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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 - 생존을 위한 통찰과 해법
기디언 래치먼 지음, 안세민 옮김 / 아카이브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어느날 갑자기 난데없이 "흑묘백묘론"이라는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회색분자적인 뉘양스를 풍기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덩샤오핑의 연설에서 시작되어 또 다시 어느날 갑자기 난데없이 터져버린 미국발 경제위기는 세상사람들을 어리둥정하게 만들어 버렸다. 지난 30년은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변화와 굴곡의 시대라고 단정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화무쌍한 시간대를 보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난 30년전만 하더라도 세계는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범주내에서 미래를 예측하며 나름의 대응방식을 고안해 앞으로 달려갔지만 30년이라는 길지 않는 시기를 거치면서 세계는 이제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불확정의 시대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지금의 시대를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의 시대니 불안의 시대니등으로 명시하고 있는 이유도 다름아닌 예측불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번 <불안의 시대>는 바로 예측하기 힘든 시대의 정점에서 선 우리에게 지난 30년의 변화를 통해서 향후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서 반면교사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담론을 정리해 보는 기회로 다가오게 한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면서 그동안 30년간 격동의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확인한 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전환의 시대> <낙관의 시대> <불안의 시대>로 구분하면서 지난 세월을 되새김질 해 볼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정치 전반을 다루면서 짦은 시기이지만 심도 깊게 접근하여 한 시대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정량적인 개념에서 지난 30년이라는 수량적인 의미는 미비하게 다가오지만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 지난 30년만큼이나 세계사를 뒤흔든 시기도 없음을 저자의 논리에 따라가보면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바라본 지난 세월에 대한 접근방식(주요 사건과 주요 인물들의 등장과 그 내막을 인터뷰등의 르포형식을 통해서 학문적으로 심도깊게 고찰함으로써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스토리텔링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등)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게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물론 저자의 시각은 극히 서구중심적인 시각에서 출발했다는 단점 또한 보이지만 나름의 명확한 시대구분과 그에 합당한 일련의 사건들을 파일링했다는 점에서 일견 수긍이 가는 점이 많다는 의미에서 각 시대구분별 결정 요소를 음미해 보는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양차대전이후 미국과 소련을 양대축으로 진행된 냉전시대가 소련의 붕괴로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로 전환되면서 세계는 자유무역, 세계화, 민주주의의 전파라는 3대 전략의 장으로 전환되었고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자리잡고 있었고 사실상 다른 대안 또한 존재하질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단극체제에 대한 믿음은 그 중심인 미국에서부터 허물어 지면서 지금은 다양한 팩트가 상존하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축', "구심점"을 중심으로 시대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는 어쩌면 극히 서구적인 발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일반적인 현상에 대해서 전적으로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구심점을 상실한 지금의 시대가 마치 선장을 잃고 망망대해를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처럼 불안의 시대의 근원적인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또 다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등장과 성장에 대한 시각등에서는 동의하기 힘든 점들도 분명 상당한 부분 존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서구중심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그에 맞게 제단된 느낌 또한 지울 수 없지만 지난 30년을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정의했다는 점과 향후 논쟁의 요소에 대한 고찰에 대해서 그 심각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의 시대>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우리에게 많은 고민거리와 더불어 또 다른 희망적인 요소를 동시에 전파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 그리고 민주주의의 확대는 앞으로도 그 엔진의 힘이 가속될 것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에서 그동안 제로섬게임에 주력한 세계가 어떻게 포지트브섬게임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공통적이고 합의적인 접근이 시도되지 않는다면 정말 우리는 살얼음판을 걷게 되는 형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이다. 지난 30년이 인류사에 있어 비록 짧았지만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면 향후 30년는 아마도 더 많은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접근은 그동안의 사태에서 보여주었듯이 일개인이나 일국가만의 대처로는 의미가 없게 될 것이고 전세계적인 합의만이 효과적인 대응책을 제시해 줄 거이라는 점을 <불안의 시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점에서 여러모로 많은 화두를 던져주는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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