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무섭다...

곤파스의 위력이 대단하다. 새벽 앞뒤 베란다를 흔들어 제끼는 바람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더니 피곤하다. 모처럼만에 해람이가 아빠와 자겠다고 옆지기를 밀어 냈는데 녀석도 불안한 지 이리뒤척 저리뒤척인다. 그나마 등교가 2시간 늦춰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출근길 이곳저곳 태풍의 잔해들이 정신을 어지럽게 만든다. 공중전화박스를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거목하나를 순식간에 뽑아 내동댕이 쳐버렸다. 각종 간판들이 찢기고 깨진 모습도 처참하다. 내륙을 휘몰아친 태풍은 도시 전체를 폐허로 만들어 놓았다. 전쟁을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찢기고 깨지고 부서진 잔해물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하다.

태풍의 바람소리가 귓전을 스치면서 살짝 한마디 한다.
"무섭지? 그러니 까불지 마라!"
자연의 무서움이다.
등골이 오싹해온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통은 어떠할까. 상상도 말자. 태풍한방에 쥐 터진 후 잔해물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전쟁은 없어야 하며, 이 땅의 평화는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

무섭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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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9-0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무섭더군요.
그리고 전,큰 출혈이 예상되구여~ㅠ.ㅠ

큰 피해는 없으신 거죠?
다.행.이.네.요~!!!

전호인 2010-09-06 10:25   좋아요 0 | URL
넵, 정신적인 공포증의 피해외에는 물리적 피해는 전혀 없습니다.
이런 큰 출혈이 예상된다면? 혹시 베란다가 문제가 되었나요?
가능하면 적은 지출이 되길 바랍니다.

따라쟁이 2010-09-0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새벽에 아주 정말 많이 무서웠어요. 사람이 만든것들이 자연앞에서 휙휙 날라다닌다는 뉴스를 보면서 느끼고 있어요.. 아.. 자연앞에서 까불면 안되는구나.

전호인 2010-09-06 10:26   좋아요 0 | URL
ㅠㅠ 맞습니다. 최근 일련의 일들이 왠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계속되는 자연재앙으로 몸도 마음도 피폐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람앞에 어쩔 도리없이 넘어지고 굴러다니는 인조물을 보면서 나약한 인간들의 군상도 오버랩되네요.

마녀고양이 2010-09-0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에 엄청난 바람 소리가 들리던데여... ㅠ
그런데 제가 몸이 다 낫질 않았는지, 열심히 자고 나니
태풍이 완전히 평정되어 있더라구요... 이긍.

전호인 2010-09-06 10:28   좋아요 0 | URL
이궁,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목격하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언능 쾌차하시길 기원하고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쥐잡아서 제물로 바쳤습니다. ㅋㅋ

비로그인 2010-09-02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튼튼해보였던 울 집 베란다 창문이 마구 휘어지는 걸 목격했어여~~헐

전호인 2010-09-06 10:29   좋아요 0 | URL
우리 팀원은 베란다가 다 날라가서 안쪽문을 붙들고 공포에 떨었다고 하네요. ㅠㅠ, 아파트에 세워둔 다른 사람의 차에 베란다구조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차손상이 많았답니다. 그래도 파손된 것은 없으신거죠? 없길 바랍니다.

책가방 2010-09-0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무뎌서 그런지... 아무것도 모르고 푹~~~ 자고 일어났답니다.
여긴 그냥 바람만 쬐끔 심하게 불더니 그것도 곧 그만두더라구요.
구름이랑 달리기라도 하려고 옥상에 올라갔는데... 아무래도 질 것 같아서 관뒀답니다.ㅋ
등교가 두시간 늦어져서 아이들은 신났지만.. 멀쩡한 날씨에 학교에도 안가고 있으니 원~
게다가 큰아이는 정전됐다며 밥만 먹고 집에 왔더라구요.
우리집은 멀쩡한데 바깥엔 뭔 문제가 단단히 나긴 했나봅니다.
제가 이렇습니다.ㅋ

전호인 2010-09-06 10:31   좋아요 0 | URL
푸하하, 다른 사람들은 불행을 겪을 때 평온 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그런 것에는 무뎌도 괜찮습니다. 우리아이들도 님과 똑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저는 아침의 상황을 목격하면서 휴교령내렸으면 했어요.

꿈꾸는섬 2010-09-03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무서웠어요. 잠이 안오더라구요.

전호인 2010-09-06 10:31   좋아요 0 | URL
또다시 말론인지 말로인지가 온다고 하네요.
이번 태풍에는 아무일 없길 기원해야겠어요. ^*^

씩씩하니 2010-09-0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무서웠으니 남편 일주일 출장가서 혼자있던 저는.완전 무서움의 도가니탕이었죠!!
아이들을 지켜야한다는 강한 책임감으로 버텼다고나할까...
암튼..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큰 피해없이 살고 있지만,피햬보신 분들 얼마나 힘들까요...
주말에도 비온다는대...님 행복한 주말 보내삼!

전호인 2010-09-06 10:33   좋아요 0 | URL
이룽이룽 그럴 때 저를 불러야지염(버럭)ㅋㅋ
크하 무서움의 도가니탕이라.......
오직 엄마라는 모성애로 아이들을 꿋꿋이 지켜내셨군요. 잘하셔쌔요.
벌초로 괴로운 주말을 보내고 왔습니다. 쌩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