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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게이징 -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Wow 그래픽노블
젠 왕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평점 :
스타게이징
Stargazing
젠 왕 지음
Wow 그래픽노블
보물창고
문득 제목을 보고 '스타게이징' 이 어떤 뜻이 있을까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다. 세가지 의미가 있다. 이 뜻들 중에 책 속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까.
크리스틴은 교회에서 문이라는 여자아이를 알게된다. 주변의 아이들은 문이 '사람을 패고 다닌다' 며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엄마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문이 크리스틴의 별채에 묵게 되며 둘은 가까워진다.
문은 케이팝을 좋아한다. 크리스틴의 부모님은 학예회에서 크리스틴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길 바란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다른 애들이 더 잘 할거라며 자신없어 한다. 그러자 문은 함께 '커버댄스' 를 하자고 권유한다. 케이팝 뮤직비디오처럼 댄스팀을 구성하자고 말이다. 크리스틴은 문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간다.
문은 크리스틴과 달리 중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고, 발톱에 매니큐어도 바를 수 있다. 문을 따라서 한번 발라봤다가 아빠에게 꾸중을 듣고야 만 크리스틴.
이야기의 후반부, 문은 뇌종양이 발견되어 수술을 하게 된다. 문의 엄마는 크리스틴에게 수술 전에 민에게 응원을 해 줄 수 있냐고 부탁하지만 크리스틴은 피하고야 만다. 여러 미묘한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크리스틴의 표정. 죄책감, 질투 등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너무나도 괴롭다. 그런 크리스틴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빠는 디저트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그리고 디저트를 먹으며 아빠와의 대화 중에 눌러왔던 감정이 터져버린다.
아빠는 사실 문이 바뀌기를 바라는 거죠.
아빠는 모든 사람이 완벽하길 바라니까요!
특히 내가 완벽하기를요!
나도 완벽해지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솔직히 나는 문처럼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p192, 크리스틴
문이 발작을 하고 쓰러진 것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며 자책하는 크리스틴에게 건네는 아빠의 따뜻한 조언. ( 크리스틴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건은 책 속에서 확인해보시길. )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더라도
그걸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그래서 더 좋은 일을 할 수는 있어.
크리스틴은 용기를 내 문을 찾아간다. 문은 왜 수술 전에 보러 오지 않냐고 묻는다. 크리스틴은 솔직히 대답한다.
모두 널 좋아하고, 나는 절대 해 볼 수도 없는 것들을 전부 다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널 별로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만들면 우리는 비슷해질거라고.
그런 너는 내 친구로 계속 있어 줄 거라고...
자신의 환상이 뇌종양 때문이라고 생각한 문은 좌절하지만,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손을 내민다. 서로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는 참 건강하고 멋진 관계다.
" 하지만 우리는 똑같아 "
책의 이야기는 허구지만 소재는 작가의 경험이 녹아있다. 작가는 주인공 문 린 처럼 뇌의 시각 담당 부분 위에 발생한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별과 여러 형상들을 보곤 했는데, 이를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아무에게도 자신의 증상을 말하지 않았다고. 책 속의 문이 '스타게이징( 현실적이지 않은 생각에 빠짐 )' 한 것도 뇌종양 때문이었을까.
크리스틴과 문처럼 대만과 중국 출신의 이민자 부모와 그들이 낳은 미국 태생 아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자랐던 작가는, ' 특정 집단 사람들과 비슷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자랄 수록, 자신의 다름을 나타내는 방식에 집착하게 되었다.' 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 감정들을 편하게 되돌아 볼 수 있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러야 했다는 것도.
문은 학예회에 나갈 수는 없었지만, 객석에서 친구들의 커버댄스 공연을 본다. 댄스팀의 이름은 '스타게이징 뮤즈'. 책의 제목과 연결되면서, 이 친구들은 서로가 서로를 '스타게이징(스타를 쫓아다님)' 했던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늘어가고 있는 요즘, 아시아계 미국인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수용하고, 서로를 편하게 인정할 수 있는 날은 언제 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