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 하다가 푸른숲 새싹 도서관 13
베르나르 프리오 지음, 박상은 옮김, 오렐리 귀에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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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물쭈물하다가…

베르나르 프리오 글/오렐리 귀에레 그림

32쪽 | 290g | 225*220mm

푸른숲주니어 

 

주인공 빅토르.

아빠의 회사식구들과의 저녁식사를 위해 옷을 갖춰입은 멋진 꼬마랍니다.

약간은 수줍어하는 듯한 표정과 단정한 모습이 얌전해보이는 친구입니다.

그러나 밤톨군은 장난꾸러기일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빅토르의 양말이 짝짝이라는군요.

( 결국, 밤톨군은 아침에 이 책을 읽고 자신도 짝짝이 양말을 신고 유치원에 갔습니다. ) 

 

 

 

빅토르의 아빠는 큰 회사 사장님입니다. 회사 직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한 거지요.

초대된 어른들은 아빠와 빅토르에게 좋은 말을 하고, 잘 보이려고 애를 씁니다.

빅토르는 식사시간 내내 지루해 합니다.

 

그리고 식당으로 들어와 양상치와 새우의 샐러드를 보고 기막힌 생각을 하나 해내지요.

 

 

녀석이 새우를 보면서 떠올린 것은 바로 냉장고 속의 이 것.

아빠가 낚시를 위해 모아놓은 지렁이입니다.

 

 

빅토르는 지렁이 샐러드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이 매우 궁금합니다.

아빠는 계속 떠드시느라 지렁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꿀꺽 삼켜버렸구요.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비해 단순하고 다소 덤덤하게 보이는 만화같은 일러스트가

오히려 이야기의 재미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새우 대신 지렁이가 들어간 새우 샐러드를 본 손님들의 반응에서 각각의 사람들의 성격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얼굴이 상기된 채로 살짝 지렁이를 테이블 밖으로 튕겨버리시는 분,

양상추 지렁이쌈을 만들어 드시는 분, 당황하여 딸꾹질까지 하며 꾹 참고 한입에 삼켜버리시는 분.

선과 색이 단순해진 덕분에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표정과 행동에서 감정까지 생생하게 드러난 답니다.

 

모든 어른들은 눈치를 보느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어요.

밤톨군은 제목의 '우물쭈물하다' 라는 뜻이 이제사 감이 잡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 어른들이 왜. 샐러드에 지렁이가 들어있는 지에 대하여 당당히 물어보지 못하는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어른들을 지켜보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는 빅토르에게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아직까지 식사를 안하고 뭐하는 것니? 당장 먹어!


 

 

어른들의 표정을 보니 이미 지렁이 샐러드를 누가 만들었는지 아는 것 같군요.

빅토르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저녁 식사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남의 눈치를 보느라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했다가

결국 징그러운 지렁이를 먹게 된다는 이야기 속에 담긴 생각해볼 거리.

아이에게는 다소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습니다.

어른 세계에서나 아이 세계에서나 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약한 ‘힘’의 관계가 존재합니다. 어른들에게 힘은 ‘사회적 지위’나 ‘권력’, ‘경제력’ 등으로 결정된다면, 아이들에게 ‘힘’이란 신체적인 ‘강함’이기도 하고, 때로는 유행하는 장난감이나 전자 기기, 멋진 외모나 학교 성적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세계는 어른 세계의 축소판입니다. 그 안에서도 권력을 중심으로 서열이 정해지고, 그 때문에 왕따나 폭력 같은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나쁜 일에 동참하거나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기도 하지요.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행동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 출판사의 책 소개 중 발췌

 

 

 

그리고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를 비난하기는 쉽지만, 결국 그 비난은 자신에게로 되돌아 온다는 것.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숨겨진 의미.

단순한 그림만 보고서 유아 그림책인가 싶었습니다만

이 두가지 주제를 생각해보면 표지에 있던 것 처럼 초등학생 대상의 그림책입니다.

 

이제 밤톨군은 우물쭈물하는 느낌을 확실히 알았으니 제목을 완성해보기로 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 ○○○ 한다. 라면서 상황을 만들어 보는 거죠.

 

우물쭈물하다가... 친구가 맛있는 간식을 다 먹어버릴 수 있어요.

우물쭈물하다가... 사고 싶은 장난감을 못 살 수 있어요.

 

 

양상추 지렁이 말이를 보면서 몸서리치는 밤톨군 녀석.

얼마전 비온 뒤에 산책길 배수로에 잔뜩 모여있던 지렁이가 생각난 모양입니다.


 

그림 속 귀여운 지렁이와는 달리 실제로 본 지렁이는

음.... 먹는다고 생각하면 몸서리쳐질 듯 했거든요.

 

 

그러니 밤톨군, 우물쭈물 하지않고 생각하는 바를 잘 설명할 수 있겠죠?

우물쭈물 하다가는 지렁이 샐러드를 먹어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까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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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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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 위대한 이름.

그녀의 책 중 한권을 아이와 읽기 위해 골라들었을 때 표지의 삽화로부터 풍겨오는 어떤 그리움과 낯익음에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가니 "삐삐 롱스타킹" 의 영향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책을 펼쳐들었다가 저는 몇 자 읽기도 전에 밀려오는 눈물에 당황합니다. 차곡차곡 쌓아 기억의 저편으로 밀어놓고 한동안 찾아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폭풍처럼 밀려와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런 엄마를 아이는 당황하며 쳐다보는군요. 그러나 새로 만난 책의 제목은 낯섭니다.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보니 제가 읽은 책은 '개구쟁이 미셸'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범우사 사루비아 문고에서 상,하권 이렇게 두권으로 나왔었죠.

 

 

에밀은 사고뭉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 비에른 베리 그림 
152쪽 | 333g | 170*223mm

논장 

 

엄마가 좋아하던 동화를 이제는 아이와 함께 읽는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어릴 때 읽고 다시 함께 읽는 그림책이나 동화가 이 책이 첫번째는 아닌데 이리 감동해버리다니요. 아마도 너무나도 좋아했으면서도 잊고 있었던 추억을 떠올려서 일까요. 다른 책들은 다 정리하며 버렸음에도 친정에 남겨놓은 책 중의 하나였기 때문일까요. 아, 맞다. 이 책이 린드그렌이 썼던 거구나 하는 또다른 깨달음 때문일까요. 생각해보면 유은실 작가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에서 주인공이 『에밀은 사고뭉치』와 『개구쟁이 미셸』을 보며 에밀이 미셸이고, 미셸이 에밀이라고 발견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때는 무심코 지나가버렸었나봅니다.

 

전 늘 마트에서 수제 소시지( 또는 순대 )를 보면 무심코 이 책의 한 장면을 떠올리고는 했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에서는 소시지가 아니라 '순대' 라고 번역해 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친정에서 책을 찾아와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  

우리의 귀여운 미셸, 아니 이제는 에밀이라고 불러야 겠군요. 장난치면 늘 갖히곤 했던 목공창고에서 창밑의 쐐기풀이 자라는 곳으로 떨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건너간 식료품 창고에서 저장해둔 소시지를 다 먹어치우고 곤히 잠든 에밀. 마침 농장에 손님을 초대한 터라 모든 손님들이 사라진 에밀을 찾느라 소동을 벌였죠. 이 책 속 본문의 삽화는 모두 흑백이지만 제가 읽었던 책의 삽화는 약간의 옅은 주황색으로 색칠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흑백으로 만나보는 에밀은 조금 덜 장난스럽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제가 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이라 좀 더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일까요?

 

 

동생 이다를 깃대에 매달은 에밀,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정말 위험하고 짖궂은 장난일지 모르겠지만 에밀과 이다에게는 장난이 아니었답니다. 그저 에밀은 동생을 즐겁게 해주려고 그런 것이었을 뿐이구요. 동생 이다도 최고로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높은 깃대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전경이 얼마나 멋있다구요!

 

 

 

집에 손님으로 오셨던 페트렐 아주머니의 가방에 넣은 생쥐도 마찬가지여요. 생쥐에게 농장 외의 세상 다른 곳을 구경해보게 해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었을 뿐인걸요. 덤으로 페트렐 아주머니가 쥐를 귀여워해주실 거라 믿는 마음도 있었구요. 그러고보면 우리 아이들을 꾸짖기 전에 아이들의 시선에서 왜 그랬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물어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그들이 몸으로 겪어내는 경험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으니까요! 

 

 

린드그렌이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는 손자를 달래기 위해 "얘야, 뢴네베르가 마을의 에밀이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줄 아니?" 하고 즉흥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에밀 시리즈는 모두 6편으로 전체에 흐르는 낙천적인 분위기와 생동감있는 그림이 어우러져 편안한 웃음과 순수한 즐거움을 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책에는 '에밀이 수프 단지를 뒤집어 쓴 날', '에밀이 여동생 이다를 공중에 대롱대롱 매단 날', '에밀이 도둑을 잡은 날' 이렇게 세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에밀이 장난쳐서 목공창고로 들어갈 때마다 조각해놓은 나무 인형들. 그 수가 어마어마 하죠? 이 책에는 그 에피소드가 나와있지는 않지만 저 나무인형들도 다른 에피소드에서 제법 한 몫을 해낸답니다.

 

잠깐 소개드린 에밀의 장난들 어떠셨나요. 물론 에밀은 억울합니다. 그저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을 탐구해보았을 뿐인데 어른들은 장난이라고 하니 말이죠. "말괄량이 삐삐"에서 아이의 생존에 관계되는 절대 강자인 '부모' 없이도 혼자 잘 살아내는 삐삐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내었던 린드그렌 여사는 이 책에서 장난을 치려고 한 것이 아니었던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내어 보여줍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장난들은 어른들보다도 나은 결과들을 가져오고는 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어른들이 모두 꾸중해도 단 한사람, 에밀의 엄마만큼은 항상 감싸주고 이해해주려고 애쓴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으실 거예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 홈페이지 : http://www.astridlindgren.se/en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1907년 스웨덴 스모랜드 지방의 밤벨비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농부였던 아버지는 부지런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했고, 린드그렌은 아바지를 닮아 쾌활하고 잘 떠드는 아이였다. 학창시절 린드그렌은 국어와 작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어 열세살 때 지은 글 <우리 농장의 정원>이 지방신문에서 주최하는 상을 받아 그 마을의 유명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린드그렌의 젊은 날은 순탄치 않았다. 사춘기에 격심한 정신적 방황을 거치고 결국 미혼모가 되는 등 시련이 있었지만, 늘 자신을 믿어 주었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바른 길로 되돌아왔고 이러한 시련이 자양분이 되어 주옥같은 작품의 자양분이 되었다.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주부로 살던 린드그렌은 1945년, 어린 딸에게 자장가 대신 들려주던 이야기 <삐삐 롱스타킹>을 첫 작품으로 내놓으면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이 작품이 출판 되자마자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후속편인 <삐삐선으로>, <삐삐의 남양여행>이 시리즈로 선보이게 된다. 1950년 단편집 <꼬마 닐스 칼손>으로 제1회 닐스 호르겔손상을 수상, 1957년에는 <라스무스와 방랑자>로 국제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였고, 그해 스웨덴 정부로부터 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로서의 출발은 늦었지만 동화는 물론 그림책, 희곡, 미스테리 등 다양한 장르에서 2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대표작은 <미오, 나의 미오(1954>. <시끄러운 마을의 아이들(1946)>, <명탐정 카트레군의 모험(1951)> 등이 있다.

2002년 1월 , 95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스웨덴 국왕 내외를 비롯하여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자랐던 수많은 인파가 장례식장을 찾았으며 그녀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가 독일에만 1백50개가 넘을 만큼 스웨덴의 보배임을 넘어 인류의 유산으로 대우 받고 있다.

 

 

 

이 책은 스웨덴에서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971년 처음 극장용 영화로 제작될 때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직접 대본을 담당했고 다른 캐릭터들의 드라마와는 차별되게 해설도 직접 맡아서 성우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찾아보면 유투브에 조금씩 영상이 공유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공중파 방송에서 에밀과 돼지에 관한 에피소드 한편을 보여줘던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유투브에서는 원제인 "Emil i Lönneberga" (뢴네베르가의 에밀( Emil i Lönneberga) 시리즈 ) 나 "Michel aus Lönneberga" 로 검색해보시면 많이 보입니다. 독일에서는  독일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주인공  ‘에밀’과 혼동하지 않기 위해 미셸로 이름지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그 이름이 소개된 것이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워낙 주인공의 모습의 이미지가 강해서 영상은 책을 여러번 읽은 후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 유투브 링크

Part 1 : http://youtu.be/46pXRUtT4UA
Part 2 : http://youtu.be/mX5ZyizP3lY
Part 3 : http://youtu.be/SuhUX3CRfuE
Part 4 : http://youtu.be/fZ4UPaDFgPo
Part 5 : http://youtu.be/lVxrCXGhQvs
Part 6 : http://youtu.be/wgs7n2dFGT0
Part 7 : http://youtu.be/L95vfNPOJSQ
Part 8 : http://youtu.be/pwRHjk8PPrE
Part 9 : http://youtu.be/vn-fXFvgpwM
Part 10 : http://youtu.be/R9ILAFhlJdI
 

드라마 장면 중 깃대에 매달린 이다 

  

 


  

오프닝 음악과 함께 한 트레일러 잠깐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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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약국 놀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0
박정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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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약국놀이 

박정완 글/그림 

37쪽 | 317g | 232*212mm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0    

시공주니어 

 

 

약국 한구석에서 인형과 함께 놀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과 함께 시작되는 그림책. 

 

 

 

여자아이는 놀고 있던 약국을 나와 어디론가 갑니다. 

꽃그림이 그려져있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손에는 자그마한 약통을 들고 있습니다. 

 

 

아이는 중얼거립니다.  

오늘은 놀이터에 가야지. 놀이터는 숲 속에 있어. 실개천만 건녀면 초록 숲이야. 

 

첫 작품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로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 주목을 받았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주로 동판화와 콜라주 작업으로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아기자기함, 간결한 멋을 표현한 듯 합니다. 펜화를 연상시키는 동판의 섬세한 선, 종이와 천을 이용한 콜라주, 풀밭의 느낌을 담은 금속의 부식 효과, 나비와 풀 등을 부드럽게 채색한 수채 물감 등 동판에 다양한 기법을 혼합해 잔잔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탄생시켰군요.

 

 

놀이터로 가는 길에 아이는 토끼와 까마귀를 만납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에는 어떤 친구를 만날지 귀퉁이에 힌트가 있지요.

섬세하게 표현해놓은 그런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드디어 커다란 나무밑의 숲 속 약국에 도착한 친구들.

음, 아직 친구들은 모르는 듯 하지만 그림을 관찰하던 밤톨군은 다음에 누가 나타날지 꼬리를 보고 알아차렸습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잔잔한 아름다움이 담긴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작품 역시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약사로 살아온 작가는 약사의 딸로 자란 딸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생각하게 해 준 외손녀를 생각하며 작업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주인공 민혜는 그림책의 도입에서 보여준 것처럼 숲 속에서도 동물친구들과 약국놀이를 합니다. 늘 자연스럽게 보고 자라왔던 엄마의 약국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말이지요.

바쁜 엄마 아빠의 일상에 참여하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정말 홀로 자라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짠한 마음이 든다는 작가는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흉내 내면서 닮고, 닮으면서 성장한다는 진리를 작품에 담았다고 말합니다.   

 

그나저나 신나게 약국놀이를 하고 있는데 호랑이가 나타났군요. 게다가 모든 약까지 다 먹어버립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 " 빨간 눈을 가진 토끼, 깍깍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까마귀, 붕붕 방귀를 뀌어대는 스컹크, 그리고 덩치만 컸지 소심하고 유약한 호랑이는 어찌 보면 이 시대를 어른들 못지않게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고 출판사 리뷰에서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 동물들에게 내렸던 민혜의 처방전들은 독자에게 전하는 작가의 메시지일지도 모르겠군요. 다시 한번 읽어보니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민혜와 친구들, 그리고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민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렇게 중얼거렸답니다.

" 내일도 놀이터에 가야지. " 

 



 :: 독후활동 ::

 

마침 숲으로 갈 일이 생겼습니다.  

집의 구급함을 들고 가고 싶어하는 밤톨군 녀석을 위해 작은 약통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마침 비어있던 플라스틱 통이 눈에 띄어 활용해보기로 합니다. 

 

 

집에 있는 약통의 내용물을 꼼꼼히 들여다보고는 자신의 약통에 넣을 것들을 챙기는 밤톨군. 

병원놀이 장난감에서 바르는 약과 먹는 약, 체온계를 꺼내오고 밴드를 챙겨옵니다. 

알약을 담을 수 있는 작은 약통도 챙겨오네요. 


 

 

 숲 속에서 아픈 친구들을 위해 약을 담습니다. 사탕과 젤리 등의 최고의 약들이 담겨집니다.

 

 

집에 있던 구급함을 들고 가서 활동했던 유치원에서의 병원놀이가 생각나네요. 

이 때처럼 머리띠도 만들어갈까 했더니 숲속에서는 부끄러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약통만 꾸며서 가보는 걸 어떨까? 

그래서 간단하게 약통을 나타내는 표시를 해주기로 합니다. 

빨간 색종이를 오려서 붙여주었죠. 


 

 

자~ 이제 출발준비가 되었습니다. 숲속으로 놀러가볼까요.

 

오늘 산책할 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산책로의 입구까지도 제법 걸은 터라 우리의 약사님 한마디 하십니다. 

 " 너무 피곤해서 약을 하나 먹어야 할 것 같아요. " 그러더니 약사님이 직접 약을 꺼내어 드십니다. 

다른 환자들에게는 그럼 어떤 약을 주려고?? 

 

아무래도 살짝 불안하네요. 약사님이 약을 다 드셔버릴 것 같아요.

아니나 다를까 중간중간 쉬는 곳마다 약으로 기운을 회복하는 밤톨 약사님.

 

 

할 수 없이 엄마 환자가 긴급 투입됩니다. 엄마가 나무에 긁혔어요. 치료해주세요.

" 이그, 조심하셔야지요. 소독하고 약 발라야겠어요. 가만히 계세요. "

 

 

그리고 개울가에 내려와 자리잡아본 밤톨군의 약통과 그림책.

 

 

 

밤톨군은 새로운 약 조제에 바빠졌습니다.

개울물 약간, 모래 약간, 진흙 약간 넣고 잘 흔들어주면 된답니다.

 

  

 

개울을 왔다갔다 건너며 조마조마 했는데 결국 신발채로 한발을 물에 넣어버린 밤톨군.

엄마가 신발을 급하게 말리는 동안에도 신약제조 연구는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책놀이 핑계로 찾은 숲공원이었는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에서 풍겨나는 향기, 맑은 공기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했거든요. 

아이는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놀이를 찾으며 신나했구요.  

 

그림책 속 민혜의 모습에 오롯이 담겨있는 삶의 속 깊은 이야기.  

이를 단순하고 흥미롭게 담아낸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오늘도 엄마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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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자메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4
친원쥔 지음, 전수정 옮김, 정가애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중학교 여학생 자메이. 작가인 아빠, 연극배우인 엄마, 쌍둥이 오빠인 자리와 함께 살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으로 늘 크고 작은 소동에도 기죽거나 좌절하지 않고 특유의 낙천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친구랍니다. 자메이는 비록 여자답지 못하다는 주변의 핀잔을 듣기는 하지만 곧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멋진 소녀죠. 그리고 그녀가( 그리고 그녀의 쌍둥이 오빠인 '자리'도 ) 올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뒤에서 항상 도와주는 부모님의 존재도 함께 빛나 보였던 초등 고학년용 동화 한편 소개해볼까 합니다.  

 

여학생 자메이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72쪽 | 353g | 153*224mm 

친원쥔 지음 

보림 



 

 

이 책은 중국에서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남학생 자리』의 자매편 내지 후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자메이와 자리 남매를 둘러싼 인물들과 가족들이 만들어 내는 엉뚱한 소동에서도 늘 긍정의 에너지로 주위를 빛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메이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으며, 자메이의 시선으로 여학생의 심리와 관심사를 꼼꼼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읽어가는 저도 제 학창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 아~ 맞아 그런 적도 있구나. 그래. 이런 느낌이지.. ' 라고 저절로 중얼거리게 되었으니까요. 남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책 속에서도 간간히 등장하여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었던 쌍둥이 오빠 '자리' 의 모습도 매우 궁금해질 듯 합니다. (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인 저도 마찬가지구요! ) 

 


늘 그렇듯 부모의 시선으로의 아이의 책읽기를 해보겠습니다. 남학생인 오빠 자리가 엉뚱하고 황당한 장난으로 번번히 소동을 일으키는 개구쟁이라면, 자메이는 좀더 모범생에 가깝습니다. 그녀의 매력은 곧고 바른 생각에 있습니다. 자메이는 자기에게 유리한 일이라도 거짓이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이상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친구에게서도 장점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까지 갖추고 있으니 부모의 입장에서 정말 '바른생활 어린이' 인 셈이죠. 오늘날의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국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생활모습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책의 내용에 몰입하게 쉽게 해줬던 것 같습니다.  

 

『방학 아르바이트』라는 에피소드,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던 자메이의 방학 일상이 펼쳐지는 에피소드입니다. 자메이의 첫 아르바이트죠. 아버지는 자메이의 아르바이트 장소였던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와서 보고는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리 말합니다. " 자메이가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세상 공부하러 간 셈 쳐야겠어. 돈은 얼마 벌지 못하겠지만 공부는 좀 될 거야!". 그리고 자메이가 필요한 알람시계를 사다 주십니다. 자메이가 벌어야 할 50위안을 들여서 말이죠. 자메이는 한숨을 쉽니다. " 알람 시계를 살 돈이면 아르바이트를 할 필요없이 콘서트 티켓과 꽃을 살 수 있을 텐데. 자상하신 아빠는 세상의 이치는 잘 알면서 기본적인 경제 개념조차 없으시다. "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라도 자메이 아버지처럼 했을 겁니다. 손쉽게 원하던 티켓을 사주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의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져 왔죠.  

 

자메이는 믿었던 주인 아저씨에게 속아 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르바이트비도 거의 못 받았구요. 그런 자메이에게 아버지는 또 도움의 손길로 자신의 원고지를 베껴 쓰는 일을 제안합니다. 한글자 한글자 손으로 써야합니다. 할 수 없이 자메이는 원고지를 베껴쓰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원칙'을 고수하는 아버지는 베껴쓴 만큼만의 돈을, 여전히 콘서트 비용에는 못미치는 비용을 정산해주십니다. 실망하는 자메이에게 그 때 아버지가 건네주신 봉투! 그 안에는 콘서트 티켓과 메모가 들어있었습니다. " 사랑하는 딸아. 원고 쓰기를 통해 네 글씨가 많이 좋아졌구나. 아빠가 티켓 한 장을 상으로 주마".  

 

 

자메이의 아버지,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이런 부모의 마음을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해주련지요. 물론 이렇게 멋진 부모님이 늘 완벽하지만은 않습니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보면 어딘가 약한 고리 하나쯤을 갖고 있는데 자메이는 오히려 그 어른들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더 잘 이해하며 한층 더 성장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처음에는 부모를 우러러보다가 부모도 인간임을 깨달으면서 실망도 하고, 반항도 해보면서 결국 부모를 이해하며 인생의 길의 한발을 앞으로 내딛는 것처럼 말이죠. 

 

 

 

책의 구성은 각 에피소드의 처음에 이렇게 자메이의 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를 읽어보며 벌어질 사건들을 짐작해보는 한편, 에피소드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성장해가는 자메이의 모습도 확인해보실 수 있답니다.

 

자메이와 그 가족의 이야기만으로는 지루할 것 같으시다구요?  당연히 자메이 외의 다른 등장인물도 흥미롭습니다. 언제나 잘난 척에 엉뚱한 장난을 벌이는 오빠 자리와 그 친구들, 배우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단짝친구 린샤오메이 등은 자메이의 방해꾼이 되었다가 조력자가 되었다가 하면서 에피소드를 풍요롭게 만드는 한편, 자메이의 성장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청소년 소설의 주인공은 독자들에게 동일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출판사 소개글에서처럼 자메이는 이제 막 자신과 세계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 학생들에게 이 두 가지 역할을 다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말할 수 없이 긍정적인 명랑 소녀 자메이를 통해 청소년 소설이 갖춰야 할 낙관적인 세계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네요. 어떤 일이 있어도 기죽거나 좌절하지 않고 특유의 낙천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꼼수를 부리거나 요령을 피우는 대신 정직하고 당당한 태도로 모든 일을 정면 돌파하는 자메이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날 만하지 않습니까.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리는 요즈음의 청소년들의 모습 대신 명랑 소녀(혹은 소년)라는 이 느낌. 청소년들이 가진 긍정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 부모들이 소중하게 지켜줘야할 모습이기도 하겠죠. 

 

 

여학생 자메이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272쪽 | 353g | 153*224mm

친원쥔 지음

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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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마스크 - 내 마음을 알아줘! 작은 곰자리 21
우쓰기 미호 글.그림, 우지영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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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치킨마스크' 를 보면서 전 '페르소나(persona)' 라는 개념이 떠올랐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진정한 자신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투사된 성격을 뜻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본래 페르소나라는 말은 그리스의 고대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분석학자인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에 의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데 그는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가면)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관계를 이루어 간다고 하였습니다.

 

 

 

 

갑자기 아이의 그림책 리뷰에서 페르소나를 언급하다니 조금 지나친 감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우선 전작 『치킨 마스크』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치킨 마스크는 항상 자신감 없이 풀 죽은 채로 지내요. 다른 친구들은 재능이 가득 담긴 그릇을 가졌는데, 자신의 그릇만 텅 비었다고 생각하지요. 치킨 마스크는 올빼미 마스크처럼 계산을 빨리 하지 못하고, 햄스터 마스크처럼 만들기를 잘 하지도 못해요. 체육, 음악 시간도 뒤에서 지켜볼 뿐입니다. 친구들의 빛나는 부분이 하나둘 눈에 들어올 때마다 치킨 마스크는 점점 더 주눅이 들어갑니다. 친구들한테는 적어도 하나씩은 있는 빛나는 부분이 저한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급기야는 "나는 왜 나로 태어났을까? 내가 내가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 같은 애는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그때 치킨 마스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평소 부러워마지 않던 마스크를 모두 써 볼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올빼미 마스크를 쓰니까 안 풀리던 수학 문제가 술술 잘도 풀립니다. 개구리 마스크를 쓰니까 노래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치킨 마스크는 어떤 마스크도 선뜻 골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치킨 마스크가 아니면 어떤 마스크가 되어야 할지 오히려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내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을 밖에서 찾으니 그럴 수 밖에요. 

 

어른에게도 '가면'은 매력적인 물건입니다. 한번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 누구나 가져보는 거니까요. 다시 "페르소나"로 돌아가보면 " 페르소나가 있기 때문에 개인은 생활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반영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자기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맺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고유한 심리구조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 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이야기지만 사람의 전 생애를 통하여 그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요? 너무 오래 그렇게 살아오면서 스스로의 "참자기" 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치킨 마스크에서도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치킨마스크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볼 기회가 된다면 어떤 사람이 될 지 생각해보고, 무엇보다도 "그래도 내가 좋다!"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하구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줄 수 있는 것이 우리 어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구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며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 봐 온 작가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담아 쓰고 그린 그림책일테니까요. 

 

그렇다면『치킨 마스크』( '그래도 난 내가 좋아' )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이라면 이번에 나온 신간 『상어 마스크』는 어떤 내용일까요. 부제로 '내마음을 알아줘' 라고 되어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상어마스크

우쓰기 미호 지음 

40쪽 | 338g | 200*200mm 

책읽는곰 


“난 험상궂게 생긴 상어 마스크, 친구들은 겉모습만 보고 날 싫어해.” 

이번에는 마스크 초등학교 친구들 가운데 가장 험상궂은 마스크(?)를 자랑하는 ‘상어 마스크’가 주인공입니다.  

 

 

 

 

"같이 놀자.. "라고 먼저 다가가도 험상궂게 생긴 얼굴만 보고 "째 좀 봐. 우릴 째려보잖아. 무서워! " 라며 자리를 피하던 친구들. 상어마스크는 외롭습니다. 그래서 상어마스크는 친구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친구 실내화 몰래 숨겨 놓기, 선생님이 우수작으로 뽑아 붙여 놓은 친구 그림에 낙서하기, 별 이유도 없이 친구 때리기 같은 심술을 부립니다. 그러나 그럴 수록 관심을 끌기는 커녕 아이들이 점점 더 상어마스크를 멀리하게 되버립니다.   


 

 

그래도 상어마스크가 용기를 내어 함께 놀자고 하려고 공놀이 하는 친구들에게 다가갑니다. 그러나 날라왔던 공이 상어마스크의 몸에 맞고 튕겨나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상어마스크가 또 심술을 부리는 거라고 비난하죠. 난처해진 상어마스크는 결국 미안하다고 말하기는커녕 도리어 “알 게 뭐야!” 하고 큰소리 치고 자리를 피하고 맙니다.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은 상어마스크는 마음이 아픕니다. 진심을 보이고 싶어 몇 날 며칠을 강둑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조차도 “공이 탐나서 그러는 거야.”라는 오해를 사지만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을 찾아냅니다. 공을 반짝반짝 정성스레 닦아서 장수풍뎅이 마스크에게 달려가면서, 상어 마스크는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하고 결심하죠.


 

 

 

햄스터 마스크와 공의 주인인 장수풍뎅이 마스크를 만나서 입을 떼려는데, 햄스터 마스크가 먼저 또 심술부리러 온 거냐고 화를 냅니다. 결국 또 상어 마스크는 성격대로 “이딴 거 필요 없어!” 하고 응수하지요. 과연 앞으로 상어마스크는 어떻게 될까요. 

 


 

“친구를 위해 온 힘을 다하면, 그 마음이 전해질 거야!”

마지막 노을을 배경으로 한 실루엣을 보면 짐작하시려나요? 

혼자 그네를 탔던 첫장면과 대비되는 마지막 장의 모습입니다.



국내에서 만나본 두권의 책의 밑바탕에 깔린 일관된 주제는 바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은 남을 부러워하고 자신의 장점은 바라보지 못하지요. 어쩌면 부모의 비교와 과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구요. 아이는 나를 봐주는 사람을 통해 스스로를 자각하고, 때가 되면 자신의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니 아이가 제일 먼저 만나고 본능적으로 믿게되는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할지요! 그리고 겉모습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지 않도록 부모가 먼저 노력해봐야겠지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부모의 시선을 따라가며 배우게 될테니까요.

 

" 책을 읽을 때 그 책만을 읽지 말고 그 책이 놓여있는 퍼즐판을 함께 보라. " 고 했던 강사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작가는 지금까지 마스크 초등학교 시리즈 그림책 세 권을 출간했다고 합니다. 마스크 초등학교에는 많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작가가 앞으로 어떤 개성을 지닌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궁금해집니다. 그 전체의 시리즈가 어떤 모습으로 엮어질 지도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을 뜻하는 인간(人間) 이라는 단어를 뜯어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수많은 역할들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는는, 즉 관계와 시간 속에서 완성되어 가는 것이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군요. 많은 관계들 속에서 떄로는 부러워하고 때로는 실망하겠지만 그러면서 차츰 자신의 참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격려해주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그림책 속에서 부모로서의 육아의 길을 발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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