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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곰 - 어린이중앙 그림마을 011
                               몰리 그룸즈 (지은이), 루시아 구아르노타(그림), 최윤정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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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본 후에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의 느낌은 마치 ‘곰의 생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한편 감상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을 처음보는 아기곰이 엄마곰을 따라 동굴을 나서서 하루를 빡빡하게(?) 보내는 가운데 드러나는
곰의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곰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나레이션 하면서 정지화면으로 보여주는 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딱딱한 느낌인 반면에 이 책 [우리는 곰]은 세상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찬
아기곰들의 질문,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엄마곰의 친절한 답변식의 대화가 있어서
우리아이들은 사진을 방불케하는 생생한 곰그림과 함께 곰의 ‘어떠함’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익힐수 있을 듯 합니다.

위험을 피해 “기어오를 줄 알고”



무엇을 먹기위해 “찾을 줄 알고”
때론 “헤엄을 칠 줄 알고”
새로운 먹을 것을 찾기위해 “땅을 팔 줄 알고”
엄마로서 아기곰들을 “이끌어 줄 줄 알고”
하루의 피곤을 씻기위해 “잠자는 걸 좋아한다”
그런 “우리는 곰이다”

곰의 행동에 관한 요약이지만 책의 내용은 일련의 이야기를 지니며 전개되어지고
그때그때마다 곰은 주어지는 환경에 따른 특징적인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이 이야기식 구성은 아이들에게 있어 곰의 특징을 이해시키기에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용하는데
하은이의 경우 엄마곰이 숲쪽을 쳐다보며 뒷발만 땅에 댄채 일어서서는 으르렁 거릴때
자기도 마치 아기곰인양 함께 긴장하고
벌통을 건드려 쫓길땐 어찌해야 되는지 표정이 난감해 집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 순간을 엄마곰의 지시에 따라 하나하나 극복해 가는 아기곰을 따라가다 보면 안도하게 되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엔 저절로 아기곰의 생태에 대해 알게 되더군요.
아기곰이 위기를 극복했던 방식이 바로 그들의 습성이자 생태이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곰’을 일컬을때 둔하고 미련한 사람을 비유해서 말하곤 하는데
(곰에 대해서 몰라서인지)
맨 뒷장에 큰글로 새겨진 “우리는 곰이다.”의 문구에 함축된 의미를 생각건대,
그리고 이 책에서 보았듯이 곰은 결코 둔하지도 미련하지도 않는 동물임을 알수가 있습니다.

엄마곰이 위험을 알렸을때 그렇게나 빠른 동작으로 나무에 올라가는 아기곰,
뒤따라 오는 벌떼를 따돌리는 방법,
그리고 감각으로 독버섯을 피하는 장면에서도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엄마곰은 아기곰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까지 하지요. 사랑을 담아..



그러니 앞으로는 ‘곰’을 두고 악평을 하는 일은 그만두어야 할 듯 합니다.

적어도 아기곰들은 이러이러해서 그네들이 ‘곰’임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며 살게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엄마곰은 그렇게도 자연스레 세상살아가는 법을 터득해가는 아기곰들이 마냥 자랑스럽고
귀여우니 말입니다.

하은이는 이 책을 읽고는 곰에 대해서 박사라도 된양 엄마를 가르칩니다.

“엄마~ 곰은 위험할 때 나무에 올라가~”
“엄마~ 나도 꿀 좋아하는데 곰도 꿀을 좋아한대..꿀이 달아서 맛있나봐~” 그러면서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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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2-1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그림책이 진짜 곰이네요.....ㅋㅋ.....아직 아이가 어려 아이 눈높이에 맞추다보니...여지껏 곰을 의인화한 그림책만 보았지.....자세히 진짜 곰을 표현한 그림책은 첨 보는것 같아요.....전 무엇보다도 곰을 소재로 한 책이 참 마음에 들던데....이책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

bluetree88 2004-02-11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개월의 성민이에게는 좀 벅찰수도 있는 책이네요..하지만 그림이 일품이구요..내용 또한 좋답니다. 언제 서점가실일 있으실때 한번 보세요..성민이가 소화가능한 시기가 오면 꼭 구입해 주시라고 권하고 싶으네요. 곰이 나오는 그림책이면 지금쯤 '코를 킁킁'이 시기적으로나 계절적으로 딱일것 같은데 이미 갖고 계신가요? 가을엔 '아기곰의 가을 나들이'가 좋죠..^^
 

                                                        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했을 때
                                                                    주경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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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과연 예전에 어떤 모습으로 지내셨을까?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았을때 가졌던 생각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어렸을적 지냈던 기억도 아이키우면서 가물가물 거리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사셨던 옛적의 모습을 생각하려니 머리가 하얗게 되더군요..
그런 저에게 이 책은 무리없이(?) 그 시대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갈수 있는 책이 되었더랬습니다.

예쁜 점토인형들이 정감있게 다가오는 표지를 넘기면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에 대한 재미있는 소개가 나옵니다.
땅꼬마 할아버지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데 이런 할아버지를 ‘중중 까까중 대패로 밀어중.“이라고 놀렸다는 이야기.

할아버지의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적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셨던 시대에는
놀림이라는 행위도 이렇듯 흥겨운 가락을 섞은 노래조로 놀렸었나 싶은게 우리 선조들은
그래서 해학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구나 싶더군요..

스물 네편의 이야기를 실어놓은 책에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끔 들어왔던 <두껍아 두껍아>, <참나무하고 뽕나무하고>, <어디까지 왔니>, <개똥벌레 똥똥>, <꼬부랑 할머니> 등의 대체로 귀에 익은 동요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인지 낯선 분야인 전래 동요임에도 불구하고 생경하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특히 <독사려>는 제가 하은이만 했을 무렵 아버지께서 많이 해주셨던 놀이노래인지라
옛기억에 가슴이 뭉클해 지더군요..

독 사려 독 사려/ 독 사세요
잘생긴 독 사세요/ 아주머니 독 사세요/
얼마예요/ 백원이오/
아이고 예뻐,/ 주세요



그러면 친정어머니는 독을 사는 아주머니가 되곤 하셨죠..
이 놀이는 요즘도 하은이에게 가끔 해주는데 그러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또..또요~“라는 반응이 금방 온답니다.

노랫말에 이야기를 꾸미고 시를 쓰고 화를 풀고 유머도 즐겼던 할아버지의 노래들..
그 속에 우리의 정서가 가득하니 들어있어서인지 분명 그 시대의 놀이를 알지 못할터인데도 아이는 전혀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노랫말이 길지 않은데다가 서양의 라임처럼 반복되는 어구들, 재미있는 노랫말, 그리고 자연의 이야기..
이런 점들이 노래에 가득히 배어있어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요소로 작용하는가 봅니다.
게다가 인형작가로 알려진 주경호님의 정성들인 점토인형의 삽화들은 이쁘기도 하지만
노랫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꽤 고심하신 듯한 느낌이 역력합니다.


이렇듯 단순한 놀이 하나에도 곡을 붙이고 흥겨워 하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비록 그 세대는 지날지라도 그분들의 놀이와 노래는 후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 하면서 읊조리게 되겠지요..

[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했을 때]..
이 한권의 동요그림책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옛날로 거슬러 가는 여행을 떠나보시는건 어떨지요..


* 참고: 이 책에 나오는 전래동요는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에 많이 수록돼 있습니다.


* 책읽은 후의 아쉬움:
여러편의 노랫말을 박스안에 넣어 배치해 놓았는데 삽화의 배경을 가리워서 눈에 거슬리더군요..배경을 충분히 살려서 편집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 이곳으로 가시면 인형작가 주경호님이 작업하셨던 그림책에 대한 여러권의 책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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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 생각이 커지는 명작 그림책
앤서니 브라운 (지은이), 허은미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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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 내내 이 물음에 대해 줄곧 생각했더랬습니다.

저도 한남자의 아내이고 아이의 엄마로서 책에 등장하는 피곳부인과 비슷한 일상을 매일같이 반복하는 주부의 입장에 있습니다.

[돼지책]은 단순히 주부라는 입장에서 책을 읽는다면 이이상 더 통쾌할 수가 없는 내용입니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며칠간의 잠적, 그후에 오는 아빠와 아이들의 뉘우침, 그리고 역할전가...
앞부분에 참 안쓰럽게만 느껴지던 엄마의 모습이 가출후 돌아왔을때 어찌그리 당당해 보이던지요.. 일종의 대리만족 같은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되더군요

그런데 만약 책의 줄거리가 단순히 엄마편 들어주기에서 끝나버렸다면 주부의 속을 시원하게는 해주었을 지언정 분명 지금처럼 세간에 주목받는 책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 장의 그림이 만약 엄마가 침대에 누워서 잠들어 있다거나,
아니면 이전의 피곳씨처럼 소파에 드러누워 TV나 신문을 보고 있는 장면으로 끝나버렸다면 도대체 이 책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으로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란 말인가 하고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었겠지요..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마지막 장면을 얼굴에 기름칠이 된 채 차를 고치고 있는 모습의 피곳부인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진정한 가족간의 사랑과 애정에 대해서 강한 인상을 남겨줍니다.



아빠가 설거지를 하고 엄마가 차를 고치는 일은 어쩌면 그동안의 성역할이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여 있던 우리들에게 무척 생소하게 보여지는 모습이지만 아빠와 엄마가 그렇게 서로의 역할을 바꿀수 있는 것은 ‘여자’이기에 앞서 ‘엄마’이기에, ‘남자’이기에 앞서 ‘남편’이고 ‘아들’이기에 누구에게 정해진 역할이 아닌 공동의 역할로 다가설 수 있는 모습이겠지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휴식처가 되어줄 가정이라는 보금자리가 어느 한사람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그리고 그 희생의 고마움을 모른다면 그건 더 이상 가정으로서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이미 가족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를 [고릴라]와 [동물원] 그리고 [터널]에서 신랄하게 다루어 줌으로써 가정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되돌아 보게끔 독자들에게 여러번 도전을 던져 주었습니다.
이 [돼지책]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현대 사회에서 위기에 처한 가정내 문제를 재미있는 찾을거리(돼지찾기)와 유머러스한 구성으로 무거운 주제에 비해 접근하기 쉽도록 배려하면서 하고자 하는 말을 은근히 내재시켜 놓았더군요.
집에서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는 일은 엄마의 일에 속한다고 당연히 생각하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작가는 가족공동체의 중요성을 한껏 부각시키면서 가사를 비롯한 모든일이 가족이라면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대상으로 나온 책이지만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진지하게 다가가는 책..
아이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 [돼지책]을 통해서 우리 엄마들이 더 이상은 가사라는 노동에 치이지 않기를 바라며 아이들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또한 아빠가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엄마가 공구로 집안 여기저기를 수리하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래어 봅니다.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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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낮잠 - 네버랜드 Picture Books 139
미야니시 타츠야 (지은이), 한수연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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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게의 작품 [유모차 나들이]는 환타지성 성격을 띤 이야기 책이지만
진행되는 스토리 가운데 동물들간의 계층구조가 확연함을 은근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상부구조에 위치한 동물이 나타나면 하부구조에 있는 동물이 슬쩍 자리를 피해버리죠..

하지만 [유모차 나들이]는 그런 계층구조를 알려주기 위한 측면의 책이라기 보다는
아이가 자기만의 세계에서 동물들과 교류를 가진다는 환타지계에 속하는 이야기책에 더 가까운 편이지요..
이에 반해 [개구리의 낮잠]은 본문 전체에 동물의 계층구조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작가가 이 부분에 착안해서 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야기의 진행에 있어서 먹이사슬 관계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지요..

개구리로 시작해서 독수리까지 한단계 한단계를 거칠때마다 먹이에 놓이게 되는 개구리의
태연자약이 참 대담하면서도 우습습니다.
사마귀의 억센 톱니발이,



도마뱀의 교활해 보이는 표정이,



한입에 삼킬만한 쥐의 입이,



두갈래로 갈라진 뱀의 혀가,



날카롭기 그지없는 독수리의 발톱이 개구리를 먹이로 노리지만
정작 개구리는 천연덕스럽게 낮잠만 자고 있을 뿐입니다.

아주 힘없는 류에 속하는 개구리를 두고 정작 옥신각신 하는 것은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동물들입니다.
자고있는 개구리를 곧 삼킬려고 할 때엔 한껏 커졌다가
힘센 놈앞에서 쪼그라드는 모습이란...
꽁지를 빼고 도망가 버리죠..
차라리 자고 있는 개구리는 천하태평입니다.

그런 개구리의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도대체 어떻게 할려고 저러나?” 싶은데
사건의 해결은 엉뚱한데서 이루어져 버립니다.
걱정했던 개구리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과는 무관하게 한낮의 낮잠을 즐기고는
기분이 좋아져서 일어나지요.

이렇게 보면 자연의 이치란 힘이 강하다고 절대적인 것도 못되며
또 반대로 힘이 약하다고 매일 숨어지내지만은 않도록 되어있나 봅니다.
힘의 논리로 따지자면 개구리 같은 존재는 이미 지상에서 사라졌을 나약한 존재니까요..
하지만 자연은 이런 힘없는 존재들도 살아갈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개구리에게는 반갑게만 들리는 천둥소리가 독수리에겐 위협적인 소리로 들리니 말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그림으로 부각시킬 요소들만 집중해서 볼수 있도록 간명하게 그린 그림이
이야기의 긴장감을 배가시켜 주네요..
그리고 위협적인 동물이 늘 아래에서만 나타나는 구도를 마지막에 위로 옮겨 버림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예측을 깨뜨리는 의아함도 던져줍니다.

이 책을 읽을때 더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두꺼운 글씨로 입혀진 지문인 반복어,
“바로 그때..”와 “앗, 00다!”를 아이로 하여금 연출하도록 하는 겁니다.
눈으로 그림을 따라가기만 하는 것 보다 훨씬 실감나게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답니다.


먹이사슬에 관한 또다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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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쉬는 항아리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6
정병락 (지은이), 박완숙(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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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예전 살아계시던 할머니댁에 가면 마당 한귀퉁이에 온갖 모양의 옹기들이,
온갖 크기로 옹기종기 모여 있던 모습이 떠올려집니다.
예전엔 빛깔 곱고 화려하기까지 했던 자기류에 밀려서 제 빛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지금은 가벼운데다 깨지지도 않는 스테인리스 그릇이나 플라스틱 그릇의 ‘실용성(?)‘에 밀려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것..
[숨쉬는 항아리]는 그렇게 한번도 귀하게 쓰임받지 못했던 옹기중 특히 항아리에 대한 이야기를
의인화된 표현을 빌어 재미있게 아이들에게 다가서려고 합니다.

항아리의 재료는 자연(흙)이라는것,



손으로 빚기도 하고 물레를 돌려 만들어 진다는것,
뜨거운 가마에서 구워진다는 것,
이렇듯 어떻게 옹기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해서 우선 다루어주고 있습니다.

그런후 의인화된 옹기의 재미난 이야기가 시작되죠..

이쁜 항아리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한 작은 항아리는



“나만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하고 슬퍼합니다.



그렇게 슬퍼하는중 작은 항아리는 친구 항아리들에게서 새로운 사실을 듣게 되죠..
“우리는 숨쉬는 항아리란다.”



그리고 작은 항아리는 드디어 숨쉬기 실습(?)에 들어갑니다.
소금물이 담기고 된장이 될 메주가 담기죠..
작은 항아리는 숨쉬기를 통해서 훌륭하게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내지요.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먹는 된장과 간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항아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도..

항아리에 담긴 메주가 이렇게 말하죠..
“정말 걱정이야, 우리는 숨을 쉬어야 좋은 된장이 될 텐데.”
메주의 걱정에 대한 항아리의 자신있는 대답,
“걱정마, 까맣고 못생겼지만, 이래봬도 내가 바로 숨쉬는 항아리야.”

비록 까맣고 못생겨서 이쁜 항아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
장식용으로만 쓰이는 항아리들과는 달리 작은 항아리는 우리네들이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먹거리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내는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
그런 장식용 항아리들과는 더 이상 견줄바가 안되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겠죠..



[솔거나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소재가 모두 그렇듯이 이 항아리도 이제 서서히 우리들의
생활에서 조금씩 자취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지는 소재가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하은이가 어른이 되었을땐 어쩌면 책에서나, 아니면 기억에서나 접할수
있는 소재가 되지나 않을까 생각됩니다.

책의 제목인 [숨쉬는 항아리]에서 엿볼수 있듯이 항아리는 어쩌면 살아있는 생명체인지도 모릅니다.
진흙과 모래알갱이에서 생긴 미세한 틈으로 계속해서 산소를 공급하고 또 속에서 나온 노폐물을
구멍으로 걸러내면서 김치나 된장, 간장 등의 미생물이 섞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있을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생명체, 그래서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그렇게나 열심히 항아리를 닦지 않으셨을까요?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말예요..

책뒷부분에 항아리외의 다양한 옹기에 대해 언급해주고 있네요..
양념이나 꿀등을 담는 양념단지, 가정에서 식초를 만들때 사용하는 촛병, 젓갈류를 담는 젓동이,
소주를 만들때 사용하는 소줏고리, 인뇨를 담아 밭으로 옮길때 사용하는 장군..
그 외에 용도와 지방에서 부르는 이름에 따라 대독·중두리·방구리·시루·자배기·서래지·뚝배기·삼중단지
등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와서 자연을 닮은 우리네의 옹기..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전에 생활의 편리성에 밀려 차츰 퇴락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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