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4 - 잊을 수 없는 맛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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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또래에 친구들에 비해서 좀 특이한 식성을 가지고 있다. 다들 냄새난다고 안 먹는 청국장. 물론, 요새는 청국장 다이어트라고 가루로 먹는 사람은 있긴 있지만...많은 사람들이 안 먹는, 심지어 난 청국장을 한 번도 못 먹어본 사람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청국장을 나는 무지하게 좋아한다. 그 구수한 맛이란!! 집에서 엄마한테 졸라졸라서 가끔 먹는 청국장. '까짓 냄새 좀 나면 어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청국장을 먹고 그 구수한 냄새를 폴폴 풍기면서 잘 다니는 곤 한다(난 전혀 괴롭지 않다.). 이 책에서는 내가 그렇게 환장해마지 않는 청국장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오늘 아침에 며칠동안 먹던 청국장 찌개를 다 먹었는데 또 먹고 싶어졌다. 엉엉-_ ㅜ)

  단지 청국장뿐만 아니라, 염전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소금의 이야기, 여름 날 유독 생각나는 콩국수,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천렵, 여름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삼계탕까지.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가득이다. 비록 염전에 직접 가본 적도 없고, 천렵을 직접 해보지는 못했지만 그 정서를 조금은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읽을수록 비슷비슷한 느낌을 받는 것 같기는 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인듯 싶다. 아. 책 속에 소개된 청국장 집에 가보고 싶다. 아아. 청국장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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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3 - 소고기 전쟁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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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객 1권과 2권이 개별적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버물여서 보여줬다면 이 번 3권에서는 제목처럼 오로지 소고기에 대한 이야기만 펼쳐진다. 마마백화점에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성찬은 우연찮게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 바로 이 책 3권의 중심 내용이다. 지난 2권에 나왔던 성찬의 경쟁자였던 오숙수가 등장하여 또 다시 대결을 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인 '소고기 전쟁'은 조금은 부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분명 오숙수과 성찬은 소고기를 가지고 대결을 하긴 하지만 그걸 전쟁으로까지 말을 해야하는 걸까? 뭐 제목은 좀 마음에 들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책의 내용은 그야말로 알차다. 아롱사태에서부터 대분할 정형이니 예쁘게 소매 상품을 만드는 것까지 그간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상식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더불어 숯에 대한 상식도 얻을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

   다른 두 권의 책보다 좀 더 드라마틱한 내용때문에 흥미진진했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소고기에 대한 지식을 쉽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작가의 수고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책 속에서 등장하는 장인의 모습에서는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읽으면 읽을수록 만화란 이래서 힘을 가지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시리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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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 - 진수성찬을 차려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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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식객 두번째 이야기. 이 책에는 부대찌개와 시집와서 처음 김치를 담군 며느리의 이야기, 대령숙수, 고구마라는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1편에서보다 좀 더 감동을 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뭐 그 감동보다는 재미가 더 컸던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은 '진수성찬을 차려라.'이다. 단순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맛있는 음식을 지칭하는 진수성찬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성찬과 그가 쫓아다니는 기자인 진수를 지창하는 것도 같아서 왠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찬은 진수에게 우리 둘이 만나면 진수성찬이니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한다. 내심 귀엽더라.)

   이번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음식은 사랑과 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손 맛. 한 예로 아버지의 식당을 이어받겠다는 아들이 정확하게 계량을 해서 음식을 하려고 하고 아버지는 그것에 대해서 반대를 한다. 이에 아들은 집을 나가 요리를 배우게 되는데 그렇게 나가서 요리를 배우면서 요리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손맛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다시금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처럼 규격화된 음식보다는 정성이 담긴 어머니의 음식이 더 맛있다는 이야기. 당연한 이치다.

    이 시리즈를 한 권씩 읽을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상식을 얻게 되는 것 같은데 이번 책에서는 대령숙수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궁중에서 음식을 해 임금께 바쳤지만 이제는 대가 끊겨버린 그들. 나중에는 요정에서 요리를 해야했던 그들의 삶이 왠지 안타깝게 느껴졌다.

   점점 책을 읽을수록 재미도 있지만 상식면에서도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부대찌개도 참 좋아하는데, 기회가 닿으면 소개된 집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연 내가 귀차니즘을 이기고 의정부까지 갈지는 알 수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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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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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도서관을 얼쩡이다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책을 고르는 경우가 있다. 오래두고 읽을 건 아니고 그저 학교와 집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읽을만한 책. 그런 책들은 대개 에세이류가 되곤 하는데 최근에 고우영의 <삼국지>를 읽고서 <열국지>나 <수호지>도 읽어볼까하고 그 쪽으로 갔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 <식객>이다.

  혹자는 이 책이 <맛의 달인>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로써는 <맛의 달인>이니 <미스터 초밥왕>이니 그런 만화들을 보지 않았기에 그 책들과는 비교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 이 책 자체로만 생각해봤을 때 어쨋든 이 책은 재미있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만화가 아닌 올게쌀이라는 쌀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해주고 그러면서 쌀의 종류나 왜 벼농사가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고추장 굴비라는 음식도 처음 알게 되었고, 또 가을 전어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이제 가을이고 하니 전어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전어는 먹어본 기억이 없다.) 하동관에 가서 곰탕 한 그릇 먹었으면 싶어지기도 하고...솔직히 흑백의 만화를 통해서 접하니 식욕이 확 당긴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끌리는 기분이랄까?

   우리 집은 시골에 땅이 있어서 그 땅에서 큰아버지가 농사를 짓기 때문에 나름 맛있는 쌀을 먹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밥맛도 괜찮은 편이었고. 근데 이 쌀에 계속 벌레가 생기니까 엄마가 냉장고에 쌀을 넣어버렸다. 그리고 밥을 해먹으니 영 밥 맛이 시덥잖은게 그 이후로 밥먹기가 싫어졌었다.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인 '밥상의 주인'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수백가지 반찬보다 제대로 한 밥이 최고라는 것. 오늘따라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이 먹고 싶어진다.

   만화의 끝에 붙어있는 요리법들은 갈무리해두고 한 번쯤 해먹으면 좋을 것 같다. 게을러서 과연 실행에 옮길지는 모르겠지만...어쨋든 흑백으로 접한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책인 것 같다. 당분간은 버스에서 이 책을 주로 읽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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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삼국지 三國志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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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옛 말에 그런 말이 있다. '삼국지를 세번 읽은 사람과는 친구를 하지 말라.(계략을 세워서 뒤통수를 때릴지도 모른다는 의미인가?)' 혹은 '남자라면 삼국지를 열 번은 읽어야 한다.(남자라면 포부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려나?)' 삼국지가 대체 어떤 작품이기에 이런 말들을 낳았을까?

  최근들어 삼국지는 대중적으로 크게 유행처럼 번져갔고, (몇 년 전에 서울대 수석합격한 사람이 삼국지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했었던 이후로 그랬던 것 같지만 내가 어렸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그 때문인지 여러 작가들이 해석한 여러 판본이 나와있었다. 집에 이문열의 삼국지가 있었지만, 사실 그 책들을 진득히 다시 보면서 내 기운을 빼고 싶지 않았던 마음과 함께 좀 더 다른 삼국지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접어든 것이 바로 고우영의 삼국지였다.

  사실 나는 만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남들은 도서대여점에 가서 만화책빌려서 볼 때도 소설책을 빌려본 사람이고, 내가 본 만화는 그나마 좋아하는 장르인 추리만화류밖에 없다. 만화는 왠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에 박혀있었던 것인지 어쩐지. 여튼, 그런 나의 만화에 대한 편견들이 이 책 한 권으로 산산히 부서져버렸다. 고우영이 살려놓은 캐릭터들의 모습은 그 캐릭터의 성격과 너무 잘 맞아들어갔고, 그 때문에 책에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또한, 고우영은 유비를 쬬다 유비, 제갈공명은 방석집 18번 아가씨나 씨스터보이, 유비와 정략결혼을 한 손권의 누이를 생고무 라고 표현하는 등의 재미있는 표현과 함께 재치있는 말들을 간간히등장시켜서 책 읽는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주었다. 더불어 만화의 힘도 느끼게 되었고.

  이 책을 보면서 마냥 사람 좋은 것 같이 보이는 유비의 속내를 가끔 알게 될 때면 능구렁이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뛰어난 지략을 선보인 제갈공명에게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 편 그가 경쟁자로 느낀 관우가 위험에 빠진 것을 알고도 도와주지 않아 관우가 죽어갈 때에는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조조에 대해서도 때로는 참 영리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간사하다싶기도 했다. 이렇듯 삼국지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마냥 선한 사람도, 마냥 악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목숨과 세력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을 뿐. 그들이 악하게 군 것이 시대탓이지 그들의 탓이었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수많은 계략이 등장하고, 수많은 배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기도 하는 그런 상황들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진진했다. 현재를 살고 있지만, 이 책을 볼 때만큼은 삼국지의 배경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역시 굉장한 힘을 가진 책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고우영 선생님이 펴내신 초한지나 수호지, 십팔사략과 같은 책들도 기회가 닿으면 접해봐야겠다. 선생님께서 더 오래 사셔서 좋은 작품들을 더 많이 내셨으면 좋았을 것을. 조용히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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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9-02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보셨군요? 재밌죠? ^^

이매지 2005-09-02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덕분에 좋은 책 만났어요^-^ 이히히. 감사드려요 ^-^

날개 2005-09-0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우영 삼국지를 저는 아주 어렸을때 봤는데.. 충격받았었어요.. 야한 내용이 많아서..^^;;;; 그..근데, 옛날에 나왔던 그거 맞는거죠?

이매지 2005-09-0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굉장히 예전에 나왔던 건데 무삭제판으로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날개님이 예전에 보신 그게 맞을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