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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빠빠 - 네버랜드 Picture books 024
아네트 티종 (지은이), 이용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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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이들 책을 잘 몰랐을 때에도 이 서명을 자주 듣곤 했었는데(조카가 있는 관계로)
'도대체 바바빠빠가 뭐란 말이지?' 하고 생각했더랬지요..
[바바빠빠]를 구입하기전 이 책에 관한 소개와 서평을 여러편 읽었었는데
몸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킨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저는 ‘유령‘이나 ‘괴물‘ 같은 존재인가 보다고
생각했었답니다.
그런데 정작 책이 집에 도착하고 타이틀 페이지를 보는데 표제지에 두눈이 동그랗고 속눈썹까지 치켜올려서는 입꼬리로 웃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바바빠빠’를 보고는 ‘유령이 아니네~’하고 말했네요..

그렇게 무섭지도 흉측하지도 않은 모습으로 대면한 ‘바바빠빠’는 책을 모두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주겠지만 어른들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이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태생이 불확실한 존재로 한아이가 살고있는 꽃밭에서 태어났지만 어른들에게 환영받지 못한채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야만 하는 바바빠빠..
하지만 프랑수아와 바바빠빠는 첫눈에 좋은 친구가 되리라는걸 벌써 알아차렸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친구로부터 떼어놓는게 있는데 어른들의 일방적인 편견이 개입되죠..
“바바빠빠는 너무 커~~~”



하지만 이게 이유가 되지 못하다는건 마지막 장을 보면 알수가 있지요..
집을 지어주면 되는데 말예요..

동물원에 갇혀서 불행한 날을 보내는 바바빠빠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던 동물원에서 조차 쫓겨나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그 거리조차도 바바빠빠를 받아주지 않죠..
극장에서도 호텔에서도..



감정이 없을것만 같던 바바빠빠의 두눈에서 수돗물처럼 눈물이 쏟아집니다.
거리로 쫓겨난 후 밤이 되어 버리고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았는데 어디에 몸을 뉘여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심지어는 술주정꾼의 술주정 상대 신세가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요..





호텔에서 난 불과 동물원에서 도망쳐 나온 사나운 표범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준 이후
바바빠빠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영웅의 대접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우리의 순진한 친구는 이런 대우에 교만하지 않고 손가방을 들고는 옛친구인 프랑수와에게고 돌아옵니다.
영웅이 되어 돌아온 바바빠빠를 프랑수아의 엄마, 아빠도 그제사 반겨주네요..

책전체에 있어 사건의 전개에 따라 변신하는 바바빠빠의 모습에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나 봅니다.
동물의 형상이 되기도 하고,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계단이 되기도 하는...
이렇듯 변하는 몸을 지닌 바바빠빠가 자신들이 되고 싶은 것을 대신해서 변신해주니
아이들은 바바빠빠를 통해서 어쩌면 대리만족이란걸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프랑스의 평범한 건축설계사였던 아네트 티종이 미국인 교사인 탈루스 테일러를 만나서
카페에서 장난으로 메모를 주고 받으면서 태어난 그림책이 [바바빠빠]라는군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에 나오는 집이나 상가들이 대체로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네트 티종이 건축설계사였군요..직업은 못속이나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맨마지막 장의 구도가 참 마음에 남더군요..
바바빠빠가 하늘을 보면서 자기를 만나고 싶으면 바바빠빠가 사는 집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모습이..
아이들 마음에 바바빠빠가 정말 세상 어딘가에 꼭 살고 있을것만 같은 희망을 심어주는 듯 해서요..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면서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인데
바바빠빠 앞에 나란히 늘어서 있는 어른들과 아이들은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더군요..
저는 대단한 발견을 한 듯 한사람 한사람을 책에서 다시금 찾아보았는데
제가 뒷북인가요?

어쨌든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상상을..
어른들에게는 일방적인 편견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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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tree88 2003-12-01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저두 다른 서재의 페이퍼를 보다가 우연히 좋은 글을 만나게 되면
줄을 타고타고 해서 들리게 되는데
그와 같은 경우겠군요..
반갑습니다..부족한 서재이나 자주 들러서 친분도 쌓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눌수 있길 바래요..*^^*

다연엉가 2003-12-04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수니나라님의 서재에서 찌리릿 그다음 종이배님의 서재까지 왔습니다.
쪼깨 퍼 갑니다. 너무너무 고마워요.
 

눈사람 아저씨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4
레이먼드 브릭스(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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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하은이 책꽂이에서 [눈사람 아저씨]를 꺼내어 봅니다.
크레용으로 그려진 파스텔톤의 그림을 영상물을 보는 느낌으로 한컷 한컷 시선을 옮기며 따라가 봅니다.

아이의 이름을 하은이라고 불러주고 싶지만 남자아이라 그냥 원본을 따라 제임스라고 부릅니다.
아침에 눈을 뜬 제임스는 창문밖에 눈이 내리고 있음을 알고는 급히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는 눈을 굴려서 자기 키보다도 더 큰 눈사람 아저씨를 만들어 놓지요.
목도리도 둘러주고 머리에 맞는 모자도 씌워줍니다.



한나절을 그렇게 보내고 자기방으로 들어와 잘 채비를 하는 제임스는 내내 바깥에 세워둔 눈사람이 궁금합니다.
그런데 그런 제임스의 눈에 정말 믿기지 않을 일이 벌어지지요..
눈사람 아저씨가 제임스에게 인사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뚜벅뚜벅 걸어와 악수를 하고는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하은이는 글없는 그림책을 그다지 즐겨보는 편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공룡이라는 신비함에 이끌려서 꺼내오는 책인 [신비한 자연사 박물관]이 고작이니까요..
글없는 그림책은 붙여진 지문에 의해 내용이 한정되는 것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엄마가 읽어주는 형식의 책에 익숙해진 하은이에게는 읽힘없이 본다는게 좀 답답한가 봅니다.

그랬던 하은이가 요즘은 책의 내용을 마음대로 구상해서 읽습니다.
내용은 그때 그때의 기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이러한 현상은 아직 한글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에서 저자는 아이에게 되도록이면 한글떼기를 늦게하라고 충고하고 있더군요..
아이가 글을 일찍 깨치게 되면 그림책에서 얻는 더 풍부한 상상의 세계를 빼앗게 된다고요..
그때는 이 말뜻을 어렴풋이 알았는데 지금의 하은이의 행동을 보니 왜그렇게 말했는지를 뚜렷하게 알수가 있겠네요..

하은이가 책을 읽는 행위는 글을 읽는게 아니라 바로 그림을 읽어내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엄마에게 들었던 내용을 토대로 그림속에서 어느 부분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오늘은 내용이 이랬다가 내일은 저랬다가 하거든요..
책은 한권이지만 아이가 읽는 내용은 여러권이라는 말씀입니다.

지금 사정이 이럴진대 하은이에게 있어 글없는 그림책의 분야는 더 이상 낯설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그림읽기를 하는 아이에게 지문이 있건 없건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되지 못하니까요..

[눈사람 아저씨]를 보면서 하은이에게 물었습니다.
“하은아~ 하은이는 아저씨가 좋으니?”
“응..”
“왜 좋은데?”
“친구같아~”

하은이에게 비친 눈사람 아저씨의 모습은 바로 친구의 모습이었나 봅니다.



제임스보다 덩치가 크지만 낯선 세계에서 보여준 아저씨의 행동은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았으니 이제 겨우 네 살인 아이의 눈에도 어눌한 행동이 친근하게 느껴졌던 게지요..

비디오를 통해서 보았던 내용과는 좀 다른면이 있지만, 책 또한 연속되는 박스컷을 이용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전반부에 고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하늘을 날게되는 클라이막스,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
마지막장에 온통 여백으로 처리된 상단에 조그맣게 그려진 박스안의 눈사람 형상을 보고는
하은이도 무슨 심각함을 느끼는지 마지막의 그림읽기는 이렇습니다.
“친구는 슬펐어요~~”

비록 지문이 없지만 그림을 따라가며 내용에 걸맞게 완벽할 정도로 소화해 가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글없는 그림책..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장르인 것 같습니다.

* 관련자료 *



* 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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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1-2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이뻐서 퍼갑니다. 잘 보겠습니다. ^^

그림책 2004-04-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갑니다. ^^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뼈 - 과학은 내친구
호리 우치 세이치 (지은이), 엄기원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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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3세..
이 시기의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계는 온통 호기심 천국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호기심 투성이인 셈이다.
하은이도 예외가 아니어서 말버릇처럼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바로 “왜??”라는 말이다.
왜 물이 끓으면 김이 나느냐?라는 과학적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해서
왜 끓은 냄비를 냄비받침에 받쳐야 하는지에 대한 시시콜콜한 의구심까지..질문은 끝이 없다.

어느 육아서에 이르기를 이 시기 아이들의 호기심이란 진정한 의미의 지적 호기심이라기 보다 단순히 엄마와의 유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관계의 결속에 더 의미가 크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하은이가 “왜??”라고 물어올때
가끔은 당황하고 가끔은 간략하게 조차도 설명하지 못하는 난관에 부딪히게 됨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아니..어떤 것은 대충 머리로는 알지만 그것을 하은이의 수준에 맞추어 이해시키기가 어찌나 어려운 작업인지 내가 설명하는 설명이 더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두손, 두발 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 우리 엄마들에게, 또 그런 아이들에게 정말 안성맞춤의 책이 한림출판사에서 출간한 [과학은 내친구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유아기를 벗어나 유년기를 맞는 아이들에게 생길법한 호기심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림을 그리고 또 간략하면서도 요점을 정리해 주는듯한 이야기형식의 지문이 4세에서 6세에 이르는 아이들에게 딱~!!인 책이다.

그중, 하은이가 한창 피부밑에 무엇이 있는지를 궁금해 할때
내눈에, 그리고 하은이 눈에 딱걸린 책이 바로 [뼈]이다.

[뼈]를 설명하기 위해 서점에서 여러 가지 책들을 뒤져보았는데 대개가 백과사전식의 형식을 띠고 있었다.
컷형식의 사진아래에 빽빽한 글씨체로 다양한 뼈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건 어른인 엄마가
보아도 한참을 읽은후 소화해서 하은이에게 리바이블해야 할 형편이니 선뜻 손이가질 않는데다
책자체가 4세인 하은이의 수준에선 그림만 구경해야 할 판국이다.
하은이에게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보다 오히려 책을 통해서 질리게 할 역반응이 눈에 선하다.
작가가 일본인이란 점이 아쉽지만 한림출판사의 [뼈]는 그동안 ‘뼈’에 대한 지속적인 호기심을 갖고 있던 하은이에게 참으로 적격인 책이었다고 말하지 않을수 없다.

그동안 무심히 먹었었던 생선뼈를 통해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뼈가 없는 동물(문어같은)을 등장시켜 뼈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또 뼈와 뼈가 움직일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관절이나 근육이라는 전문용어를 들려주고,
뼈의 기능이 무엇인지,
그 뼈는 인간만이 가진 것이 아니라 몸이 발달한 동물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음을,
또 화석이 된 뼈를 통해서 옛날 동물들의 모습을 짐작할수도 있다는 과학적 사실까지를 다루어 준다.
아주 간략하면서도 [뼈]라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항들은 짚어주고 있다.

처음, 하은이가 [뼈]라는 것에 호기심을 가졌을때 무시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겨우 몇 살인데 그런것에 관심을 가지나 싶은게 나어릴적 기억을 떠올려 보아도 내가 그랬던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하은이의 그런 호기심에 민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찌어찌해서 이 책을 알게되어 하은이에게 읽어주었을 때의 반응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그동안 호기심만 가득했던 것에 대한 사실을 책에서 하나하나 알려주니 얼마나 잘 흡수하던지.. 그 반짝반짝하던 눈빛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가 어렸을 적엔 이런 책들도 없었거니와
아이가 혹~ 호기심을 나타내어도 우리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유아기 아이의 이런 호기심엔 그리 귀를 기울이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구나~’싶고,
또 이런 환경이 주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한편으로 부럽다.

아이의 호기심에 대한 엄마의 대답이 궁해질때 이렇듯 ‘책’이라는 매체의 힘을 빌어본다.


* 뼈에 관한 또다른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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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1-2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밑으로 스크롤링을 하니 더욱 이쁜 페이퍼가 많네요. 야. 이렇게 멋진 페이퍼를 이제야 만나다니 ^^ 앞으로 자주 올께요. ^^
 

은지와 푹신이
하야시 아키코 (지은이) / 한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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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책 「목욕은 즐거워」, 「숲속의 요술물감」, 「숲속의 숨바꼭질」등과 함께 대표적인 환타지류에 속하는 책입니다.

푹신이는 아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푹신이가 주인공임을 암시하고 출발합니다.

푹신이는 은지를 위해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인형이랍니다.
대게 아이를 위한 인형이라고 하면 토끼나 곰인형을 떠오릴텐데 푹신이는 여우인형이랍니다.

아기(은지)를 돌봐 주라는 부탁을 받은 푹신이는 은지의 유아시절 은지의 친구로 늘 함께 합니다.
은지가 자라면서 푹신이는 점점 낡게 되지요..
그래서 떠나게 되는 은지와 푹신이의 여행길..
푹신이는 모래 언덕 마을에 있는 할머니 집까지 가는동안 은지의 보호자가 됩니다.

기차안에서 우여곡절을 겪지만 친절한 차장아저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할머니가 계시는 역에 도착하지요..

이때 곧장 할머니 집으로 갔더라면 이야기는 싱거웠을텐데
또다른 사건으로 독자를 이끌려는 듯 은지는 한번도 보지 못한 모래 언덕에 잠깐 가 봐도 괜찮은지를 묻습니다.

둘이서 가 본 모래 언덕..
두 페이지 가득 펼쳐진 모래 언덕은 아이의 시선으로는 분명 어느 바닷가의 모래 언덕에 있음을 착각하게 만들겠지요..

둘이는 모래 위에 나있는 이상한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그만 개에게 푹신이가 물려가고 맙니다.
하은이는 개를 무척이나 좋아하거든요..
책에 개가 나오니 좋아하다가 "컹!"하면서 푹신이를 물고 가니까 표정이 달라지더군요..

푹신이를 잃어버린 은지는 개가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가서는 모래에 묻힌 푹신이를 결국 찾아내지요..
그러곤 업고서 넓은 모래 언덕 꼭대기에서 내려옵니다.
푹신이를 업은 모래 언덕 뒤로 저녁 노을을 이끌고 있는 해의 너울이 바닷가에 가득차 있네요..

기차에서 꼬리가 끼였을 때 차장아저씨가 묶어주신 붕대랑 팔이 터졌을 때 꿰맨 붕대가 엉망으로 엉클어진 채 푹신이는 은지의 등에 축~ 늘어져 업혀서 할머니 집엘 옵니다.

일본 할머니 티가 흠뻑 나는 백발의 할머니가 은지를 꼭 안아주네요..
할머니는 푹신이를 기워주시고는 목욕을 시키지요..
목욕탕에 함께 들어가 있는 은지의 표정이 무척 만족스럽게 보이지 않나요?

대개 환타지류의 책들은 아이와 동물만이 교감을 가지는데
이 「은지와 푹신이」에서는 할머니도 환타지 세계에 참여하는 듯 하는 이색적인 면이 있네요..

아이가 보호자가 아닌 곰인형이 아이의 보호자가 되는 설정부터
할머니 집에 도착하기 까지 겪게 되는 일들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내용이
이 책을 읽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습니다.

하야시 아키코나 쓰쓰이 요리코가 그린 그림책들은 등장 인물에서는 한국 아이와 별차이를 못느끼는데 집이라든가 동네라든가 하는 주위 환경이 일본틱(?)함을 연신 드러내는 것 같네요..

하야시 아키고의 그림책

<작품목록>

《이슬이의 첫 심부름》, HER FIRST SHOPPING, 1976
《순이와 어린 동생》, ASAE AND HER SISTER, 1979
《오늘은 무슨 날?》, 1979
《병원에 입원한 내 동생》, LITTLE SISTER GOES TO THE HOSPITAL, 1983
《오늘은 소풍가는 날》, I'M GOING CAMPING, 1981
《우리 친구하자》, 1986
《혼자 가지마》, AYAKO AND HER BIG BROTHER, 1981
《구두구두 걸어라》, TODDLE, MY SHOES, 1981
《목욕은 즐거워》, I LOVE TO TAKE BATHS, 1982 (1983년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수상)
《싹싹싹》, I'LL WIPE IT OFF ! 1981
《손이 나왔네》 WHERE'S MY HANDS ? 1986
《달님 안녕》 HELLO, MOON! 1986
《크리스마스의 세 가지 선물》 외 2권
《은지와 푹신이》 KON AND AKI. 1989년 (제 21회 講談社 출판문화상, 미국 READING-MAGIC AWARDS 수상) / 이상 한림출판사 발행의 번역서임
《숲 속의 숨바꼭질》 《휙휙 팽이가 돌면》 《똑바로 걸어요》 《019 - 012》 《내 빵 너의 빵》 《풀밭에서》 《종이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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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안 잘거야 - 꿈꾸는 나무 16
헬렌 쿠퍼 (지은이), 정해왕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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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사의 꿈꾸는 나무시리즈에 수록되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 1963년생의 젊은 작가, 헬렌 쿠퍼는 1996년도에 Kate Greenaway Award 상을 수상했지요..

헬렌 쿠퍼는 원래 음악 교사 자격을 갖고 있었는데 아이들 그림책에 흥미를 느껴 작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녀의 남편인 Ted Dewan도 역시 작가랍니다.

헬렌 쿠퍼는 주로 어린시절 자신의 기억들을 중심으로 글을 썼으며,
자신의 딸 안도라의 성장과 행동들, 그리고 가지고 노는 장난감 등을 보면서 주로 이야기의 모티브를 얻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The bear under the stairs」, 「little Monster did it!」, 또다른 예쁜 그림책인 「Pumkin Soup」이 있답니다.


이 책은 잠잘 시간이 된 아기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이제 잘 시간이야~"라고 하면서 엄마는 아기를 재우고 싶어하지만
아기는 아직 잠잘 준비가 안되었네요..
"난 안잘거야~"하고는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 버리는 아기..

밖으로 나간 아기는 졸린 호랑이도 만나고 성으로 돌아가는 병정아저씨도 만나고
차고로 돌아가는 기차, 악사, 달님도 만나지요..

아기는 만나는 대상마다 자기와 놀자고 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지금은 잠잘시간이니 내일 놀자고 합니다.
호랑이와 병정 그리고 기차와 나누는 대화가 마치 말장난을 하듯 우습게 표현해 놓았네요..
원본에는 라임을 맞추어 놓은게 분명히 보인답니다.
snoring-roaring, dreaming-parading, resting-racing, tired-instead, played-lulled, trundled-bundled 처럼요..

결국 아기는 졸리는 악사들을 태우고 가다가 자동차 마저 잠드는 바람에
혼자서 자동차를 끌면서 갑니다.

모두 잠들어 고요하고 깜깜한 바깥..
어쩌면 무서움을 느낄만한 적막함 속에서 아기는 멀리서 다가오는 그림자를 발견하지요..
그림자는 조금씩 조금씩 클로즈업 되면서 아기에게도 다가와서는 힘껏 아기를 끌어 안습니다.

지문에 적어 놓았지요..
"네가 잠들기 전에 잠들 수 없는 사람이 있어~"라고.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부분인 듯 해요..

맞아요..
우리 엄마들은 아기가 잠들기 전에는 결코 잠들수가 없는 존재들이잖아요..

결국 아기도 이젠 엄마품에 안겨서 잠자리에 놓입니다.
"이제 잠잘 시간이예요?"하면서..

아기는 고요히 눈을 감고 그동안 밖에서 만났던 것들이 아기방 이곳저곳에서 보입니다.

이 책은 베드타임 북이라고 하기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는 책속의 아기처럼
"난 안잘거야~"를 외칠까봐 걱정되는 책이지요..
또 분명 그런 아이가 있을테구요..호호~

혹시 기차가 나오는 장면에서 기차가 태우고 있는것들 자세히 보셨나요?
어딘가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지요..
가만히 보면 모두 마더구스에 나오는 동물들이랍니다..

푸근한 그림의 무척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The baby who wouldn't go to bed」이라는 제목의 원본도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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