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논으로 오세요
여정은 지음, 김명길 그림 / 길벗어린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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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논으로 오세요.

여정은 글, 김명길 그림
28쪽 | 230*295mm

길벗어린이

 

어느새 수은주가 제법 내려가버린 요즈음,

개구리들도 슬슬 겨울잠을 준비할 이 계절에 개구리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동식물의 생태와 자연 체험 활동을 잘 버무려놓은 새로운 형식의 생태 그림책이랍니다.

대부분의 생태 그림책들은 어떤 동식물의 한살이를 다루거나 도감 형식으로 진행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개구리논이라는 서식지에서 아이들이 동식물을 만나고 관찰하는 상황을 중심에 두고,

개구리를 비롯한 생물들의 생태적 특징은 그 상황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준답니다.

 

본문 글 외에 어린이 시점의 관찰 일지를 이렇게 따로 넣어

읽는 어린이들이 직접 관찰하여 기록하는 듯하게 현장감이 살아있고 쉽게 공감하게 되는 듯 합니다.

 

 

" 코딱지 " 라는 애칭의 '류창희' 선생님.

이 책을 감수하신 분으로 사람들에게 동물, 식물과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랍니다.

이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느 봄, 개울에서 나온 산개구리들을 개구리 논으로 옮겨주는 장면으로부터 책을 시작됩니다.

 

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하여 올챙이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아이들.

아이들은 집에 가져가서 키워보고도 싶지만 늘 관찰을 하다보니

이곳만큼 올챙이들에게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올챙이를 잡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올챙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을 적어두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 어느 여름, 

( 나중에 놔주기는 했지만 ) 밤톨군과 잡아보았던 올챙이들에게 조금 미안해집니다.

그 녀석들은 다들 안전하게 개구리로 성장했을까요.

자연관찰이라는 구실로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개골개골', '뿌구구국 뿌구구국', 논두렁에 나란히 서서 개구리 소리를 흉내내며

개구리들의 음악회를 감상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저절로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게 되네요.

 

 

 

아이들은 글 뿐만 아니라 관찰일지에 그림까지 그립니다.

그저 다 같은 올챙이가 아니었네요. 종류별로 올챙이들의 모양새가 조금씩 틀립니다.

머리가 약간 네모지고 눈이 더 밖으로 튀어나오면 청개구리 올챙이, 줄무늬가 뚜렷한 것은 참개구리 올챙이인가 봅니다.

개구리의 천적인 뱀도 관찰할 기회를 잡았네요. 능구렁이라고 합니다.

 " 아이들은 뱀이 무서운데도 더 잘 보려고 기웃기웃 합니다. "

 

올챙이도 천적이 많죠.

소중히 키워내고 싶은 올챙이들이 잠자리 애벌레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아이들.

그러나 올챙이도, 잠자리 애벌레도 자연속에서 모두 소중한 생물임을 자연스레 깨달아갑니다.

" 잘 모르겠지만, 같이 살 수 있다면 같이 사는게 맞는 것 같다. " 라고 적어둡니다.


 

 

 

 

드디어 산개구리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었습니다.

개구리들이 아이들 발소리에 놀라 물속으로 퐁당퐁당 뛰어드는 모습.

뒷다리를 쭉쭉 뻗는 모습이 사실감있게 그려져 있어 그림 속에서 뛰어나올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은 두손을 모으고 조그만 목소리로 빕니다.

" 개구리들아, 힘내! "

 

 

 

그리고 아이는 이제 산개구리를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자연과 교감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운 것이죠.

아이는 "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 라고 적습니다.

 

 

 

 

책 끝 부분에 "코딱지가 만든 개구리 달력"을 넣어 양서류의 생활사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개구리 달력' 에 따르면 지금, 10월은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러 가는 달' 이군요.

으음.. 8월은 '사람들이 참개구리 뒷다리를 구워 먹는 달',

11월은 '개구리들이 겨울잠 자다가 사람들에게 잡아먹히는 달"

12월은 '살아남은 개구리들이 후유 한숨 돌리는 달' 이라고도 적혀 있습니다.

그저 웃기에는 뜨끔한 일침이 숨겨져 있는 듯 하죠.


 

개구리 논은 코딱지 선생님이 청계산 근처에 직접 만들었던 논이랍니다.

산개구리들이 차에 깔려죽지 않도록 '개구리 이동통로' 도 만들고

논주인에게 논을 빌려 '개구리 아빠' 로 개구리 논을 보호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7' 년 봄에 논 주인이 개구리 논을 흙으로 메워버려 이제는 없어졌다고 합니다.

대신 주변 작은 웅덩이들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찾아보니 그 이야기들은 이 곳에서 남아있는 듯 합니다.

자연생태연구소 마당 : http://ecomadang.com/main.htm

그리고 '청계산 개구리논'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시면 이전의 체험기들을 보실 수 있더라구요.

 

 

개구리논이 없어진 것이 정말 아쉽지만,

그래도 자연에 대한 소중함의 교훈이 책으로 남아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어 다행이구나 싶기도 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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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간의 요술 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7
천장훙 지음, 염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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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간의 요술말

천장훙 글/그림

길벗어린이 저학년책방 13

길벗어린이

 

섬세하고 부드러운 채색과 올이 그대로 드러난 질감이 마치 옛날 두루마리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그림책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책이지만 취학 전의 밤톨군과도 여러 생각을 해보며 읽어보게 된 책 한권 소개해봅니다. 이 책의 그림은 실제로 한간(韓幹) 이 그렸던 것과 같은 기법으로 비단에 그렸다고 합니다.  

 

한간이라는 인물은 중국 당나라 시절의 화가로 말그림에 아주 뛰어난 인물이었죠. 이 책은 중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작가는 중국의 전통과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책을 만들고는 하는데,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에 소장된 한간의 「말들과 마부」라는 그림을 보고 요술 말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실존 인물의 삶과 전설 같은 요술 말 이야기를 엮어 신비하고 인상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한간 [韓幹] 

 

당나라 섬서(陜西) 남전(藍田) 사람. 어렸을 때 집안이 가난해서 술집에서 술을 나르며 생활했다. 천보(天寶) 초에 벼슬길에 나서 태상시승(太常寺丞)에 올랐다. 왕유(王維)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림을 공부하도록 후원했다. 처음에는 조패(曹霸)에게 배우고, 나중에 독자적인 화풍을 열었다. 말[마(馬)] 그림을 잘 그렸다. 현종(玄宗) 때 내정(內廷)에서 공봉(供奉)으로 있었는데, 현종이 일찍이 그에게 진굉(陳閎)의 말 그림을 배우도록 했더니 “신에게는 이미 스승이 있으니, 폐하의 마구간에 있는 말들이 모두 저의 스승입니다.(臣自有師 陛下内厩之馬 皆臣之師也)”라고 대답했다. 현종이 대완국(大宛國)의 공헌마(貢獻馬) 중 늠름한 놈은 항상 그에게 그리게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의 화풍은 현실 생활에서 얻은 관찰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원의 벽화에 불교 회화도 그렸으나 화마(畫馬)를 가장 특기로 했고 제실(帝室)의 마구간에 있는 수많은 명마를 묘사했으며, 당시 이상형으로 삼았던 살찐 말의 모습을 표현하여 ‘고금독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전칭(傳稱) 작품으로 『조야백도(照夜白圖)』(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신준도(神駿圖)』(심양, 요녕성박물관), 『목마도(牧馬圖)』 (타이페이, 고궁박물원)가 있다.


작품
조야백도(照夜白圖)


신준도(神駿圖)


목마도(牧馬圖)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간 [韓幹] (중국역대인명사전, 2010.1.20, 이회문화사) 

 

 

 

한간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습니다. 집이 가난하여 요리점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을 했습니다. 어느날 화가 왕유의 집으로 음식을 가져다주고 오는 길에 아름다운 말의 모습을 보고 바닥에 홀린 듯이 그림을 그렸지요. 한간의 재능을 알아본 화가 왕유의 도움으로 이후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한간은 말을 그리는 걸 가장 좋아했는데, 말이 살아 있는 듯이 보이게 그리려고 애썼답니다.


  

 

 

그림재주가 빼어났던 한간은 궁궐에서 그림을 그리는 궁정화가가 됩니다. 한간의 어린 시절과 궁정 화가로 생활하는 그림 속 삽화들은 중국 고대 회화의 구도와 배경, 복식, 인물 표현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옛 그림의 흥취와 아름다움을 한껏 느껴보는 것도 이 그림책 감상의 또다른 재미일 듯 하군요. 

 

 

 

한간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진짜 말보다 더 진짜 같다고 감탄했고, 한간의 이름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어느 날, 용맹한 장수가 한간을 찾아와 가장 힘세고 용감한 말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책의 뒷장에 작가가 영감을 받은 그림이 나와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나니 위 한간의 집 벽에 걸린 그림이 작가가 영감을 얻은 「말들과 마부」와 비슷한 것을 나중에야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한간이 말을 그리자 놀랍게도 말이 그림 속에서 뛰쳐나왔습니다.  한간이 그린 말이 살아나는 장면은 검푸른 빛이 감돌며 번짐효과로 표현된 밤하늘이 배경으로 깔려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합니다. 삽화 속에서 뛰어나올 것 같은 말의 역동적인 모습도 잘 표현되었구요. 

 

생명을 얻은 요술 말은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질주합니다. 요술 말 덕분에 장수는 전쟁을 승리로 이끕니다. 하지만 장수는 만족하지 않고 적군을 모두 죽이기 위해 싸우고 또 싸웁니다. 요술 말은 굵은 눈물을 흘리며 전쟁의 아픔을 호소합니다. " 요술 말과 전쟁을 묘사한 장면들은 다양한 앵글과 연속 동작, 과감한 클로즈업 등을 써서 박진감 있게 그려져있어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가로로 커다랗게 펼쳐진 그림은 광활한 벌판을 달리는 말의 힘찬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게다가 전장을 물들인 핏빛 석양은 전쟁의 참혹함을 암시하는 등 작가는 옛 그림의 멋과 현대적인 연출 기법을 절묘하게 결합시켰습니다. "  

 

  

 

 



결국 요술 말은 스스로 그림 속으로 되돌아갑니다. 아래 그림의 말들 중 어떤 말이 돌아온 말인지 보이실까요.
다시 그림이 된 요술 말에는 핏자국이 남아 있답니다. 전쟁을 겪은 흔적은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요술 말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은 읽는 독자의 눈에도 안타깝고 슬픈 모습으로 함께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책의 삽화는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메시지는 2005년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으로 더욱 빛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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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웅진 세계그림책 144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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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32쪽 | 621g | 210*297mm

웅진주니어

 

 

『돼지책』에서 무심코 소중함을 잊어왔던 엄마의 존재를, 

『겁쟁이 윌리』를 통해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아이들의 심리를,  

『기분을 말해 봐』로 마음속에만 감추고 있던 감정을 표현하는 기쁨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서툰 감정 표현을,  

『너도 갖고 싶니?』에서는 가진 것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과 욕심을,

『고릴라』에서 아빠의 부재에 대한 아이의 심리를 다루는 등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현실적 고민과 심리를 특유의 유머로 위트 있게 풍자해왔던 작가는  

이번엔 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일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새로이 그려냈습니다.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의 생각을 먼저 들려드리고 싶네요.

 

나는 산책할 때마다 창문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해요. <어떻하지?>를 통해 다른 집의 창문을 들여다봐야 하는 아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네요. 그 친구는 파티가 열리는 집을 찾고 있었거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생일 파티 같은 모임에 처음 가는 것이 얼마나 긴장되는지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면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게 되지요. 하지만 늘 우리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디테일과 상징으로 꽉 차있어 들여다보고 있으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화가들의 그림을 패러디해서 배경에 넣는 그 답게 이번에도 곳곳에 여러 그림들이 숨어있답니다.

 

출판사의 이 글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먼저 그림에서 찾아보시고 나중에 읽어보시길요~!!

http://wj_junior.blog.me/110175935054

 

이야기는 친구의 생일 파티에 처음으로 초대 받은 조가

초대장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친구의 집을 찾아다니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걱정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걱정으로 가득찬 조의 얼굴과 조의 엄마의 모습.


 

 

 

집을 찾기 위해 주변 이웃들을 창너머로 들여다보게 됩니다.

조는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그 걱정과 함께 들여다 본 창문너머의 모습은

그 걱정을 잠재워주기는 커녕 황당하고 괴기스러운 풍경으로 조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어버리는 모습이 보여주죠.

 

뭔가 머리에 이상한 뿔이 달린 노부부의 모습. ET를 닮은 듯한 강아지, 전등갓에는 우주행성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군요.

그림은 마치 우주 어딘가로 떨어진 낯설고 두려운 아이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창너머로 이름모를 그림자, 그리고 커다란 코끼리와 눈이 마주쳐 버립니다.


 

 

 

"맛없는 음식들만 나오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으로 들여다 본 창문너머의 풍경.

달팽이와 애벌레로 식사를 하는 이들의 모습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의 한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 이상한 놀이를 하면 어떻하죠? " 라는 걱정에 대한 이웃의 모습은 

브뤼겔의 '아이들의 놀이' 의 일부를 패러디하여 묘사해 놓았답니다.

뱀을 가지고 놀거나 상자에 사람을 집어넣고 눈을 가려버리는 무서운 놀이..

잠깐 비교해 볼까요?

 

 

이 외에도 뭉크의 '절규' 같은 표정을 한 달이나 눈동자 모양의 초인종,

창틀에 새겨진 사람 얼굴의 모양 등을 여러가지 상징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작가는 이런 상징들로 두렵고 불안한 조의 마음을 그림 속에 숨겨 놓아

어린이 독자들이 상상력의 날개를 한껏 펼쳐보게끔 도와주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조의 상상 장면들은 화려한 색감으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들은 단색으로 거칠게 처리된 대화 장면과 대조를 이루며 독자들의 주목시킨다. 창문은 액자의 프레임과 같은 역할을 해서 마치 미술관에서 명화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이 장치는 그림들이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한 발짝 떨어져 조의 심리를 바라보게 만든다. 

- 출판사 책 소개 중 

 

 

걱정이 최고조에 달하여 불안한 조의 눈 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집.

따뜻하고 아늑해보이는 불빛을 배경으로 나타난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는 친구들.

 

아동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이야말로 두려움이 많은 존재이기 때문에 편견과 금기에 매달리는 성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이럴 때 부모가 아이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부정하고 타이르려고 하면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을 수긍하기보다는

심한 경우 부모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들은 생각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경험으로 생각을 바꿔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이제 걱정은 엄마의 차례로 돌아온 듯 합니다.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을까, 정말로 속상해하고 있으면 어떡하지.. 

엄마 또한 걱정의 늪에서 자유롭진 못합니다.

이런 엄마의 모습은 그림책을 함께 읽는 제게도 깊은 공감을 남깁니다.

아이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기운을 북돋워주는 대답으로 격려했건만

막상 아이의 첫 도전은 엄마에게도 첫 도전과 다름없거든요!

 

아이를 세상에 내놓고 대신 경험해 줄 수 없는 그 많은 것들.

그저 믿고 지켜봐주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만이 우리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두어시간이 지난 후 문을 두드리는 엄마의 불안한 심정.

이 책에는 뭉크의 '절규' 를 생각나게 하는 모양들이 많이 등장하네요.

( 노크하고 있는 손 윗부분의 나무결 모양을 살펴보셔요~ )

조는 이전의 불안함과 걱정을 잊어버릴 만큼의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요.

 

 

엄마를 반기는 환한 얼굴의 조. 고맙습니다.

이렇게 환한 얼굴만큼 엄마에게 고맙고 행복한 선물이 어디있을까요!

처음 어떤 것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겁나는 일이지만 

막상 겪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멋진 겸험을 얻게 된다는 것을 밤톨군도 알아차렸을까요.

파티 가는 것이 두려웠음에도 다녀온 후엔 오히려 자기도 파티를 열고 싶어진 주인공 조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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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1 - 선사 시대.고조선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1
이은홍 글, 이두호 그림, 이근호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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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동안 수능 필수과목에서 제외된 역사교육 탓의 영향인지 최근 한 대학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개천절과 광복절을 구분하지 못했다거나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거나 등의 뉴스가 한동안 이슈가 되었었죠. 여러 논란 끝에 2017학년도 대입수학능력평가부터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서 한국사 교육이 다시 중요해진 것은 개인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사를 배우면서 내가 속한 곳에 대한 문화와 세계관에 대한 자긍심이 생겨나죠.

 

 

초등학교에서는 고학년 즈음에 역사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자세한 역사를 배우기 전, 저학년 즈음에 전체적인 흐름의 통사로 간략한 개념을 미리 들려준 후, 본격적으로 그 뼈대에 살을 붙여가는 것이 좋다고들 말씀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아이들이 이미 TV에서 친숙한 '머털도사' 캐릭터의 만화가 들려주는 한국사는 어떨까요. 이두호 선생님의 대표 캐릭터인 머털이와 함께 한국사의 맥을 짚어 가며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균형 있는 역사관을 갖게 하는 즐거운 한국사 이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1 선사시대 고조선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2 삼국 시대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3 통일신라와 발해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4 고려 시대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5 조선시대 초기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6 조선시대 중기  

  

전체 시리즈 중 첫째 권을 읽어보았습니다. 시리즈의 전반적인 방향을 알 수 있네요.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부터 인류의 진화 과정, 역사를 만든 인간의 손, 잘못된 역사 바로잡기,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고조선의 건국과 멸망까지 한국사가 태동하여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짚어주는 첫번째 권입니다.

 

 

 

친숙한 머털이와 누덕도사의 모습을 브라운관이 아니라 책 속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운 듯 합니다.


 



 

머털이가 현대의 학교에 전학오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알고보니 머털이의 일장춘몽이었군요.  

잠시라도 좋으니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머털이의 외침으로 머털이의 역사탐험이 시작되는 듯 합니다. 



 

머털이에게 누더기 도사가 “역사를 알아야 사람답게 살 수 있느니라.”라는 말을 던지자 머털이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다면 역사가 대수냐며 냉큼 한국사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자연이 정해 준 조건을 하나하나 이겨내고 지금 이 모습으로 변해온 진화,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온 긴 이야기가 바로 역사. 누덕도사의 가르침이 읽는 이에게도 잔잔히 전해져 옵니다.

 

 

 

만화 뿐만 아니라 실물 사진 등이 자료로 보여지고 있어 더욱 실감이 납니다. 신석기 시대에 사용한 도구들이 제법 정교합니다.  

맨 뒷장에는 '더 궁굼한 역사 이야기' 편을 마련하여 '바위그림과 고인돌을 통해 본 선사시대'를 부연 설명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한반도의 고인돌은 북쪽 평안도에서 남쪽 전라도와 제주까지 거의 전 지역에 걸쳐 약 3만개 정도가 분포하고 있다는군요. 그 중 강화도 고인돌과 화순, 고창 고인돌 유적은 2000년 12월에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던 사실에 먼저 읽어보는 엄마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단군이 나라를 세운 시기는 여러 학설 중에 기원전 2333년이 정설로 굳어져있고, 고조선은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의 청동기 유물은 기원전 10세기 정도의 것들이 발견되어와서 청동기 시대를 기원전 100년 즈음으로 여기고 있죠. 아직까지는 고조선의 건국일자와 고고학적 청동기 시대가 불일치 합니다. 책에서는 이 불일치를 '신화' 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화'는 사실이 아닐 수 있으나 허구의 모습으로 '사실'을 담고 있죠. 이런 부분을 짚어주는 부분도 반가웠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이기에 바른 역사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많은 역사 자료와 사진 자료를 토대로 보다 정확하게 그려 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저자의 말이 와닿는 부분입니다.


 

 

단군신화를 다뤘던 유아용 그림책 중에서 마치 단군이 처음 불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처럼 묘사된 책이 있었지요. 아무리 허구에 기초하는 신화라고 하더라도 심한 과장이라고 생각되었죠. 불사용은 구석기 시대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화이니까요. 사실 역사 교육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벼락치기로 공부한다고 해서, 연도와 사건명을 무턱대고 암기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들을 현재, 미래와 연결지어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그런면에서 이 책에서는 만화임에도 " 끊임없이 생각거리를 던짐으로써 기계적으로 글자만 읽거나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 읽는 것을 경계 " 하여 보완해주려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라도 제가 먼저 기억을 떠올려봐야 할 한국사, 우선 만화로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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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고마워
모리야마 미야코 글, 사사메야 유키 그림, 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고맙습니다. 

고마워.

 

이 말이 전하는 어떤 울림을 떠올려보면 벌써 마음이 따뜻해져 옴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감사합니다' 라는 다소 형식적인 말보다도 조금 더 마음이 담긴 듯한 느낌의 말. 

 

고마워라는 말, 참 멋지다.

내가 말하는 것도 멋지고,  

누가 나한테 말해 주는 것도 멋지고. 

 

『아기여우 시리즈』 (전5권) 시리즈의 작가 모리야마 미야코의 신작

나도 고마워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나도 고마워!  

ありがとうっていいもんだ 

모리야마 미야코 글 / 사사메야 유키 그림 

주니어 김영사   

 

 

 

 
먼저 언제나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글 작가에 대하여 소개를 드려야겠군요.
차분한 어조로 감추어져 있지만, 그 모습에서 상상할 수 없는 날카로운 인간 관찰이 뒷받침된 글을 통하여 
귀여운 동물들을 통하여 인생의 깊이를 이야기하는 작가 모리야마 미야코 입니다.
이번 작품에는 보이지 않는 면이지만, 리드미컬하고 밝은 작품 속에 살짝 숨겨진 인간의 그림자 부분이
그녀의 작품에 더욱 깊이를 주는 매력적인 점이었다고 할까요.

 

 

 

모리야마 미야코( Moriyama Miyako, 森山 京 )

 

1929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녀는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제품에 한정된 글을 쓰다가 자신만의 글을 적고 싶어 동화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따뜻한 글로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글은 인간의 본질에 닿아있으며, 카피라이터 때의 경험이 살아있어서인지 인간의 여러 면을 보여주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달콤한 면만 아니라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그런 점이 그녀의 글의 멋진 점이라고 평하네요.  (출처 :  http://bhjinbocho.exblog.jp/11229196 )
『아기 다람쥐 다섯 마리』로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 『노란 양동이』『흔들다리 흔들흔들』등『아기 여우』 시리즈(전 5권) 으로 유소년 문학상, 『내일도 행운이』로 소학관 문학상, 『흉내쟁이 고양이 오이라는 지금 여행 중』로 노마 아동 문예상, 『빵 가게 곰』으로 히로스케 동화상을 받았습니다. 또 『하나와 글방 친구들』로는 아카이도리 문학상을 받았으며 『고양이 사진관』으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엘바 상에 추천 받기도 했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그 외 『코끼리와 생쥐』,『친구의 나무』,『어미하마 아기하마』,『몸집은 커도 아기하마, 카바오』,『쿤쿤의 숲 속 이야기』 등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그럼, 알면서도 쉽게 하지 못하는 말.. '고마워!'에 관한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 책속으로 ::

 

 

꼬마 돼지는 공원을 지나다가 마침 굴러온 공을 주워 여우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공을 받아든 여우는 꼬마 돼지에게 '고마워'라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여우의 모습이 정말 의젓하고 멋져 보여 자신도 여우처럼 '고마워'를 멋지게 말하고 싶어진 꼬마 돼지.

 

 

그러나 마음 같지가 않습니다. 꼬마 돼지는 여러 난처한 상황에 빠지지요. 

일부러 공을 흘린 후 주워준 원숭이에게 '고마워' 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공은 원숭이의 머리를 때리고,
꼬마 돼지의 의도를 모르는 친구들이 나무라자 당황하고 무안해진 꼬마 돼지는 서둘러 공원을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혼자 풀밭에서 '고마워'를 중얼거리고만 있습니다.

 

 

결국 꼬마 돼지는 공을 시냇물에 빠트리고, 그 공을 주워준 곰 아저씨와 공놀이를 하던 중에 

드디어 자연스럽게 '고마워'라는 말을 주고 받게 됩니다.

 

'고마워' 라는 말이 쉬워보여도 그냥 쉽게 입 밖으로 흘려버리기에는 쉬운 말이 아니죠.

고마움을 표시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으면 더욱 힘든 말이 됩니다. 

주위 어르신들께서 하시는 말씀 중에 '선물은 주는 것보다도 잘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단다' 라고 하신 것도 

받은 선물에 대한 고마움을 어떻게 잘 표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표현한 마음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더 큰 기쁨을 주는 지를 말씀하시려는 거겠죠.    

 

 

 

간혹 '고마워', '고맙습니다' 라는 말이 자신을 낮추는 말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 말을 매우 아끼시는 듯 해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고마워' 라는 말은 자신을 낮추는 말이 아니라 상대를 높여주는 말입니다.  

상대가 높아진다고 자신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높아지는 말인거죠.  

 

부모와 아이 사이만 봐도 명확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작은 도움에도 '고마워' 라고 하는 말을 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매우 뿌듯해하며 오히려 더 고마워 합니다.   

고마움은 이렇게 주고 받아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꼬마 돼지와 곰 아저씨 처럼 말이지요.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리고 표현할 수 있는 용기 

그런 것들이 우리들의 세상을 좀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웃님들께서는 오늘 주위 분들에게 얼마나 '고맙습니다' 란 말을 하셨는지요. 

저도 오늘은 더욱 '고마움'을 찾아 그 마음을 전해보아야 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미욱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나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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