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이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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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자들의 담론, 주장, 수사법을 분석하여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조종해 왔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담론은 어떤 근본적인 성격적 특징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의 욕망, 성격, 신념과는 거의 무관한 '논쟁의 규범'들에 의해 형성되는데 크게 세 가지 예를 들고 있다. 1. 역효과 명제 -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2. 무용 명제 - 그래 봐야 기존의 체제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3. 위험 명제 - 그렇게 하면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명제들은 수십년간 우리나라의 보수수구세력들이 대중을 우매화하며 세뇌시켜왔던 담론들이 아닌가? 지식인들조차 자신도 모르게 이런 세 가지 논리에 설득되어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업고 이러한 담론을 퍼뜨리는데 일조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이미 팩트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기네 집단내부에서만 팩트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가? 이미 학계에서 타당성을 잃어버린 낙수효과 같은 것. 여전히 우리사회에서는 그들의 논리가 그럭저럭 통하고 있다.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이재용이 편법승계로 수백억을 벌었다한들 배는 좀 아프지만 그래야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고 덕분에 나도 잘 살게 될테니 봐줘야 한다는 등. 위의 세 가지 명제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말을 듣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설득되어 버린다. 자주 되풀이되는 담론에는 늘 비판적인 청취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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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좇는 의료 풍경, 임상시험
앨릭스 오미러 지음, 노승영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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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에 대한 얘기다. 저혈당 증상을 보이지 않아 갑작스러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저자가 스스로 임상시험에 지원하면서 겪게 된 이야기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가닥 희망을 찾아서 지원하는 사람도 있고, 단순히 돈벌이가 잘 된다는 이유로 지원하는 사람도 있고, 인류의 희망에 기여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람도 있다. 책 말미에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시험에 지원하기 위한 요령까지 싣고 있다. 만약 내가 불치병이나 치료하기 어려운 암에 걸렸다면 어떻게 할까? 그간의 생에 감사하며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얼마남지 않은 생에 충실할 수 있을까?

정신분열병 환자들의 부모를 보면 신약개발에 관심이 많다. 수년, 수십년 정신질환을 앓아오며

정말 모든 항정신병 약물을 다 사용해 보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부모들은 모두 자기가 죽고 나면 누가 정신병에 걸린 자기 자식을 봐 줄지 태산같은 걱정을 한다. 때문에 그들은 늘 뭔가 획기적인 신약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아프리카나 외떨어진 비문명국에서 비윤리적인 임상시험이 문제가 된 적이 있지만 윤리적인 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임상시험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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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판매학
레이 모이니헌.앨런 커셀스 지음, 홍혜걸 옮김 / 알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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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그런지는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나도 학회에 참석하면 제약회사 스폰서로 열리는 세미나에서 자기 회사의 약을 사용해 본 의사들이 그 효과에 대해 얘기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우습기도 하고 정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되는데 이 책에서 얘기하는 건 그게 모두 다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거다. 사실 그간의 제약회사 스폰을 둔 논문을 보고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다니까...

심지어 진단기준조차 제약회사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조정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혈압의 기준치. 사실 요즘 우리가 하는 얘기로 갑작스럽지만 않으면 혈압은 낮을수록 좋으니까 수축기 혈압이 130만 넘어도 약 먹는게 낫다고 하지 않나?

골다공증, 생리전증후군, 과민성대장증상, 폐경 등등에 대해서도 제약회사의 입김으로 인해 정상적인 범위의 느낌마저 질환의 증상으로 탈바꿈되고 진단기준의 역치가 점차 내려가고 있다.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세상 모든 사람을 건강염려증으로 만들지않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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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문화사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 성기의 모든 것
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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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origin of the world인데 국내 출판사에서 자극적인 제목을 붙였다. 물론 이런 제목에 세계의 기원이라는 제목보다는 판매율을 높일 것이다. 부제처럼 이 책은 단지 신체의 일부인 여성 성기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지식만을 나열한 책은 아니다. 프로이트 조차 미완으로 남겨둔 여성성에 대한 책이다. 여성의 성기는 인류의 기원이며 숭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지옥문을 상징하거나, 많은 강간살해범들과 정신병질자들에 의해 자주 손상되는 저주와 공격의 대상이기도 하다. 경외라는게 그런게 아닐까? 우러러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며, 정복의 대상이 되는 것. 남성들이 수십세기를 거치며 남성중심 사회를 유지해오고 있지만 남성의 근원은 결국 여성의 성기라는 사실을 절대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은 남성으로 하여금 꽤나 심각한 존재의 갈등에 빠지게 만든다. 여성의 오르가슴을 억제하기 위한 클리토리스 절제 의식이나 처녀성을 확인하고 유지하기 위한 비인간적인 다양한 절차의 많은 것들이 결국 남성우월주의를 간신히 지켜내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물론 이런 남성중심의 사고방식에 세뇌되다시피한 여성들에 의해 이러한 관습이 유지되어 오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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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온 낱말 - 크루아상, 톨레랑스, 앙가주망 우리 옆에 숨쉬는 프랑스와의 지적 조우
최연구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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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통통, 모나미, 상떼빌, 마몽드, 라네즈, 메세나, 톨레랑스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프랑스어들을 소개하고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단어집이 아니라 그 단어에 얽힌 사연들을 맛깔나게 소개하여 상식도 쌓고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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