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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공간의 환상 다빈치 art 5
안토니 가우디 지음, 이종석 옮김 / 다빈치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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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출판사의 책을 몇 권 갖고 있는데 몇 해 전부터 가우디에 관한 책을 읽고 싶었다.
올해 읽게 된 이 책은 전반적으로 가우디의 자필원고와 말을 모아서 1, 2부를 3부는 그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표지가 조금 촌스러웠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사진을 더 넣거나 아예 책 자
체의 크기를 늘이고 가격을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건축에 관심을 둔 가우디는 학교에서 과제물을 제출할 때마다 교수들에게 논란의
대상이었다. 졸업시험 성적도 최하위를 받을 정도였는데 이유는 그가 제출한 설계안이 이미 설계한 사
람인 학장의 내용과 정반대였으며 그를 불쾌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건축사 자격을 학장은
가우디에게 수여했다. 대단한 독서광이었던 가우디는 건축수업에 불참하고 대신 도서관서 온종일 책
과 보내고는 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상력이 더욱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건축은 너무도 독창적이어서 그를 비난한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구엘이라는 사람은 항상 가우디
를 지지하고 후원했다. 이런 친구를 만난 것은 크나큰 축복이었을 것임이 틀림없다. 나를 알아주는 벗
이야말로 최고가 아니겠는가.

'툭 튀어나온 부분은 움푹 들어간 부분에 끼워 맞춰야만 한다. 빛을 받는 돌출된 요소 전체와 또 하나
의 함몰된 요소, 그림자 안에 있는 요소와 이에 대립되는 빛을 쬐는 요소는 세부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
여야한다. 그러므로 그림자 안에 있는 함몰된 요소는 미세한 부분으로부터 해방되어 있다.' ㅡ 23쪽


'항상 열려 있으며 힘써 읽기에 적절한 위대한 책은 자연이다. 그 밖의 책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해석
하고 음미하여 이러한 특성을 잃어버렸다.' ㅡ 27쪽


'자연에는 직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괴테의 자연론에 영향을 받은 그의 건축은 자연과 닮아있다.
그래서 초현실주의 화가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하며, 예술성을 갖추고 철저하게 재료의 성질을 연구했
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자연을 옮기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건축은 빛의 질서이다.'라는 가
우디의 말을 들으니 창을 넘어 복도로 이어지는 빛과 그림자가 떠오른다. 그저 하나의 현상으로만 생각
하여 놓쳤던 것이 마음에서 되살아났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그런 모든 현상이 진귀하게 느껴졌는데...
무딜데로 무뎌진 감각을 가우디를 통해 반성했다. 이런 작용 때문인지 가우디는 동시대의 피카소 등에
게도 영감을 주었다.

확실하게 가우디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이다. 아마도 '카사밀라'가 내가 처음 본 가우디의 작품이
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때의 느낌은 그저 놀라웠다. 건축은 그저 직선의 형태라고만 보아온 내게
둥근 곡선을 살린 미(美)는 생소했으니까. 스페인에 간다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구엘(Güell) 공원'
을 꼭 가보고 싶으며 '카사밀라(Casa Mila)'의 출입문도 직접 만져보고 싶다. 종교에 관계없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도 꼭 들려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건축은 깔끔한 형태여서 장식성을 살린 가우디의 건축형태로 집을 지으라면 망설이겠지
만 자연형태를 추구하고 자연을 최대한 보존한 그의 정신과 건축재료의 선택은 본받고 싶다. 그의 아름
다운 양식은 지금도 세계유산으로 남아 후세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중해의 정기를 받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예술성 하나는 기가 막힌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역시 가고 싶어진다. 지.중.해...
그러나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은 초현실주의 화가의 작품을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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