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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뉴욕 3부작> 으로 이미 국내에도 많은 펜을 가지고 있는 폴 오스터의 신간 <선셋 파크> 을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폴 오스터의 작품을 제대로 하나 읽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논한다면 넌세스일 것이고 그저 이번 작품에 국한하여 리뷰를 작성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조금은 안타깝기는 하네요. 폴 오스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독자들에겐 시건방진 끄적거림이 될 것이고 저처럼 그간 그의 작품을 대면하지 못한 독자들에겐 혹시 모를 도움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도회적이고 감성적인 언어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독자의 상상력을 기분 좋게 자극하는 '우연의 미학' 이라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국축한 탁월한 이야기꾼" 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으며, 아마도 현존하는 미국 작가중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작가중에 하나로 폴 오스터에 대한 평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이런 평을 듣고 있으니 더욱더 처음 대면하는 독자들에겐 호기심이 증폭하게 되고 과연 어떤면에서 그런 평이 나올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죠.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선셋 파크> 하나만으로 전부를 제단할 수 없기에 이에 대한 언급은 보류하고 <선셋 파크> 에 대해서 받은 느낌을 정리해 보도록 하죠. 우선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그렇게 특이하거나 독자들의 눈길을 확잡아메는 힘은 다소 부족한것 같습니다. 작가나 리뷰어들의 평들이 오늘을 사는 미국인들의 자화상을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 낸 작품으로 그동안 세계를 주름잡았던 '위대한 미국' 의 신화를 자아비판하면서 한편으로 삶을 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이야기라는 평이 지배적이죠.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사유이자 내러티브 자체라고 해야할 정도로 작가는 '위대한 미국' '아메리카 드림','프론티어 스프리트' 등 미국만이 지니고 있는 '정신' 과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속에 들어있는 '위대한 미국' 의 실질적인 괴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자로서 이러한 부분은 충분히 체득할 수 있는 스토리로 그렇게 가슴한켠을 밀물듯이 다가오는 것은 아니지만(물론 미국 독자들에겐 그 반향의 강도가 우리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름대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설정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폴 오스터가 심혈을 기우리고 작품 전체의 사유를 전달하는 방식에 이번 작품의 묘미가 들어있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인 마일스(사실 이번 작품은 누구하나 특정지어서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묘한 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죠)와 필라가 조우하는 장면에 있습니다. 그것도 동시에 <위대한 개츠비> 를 공원의 벤치에서 읽고 있는점이죠. 약간은 유치한 설정으로 보일수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설정들이 수없이 많이 만들어졌고 그렇기에 독자들에게 다소 진부한 묘사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결정적인 것이 바로 <위대한 개츠비> 에 있다고 보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F.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는 미국내에서는 거의 바이블같은 존재의 작품으로 '미국 정신' 을 대변하는 작품입니다. 바로 여기서 폴 오스터의 기막힌 아이디어를 엿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품 전반(뭐 제목에서 부터 왠지 블루 아메리카를 연상시키고 있지만요)을 관통하는 사유를 극적인 방향으로 몰고 간다는 것입니다. 무심코 아무런 생각없이 스쳐갈 수 있는 하나의 소품정도로 보일 수 도 있지만 바로 이부분이 어쩌면 초장에 작품에 대한 써머리를 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4명의 젊은이(왜 이렇게도 위대한 개츠비의 인물구성요소와 기막히게 떨어질까요) 이라는 인물구성도 그렇고 내러티브의 결말 부분도 <위대한 개츠비> 을 절로 떠올리게 합니다. 다른점이라면 <위대한 개츠비> 의 경우 아메리카 드림을 향한 저마다의 질주와 그 이면에 감춰진 상징을 보여주지만 <선셋 파크> 는 위대한 미국이 몰락해가는 광경을 넷명의 젊은이 각각의 처해진 환경을 한데 모아 선셋파크라는 곳으로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더구나 뉴욕이라는 동일한 장소가 한때는 불나방이 모여들던 화려한 미국을 상징했다면 폴 오스터의 뉴욕은 그야말 지는 태양을 상징한다는 것이죠. '위대한 미국' 을 상징하는 뉴욕이라는 공간에서 전혀 위대하고 싶지 않는 솔직한 심정을 여실없이 보여주고 있네요. 반전(굳이 반전이라고 해야할 파토스가 있기나한것인지 모르겠지만요) 에 해당되는 부분의 처리방식, 결말을 매조짓는 뉘양스, 공간적인 배경등 많은 부분에서 <위대한 개츠비> 꼭 빼닮은 작품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폴 오스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솔직히 F.스콧 피츠제럴드보다 훨씬 재미있기는 하네요.

 

 

   사족으로 이번 작품은 분량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스토리의 내용이 난해하고 용어의 부담등이 아니라 다름아닌 스토리에 속에 등장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작가들, 화가들 등등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인물검색을 하게 합니다. 뭐 그런것 있지않습니까 이런 인물들이 정말 실존했던 인물들일까라는 생각, 소설이기에 더욱더 그런 호기심을 자극하죠. 결론은 야구선수들과 그들의 행적은 실존했던 인물들이 맞았고 작가들은 반반 정도 뭐 이렇게 인물 검색이나 지역검색으로 시간을 소비했지만 여기서도 나름의 소득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폴 오스터가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 '위대한 미국' 의 사유가 담겨져 있기때문입니다. 세인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했던 스타들도 은퇴(자의든 타의든간에) 후 삶은 결코 '위대한 미국' 이 아니였다는 점, 그렇지만 평범한 삶속으로 되돌아와 무너저가는 위대한 미국을 체득하고 다시 일어설려고 하는 진지한 모습이 미국이라는 나라를 존재케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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