읽혀이러다가 뒤로 갈수록 힘들어졌다나는 이런 세상의 균형을 좋아합니다


싸이월드에서 유행하던특수문자 쓰고  불편해서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던 외계어 쓰기는 그야말로 20 전 신문 기사에나 남았다. “20대도 못읽는 채팅 외계어” 매일신문(2003-07-31) https://mnews.imaeil.com/page/view/2003073114125054437


언어의 사멸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데컴퓨터 키보드가 주요 입력 매체이던 시절에서 특수문자 한정된 모바일 기기로 넘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외계어는 사어가 되었다 소멸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네시인도 그걸 알았을까잊혀진 쐐기문자 같은 언어로   편을 적어 놓았다그래서  번역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자니?

 자는 동안 너의 숨소리에 이름도 붙여두었어

우리가 숨쉬는 이 어둠이 거짓이 아니기를

어둠이기만을 바라며


그러니까너는 자고

타건 소리를 죽여가며 이런 시를 밤새 쓰는 

낚시바늘을 삼킨 갯지렁이

 삼킨 물고기를 삼킨 사람의

 (=dream) 식탁 위에 차려진 생일 케이크달콤하게

썩어가는 너의

탄생 속에 숨어 있는

바늘을 다시 끄집어내는 일이라면일이라서


((((바늘))))


 바늘을 내가 도로 삼키는 일이 되어야 한다면,

삼키게 되어야 하더라도

괜찮아

나는 오십 (= 知天命) 되어서도 

(poetry, , poème, कविताકવિતા) 소리 내어 읽을 거니까(poesía, versus, dikt, אֹמִר, poezja, บทกวี

(:영어중국어번체프랑스어힌디어구지라트어는 내가 덧붙임이탈리아어라틴어스웨덴어아마도 히브리어폴란드어태국어)

네가 잠든 동안 조용히 곁에서

너의 잠처럼 깊은(DEEP) 목구멍(OCEAN) 속으로

 바늘(=형태소, morpheme, not morphine)들을 다시 삼킬 거야

때마침

때마침처럼

처럼의 처럼처럼 창밖에는 불가해한 비가 내리고


(별이 뜨고 비내리고 뽀글뽀글 가라앉는 빗방울인가 바늘인가흉내도 못내겠다 이모티콘 이건 scott님께 의뢰해야 겠다…)

(((바늘)))


 비가

눅눅한 키보드 틱틱톡톡 타건 소리에 맞추어

불가해해지도록 불가해해질 때까지 내리고

그러나     내리는  빗방울(=바늘)

우리를 투과하진 않을 거야내내 내릴 거야

잠든 너의 눈꺼풀 위에도  인형들의 흉터 사이로 쏟아져 나온  움큼 위에도 내내

 속까지 우리를 추적하는 멍청한 엔피씨들이 피워놓은 모닥불 위에도

 백지의 알칼리성 피부 위에도 공평하게 내릴 거야

무사히  속에서 (=속으로 내내 울컥울컥 쏟아지세요

나는 호수니까요

여섯 개고요


울음으로 그치게 되는 고집으로 사랑하는

 백지의 피부에서 긁어낸 문자(=tattoo)에선 가지가 자라나고버즘이 피고낙엽이 지고

불가해해지도록 불가해해질 때까지 피고 지고

우리 미끼 물고기(bait fish)들에게도 미래가 있어 바늘을 삼킬 용기가 있고

용기를 내어 잠에 항복할  있고

꿈에서도 다시 절박해진다는 

감사하고

신기하고


너의 꿈에서 다시 깨어날  없을까 그런 내일이면  될까

 악몽 속으로 사라진  영혼의 엔트로피로 백지 위엔 이런 문장이 내리고

너의 숨소리에 붙여둔 이름을 까먹을 때까지 쿨톤의 석양이 소문으로   때까지 자려고


-호수(호수연못 아님바다 아님철수 아님)


(「Łй 악몽 속으로 へㅏㄹΓ진 ㉡ㅓ의 영혼의 ёnŧrØpħy로 Ꮣㅐ겐 Øl런 문ㅈБO1 Łй己lヹ...」전문)


-번역  가장 곤란했던 부분은?

: 원작 시의 병기를 살리고자 구글 번역기를 돌리면서 덕분에 수많은 언어에서 시를 어떻게 적거나 부르는  알게 되었다다른 언어는 비교적 쉽게 찾았는데  놈의 히브리어로 추정되는 이상한 글씨(아마도 우리랑  적는게 역방향인데 원작 시는 글자를 순방향으로   같다그러니까  찾지… ) 찾느라고 번역기를 돌리는   가장 힘들었다거의 고통의 순간이었다… 시인도 나같은 고통을 겪으며 하나하나 골랐을지 그냥 대충 이거저거 했을지 문득 궁금했다. 2000년대 언저리를 살았던 덕분에 다른 특수문자들은 번역기를 돌릴 필요가(돌려도  나옴없어서 다행이었다


한국어 번역하고 나니 의외로 좋은 시인데 이걸  이렇게 해놨어엉엉힘들어

기껏 힘들게 특수문자 해놨더니 그걸  풀어헤쳐놨다고  먹을지도 모르겠다원래 사람이 그런 거잖아요… 꼭 반대로 하는 인간들이 있잖아

힘들어서 그만 쓰고 대추야자 먹어야지지쳐서 독후감 쓰다 말게   네가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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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3-05-13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안다 시인이 여자인줄 알았어요.

건강한 단맛을 좋아하시는군요. 대추야자 ^^
꿈에서 찾았던 오호가 강원도 고성의 그 오호 맞나요?
다섯 오 아니고 까마귀 오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양안다 시인의 시보다 오호라는 그림과 글이 더 꽂히는데요. 번역도 필요없고.

반유행열반인 2023-05-13 17:02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에이치나인님! 양안다 육호수 이름이 다 독특한 시인들이라 성별 짐작도 못 하고 있었는데 시집 사고서 찾아보니 겉보기로는…남자 시인들 같습니다 ㅎㅎ 대추야자 왜 이렇게 맛있을까요…전생에 베두인…
그냥 이름만 같고 예전 꿈속 오호, 는 그냥 감탄사 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은데 물 먹다가 오호란 곳을 보고 저런 글 끼적인 기억이 나서 싸이월드를 뒤져 보았습니다… 고성의 그곳은 그냥 오호리 라는 동네이고 호수 없고, 해안가이고, 해양심층수 취수해서 판매하는 것 같더라구요… 맞아도 안 맞아도 괜찮습니다 ㅎㅎㅎ
두 시인의 시 모두 저는 정신없지만 느낌 좋게 읽어서 저의 세트기획(?)이 성공해서 잘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솜씨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2023-05-13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4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4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5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5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05-14 08: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약과를 건조기돌려서 두배 농축시킨맛이요?? 궁금해졌다.... 유열님 발가락 상상하다가 저도 정신차렸고요.... 좀 그렇네요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특수문자들은 버디버디 아이디들이 생각나면서ㅋㅋㅋㅋ 예전엔 어떤 자음이랑 한자키 조합하면 어떤 특문이 나오는지 다 외웠는데 지금은 다 까먹었네요. 저는 저런거 안쓰기 시작한거에 대해 별 생각 없었는데 이게 컴퓨터 키보드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였구나!!! 그렇네!!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5-14 08:39   좋아요 1 | URL
발가락은 에비지지 아마도 짜지 않을까요? 저 발 다치고 보호대 하면서 더욱더 먹을 수 없는
발이 되었으니…그냥 대추야자를 맛보시어요. 제가 먹은
건 이 봉다리인데 마트에 있나 슬쩍 보시고… http://www.11st.co.kr/products/4212487422/share
사실 외계어는 즈이 나이(?)보다 살짝 동생들 93,94년생 사촌동생 이런 아가아가들이 잘 썼더라고요. 은오님은
심지어 암기까지 하고 찐 외계어사용능력 보유자 이셨군요… 그랬구나!!! 하신 부분은 제 뇌내피셜이고 레퍼런스 없구요 ㅠㅠ 십 년 전 수료만 하고 논문 안 쓰고 도망친 애 근처에 가지 마세요! 옮아요!!!
종강까지 기운내시구요 ㅎㅎㅎ

유수 2023-05-14 20:17   좋아요 1 | URL
유열님 발가락.. 유열에 흠칫 놀라서 지나가다 굳이 고해합니다. ㅂㅇㅎㅇㅂㅇ님이라고 적울까 어쩔까 처음에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 그때 은오님을 목격해서 따라할 걸!

반유행열반인 2023-05-15 08:41   좋아요 1 | URL
유열, 반열, 열반, 열반인, 반반, 반 다양한 버전이 있으니 아무 거나 쓰샤도 됩니다. ㅂㅇㅎㅇㅂㅇ은 뭔가 처음이네요 ㅋㅋㅋ남들 아직 점령안 한 행열이(거 라떼는 수능에 행렬 나왔다고 ㅋㅋㅋ) 반인이 아니면 까마귀야 발가락아 대추야 아무거나 좋습니다 ㅎㅎㅎ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문학동네 시인선 186
양안다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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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2 양안다.


머리털 나고 소개팅도 미팅도 맞선도 나가본 적이 없다나를 구할   자신 뿐이라는 말을 어딘가에 새기고사랑에 굶주린 나를 먹일 상대를 찾아 헤매고창을 겨누고허공에 어설픈 곡선을 그리다 메마른 땅에 처박힌 창을 뽑아들고흙먼지 일으키며 내빼는 그림자를 멀리 바라보다 한숨을 쉬고다시 먼지 탁탁 털고 일어나 떠돌아다녔을 


  반대로 니가 무슨 00 교주냐뭔가 꽂히면 너랑 만나 이러면서 과친구와 동아리친구과반친구와 다른학교  고교 친구들서로 면식 없던 이런저런 친구들을 만나게 하는 일은 신이 났다스무살 이후 무수히 많은 소개팅과 미팅을 주선하고 다녔다같이 밴드 하던 베이스 치는 오빠에게는 고등학교 친구1, 락동호회 친구고등학교 친구2 (심지어 친구1 2 서로 원수지간임…) 이렇게  번이나 소개팅을 시켜줬고    (?) 잠시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인은 망한 사랑이나 이루지 못한 사랑을 시로 적는다.(가끔은 소설가도 그런  같은 소설을 쓴다 안녕 아끼던 봉곤아  지내니…) 한용운김소월백석읽은 시는 짧아도 비슷한 목록을 한참을  줄줄   있을 같다베이스 치는 오빠도 사랑이 망할 때마다 신곡을 들고 왔다의도하진 않았지만어쩌면 밴드에 신곡을 공급하기 위한 나의 악마적인  그림이었을지도 모르겠다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쓰는 동인에도 소속되어 있던 베이스오빠는 그렇게 가슴 저미는 명곡  곡을 남기다가 참한 언니를 만나   놓고 문학박사 마치고 지금은 어드메 교수님이 되었다


나중에 아주 늙어져서 사랑을  잃고 나면 백년의 고독에 삘라르 떼르네라처럼   없는 연인들한테  빌려주고 바깥에 앉아 담배 불면서 좋을 때다나도 좋을 때가 있었지그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친구에게 말했다친구는 그게 뭐야직접 해야 좋지하고 어이 없어 했다망한 사랑들이 묻히는 공동묘지가 있고나는 거기를 지키는 묘지기 같은  하는 상상을  적도 있다시든 꽃과 빼던진 커플링반으로 갈라찢은 여행사진검은 볼펜으로 벅벅 그은 커플 다이어리싸우다 집어던져 모서리 깨진 가재도구 등이 묘지 앞에 널부러져 있다 사람마저 잊어버린  유물들을  번씩 들여다보고 끄덕끄덕 절레절레 하는 것이다쓰고 보니  변태 같다내가 그렇게 나쁩니다. (우리집에서는 -?  한다 물어 나쁜 새끼가ㅋㅋㅋㅋ뭘  물어 만만한 새끼가ㅋㅋㅋㅋㅋㅋㅋ)


원래는 문학동네시인선 187권을 장바구니에 먼저 담았다빨간 시집이  많이 본다니까 제목에 마음이 갔는데우연히도  옆으로 푸른  시집이 천사 타령을 하는  보았다이건 그러니까 세트 구성에 실패한 세트 시집이야 마음대로 그렇게 상상하면서 어머 이건  사야 나란히 모셔다가 나란히 꽂아 두었다


처음에는 육호수의 시집이  읽기에 맞아서 이걸 먼저 한참 좋네하고 읽다가 지치면 제자리에 꽂고  옆의 양안다 시집을 뽑아 조금 읽다 잠이 드는 나날을 보냈다이렇게 읽으면  시집은 서로 비비댈  밖에 없다그리고 페이지 터닝을 두고 약간 경쟁을 하게 된다처음에는 이미 잔뜩 써서 펴낸 시인보다는 아직     시인이 말이   남아  읽히는 걸까양안다는 뭔가 데이빗 린치냐모지란 내가 읽기엔 너무 프레임 바뀌고 명멸해서 어지러움… 했는데… 가운데  읽고 나니  역시다섯   만큼 모서리 다듬은 사람이 좀 더 장인임난해해도 읽을 수록 자꾸 좋았다이러고 양안다 시집이 마구 페이지를 넘어가다가 먼저  읽혀 버렸다.


읽는 내내  시집은 추워하는 꿈을어항과 물고기를졸려하는 연인을 먹고 비틀대거나 춤추는 밤을겨울과 거울이나 미러볼을눈사람을돌멩이를영혼과 영원을천사를호수를 나를 통해 티카타카 주고 받았다원래 단어와 언어는 무한하지 않고 나는 매그놀리아랑 멜랑콜리아를 헷갈려서  영화를 결국   적이 있는데 왠지 그게 나만 아닐  같아서  시집을 골랐는데시인들의 단골 시어들이라고 해도 접점이 많은 시집들이었다 그늘이 겹쳐  짙어진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서 구경하는  잘모르는 찌질이 독자는 그게 그거대로  읽혔다미안해나만 망하는  아니어서 나도 모르게 재밌네

이렇게 변태 묘지기 코스프레를 실컷 하고 육호수 시집은  읽고 나면 최초로  번역에 도전하기로 한다외계어(: (外界語통신언어의 일종으로 컴퓨터 문서상에서 쓰이는 한국어의 변칙적인 표기를 통칭하는 용어이다.[위키백과]) 한국어로…  


+밑줄  긋고 베끼기(송구한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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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05-12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아 또 깨알 웃고 쪼개다가 빨간 시집이 뭘 많이 본다니까에 터짐 ㅋㅋㅋㅋㅋ 반님 책장 쪼꼼쪼꼼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요. 제가 가지고 있는 <사물의 편>이랑 표지가 다르네요? 싸개가 있었던가. 반님 교주 너무 잘 어울리셔요. 저는 이미 믿슘다😍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2:32   좋아요 2 | URL
사물의 편 최성웅 번역으로 가지고 계세요? 우와아아아 제가 산 건 개정판? 절판되고 다시 낸 거래요. 책 표지는 저렴해 보여요. 겉싸개 없는 건 오히려 좋아… ㅋㅋㅋ시랑 번역은 좋아요 ㅋㅋㅋ 저도 못 믿는 저를 믿지 마옵소서…제발… 근데 결국 안미옥 시집은 안 살 거 같아요…미안해 빨간시집…

유수 2023-05-12 12:33   좋아요 1 | URL
ㅋㅋ소개팅 안믿고 개그만 믿으려고 하는데요 안될까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2:35   좋아요 2 | URL
개그는 제가 딴에는 (남들이 안 알아줘도) 혼신을 다하는 분야라 그거는 믿지 않고 그냥 푸흡흡 한 번씩 새어 나오시면 되요. 사실 아니에르노 안 읽다가 읽게 된 거도 이 말 한 줄 생각나서 독후감 제목에 써먹어야지?하고 읽기 시작해서 후회중 ㅋㅋㅋ
‘아니에르노는 이중부정이다.‘ 이해하셨으면 빙고를 날려주세요. 아니면 야 이해됐는데 안 웃겨…그냥 그만 읽자…하고 말려주세요…ㅋㅋㅋㅋㅋ

유수 2023-05-12 12:4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그니까 이중부정 저런걸 이상한 애가 하면 저는 무표정인데 반님은 그걸 해내신다고요. 그리고 개그는 저도 친구 웃기는 게 인생 최고의 낙이라 혼신.. 이해합니다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2:43   좋아요 1 | URL
유수님 큰일났다…이바닥의 그 이상한 애가 나라고…이중부정은 알아듣고 그건 못 알아 봄 ㅋㅋㅋㅋ

유수 2023-05-12 12:45   좋아요 2 | URL
🙉🙉

우끼 2023-05-12 22:3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아니에르노 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설명해주세요 제가 이해한게 맞나요 ㅋㅋㅋㅋㅋㅋ 아니 노 라서 이중부정인가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3 10:31   좋아요 2 | URL
현명한 우끼님 ㅎㅎㅎ설명하고 말 것도 없이 이해하신 게 맞아요. 아니 노 잼인데 개그라니 이거 정말 사실인가하고 의심이 드셨을 법 합니다 ㅎㅎㅎㅎ

우끼 2023-05-13 12:1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현명하다니요… 자신에겐 박하고 타인에겐 후한 열반님 ㅋㅋㅋㅋㅋㅋ 열반님 글은 정말 재밌어요… 혼신이 보이지 않을 만큼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3 16:30   좋아요 1 | URL
아니 저에 대해 그 짧은 사이 많은 걸 간파하고 계시고 간결하게 정리해주시니 현명하신 게 맞습니다…부족한 글 재미있게 봐 주시고 자주 찾아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우끼님!!! 정말 혼이 빠지고 몸둘 바를 모를 정도입니다 ㅎㅎㅎㅎ

유수 2023-05-12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집도 담고, 두권 경쟁시키기 아이디어도 담아갈게요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2:33   좋아요 3 | URL
알라딘 뭔가 남자 사람 시집 폄하(?)허는 분위기 있어서 시무룩한데 저는 시인들 정보는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제목만 보고 세트네 세트여…하고 샀거든요…그러니 미리보기 꼭 읽어보시구 사시구요 ㅋㅋㅋ(판매촉진글 써놓고 또 괜히 말림…ㅋㅋㅋ) 혹시라도 저처럼 세트 독서하는 두 번째(아닌가 어디 더 있을수도) 독자 되시면 검증해보시고 개연성 있었나 알려주셔요…나아아중에요…

유수 2023-05-12 12:46   좋아요 1 | URL
저도 남자 사람 시집 사본지 오래되긴 했어요. 게으른 걸 수도 있고 실망을 지속할 동력인지 여력인지 없어가지구 그런 것도 있겠죵. 그래두 반님 덕에 어깨너머로 이렇게도 보고 하는 거쥬. 알겠어요 나아아중에 할게요 약속!

유수 2023-05-12 12:48   좋아요 1 | URL
아 하나 있다. 작년인가 <좋아하는 것들을 죽여 가면서> 사봤어요. 남자분 맞나? 맞을 거예요. 재밌게 봤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3:14   좋아요 2 | URL
와 제목부터 훅 들어오네요 ㅋㅋㅋ 우리 이제 예쁘고 고운 거만 골라보기로 할까요? 안 되겠죠? ㅋㅋㅋ저는 시린이독자 읽은 것 짧은 시찌질이인데 괜히 취향 걱정함 ㅋㅋㅋ얼른 두 개 다 보세요…다 보시고 저처럼 SF말고 제대로 된 감상 남겨주세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12 1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든 꽃과 빼던진 커플링, 반으로 갈라찢은 여행사진, 검은 볼펜으로 벅벅 그은 커플 다이어리....
그 와중 그게 뭐야 직접 해야 좋지... ㅋㅋㅋ

열반인님 재밌게 읽었습니다. 필사 글씨체도 그렇고 역시 범상치 않은 분이셨어....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3:50   좋아요 3 | URL
수하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뭐야 저 범상해요…글씨는 좀 못 쓰는 게 맞는데 그게 결론이 그렇게 나시면 곤란합니다…우리들 곁의 어디서나 흔한 평범한 이웃! (그런데 쓰고 보니 당신 곁에 언제나 함께 하는 위험…으로 읽혀 스스로 섬뜻…ㅋㅋㅋ)

건수하 2023-05-12 13:55   좋아요 3 | URL
제가 전에 들은 말을 인용해봅니다.

누군가 저랑 친한 사람 한 명을 두고 ‘걔 좀 이상한데 알고 있냐‘ 라고 해서
‘이상한 지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했더니
‘그럼 너도 이상한 거다‘ 라고....

그게 제가 결혼한다고 인사갔다가 남편 선배한테 들은 얘기구요.

열반인님이 이상하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범상하지 않으시다‘ 는 것 뿐 =333
저는 범상치 않은 사람 좋아합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05-12 13:58   좋아요 3 | URL
음 저한테는 그런 말 한 선배가 좀 이상하구요 ㅋㅋㅋ이상하다는 말은 나쁜 건 아니지만 하여간에…이상하네 ㅋㅋㅋ
둘레둘레 에두른 좋아요 감사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보답 못하는 날이 와도 오늘 건네신 좋아요 하나 잊지 마옵시고…굽신굽신

건수하 2023-05-12 14:02   좋아요 3 | URL
처음보는 사람한테 그런 말 한 그 선배도 조금 이상하긴 했지요 ㅋㅋㅋ

결국 다 이상한 사람들끼리 친한 것이었다 라는 결론입니다….

새파랑 2023-05-12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천재는 악필인가요? ^^

좋은 예술작품은 뭔가 아픔이 있어야 나오는거 같아요. 행복하고 배부르면 나태해지는거 같다는 ㅋ

열반인님은 소개팅 미팅 안해도 남자친구를 많이 만들수 있는 능력자셨군요~!!

반유행열반인 2023-05-12 21:08   좋아요 2 | URL
언제나 댓글 열심히 달아주시는 다정한 이웃 새파랑님,
이번 댓글은 뭔가 ㅋㅋㅋㅋ 답변이 초고난이도 미션이 되었습니다… 첫째 둘째 줄은 생각이 다르다 정도로 넘어가구요…

요즘 섹스앤더시티라는 고대 드라마 리부트 시리즈가 나와서 다시 보고 있어요. 거기 미란다라는 하버드 출신 변호사가 나오는데요. 스티브와의 사이에서 브레이디라는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어요. 그런데 우연히도 체 라는 논바이너리젠더퀴어 팟캐스트 진행자랑 서로 반해버립니다.(전 거기까지 봤어요ㅋㅋㅋ) 미란다 연기한 실제 배우도 과거 이 드라마 전작 종영 한 뒤 이혼하고 바이섹슈얼 커밍아웃하고 다른 여성과 결혼한 뒤 뉴욕 주지사 선거 나오고 파란 만장했더라구요…

그냥 관습처럼 입버릇처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남자친구 언급하시는 데서 제 성별도 노출?지정?되고 그러면 당연히 이성애자 이렇게 성적지향도 지정되고… 그래서 다음 번에 비슷한 주책스러운 글을 보시더라도 이런 표현에서 걸러지는 범주에 관해 한 번 생각해보신 뒤 다른 표현을 쓰시면 어떨까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남자만 쫓아다닌 게 맞습니다만 ㅋㅋㅋ 게다가 읽어보셨겠지만 창이 맨땅에 꽂혔다구요…아주 자주요…능력 없고 타율도 낮았습니다…그래서 맨날 굶고 다녀서… 식식 그러는 건 아니구요… ㅋㅋㅋ

새파랑 2023-05-12 21:05   좋아요 2 | URL
앗 ㅡㅡ 제가 좀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제가 지금 <알렉시/은총의 일격> 을 읽고 있는데 퀴어문학입니다... ㅋ

반유행열반인 2023-05-12 21:09   좋아요 3 | URL
저두 그 책 뭔지 모르고 전자책 사 놓고 아직 안 봤는데 먼저 읽으시구 좋은 감상 부탁드려요!!!!

Yeagene 2023-05-13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글씨 귀엽고 왠지 친근한데요?ㅎㅎ 오랜만에 보는 박지리의 맨홀이 반갑습니다.열반인님도 갖고 계시는구나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13 16:32   좋아요 1 | URL
예진님 저 글씨 귀엽다고 하시면 취향이…ㅋㅋㅋ 그래도 감사합니다. 박지리 돌아가신 다음 알게 된 작가라 궁금해서 다윈영이랑 저 책이랑 합체랑 갖춰만 두고 읽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합숙 면접 하는 책만 한 권 빌려봤었네요. 같은 책 가지고 계시다니 반갑고 벌써 읽으셨다니 저도 조만간 읽어야 겠습니다 ㅎㅎㅎ

Yeagene 2023-05-13 20:18   좋아요 1 | URL
열반인님 읽으시면 꼭 독후감 남겨주세요 ㅎㅎ열반인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넘나 궁금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13 21:21   좋아요 0 | URL
넵넵 저는 쓰려고 읽잖아요 ㅋㅋㅋ내내 궁금하긴 하네요. 제가 읽은 것은 (그것도 맨 이 들어가는데) 좀 약했거든요…
 

 엑스레이   엠알아이   찍고 방사능 충만해서( 엠알아이는 방사능없다고 한다…)쓰는 글입니다.

 

 다친 걸 알게 된 이웃분들은 왜 병원이나 한의원에 가지 않냐고 근심 걱정이 크셨다아니 저기저도 병원 네 군데나 가 봤어요두 곳은 오늘 하루에 간 거지만요ㅋㅋㅋ

 병원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면 좋겠다그렇지만 아시잖아요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내가 두려워 한 게 그걸까저장강박증 환자들이 집에 있는 물건 못 버리고 무기력한 모습 나오는 책 보면서 아난 쓰레기는 잘 버리지만 그래도 저거 나랑 비슷한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부상 +39일 오늘병원에 갔다.

 결론은… 두 군데 병원에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도 모르겠네하면서 진료의뢰서 꾸덕꾸덕 두 장을 받았다

 

 수많은 병원 찾다 망설이고집에 얌전히 앉아 보내던 날들 돌아보며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내가 잘못한 건 무얼까 오래 생각했다.

 범인은 수학이다!!!!

 수학을 잘 했더라면아니 못하지만 잘하고 싶다고 깝치지 않았더라면그거 못해서수능도수능 이후 첫 모의고사도 수학4등급이라는 인생 굴욕 점수를 받지 않았다면 나는 안 다쳤을 거야맨날 수학한다고 앉아만 있다가 살이 찌지 않았다면체중 증가와 스트레스 해소를 해야겠다며 매일 걷기로 마음 먹지 않았다면걷다가 집 뒤에가 온통 산인데 하고 산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면조그만 돌부리를 마주칠 일도 없었을 테고 발목이 꺾일 일도 없진 않았겠지만 확률이 낮아졌겠지.

 수학 네가 잘못했다

 

지난 이야기

1.00본외과-산에서 내려와 마을버스를 타고 내린 곳에서 가장 가까운 의원이었다원장님이 직접 엑스레이를 찍어주셔서 방사선기사님 없는 건가 신기하네했다양발목 뼈 사진은 희고 깨끗하고 예뻐서 나는 내 발목뼈에 반했다선생님 눈에도 뼈나 인대 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나 보다엑스레이로는 인대나 실금은 안 나온다고 하긴 했다아프긴 아픈데 선생님이 누르는 곳은 다 그냥 견딜만했다아이고 아파요 하고 데굴데굴 굴렀어야 했나염좌 같구요깁스까진 안 해도 될 거 같고소염제 드시고오늘 물리치료 받으시고물리치료 꾸준히 나오세요

 그리 심하게 다친 것 같지 않게 결론을 내셨고고정치료 없고매일 나와서 물리치료해라-이런 처방은 아나 아픈데 별로 안 다쳤나보네… 그런 강한 신호가 되었다조금 아쉽기도 하다이후에 부종이나 멍이 생기거나통증이 더 있거나 하면 어찌어찌하라고그러면 더 다친 걸 고려해 다른 검사나 이런 걸 할 수도 있다고 몇 마디 해주셨으면 조금 달라졌을까

 

 그렇지만 인터넷보다 두 배 비싼 보호대 받아 차고집에 돌아가는 길에 발목은 많이 아팠고나는 걸어서 치료 받으러 다닐 자신이 없었다음 이러고 돌아다니다 발목 더 조질 것 같다하고 칩거를 했지요발은 부종과 멍과 통증과 이런저런 불편을 반복하지만 뭐 그냥 못살 정도는 아니고… (오늘 만난 원장님들은 좋은 말로 타원 보존적 치료를 했다고 서류상 써놓으셨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처음 만난 선생님은 일반외과전문의셨다나 충수염 수술해준 선생님이 외과전문의잖아정형외과랑 외과는 다른 거 알긴 아는데 또 응급 상황이라 그런 거 따질 정신 없었고… 본은 뼈 아니어하여간에 그렇다고… 

 

2.000정형외과-3주만에 음 부종이 왜 아직도그래병원 가겠어다시 찍으라면 찍겠어물리치료든 뭐든 하라면 하겠어… 불편한 발 끌고 가장 가까운 정형외과까지 겨우 도착했지만슬쩍 부은 발목 보자마자 진료실의 선생님은 처음 간 병원에 가라고 하셨다… 병원 멀어서 여기로 옮기려고 한다고 해도 그러면 가서 전원요청서 이런 거 받아오라고… 으앙

 

 전의를 잃고 다시 칩거… 4주차에는  허리무릎종아리타고 발목 발끝 발뒤꿈치 이어지는 무지막지한 방사통이 발생했다왠지 모르겠는데 발목 부종도 심해지고 발등까지 띵띵 부었다나도 모르게 다친 다리 골반을 바깥으로 틀고 다녔네자세 교정하고 영상보고 발목 다리 얍얍 재활운동도 따라하고… 그랬더니 부종이 푸슈슉신경통증도 줄었다잠시 그러고 나서 다시 발목이랑 이런저런 다리 통증 재발발목은 왠일인지 갑자기 마구 붓더니 난리가 났다내가 뭔짓을 했나 곰곰 생각해보니 부종 나아지라고 발 거상하고그래서 앉을 때도 뭐 받쳐놓고 다리 펴놓고잘때도 베개 받쳐 올려 놓고걸을 땐 발목에 부하 걸리지 말라고 하여간에 이상하게 걷고그래서 무릎이 원래 펴는 거보다 과도하게 펴는 행동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무릎 뒤 오금 이랑 그 주변 종아리랑 그래서 디지게 아프고거기 괜히 반대쪽 다리 주물러도 멀쩡하다고 똑같이 종아리 주무르면 베고 찌르는 신경통이 유도되면서 한동안 기절해야 하는 것이었다. (걸음 좀 잘 못 걸어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오늘 이야기

3.0000마취통증의학과주변에 정형외과는 많다그렇지만 동네 특성상 시설노후를 지적하는 리뷰들이 많았다정형외과치면 나오는 병원 중에 마취통증의학과 있어서 이건 왜 나와하고 들여다보니 작년에 지나가다 새로 병원 열었네했던 곳이었다엑스레이로는 안 나오는 인대 초음파로는 볼 수 있다는데 여기는 초음파로 미세하게 들여다보고 주사 놓고 하는 데라고정형외과 진료도 본다고원장님 소개 보니까 개원 전에 정형외과에서 페닥 하신 듯… 간다일단 인대 상태를 보자간다!

 

 다리를 본 선생님의 표정이 어두웠다많이 부었네요거의 6주인데엑스레이를 먼저 찍었다여기는 기사님도 따로 있고 이쪽저쪽 진짜 여러방 여러 각도로 뺑뺑 다 찍었다그러고나서 원장님이 초음파를 한참 봤다발목은 한참 보고 무릎은 좀 보는 듯 하다 말고 진료실로 갔다.

 

 엑스레이상 골절은 안 보임그래도 미세골절이나 뼈조각이나 그런 건 여기 안 나온다고초음파로도 부종 심하고 인대 확인 안 됨그래도 이런 붓기면 인대파열 상황을 배제할 수 없음서류 써 줄 테니 큰 병원 가서 MRI        찍어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그래도 뭐가 안 나오면 보전적 치료로 뭘하든가 해줄 수 있다고

 

 정직하고 빠른 GG를 받은 나는 슨생님이 써주신 진료의뢰서를 고이 안고 가장 가까이에서 MRI촬영이 가능한(이미 미리 알아놨음하아…) 족부병원으로 향한다. (슨생님 엑스레이 찍은 거도 같이 주셨음 좋았을텐데..)

 

4.0000병원-의원에서 병원급으로 넘어왔다사실 가장 가까운 곳 중에는(그래도 가능 의료기관들 중에는 먼 편이지만부상 전 같으면 날듯이 십분컷 했을 거리…) 족부전문병원 내세우는 여기가 최선일 거라는 생각을 초반부터 했지만 이 병원 블로그 대놓고 수술할 땐 수술해야 됨미다보존적치료는 초기에 해보는 거고 우리가 수술은 제일 잘함 짱짱!! 이런 느낌이라 조금 무서웠다

 진료실은 네 개나 있고 여기에 7명 선생님이 번갈아 근무하고수술방 내내 돌아가고휠체어와 목발이 난무하고 대기 환자가 꽉 차 있는 곳이었다접수수납진료전 사전상담(대리 문진에 가까운 수준…) 모든 게 큰 병원처럼 분업이 되어 있고나는 오늘 엑스레이실채혈실, MRI실을 뺑뺑이 돌게 되지

 

 엑스레이 이상 소견 없었다고 해도 자기네 병원에는 자료가 없어서 일단 한 번 더 찍고 오라고 해서 오늘 방사선 많이 맞네요… (나중에 알아보니 다행히 엠알아이는 방사능 없다고 하네아침에 사진 많이 잘 찍었는데여기는 그냥 몇 방 안 찍음사진 찍고 오랜 대기 끝에 진료실에 갔더니이번 선생님도 부종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이건 발목 염좌든 골절이든 지금쯤이면 이렇게 부을 건 아니라고발목 문제 아닌 거 같다고 했다아 저 발목 다친 거 맞는데… 무릎 안 좋은 이야기를 하니 무릎 보는 선생님은 따로 있어서 여기서 못 본다고 했다. (정형외과인데 그렇구나엄청난 분업…) 이거는 발목이 아픈 게 아닌 거 같다고발목이 아픈게 아니면 자기는  MRI도 찍어줄 수 없다고 했다… 선생님그럼 전 어느 과목 진료를 봐야 하죠글쎄어렵네요순환 쪽 문제 같으면 혈액내/외과? (내과인지 외과인지 제대로 못들음

 그래도 일단 발목 상태를 봐달라고 했다선생님은 빙빙 발목 주변을 돌아가며 꾹꾹 누르며 아프냐고 물으셨고맨날 잘 때 누우면 바닥에 닿으면 아픈데 왜 맨날 선생님들이 누르면 나 안 아파??다 나았나???ㅋㅋㅋ하다가 처음 다친 외측 인대 부위는 조금 아프네요하니까 그제서야 그럼 찍어줄게 하셨다… 엠알아이 찍더라도 인대 외에 다른 통증이나 부종은 본인이 뭐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몇 번을 강조하시고… 

 

 직전에 앞에 누가 바로 들어가서 MRI실 앞에서 삼십분 쯤 대기하고들어가서 누워서 또 한 30분을 웅웅 치이 끼이끼이 뭔 기계에 발 뻗고 있었다누운 채 깨달았다내가 지금 아픈 곳은 발목이 아니야이렇게 오래도록 펴고 바로 누워있던 게 오랜만인 무릎허리여기가 문제로군 ㅋㅋㅋ진짜 무릎이랑 허리가 너무 아파서 움직이고 싶은데 그러면 촬영 망하고 더 오래 걸릴 거니까 괜찮아 겨우 몇십분으로 안 고장나 이미 고장났어하고 참고 버텼다.

 

 11시반 쯤 진료받고 기다리다 12시쯤 찍으러 들어가고 12시반에 밖에 나왔는데다들 어디갔어… 꽉 차 있던 환자들도줄지어 앉은 수납계 직원들도 다 사라졌다..점심시간은 1시부터인데 그렇게 되었군… 채혈실 가서 염증이랑 류마티스 검사한다고 피뽑고선생님 판독할 동안 대기의자에 또 한참 앉았다아니 여긴 사람 근골격계 치료하는 병원인데 의자가 글러먹었다몇 분 앉았더니 허리랑 엉덩이 허벅지 너무 아파옆으로 옮겨 앉으니 쿠션 꺼진 부분에 프레임이 슉 나와 있음옮긴 곳도 몇 분 후엔 똑같해서 오마이 하고 또 옮기고궁금하다그냥 무심함일까 의도적으로 허리든 뭐든 아프게 해서 진료 열심히 받게 하려는 전략일까… 후자의 자본주의 마인드가 아니라면 환자 생각하면 의자 제발 좀 바꿔주셈… 집에 왔는데도 아직도 허리 아프다그냥 내 허리가 안 좋은 상태라 이럴까

 

 발목 문제 아닌 것 같다고 심각하게 딴데로 내쫓을 궁리하던 선생님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발목 인대 파열 맞네요그럼 저는 재활 프로세스 갑니다… 인대 파열이면 그러면 얼마나 파열되고 얼마나 붙었냐고 물으니 그건 엠알아이 본 걸로는 의미가 없다 얼버무리고 재활은 뭐하는 거냐고 물으니 그건 나가서 물리치료실 가서 설명 들으라 하고… 다음 내원하면서 재활치료 받고 피검사 결과 듣고 진료 보라고 했다또 붓기는 위층에 하지외과가 있으니 거기에서 검사 받아 보라고 진료의뢰서를 써 주신다고 했다

 

 당장 이번 주 중으로 물리치료 일정 잡으라고 하고 당일은 바로 안 되는 것도 조금 어리둥절뭐 병원 안의 예약일정 같은 게 있겠지… 가보니 물리치료실에서는 체외충격파와 도수치료 두 가지 한다고 했고 물리치료 후에 진료예약을 잡으라고 했다사실 두 가지 물리치료 하는 곳은 가까운 병원도 있긴 하다비용은 두 가지 합치면 18만원이라 실손의료비로 커버 안 돼… 오늘 엠알아이로 45만원 이미 많이 썼으니 치료 일당 감안하면 다른 날 잡아주는 게 배려일지도… 어쨌거나 피검사 결과 들으려면 이 병원 한 번은 더 와야 했다물리치료실이랑 원장님 진료일도 맞춰야 되서 다음 방문은 목요일로 잡았다.

 

 시간은 다들 점심시간이고위에 가보라던 병원도 점심이라 아 그럼 내일은 티비고치러 온대니까 어쩔 수 없고 수요일에 그 하지외과인가를 가보고 목요일에 병원가야지 하고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선생님이 써준 진료의뢰서를 보니… 저 실컷 오른쪽 다리 이거저거 찍고 만지고 하시고서  lt leg…아래 내용 보니 좌측 발목 엠알아이 검사 결과 인대 파열이고 좌측 leg foot swelling에 대한 vascular evaluation를 좀 해주시라고 잘 써 주셨다아 오른발목 오른다리라고… 

 의사 선생님 소견은 중요한 거니까 내가 오른다리 내놓고 사실 여긴데 잘못 써주셨어요하면 진료를 안 봐줄지도 모르니까 일단 목요일에 정형외과 다시 가고 다시 서류 써주시면 그때 가보기로 하지요

 

 그래도 본인이 모르는 부분 역량 아닌 부분 다른 의료기관이나 다른 과목 권하는 거는 차라리 양심적인지도 모르겠다싶으면서도 두 선생님 얼굴에 떠오르던 물음표 백만개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다른 병원 가 보시죠를 연속 세 번 받은 것도… 소염제랑 근이완제 일주일치 받아왔으니 그걸로 부종이 염증반응이라면 좀 나아지길 기대 중… 오랜만에 나가 보니 생각보다 걸을만했고 (그래도 먼 거리는 대로에서 택시 잡아 돌아왔다지금 가장 아픈 곳은 엠알아이 찍는다고 한참 바로 누워서+꾸진 의자에서 앉아서 버틴다고 자극받은 무릎과 골반과 허리ㅋㅋㅋ 발목은 바로 재활치료 갑니다체외충격파랑 도수치료 ㄱㄱ 하는 거 보니 조금 붙긴 붙었나보다…(얘기 잘 해달라고요물어봐도 왜 안 가르쳐줌..) 수술은 발목불안정성 생기면 그때 고려하지요했다

 

 하도 병원 가세요걱정이에요 감사하게도 죄송하게도 걱정 끼친 분들이 많아 별로 안 궁금하시겠지만 길게 정리해 봤다발목인대 파열된 건 맞구요…(나도 알았어요다치는 순간부터요…) 뼈는 안 뿌러졌구요… 왜 아프고 붓는지는 선생님도 모른대요… 병원 방문은 치료의 완성이 아닌 원인 찾기의 시작이네요… 낫게 하는 건 시간이겠죠.


+아플 때 어느 과목 진료를 볼지 알려주는 책이 있을까? 궁금해 찾아 보았다. 괜찮은 거 있음 하나 갖춰놔야 하나…하고.


일본에서 나온 책이라 우리랑은 진료 체계가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목차를 보니 음 몸이 부을 때? 저는 다리 한쪽만 부었습니다… 왠지 부종이 있으면 신장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거 나올 듯…ㅋㅋㅋ혹시 우리나라 관련 도서 있는 거 아시면 손?


비슷한 검색어로 병원에 가야 할까요 기도해야 할까요 보고 조금 무서웠다…왜냐면 나는 기도할 곳이 없거든요…병원은 다녀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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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5-08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후.... 열반인님 글 보면서 빨리 병원 가보셔야 하는데 생각은 했으나 잘 알지는 못해서 댓글 못 달았었어요.
발목인대 파열.. ㅠㅠ 일단 발목 치료 잘 받으시고 그 뒤에 무릎과 허리도 좀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병원가는거 엄청 싫어하긴 해요...)

반유행열반인 2023-05-08 17:30   좋아요 2 | URL
수하님 감사합니다! 병원 좋아하는 사람 심지어 의사 선생님과 다른 의료진 의료종사자들 중에 하나도 없을 것 같긴 해요 ㅋㅋㅋ그렇지만 아무도 안 좋아해도 꼭 필요한 곳…

라로 2023-05-09 0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이 글을 봤지만 저도 가슴 초음파 하러 갔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했어요,, 정말 너무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도 당분간 고생을 하셔야 하다니,,,ㅠㅠ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반유행열반인 2023-05-09 09:34   좋아요 1 | URL
라로님 초음파 검사 받으신다니 괜찮다 소리 들으러 가신 거죠!!! 늘 건강하시고 재미난 책도 많이많이 보셔요. UCLA는 장학금을 내놔라 ㅋㅋㅋㅋ

새파랑 2023-05-09 0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 정확한(?) 병명이 나왔으니 재활에 집중하시면 될거 같아요 ㅋ
저는 왠만하면 병원에 안가게 되더라구요. 그냥 아픈대로 살다가 괜찮아지겠지 하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5-09 09:33   좋아요 3 | URL
단순 발목염좌(1도?)랑 파열(2,3도?)는 또 처치나 예후, 치료기간이 다른가 보더라구요 ㅎㅎ새파랑님도 이제 연세(?)를 생각하시면 아프면 너무 내버려두진 마세요. 칩거 오래한 제가 할 소리인지는 또 송구하지만 ㅋㅋ
 
[eBook] 루시의 발자국 -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탐구 여행
후안 호세 미야스.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남진희 옮김, 김준홍 감수 / 틈새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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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3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걷는 일의 어려움을 생각해 본지 오래 되었다스물 두살 무렵 발과 다리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아주 심했던 적은 있었다밤새 긁어 피가 나다 못해 진물이 흐르는 열린 상처가  달을 갔고 바지든 치마든 걷는 다리에 휘감겨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휴학을  상황이  되어서 고통을 참으며 기다시피 산꼭대기의 강의실에 오갔다동전 모양 습진이 잔뜩 박힌 다리 부위를 종아리 아래로  자르고 싶었다

그러면 고통이 없을  알지   몸이  나아진 학기에 약과 건강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 유령통증환상통에 관해 배웠다분명 절단해서 사라진 부위인데도 없는 곳이 아프다고 했다으악나는 찢어진 피부가 아픈데다 너무 가려웠으니까 가려운데 긁을 부위마저 없다는  이거야말로  채로 지옥이겠다.

이런저런 병치레를 겪고 나서 알게   죽을 정도가 아닌 병들은 시간이 (아주 오래일수도 있지만 어쨌거나지나고 나면 나아진다는 사실이다완치가  되더라도 아프지만 불편하지만 그냥저냥 체념하다가 다행히도 대부분의 아픔은 가셨다.



 달이라는 기간은 사달이  발목이 완전히 회복되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지만나머지 부위들-무릎 관절이 굳거나 골반과 허리 - 비틀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균형이 틀어진   어딘가가 눌려서 허리부터 발끝까지 타고 가는 신경통증인  모르고 아이참  발목   낫지 했다자세를 교정하고발목 문제가 아닌  같으니 이런저런 스트레칭과 재활운동도 따라하고그런데도 갑자기 신경이 눌려 종아리가 칼로 저미는  같은 통증이 생긴 날에는 왠일인지 집에 신경통약이 있어… 오래 전에 편두통 심해서 신경과에서 받아놓은 가바펜틴을 수유중이라  먹고 그냥 처박아 두었는데 그날 밤의 구원이 되었다다리  아픈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약 하나가 알려주었다약중독자들이  약에 빠지는지도   같았다자다 깼는데 전에는 아파서 깼는데  먹은 날은  통증이 전혀 없어흐뭇이러고 다시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다  기운이 사라지는  느끼며 깨는 순간 기분이 가라앉았다아직  나았네

약은   없고 나는 중독자가 되면  되기 때문에 하룻밤 의지한 뒤로는 애껴두기로 했다진통제 개발한 과학자들 진짜 인류의 불행 절반을 덜었다… 발목이 아파도  참고 다른 부위 굳지 않게 스트레칭도 하고 실내 자전거도 십분 정도  보았다



아기가 걸음마 시작  때는 자세도 엉거주춤하니 저게  저리 어려울까 했는데 이제 내가 걸음마를 다시 배워야한다… 감각 사라지고 근육 빠진 발바닥과 발목과 무릎에 힘을 싣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와중에 ‘루시의 발자국이라는 책을 발견하고는 관심이 갔다예전에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에서 오래전 조상 뻘인 에티오피아의 루시 화석을 보면 다리가 부러진 흔적이 있다고 했다나무에서 떨어졌든가 헛디뎠든가 하여간에 그걸 인류 최초의 실수흑역사처럼 표현하고 있었다  말고 다른 책에서는 루시의 부상이나 사인을 별로 언급하는   봤다

다리가 부러져 더는 움직일  없는 루시가 도우러  사람도 너무 멀어서 누운 채로 깜깜한 밤을 맞이하는 모습을 상상했다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입이 마르고 배가 고프고 다리도 너무 아픈 루시는 이제 나는 죽는 걸까 죽으면 저기 빛나는 곳으로   있을까 그런 미래나 사후에 대한 생각을 초기 인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가는 길에 엎어져  일어나고 죽은 할머니도 생각했다할아버지에게 맞아 부러진 갈비뼈의 통증이 아주 오래 지속된 뒤였다죄많은 주정뱅이 원숭이띠 영감탱이는 90살이 넘었는데 여태 죽지도 않아영감탱이 본 지도 16년은 됐나보다.



잡소리가 길다루시 이야기는 이족보행으로 얻고 잃은 것을 이야기하면서 고생물학자가 소설가에게 아이들이 해변 걸을  발자국을  보라고 했던 데서 나온  같다원제는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에게 들려준 - 되는데소설가에 따르면 고생물학자 아르수아가가 사피엔스고 소설가 미야스가 네안데르탈인이다이과돌이가 문돌이에게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도 맞다배경이 스페인이고 그래서 스페인식 농담인가 빈정거림인가 이것도  새로웠다 아저씨가 들판시장동굴식당장난감가게성인용품가게약국 등등 온갖 곳을 돌며 인간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서술자는 소설가인데 소설가는 나도  이상한 놈이지만  고생물학자 놈은  이상해그치만 우리는 칭긔칭긔 하면서 잘도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잘도 먹는다문과돌이가  언어에 천착해 아무말잔치하면 이과돌이가  그거 아니야하고 문과돌이는 뉘에이러고 쭈그러드는 패턴이 티키타카 계속 이어졌다그게  많이 웃겼다소설가라서 배경 묘사나 계절을 환기하는 표현이 감각적인데 자꾸만 춥다 그래서 너네 지중해성 기후  정도 겨울 가지고 고생물학자 너님은 겨울이 질병 어쩌고너네 겨울이 감기면 우리 겨울은 폐렴이야… 러시아 겨울은 사망 내지 혼수상태



인류나 고생물에 관한 이런저런 책을 전에도 보긴 했는데 이번 형식은 참신했다문과돌이가 열심히 허덕이며 받아적고 따라가려고 애쓰는   감정이입되기도 했고 ㅋㅋㅋ스페인의 동굴벽화나 산악 풍경 너무 몰라서 검색해보는 재미도 있었다대화 형식인데 둘의 대화를 가능하면  놓치고 살려서 그대로 전해주려고 작가가 애쓴 것도 느껴졌다그래서 인간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냐면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내가 책에서 말하는 반대쟁이인  알겠다ㅋㅋㅋㅋ 사회성과 도시성이 고도로 완성된 시절에   좋게도 이런 저런 관계망들을 얽어 놓은 상태에서 다친 덕에 나는  달을 집밖을  나가고도 생존은 물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 벌어 오는 사람도 있고 애들 돌봐주고 집안일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택배 실어다 주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이러니까 왠지 내가 진짜 쓰잘데기 없이 살아만 있는 기분인데… 얼른 나아서 무럭무럭 자라서 은혜갚은 까마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밑줄 긋기

-삶은 위협적으로 겁박해 오던 불길한 기운을 잠시나마 저지할  있었다 순간 차원이 변하는 것을 오롯이 느낄  있었고 역시  일부분이다시 말해 삶의 변위의  부분이 되었다모든 생각이 금작화처럼 짧지만 노란시간 속에아스포델처럼 하얀 시간 속에라벤다처럼 붉은 시간 속에풀잎처럼 또는 풍경에 일침을 놓는 가시처럼 녹색 시간 속에 머물렀다각각의 색은 무궁무진한 차이를 만들어냈다금작화를 덮은 구름의 그림자가 느리게흘러가고 있을  생각에도 조금씩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활짝  금작화.     달쯤 있으면아마 그보다는조금  빠르게태양이 조여 오기 시작할 즈음  노란색도 작은 생명의 아름다운 죽음과 함께 사그라들 것이다.



-“발은 아치 뒤쪽에서 기둥 역할을 하는 발뒤꿈치부터 땅에서 떨어집니다몸무게는 발의 바깥쪽 가장자리에 잠시얹혔다가 결국 발의 아치 앞쪽으로 옮겨 가지요이어서 발가락들이 구부러지면서 발이  위에 얹히게 됩니다엄지발가락이 마지막으로 땅을 밀면 다리는 시계추처럼 앞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350   이족 보행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발자국들은 해변 모래 위에 찍혀 있는 우리 아이들의 발자국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우리 모두 무의식 상태에서 생체 역학적으로 움직입니다.”



- 발의 아치 모양을 의식하며 발의 뒷부리와 앞부리를 움직여 보았다먼저 발뒤꿈치 부분으로 땅을 밟은 다음이때 받은 충격에서 비롯된 에너지가 발등을 통해 앞부리로 전달되고이어서  힘은 발가락특히 다리를 앞으로미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엄지발가락까지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있었다나에게는  발로  자세 자체가 문법적인 기적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쪽에서 앞쪽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을문장을 구句로 나누어 살펴볼  있듯이 분석할  있을  같았다주어동사직접 목적어나는 다시는 제멋대로 걷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했다.



-“농업은 누가 발명했을까요?”    여성이에요.19 이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남성은 들소매머드를 쫓아 온종일 돌아다녔거든요남성은 들소를 잡아 귀가하고 싶었어요바로 이것이 지위와 권력을 상징했거든요선사 시대 그림은 사냥을 나간 남성들을 기다리는 아이들노인여성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하지만 보통은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돌아왔을 겁니다오히려 여성들이   지중식물이나 바다에서 잡은 갑각류와 같은 소소한것들을 가지고 기다렸을 거예요.”    예측이 가능하고일관성이 있으니까요.”    바로 여기에서  손에  자원을관리한다는 개념이 생깁니다 때문에 농업이라는 진일보한 단계로 나아가게 되죠자원 관리는 아주 중요한 인식 수준을 담고 있어요예를 들어계절을 알아야 해요봄에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가을에는 어디에 있어야 할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이를 이용하려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흐름을 쫓아갈  있어야 해요 힘을 다해 보살필 종과 외면해야  종을 구분할  알아야 합니다어떤 종이 생산에  유리한지어떤 종을 경작할지  기억해야 하지요어떤 식물이 싹이 트고 성장할  있도록 돕는다면아직 완전히 농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니지만 농업에 거의 다가갔다고   있지요



-선생님이나 저는 네발짐승들과 비교했을  허리 아래쪽이 다르고그리고 지상에 사는 대부분의 포유류와 비교했을  허리 위쪽이 다른 구조로 되어 있어요허리 위쪽을 보면 우리는 거의 침팬지에 가깝지요허리 아래쪽은인간만의 특징이 있어요생각해 보면  희한한 조합입니다.”    켄타우로스처럼요?”    우리는 키메라예요.”    고생물학자는 가끔 이처럼 충격적인 출구를 제시하곤 했다.



-“우리는 무게 중심이 벨트 버클 높이에 있다고 했었지요메커니즘 관점에서 보면걸을  무게 중심이  움직일수록 몸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져요 걸음 걸어 보면서 버클의 움직임을 관찰해 보세요.”    나는 걸으면서 움직임을  느껴 봤다버클이 지면과 평행이 되는거의 일직선에 가까운 선을 그린다는 것을   있었다나의 무게중심은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았고양옆으로도 움직이지 않았다.    놀랍지 않나요?” 아르수아가는 의기양양한표정을 지었다. “인간의 이동은 생체 공학이 만든 기적이에요덕분에 우리는 이동하는  미량의 에너지만 사용해도되는 겁니다우리는  거리를 이동할  있게 만들어진 종족이에요우리는 보행을 기초로  종족이니까요.”    덕분에 이렇게 멀리까지   있었던 건가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선생님도 한번 생각해 보면 알겠지만걷는다는 것은 계속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라고도   있어요.”    정말멋진 설명이네요!” 나는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걷는다는 것은 계속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라니…. 산다는 것은결국 끊임없이 죽어가는 것이라는 말과 똑같네요.”    그렇지만  제어된 방식으로 넘어지는 겁니다.” 고생물학자는 내가 수사적으로 한마디한 것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말만 이어 나갔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의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거예요앞으로 넘어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요.”    죽어가는  역시 눈치채지 못하지요.” 나도 계속 말을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누군가에겐 우리가 무서운 존재로 보일 것만 같았다정신병원에서 도망쳐 나온 듯한 어른 둘이 1월의 어느 수요일에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운 날씨 속에서 시소를 타며 흔들대고 있었다오르내리는 중에 고생물학자는 우리중  사람이 앞뒤로 자리를 이동하면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을 물릴 정도로 실컷 보여 주었다이어서 시소를아래로 눌렀다가 위로 띄우길 반복하면서 대퇴골에 대해 엄청난 찬사를 했지만필기도   없었고 녹음도  수없어서 아르수아가의 말은 빗줄기에 눈물이 사라지듯 사라져 버렸다대퇴골은 동시에 너무 많은 것을 제어하고있었다그는  뼈가 진화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이야기했다.    건축학 차원에서 봤을 진정한 의미의완벽  자체라고   있지요세계 최고의 건축가도 우리가 걸을  우리 몸무게 전체를 지지해 주는 대퇴골의목부위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테니까요.”



-아고라는 자연에 등을 돌린 장소입니다철저하게 도시적이면서 공적인 장소이지요생각소통정치시장경제등  모든 것이 아고라에서 시작됩니다아고라는 자연을 부정합니다들판이 아닌 장소예요선생님이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면 제일 먼저 공적인 장소가 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공적인 장소가 있다면그것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문명을 이야기하는 겁니다반대라면 단순한 집단일 뿐이고요.



-“사회의 복잡성은 선함을 보장하지도정의를 보장하지도 않아요이제 선생님의 관심을  만한 역사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볼게요콜럼버스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에는   명의 메티콘 신도 없었어요  명도요이유가무엇일까요신이 출현하는 단계인 사회 복잡성 지수 6.1 충족시킨 사회가   곳도 없었기 때문이에요 더정확하게 말하자면복잡한 사회가   곳이 있었어요잉카였습니다그런데 잉카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스페인 사람들이 잉카에 도착했을 때는앞에서 이야기한 시차로 인해서 아직 친사회적인 신이 출현하지 못했어요조금 시간이 부족했던 겁니다. 100 정도요신의 출현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는데 말이죠메티콘 신이 존재할 만한 조건다시 말해 사제 계급까지 있었어요친사회적인 신은  개인이 각자의 신앙이 있을 때는 출현할  없어요자로  듯한 규범이 있고뿌리를  내린그리고 보편적이면서도  조직된 집단적 성격의믿음이 있어야 하죠 모든 조건이 갖춰져야 신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선생님도  알게 되겠죠다윈은 이런 식으로 맬서스를 읽으며 ‘무의식적인 선택이라는 해결책을 찾았어요자기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쟁 말이에요자연에선 모든 것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 자연 선택 때문에거의 모든 것이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예요.”    그래서 시계 제작자가 없다는 주장을 했군요.”    대신 경쟁과 선택이 있고이로 인해 살아남는 비율이 정말 얼마 되지 않아요 이론은 모든 종에 유효해요인간에게도요선생님과 부인 사이에 열여섯 명의 아이들이 있다면 자연 환경에선 겨우  명만 살아남을  있어요.”    충격적이네요.”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초래할까  걱정되네요.”    다른 사람의 불편 따위는 잊어버리세요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며 평생을 보내게  테니까요.” 아르수아가는 나를 꾸짖었다



-진화는 내적인 논리가 있어서 모든 가능성을 수용하진 않죠육식성 토끼는 존재할  없어요토끼-고양이도 가능하지 않고요 달린 육식 동물도 불가능해요어느  고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조르주 퀴비에Georges Cuvier 앞에 악마가 나타나 ‘나는 악마인데 너를 잡아먹겠다.’라고 이야기했대요그러자 퀴비에는 악마를 위아래로 바라보면서 ‘너는 뿔도 있고 발굽이 있어서 절대 육식 동물이   없다.’라고 하고선 그냥 침대에 돌아누웠대요자던 중이었거든요.



-뇌가 작아지는 것과 길들이는 것은 각각 어떤 결과를 낳나요?”    예민한 감각을 잃게 되지요늑대는 수캐들보다  냄새도  맡고 청각도 발달했죠늑대와 같은 야생종을 길들이면 특이한 성격이 나타나기 시작해요다양한변종이 만들어지지요귀가 처지고얼룩점이 생겨요반대로 가축화되었던 동물이 야성을 되찾으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갑니다야생화된 개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늑대 상태로 되돌아가지요가장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새끼를 고르는 것이 바로 선택이거든요이런 조건에선 가장 강한 놈만 살아남아요그러므로 우리도 만약 야생으로돌아간다면….”    다시 네안데르탈인으로 돌아가겠네요.” 그가 마무리 짓지 못한 말을 대신했다.



-“파코 이바녜스Paco Ibáñez 노래했던 호세 아구스틴 고이티솔로José Agustín Goytisolo  기억하세요? ‘혼자인 남자그리고 여자이런 식으로  사람씩 따로 간다면먼지와 같죠아무것도 아닌 겁니다아무것도.’”    정확한 표현이에요그렇게 써도 돼요.”



-“그럼  젊은이들이 아이를 가질  없죠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직업주거비 때문이 아닌가요?”    나는 그렇게  잘라 말할 수는 없을  같아요.”    물론 이건  생각이니까요.”    스웨덴의 경우엔 그런 문제가 없는데도아이를  낳아요.”    보편적으로 자본주의는 아이를 낳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죠.”    그것보다는  복잡한 문제라고 봐요.” 



-“길들이기는 계획된  아니에요일종의 회로예요생물학에서는 모든 것이 피드백이라는 순환 회로에 기초해작동해요진화는 화살처럼 앞으로만 날아가지 않고바퀴처럼 돌고 돈다고 생각해야 해요바퀴는 도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요우리는 점점  유순해지는 것이죠점점 순해질수록우리는  유순하고  고분고분한 사람을선택해 번식할 겁니다그리고  순하고 고분고분한 사람을 번식할  있게 선택할수록 유순하고 고분고분해지는것이죠이런 과정이 끝도 없이 계속되는 거고요.”



-우리의 경우엔 공동체가 나서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을 감옥에 가두거나 사형을 시켜 번식을 막았어요죽은 자는 번식할  없으니까요우리는 친사회적인 성격을 가지지 못한 사람을 수천  전부터 사형해 왔어요내가 예전에 선생님에게 이야기했던 영장류 동물학자인 랭엄에 따르면인간이란 종족 전체가 스스로 길들이기를 실행했던 거예요 이야기는 이제 끝이에요.



-“그렇지만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 머무르게  거예요.”    맞아요하지만 황당하죠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은 대가를 치르니까요갈릴레오도 대가를 치렀어요반대 의견에는 대가가 있어요인간의 군집 본능은 굉장히 강해요우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그것을  확인할  있어요아이들은 아직은 문화보단생물에  가깝거든요모두 똑같은 상표의 운동화를 신고 싶어 해요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을 어른들보다 더두려워해요…“



- 아시겠지만파충류의 설계도에서 선생님과 같은 포유류가 나왔어요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만들었죠비유한다면형이나 누나가 버린  옷으로 우리를 만든 셈이에요예를 들어태반은 알에 기초해서 만들어졌어요태반은  자체로 훌륭하지만처음부터 설계해서 만든 것과 똑같은 정도의 완벽함을 기대할 수는 없죠.



-“이들은 종일 움직였을 테고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보다  다양한 식단과   머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똑똑하진 않았을 텐데우리와 비슷하긴 했을 거예요그리고 최고라고   있는 점은 이거예요사근사근했다는 거죠절대로 건방을 떨지 않았어요그림을 그리고꾸미고치장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펜던트나 팔찌를 만들고손톱도 다듬고목걸이도 하고문신도 하고깃털 장식도 하고…. 제가 보기에  모든 것은 정신 상태를 반영해요우울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거든요러시아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상아 구슬이 달린 옷을 입은 해골이 발견되었어요옷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구슬은 남아 있었죠그런 장식을 만드는   시간이나 걸렸는지 선생님은 상상도   거예요아니   년이 걸렸는지도 모르죠치장하는  많은 시간을 썼어요잘생겼다고 생각했고잘생겼다고 느꼈을 거예요 자기들이 잘생겼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테고요그림을 그리기시작했을  어떤 행동을 했을지 주목해 보세요.”    한참  나는 침대에서 눈을 감은  깊은 명상에 잠겼다나는라 코바시에야 동굴에 내려가 다시 그림을 감상했다아직도 끝나지 않은 환상에 빠져 있었다동굴은 이미  마음 깊은 곳에 들어와 있었다.    그날  눈이 내렸다.



-교육적인 시각에서 보면아이들을 어른인  교육하는 것은 애벌레를 나비인  교육하는 것과 똑같은 잘못이죠애벌레는 나비의 축소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존재예요아이들도 작은 인간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존재예요정말 멋진 판단을 내렸던 오르테가는 아이들에게 돈키호테를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에 반대했어요이것은 어른을 위한 책이거든요사춘기의 자녀가 누에고치처럼 행동한다고 불평하는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부인걱정하지 마세요 고치에서 아름다운 나비가 나올 겁니다.’라고요



-“배고픔을 몰랐던 종도 있을까요?”    없어요북반구에서 살았던 모든 생명체의 절반은 질병과도 같은 겨울 때문에 죽었어요생명은 어떻게 봄까지 살아남을  있느냐에 달려 있었어요대가가 무엇이든 말이에요아주 소수만정말 소수만 살아남았어요봄은 비교적 너그럽고가을은 정말 풍성한 과일을 안겨 주지요만일 8월이 정해진 날짜 이상으로 계속되면 여름도 길어져요그러나 가을은 언제나  자리를 떠나지 않아요결실의 계절이지요모든 것이 하늘에서 떨어져요예를 들어카스티야에선 모든 사람이 아무 걱정 없이 도토리를 먹을  있어요돈키호테에서도 그런 모습을   있잖아요달착지근한데다가 돼지한테  수도 있고요.”



-얼룩말은  소화관이 필요해요얼룩말이 먹은 것들은 별로 열량이 없거든요양은 많은데 열량은 적은 것과 양은 적은데 열량은 높은  중에서 골라야 해요삶이 그렇죠.”    우리가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아닌가요?”    그렇죠우리가 하는 것도 이런 거예요원래 초식이었던 식사를 양질의 식사로 바꾸면 결국은 소화관도 여기에 맞춰야 하죠.”    그럼 여기에서 절약한 것이 뇌의 성장으로 이어졌나요?”    맞아요덕분에 사회생활을 증가시켰고이는 다시 정치의 출현을 낳았어요.



-“카할은 80대에  세상El mundo visto a los ochenta años》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어요정말 보석 같은책이죠 책을 통해 노년에는 어떻게 느낄까 이야기했어요노년과 죽음은 과학의 가장 중요한  가지 주제예요우리는  늙는가그리고 우리는  죽는가  가지요.”

-Naranjo de Bulnes 아르수아가와 미야스가 방문한 동굴벽화 인근의 산맥. 궁금해서 나도 찾아봤다. 들소벽화는 못 찾고 프랑스 동굴벽화만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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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04 12: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아직 회복중이시군요 ㅜㅜ 현재 열반인님 상황과 맞는 책을 읽으신거 같아요~! 빨리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04 19:25   좋아요 3 | URL
네 어쩌다 고르고 보니 걷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걷기 시작한 인류도 초기에는 서투르고 막 발 다치고 그랬겠지요?ㅎㅎㅎ 회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ㅎㅎ

우끼 2023-05-04 12: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감사해요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정말 흥미로운 책이에요. 열반님 글 항상 기다리는 1인 드림 - 열반님의 평안한 회복을 기원하며..

반유행열반인 2023-05-04 19:26   좋아요 5 | URL
기다려주시고 평안과 회복 기원까지 감사합니다 ㅎㅎ 초반엔 얘들 뭐라는 거여 했는데 익숙햐지고 나니까 책 막판에는 이인조(?)랑 헤어지기 싫고 재밌더라구요 ㅎㅎㅎ

Yeagene 2023-05-04 1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열반인님과 어울리는(?) 책을 읽으신 것 같아요 ㅎㅎ 책이 재밌어 보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04 19:26   좋아요 3 | URL
네 후반부에는 귀여움과 길들임과 개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와요. 개 이야기들으면 요즘은 곰탱이가 먼저 생각납니다 ㅎㅎ곰탱이 건강하게 잘 지내길 ㅎㅎㅎ

2023-05-05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5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8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8 17: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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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5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6 19: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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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이 되면 Dear 그림책
황인찬 지음, 서수연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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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황인찬 시, 서수연 그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절룩거리네. 


 오른발모가지가  성하니까 왼발이랑 오른손이 고생하다가 오른손목도 시큰한게 심상치 않다맨날 펜을 쥐고 독서대에 손목을 대고 문제를 푸니까  큰일이다손목보호대가 오늘 도착했다ㅋㅋㅋ점점 사이보그가 되어가는 절룩거리다 보니 몽실이를 비롯한 작품  온갖  절뚝이 친구들이 등장하는데오늘의 브금은 식탁에서 딸기 먹다 말고 갑자기 절룩거리네가 되어 취객마냥 목놓아 부르기 시작했다


 내 발모가지 잘라내고 월드컵코리아  손모가지 잘라내고 박찬호 20


 노래하는 엄마를 어이없이 바라보는 어린이들에게 니들 박찬호 모르지이랬다

 친구의 소개로 2004 달빛요정 홈페이지에 가서 시디를 주문하고 계좌이체를 했더니사인과 번호가 매겨진 시디가 도착했다내건 00707이었다


 동아리에서 공연  절룩거리네를 카피하기로 해서 요정 홈페이지에 허락을 구하는 글을 남겼다달빛요정님이 허락이라는  필요하겠냐면서 허락해주셨다공연   노래는 동아리 술자리의 애창곡이 되었다


 혼자 살던 달빛요정 이진원은 2010년에 뇌출혈로 음악요정에서 진짜 요정이 되었다이제  그때 요정보다 나이 들고 무력한 사람이 되었다네절룩거리네하나도  힘들어 그저 가슴 아플 뿐인 ㅋㅋㅋㅋㅋㅋ

계속 살다보면 이제  신해철보다 나이가 많아노무현대통령보다필립로스보다그런데 밀란쿤데라 만큼은 자신 없다아니  할배 살아 계시죠ㅋㅋㅋ


 황인찬의 시랑 초록으로 물들인 수채화 그림이  아름다웠지만나는 안다  동안 쉬기만 하지는 못할 거야자고 일어나면 여전히 한낮이 아니라 저물녘 어쩌면 한밤중일지도 몰라나를 둘러싸고  쉬었냐고 물어줬으면 좋을 가족들은 이미   곳에서 먼저 쉬고 있을  알아.

아직  백년도  되었는데  오른팔과 오른발목은 벌써 사이보그야 ㅋㅋㅋ지나면 낫긴 하겠지만시간 가면서 다른  팔다리도 눈도 귀도 내장도 뇌도 하나씩 낡고 고장이 나겠지

 그래서 내가 그린 그림책은 새까말  같다나는  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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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4-27 0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아무쪼록 쾌유하셔서
문제푸시는 손목도 가뿐가뿐, 문제도 술술 풀리기를!
건강하시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5-03 18:57   좋아요 0 | URL
얄님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얼른 가뿐가뿐 술술 했으면 좋겠어요. 얄님도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Yeagene 2023-04-27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아픈 곳은 낫지 않고 다른 곳도 점점 안좋아지시네요ㅠㅠ
빨리 나으시길 바라요♡

반유행열반인 2023-05-03 18:58   좋아요 1 | URL
예진님 늘 감사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