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The Wall]이 발표되자 곧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앨범 발표 후 거행된 실황에서는 무대 위에 대형 벽을 설치하고 무너뜨리는 등 앨범의 주제를 시각적으로도 부각시키기 위한 엄청난 Performance를 거행하기도 했다(이 공연의 내용이 최근 발매된 [Wall Live]의 내용이다). 이렇게 앨범 [The Wall]이 큰 성공을 거두자 이후 앨런 파커(Alan Parker) 감독에 의해 영화로까지 제작되어 거기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영상들에 의해 다시 한번 전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채 안되어서 20세기의 역사적 비극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찬조 출연과 Pink Floyd의 리더였던 로저 워터스(Roger Waters)의 주도로 [Wall Live]가 다시 한번 베를린에서 재현되기도 하였었다.
이와 같이 약 20여 년에 걸쳐서 [The Wall]과 관련되어 파생된 많은 작품들이 발표되어 왔다. 이러한 작품들은 상호 보완적으로 [The Wall]의 주제를 부각시켜 모두 감상할 경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다각도로 폭넓게 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글에서는 먼저 [The Wall]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살펴 본 다음 지금까지 발표된 [The Wall] 관련 각 파생 작품들이 [The Wall]의 주제와 줄거리 중에서 어떤 부분의 표현을 잘 부각시켰는지를 비교, 분석하였다.
각각의 분석으로 들어 가기 전에 먼저 용어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 앨범 [The Wall] : 79년 Pink Floyd에 의해 발표된 2LP로 구성된 스튜디오 앨범 - 영화 [The Wall] : 82년 Alan Parker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 - [Berlin Live] : 90년 Roger Waters가 여러 가수들과 함께 Berlin 장벽 붕괴기념 공연한 실황 - [Wall Live] : 2000년 발매된 앨범으로 [The Wall] 발매 후 Pink Floyd에 의해 거행된 공연 실황 - [The Wall] : Pink Floyd가 음악과 영상등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와 줄거리
즉 [The Wall]이 앨범 [The Wall], 영화 [The Wall]등의 형태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어떤 것이 [The Wall]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했는가를 비교하려는 것이다. 다음은 [The Wall]의 줄거리를 앨범 [The Wall]의 수록곡 순서를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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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Side A 주인공은 Pink라는 이름을 가진 가수인데 그는 유아기 때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과잉보호를 받으며 나약하게 성장했다. 학교의 획일적인 교육에도 염증을 느끼고 학교에 반란을 일으키는 공상을 하기도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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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 the Flesh? 2. The Thin Ice (앞으로 살아갈 험난한 세상을 걱정) 3.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1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원망) 4. The Happiest Day of Our Lives (교사와 교육제도에 대한 조롱) 5.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2 (학교에 대한 반란) 6. Mother (어머니의 과잉 보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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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Side B Pink는 성인이 되어서 결혼을 했지만 부인과의 관계는 성격과 직업상의 문제로 정상적이지 못하게 되고 그의 부인은 반전운동 단체에서 만난 사람과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된 주인공은 괴로움에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결국 세상에 대해 철저히 벽을 쌓고 마음을 굳게 닫아 버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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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oodbye Blue Sky (전쟁에 대한 공포) 2. Empty Spaces (부인의 불륜을 알게되고 절망에 빠짐) 3. Young Lust (실연에 대한 반감으로 욕정에 빠짐) 4. One of My Turns (실연으로 인한 배신감을 폭발시킴) 5. Don't Leave Me Now (원망과 혐오) 6.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3 (그동안의 모든 갈등이 폭발) 7. Goodbye Cruel World (세상과 철저히 단절시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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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Side C 여기선 주로 세상과 마음의 벽을 쌓아버린 Pink의 고독한 내면이다. 누군가를 간절히 찾고는 있지만 절망적이다. 영화에서는 6번 곡에서 현실로 돌아와 그를 공연장에 강제로 세우기 위해 매니저가 들이닥쳐 끌고 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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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ey You (부인의 마지막 호소) 2. Is There Anynody Out There? 3. Nobody Home 4. Vera 5. Bring the Boys Back Home 6. Comfortably Numb (깊은 절망 속에 의식을 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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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Side D 끌려가던 현실은 다시 꿈으로 넘어와 Pink는 독재자로 변신하여 세상에 대해 폭력으로 복수하려 한다. 하지만 다시 꿈이 깨어지고 영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되는 무시무시한 재판장에 서게 된다. 마침내 벽을 부수라는 판결이 떨어지게 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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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Show Must Go On 2. In the Flesh? (독재자 Pink의 연설) 3. Run Like Hell (세상에대한 폭력) 4. Waiting for the Worm 5. Stop (다시 현실로...) 6. The Trial (재판 장면) 7. Outside the Wall (벽은 무너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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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Floyd의 음악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앨범은 비교적 후기의 작품으로 분류되어 이전의 음악에 비해서 Roger Waters의 영향력이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전의 Pink Floyd 음악에서는 광기, 의식의 흐름등을 환각적인 사운드와 상징으로 처리했다면 본 앨범의 직전 작품인 [Animal]서부터 광기에 대한 원인을 인간 사회의 부조리로 보고 그것을 직접적인 가사로 다룸과 동시에 Roger Waters의 개인적인 얘기도 등장하게 된다. 주인공 Pink의 모습은 바로 앨범의 대부분의 곡을 작곡한 Roger Waters 자신 투영된 모습으로 볼 수 있는데 그가 실제로 부친을 2차세계대전 때 잃은 것도 한가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또는 Roger Waters가 동경하는 Pink Floyd의 창단 멤버인 시드 배리트(Syd Barrett)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도 실제로 심각한 정신 분열증으로 활동을 중단한 Rock 음악가라는 점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결국 Pink Floyd의 음악에서는 전사한 아버지와 Syd Barrett의 두 영혼이 흘러야 한다고 주장하던 Roger Waters의 의도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앨범 [The Wall]이 모든 파생 작품들에 대한 원천인 만큼 [The Wall]의 이해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영상과 음악이 결합되어 전달하는 것보다는 이해가 빨리 와닿지는 않겠지만 어디까지나 영화 [The Wall]은 나중에 제작된 것이며 Roger Waters와 영화제작자와의 의견 차이 발생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므로 앨범 [The Wall]이야말로 주제의 본질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실황보다도 가장 잘 정돈된 연주를 들려 주고 있다.
하지만 처음 제작시 LP라는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오는 어쩔 수 없는 시간 제약으로 Side B의 2번 트랙이 원래는 'What shall we do now?'라는 곡이었으나 앨범의 가사에만 수록되고 'Empty Spaces'로 축소되어 발표되는 흠이 남아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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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트 앨범인만큼 앨범 전체에 걸쳐 스토리가 있을 경우 이것을 영상으로 같이 보여 줄 경우, 특히 그 작품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에서 감상하는 데에는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다. 물론 제작 과정에서 Roger Waters와 의견 대립으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고는 하지만 Alan Parker가 구성한 영상은 앨범의 원래 주제와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는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된 것에는 [The Wall]에서 주인공 Pink가 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서 자유를 갈망하는 모습은 Alan Parker의 일련의 영화들과 많은 유사성을 지니기 때문이었다. [Midnight Express]에서 감옥에 갇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주인공의 모습, [Birdy]에서 전쟁에서 받은 충격으로 정신 병원에 갇혀 자유롭게 나는 새를 갈망하는 모습, 그리고 영화 [The Wall]의 고통속에 울부 짗는 모습을 그린 걸작 수채화 커버, 푸른 색의 톤을 사용한 것까지 너무나 유사하다. 굳이 더 예를 든다면 'Goodbye Blue Sky'에 등장하는 유혈이 낭자한 십자가와 영화 [Mississippi Burning]의 불타는 십자가도 비슷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충격적인 영상으로도 많은 논란 거리를 제공해 주었는데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2'의 학교 반란 장면과 아이들이 고기로 분쇄되어 나오는 장면들이 그러했다. 제랄드 스카프(Gerald Scarpe)의 풍자적인 애니메이션들도 역시 충격을 주었는데 'Empty Spaces'의 꽃의 성교 장면, 'The Trial'의 왜곡된 인간들의 모습 등이 특히 유명하여 이 후의 여러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패러디되기도 하였다.
컨셉트 앨범인 만큼 앨범 전체에 가사와 음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듯이 영화에서는 여러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잠깐씩 등장하여 전체 이미지의 유기적 연결과 복선의 역할을 유사하게 수행하고 있게 만들었다. 소년이 들판을 뛰어가는 장면, 전화기의 수화기를 놓치는 장면 (부친의 죽음, 아내의 불륜 확인)등은 이와 같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
이렇게 영화가 [The Wall]의 주제 부각에 많은 공헌을 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는 영화의 스토리를 위해서 원래 앨범과 다르게 몇 가지 부분이 추가되고 삭제되었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주인공 Pink가 머물고 있는 호텔 복도를 향하여 카메라가 움직일 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다. 이것은 바로 Side C의 'Vera', 즉 옛날 여성 가수 베라 린(Vera Lynn)의 'The Little Boy That Santa Claus Forgot'이란 곡이다. 즉 'Vera'에서 왜 'Vera'를 찾고 있는지(즉 단순히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The Tigers Broke Free'라는 주인공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음악-확실히 나중에 급조된 만큼 앨범 [Final Cut]의 분위기가 강하다-이 또 추가되었다. 이 곡은 나중에 주인공이 아버지의 유품인 군복과 총알을 발견하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한번 더 같은 기능으로 추가된다.
앨범 [The Wall]에는 곡과 곡 사이에 많은 효과음이 등장한다. 이것은 영화를 보면 많은 부분 그대로 영상에서도 재현해 주어 이러한 효과음들이 어떤 스토리, 어떤 장면들이 의도되었는지를 알게 해 준다. 하지만 꼭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어 아마 그 부분들에서 Roger Waters와 Alan Parker가 머릿속에 그린 장면들이 일치하지 않아 많은 대립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몇 가지 예로 'Happiest day of Our Lives'의 시작부분은 앨범에서는 헬리콥터의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선생의 야단치는 소리가 여기서는 영화 스토리상 기차소리에 의한 장면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앨범 [The Wall] Side C의 TV속의 소리로 추정되는 많은 소리가 영화 [The Wall]에서도 TV속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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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영화에서는 'Hey You'와 'Show Must Go On'이 삭제되어 아쉬움을 주기도 하지만 원래 앨범에서 시간의 제약으로 짤린 'What Shall We Do Now?'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리고 곡 자체가 편곡된 경우가 있다. 먼저 'In the Flesh'에서는 주인공을 연기한 밥 겔도프(Bob Geldof)가 직접 다시 보컬을 한듯 훨씬 연설에 가까운 영화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Mother'는 어쿠스틱 기타 반주를 생략하여 주인공의 나약한 독백을 강조해 주었다. 'Stop'은 감옥에 감금되어 울먹이는 소리로 대체하여 영화 장면에 맞추게 하였다. 영화 [The Wall]은 영상과 음악이 가장 절묘히 결합된 것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The Wall]의 많은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봐야할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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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최대 사건을 꼽으라면 바로 Berlin 장벽의 설치와 붕괴를 모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만큼 '벽'이라는 공통 소재와 현대 사회의 문제를 상징한다는 의미가 앨범의 의도와 많은 일치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의 붕괴를 기념하는 공연으로서 [The Wall]의 전곡을 무대에서 재현한다는 것은 어떻게보면 이미 준비된 것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Roger Waters와 Pink Floyd는 분리되어 있었다. 86년 데이빗 길모어(David Gilmour)가 Roger Waters를 제외하고 재결성을 하자 서로의 관계가 안좋게 된 것이었다. 따라서 Roger Waters는 여러 유명 가수들을 초청하여 '벽'의 붕괴를 기념하는 [Wall Live]를 재현하면서도 스스로는 Pink Floyd의 다른 멤버들을 빼놓는 또 다른 벽을 쌓는 모순에 빠진 것이다.
포츠담 광장에서 거행된 이 공연에는 베를린 시장의 호각소리 신호와 함께 스콜피온스(Scorpions)가 등장하여 'In the Flesh'를 연주한 것을 시작으로 'Mother'에 시네이드 오코너(Sinead O'Connor),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2'에는 신디 로퍼(Cyndi Lauper)가 그녀 특유의 반항적인 목소리로 참여하고, 'Young Lust'에 브라이언 아담스(Brian Adams)가 출연하는 등 많은 가수들이 찬조 출연해주어 특히 비디오로 감상했을 경우 다양한 볼거리와 새로운 연주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Wall Live]에서 행해지던 벽을 쌓고 무너뜨리는 초대형 Performance를 재현해 영상으로 남겨준 업적도 아주 중요하다. 이것은 앨범 스토리의 가장 큰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면서도 앨범 [The Wall]에서도 심지어 영화 [The Wall]에서도 미처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Side A~B에 걸쳐 차츰 심화되던 주인공 Pink 내면의 벽쌓기가 Side B마지막 'Goodbye Cruel World'에서 마무리가 되며 그것이 Side C에서는 벽안에서 고독해하고, Side D 제일 마지막에 벽이 무너지는 내면 구조를 무대 위에 그대로 올린 것이다.
하지만 원조 Pink Floyd 멤버들의 연주가 빠진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과 비난의 여지로 남게 되었다. 이 공연에서의 노래와 연주 내용에 대해서 일부 가수들은 원곡의 감동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 많이 지적 받는 부분으로 'Comfortably Numb'에서의 David Gilmour의 연주를 아무도 대신할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The Trial'의 마지막 부분이자 앨범 전체의 Climax인 '벽을 부숴라!'라고 재판관이 외치는 부분은 원곡의 압도적인 느낌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벽이 무너진 뒤 'Outside the Wall' 대신 출연 가수들이 모두 나와서 Roger Waters의 솔로 앨범 수록곡인 'Tide is Turning'을 합창한 것에 대해서 'Live Aid'를 어설프게 흉내낸 부적절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스토리의 내면 골격을 이해시키는 벽을 쌓고 허무는 Performance가 있으므로 한번쯤 봐둔다면 앨범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여러 가수들에 의해 연주되는 모습도 상당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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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he Wall] 발표 후 New York, LA, London, 쾰른 4개 주요 대도시에서만 거행된 공연 내용을 담은 실황 앨범이 20년이 지나 뒤늦게 발매되었다. [Berlin Live]가 어차피 이 공연을 재현해 본 것으로 당시에는 앨범 [The Wall]의 인기와 함께 파격적인 거대한 Performance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무대에서의 연출을 신경 쓴 만큼 음악만을 들었을 때는 스튜디오 앨범보다 특별히 나은 것 없는 비슷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당시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Bootleg으로만 돌아다니고 정식 발매는 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적당한 시기에 화려한 북클릿으로 포장되어 발매되었다. 극단적으로 안좋게 말한다면 사람들이 향수를 느낄 때쯤 (20년 뒤)을 기다린 교묘한 상술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Berlin Live]에서의 결정적 아쉬운 점인 Pink Floyd 멤버들의 실황 연주가 빠졌다 것을 충족시키고 북클릿으로나마 당시의 역사적이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특히 Pink Floyd의 매니아라면 소장의 가치가 그렇게 떨어진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실황 앨범에서는 원래 앨범에서 삭제된 'What Shall We Do Now?'를 영화를 제외하고 음반으로 감상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Last Few Bricks'라는 앨범 미발표 트랙이 또 추가되어 있다. 이것은 앨범 전반부의 멜로디들을 이용하여 만든 일종의 메들리와 같은 곡으로 'Goodbye Cruel world'에서 마지막 벽돌이 남는 장면을 연출 하기 위해 벽을 쌓는 시간을 벌기 위한 곡이다. 그리고 'Comfortably Numb'과 'Another Brick in the Wall Pt. 2'의 솔로 연주는 원곡보다 길게 확장된 더 나은 명연을 들려주고 있어 스튜디오 앨범에서 느낄 수 없는 들을거리도 조금은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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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다시 정리하면 먼저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영화를 감상하고 그 다음에 그것에 맞춰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좋은 이해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토리 구조의 윤곽 잡기와 연주의 폭넓은 이해를 위해 [Berlin Live]의 무대를 한번 감상하고 [Wall live]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The Wall]은 현대 사회의 많은 모습을 복잡한 상징으로 암시되고 있듯이 단순히 스토리만으로는 완전히 이해했다고 할 수 없으며 아직도 가사와 장면의 여러 부분에서 여러 해석과 논쟁 거리가 등장하고 있다. 필자도 고등학생 때부터 [The Wall]은 여러가지 수단으로 여러번 감상했는데 그때마다 새로 발견되는 것, 새로운 해석이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Pink Floyd의 다른 작품들을 감상하면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되고 그러면서도 아직도 풀리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한가지 예로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벌레'를 들 수 있다. 제도권, 획일화 교육의 산물 등으로 여겨지는 '벌레'를 Pink는 역설적으로 기다리고 있다.('Waiting for the Worm'). 그리고 마지막 판결은 내용을 잘 살펴보면 결국 마음이 여린 주인공 Pink의 마음의 벽을 외부에서 강제로 허물라는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인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세상의 벽을 무너뜨리듯이 마지막 장면에서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것도 엄청난 모순이다.
이와 같이 작품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언급된 방법으로 각각의 작품들을 차근차근 비교 감상하면서 스토리에서부터 숨겨진 암시들을 하나씩 각자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세상엔 어떤 '벽'이 존재하고 나는 어떤 '벽'에 갇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