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무섭다...
곤파스의 위력이 대단하다. 새벽 앞뒤 베란다를 흔들어 제끼는 바람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더니 피곤하다. 모처럼만에 해람이가 아빠와 자겠다고 옆지기를 밀어 냈는데 녀석도 불안한 지 이리뒤척 저리뒤척인다. 그나마 등교가 2시간 늦춰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출근길 이곳저곳 태풍의 잔해들이 정신을 어지럽게 만든다. 공중전화박스를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거목하나를 순식간에 뽑아 내동댕이 쳐버렸다. 각종 간판들이 찢기고 깨진 모습도 처참하다. 내륙을 휘몰아친 태풍은 도시 전체를 폐허로 만들어 놓았다. 전쟁을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찢기고 깨지고 부서진 잔해물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하다.
태풍의 바람소리가 귓전을 스치면서 살짝 한마디 한다.
"무섭지? 그러니 까불지 마라!"
자연의 무서움이다.
등골이 오싹해온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통은 어떠할까. 상상도 말자. 태풍한방에 쥐 터진 후 잔해물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전쟁은 없어야 하며, 이 땅의 평화는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
무섭다,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