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뭔지 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두 연인을 떠올렸다. 정중하고 불행했으며 코델리아를 '아빠의 어린 파시스트 딜리아'가 아닌 코델리아라는 진짜 이름으로 불러줬기에 같이 잤던 조지. 그리고 코델리아가 무척 좋아해서 그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유일한 방식으로 좋아하는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인색한 짓이라고 여겨졌던, 젊고 늘 화가 나 있었던 칼. 그녀는 처녀성의 의미를 일시적이고 불편한 상태이자 젊음이 가지는 막연한 불안감과 취약성의 일부분 이상으로 여겨본 적이 없었다. 조지와 칼을 만나기 전 그녀는 외롭고 미숙했다. 둘을 만난 후에는 외롭고 조금 덜 미숙해졌다. 연애는 아빠나 집주인 여자들을 대할 때 오랫동안 갈망해왔던 자신감을 주지도 않았고, 불편할 정도로 심장을 뛰게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칼에게는 다정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와 사랑을 나누는 일이 지나치게 쾌감을 주거나 그가 그녀에게 너무도 중요한 사람이 되기 전에 그가 로마로 떠나버린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렇게나 이상한 체육 과목이 언젠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자 견딜 수가 없었다. 섹스는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과대평가라고 당시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과 행동 사이의 괴리는 그토록 완벽했다.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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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08-21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D 제임스의 작품이네요.여자에게 맞이 않는 직업은 꽤 오래전(아마 30년 이상)에 국내에서 번역된 작품인데 추리 소설 붐을 타고 재 번역되었네요^^

무해한모리군 2018-08-21 17:23   좋아요 0 | URL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작품이 나온때를 생각하면 참신하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