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 책 <너는 무슨 풀이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형미(동화작가)

 

여름 식물이 전하는 이름의 소중함
<너는 무슨 풀이니?>는 꼭 우리 집 아이와 할아버지의 이야기 같다. 내가 할 수 없는 일들, 특히 오랫동안 자연을 보아왔거나, 주변에 늘 있지만 잘 놓치는 것들의 대부분은 할아버지가 해주고 있는데, 할아버지와 아이의 주고받는 문답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이 책은 장면, 장면이 정겹고 사랑스럽다.

 

하얀 광목에 여름에 자라는 식물들을 수놓아 이야기를 만든 이 책은 정갈한 자수 그림책이다.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간 타로는 마당 수돗가에 수박을 담그고 시원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할아버지와 마당이며 집 근처를 산책한다.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야생초의 이름들을 알려주며 특징을 알려주기도 하고 같이 냄새도 맡아보곤 한다. 정답게 아이와 산책을 하고 풀을 살펴보는 등의 모습을 자수로 나타낸 이 그림책은 어떤 일러스트보다도 멋지다.

 

아이가 시골 할아버지 댁에 다녀온 뒤로 주변 자연을 보는 눈이 제법 똘똘해졌다. 이건 무슨 풀이고, 저건 무슨 꽃이고, 어디에서 보았었는지, 무엇이 신기했는지 종알종알 일러주는 것을 보면 아이의 기억력이 놀랍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누군가에게 인식 되고, 존중 받는 것에 ‘이름’만큼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는 “그냥 그건 잡초야.”라고 말했을 때보다 이름을 알려주었을 때 더 잘 기억하고 한 번 더 관심 갖게 되었다. 지금은 작은 풀이나 꽃에 지나지 않지만, 함께 살아가는 주변 세상에 대해 각각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 살면서 아이에게 얼마나 크고 풍부한 경험을 갖게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인이나 사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치를 알아가고, 존중하는 것이 어쩌면 이름을 불러주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이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하기를 바란다. 살다보면 가끔씩 어려운 일에 부딪히고, 힘들게 느낄 날도 많겠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알고, 소소한 가치들을 아는 것이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므로…….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작은 것도 눈여겨보고, 존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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