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에 리뷰를 남겼을까.

나는 왜 하필 2007년 첫 소설로 이 책을 집어들었을까.

갖가지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다.

그것말고는 없다. 이상하게도...도시가 나오고 여자와 남자가 나오고 연애가 나오고, 결혼이 나오고, 또 좌절도 희망도 가끔은 흥미로운 문장도 없지 않지만 재미가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별로 할 말이 없다.

할말이 없으니, 쓸 수도 없지만 나는 소설의 정체를 모르겠다.

이렇게 가볍고 이렇게 재미만 있고, 이렇게 다시는 떠들어보지 않을 책을 써도

대박이 나는구나.

베스트셀러가 모두 고전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왜 나는 가끔 망각할까.

왜 이렇게 심난해지고야 마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은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정의 사랑 - 포켓북 한국소설 베스트
전상국 지음 / 일송포켓북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고려원에서 나왔던 책인데,

정말 말이 필요가 없는 책이다.

좋은 책이다.

김유정의 재발견, 더불어 전상국의 역시발견...이런 소설도 가능하구나.

작가 혹은 작품론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책이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름답고 산뜻한 문장과 관찰하는 소녀의 시점에서의 튼튼한 전개가 아름다웠다.

이런 구성을 지닌 책의 특성상, 인물군상이 출현하고, 불운을 겪는 이들, 어른스런 아이이야기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작품이 쓰여진 지가 꽤 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그래도...또 생각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겠지.

내가 정말로 특이한 이야기라고 다들 깜짝 놀랄 것이라고 생각해도

큰 틀에서 구조적으로 생각해보면 모두 있어왔던 이야기들이다.

 

문지에서 나온 이 책에는 누구누구하는 평론가들의 글이 없다.

깔끔하게 시작하고 또 그렇게 새가 되고 싶었던 아이 우일이의 아픔과 함께 끝이 난다.

그냥 어쩐지 나는 이름있는 평론가들의 글이 책의 앞이나 뒤에 떡 버티고 있는 게 슬픈 느낌이다.

차라리 아주 친한 사람이 너 책 낸 거 축하한다는 글이 낫다.

그네들의 이름이 작품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는 듯한 그 느낌이 싫은 것같다.

 

오정희선생의 팔짱을 한번 끼어본 적이 있다.

강연회에 왔을 때, 찻길까지 걸어가면서 아주 작고 여려 보이는 그녀...

춘천의 안개와 새벽과 바람이 이 작은 사람의 몸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들을 만들어내나보다고 생각했다.

 

 
아름답다.

새의 심장을 가지고 날개가 없다면, 그런 아이의 꿈이 스러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창해 맑은내 소설선 3
이승우 지음 / 창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그냥 아무래도 좋다. 이승우의 소설이라면 별을 다섯개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주어버리겠다. 그렇게 결심하고 나서는 마음이 편했다.나는 이승우가 좋다.

좋은 작가를 선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로 하여금 글 쓰게 하는가, 나에게 글 쓰라고 명하는 소리를 품고 있는가 아닌가가 전부다. 시든 소설이든, 가방 안에 있는 펜과 종이를 만지작거리게 하느냐의 여부다. 여태천의 시를 읽으면서 아침에 만지작거렸다.

이승우는 늘 나를 들뜨게 하고, 신나게 하고, 글 쓰게 한다.

사랑이야기를 해도 어떻게 이렇게 하나도 유치하지 않고, 진실하며, 자연스러울수가 있을까. 사랑은 운명론자의 것이고 운명역시 사랑의 것이고, 사람을 꼭 손으로 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동안은 이기적이고 비열한 인간이 되기 마련이다...

예전에 윤영수의 어떤 소설이 가지고 있던 기법적인 재미와 내용의 참신함이 끌린다. 이야기의 힘은 그 안으로 독자를 완전하게 빨아들이는 마력이다. 몇시간 걸리지 않았다. 이승우는 좋은 작가다.

소설은 이야기고, 흥미진진한 내일을 제공한다.  이 점만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발탄 외 - easy 문학 논술대비주니어문학 33
이범선 외 지음 / 삼성출판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요즘 접하는 문학작품은 우리 아가들이 반드시 읽어야하는

소설들이 주류를 이룬다.

참 좋은 교과과정이다.

독서가 과제다.

독서가 점수고, 학교는 좋은 작품들을 강추한다.

문제는 정작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감동이 없다는 것이지만.

 

그래서, 읽었다.

오발탄 이범선.

눈물이 났다.

철호의 막막한 발걸음이 너무나 느리고 무겁게 느껴졌다.

여동생은 양공주고, 남동생은 권총강도를 하다가 잡혔다.

마누라는 둘째를 낳다가 죽었고,

어머니는 정신을 절반이상은 놓아, 입에 붙은 말이 '가자''가자'가자'   전부다.

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의 앞에 놓은 현실들이 과연 완전하게 인과적인 것일까.

우리는 누구나 어디로 가야할지 잘 알지 못하고 이리저리 채이고 떠다니다가 어디에서 터질지 알 수 없는 오발탄이다.

그 무대가 전쟁이든 식민지든 평화이든...무엇이 다르냐.

아니, 지금이 평화가 도래한 시기인가.

 

철호의 어머니는 꼭 '서울의 달'에 나오는 최민식같다.

아무래도 돌아가야겠다고 핏대 높여 노래하지만

우리를 맞아줄 고향은 이제 없다.

우리를 품어줄 흙은 그에게 없다.

 

가자고 가자고 악을 질러도 갈 수가 없고 갈 데가 없는

이것이 피맺힌 한이다.

현대인 누구나 선천적으로 지고 나온 운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