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불패 - 명문대식 공부혁명
유재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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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지만, 딱히 뽀족한 답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 역시 학창시절,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수학, 영어가 내 삶에 과연 얼마만큼의 실용성을 갖는지 의문이 들었고, 공부에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공부를 해야 하는 지금, 더불어 나 역시 새롭게 공부를 시작한 이상, 공부에 대한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어, <공부불패>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공부비법은 없다. 다만 이기는 습관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공부는 자기혁명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공부, 자기관리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저자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23세에 사법고시를 합격, 여전히 서울대에서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서울대에서 10여 년이 넘게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단다. 특히,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공부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명문대식 공부혁명’이란 부제를 달고 있지만, 특별한 공부 비법을 솔직히 없다. 아니, 평범한 공부의 비법을 다시금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독서는 편식하지 말고, 텍스트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도 재미난 책이라도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공부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하는 것이니 앉아 있는데 익숙해 질 것, 오감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손을 놀리지 말 것, 충분히 잠을 잘 것, 등등 몇 가지는 이미 익숙한 공부비법이다.

특이하게 다가온 것은 오답노트에 대한 활용법, 오답노트를 강조하지만 솔직히 실천하기는 버겁다. 그에 대한 해법이 바로 정답률 80%이상일 경우에 오답만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리하게 공부계획을 짜라는 것이다. 무리한 계획이면 분명 100% 달성은 어렵지만 그만큼의 의지와 각오로 80%만큼의 성과를 거두는 것도 바람직하는 이야기였다. 특히, 자신이 시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친구는 콩나물을 기를 때 물을 주면 물이 밑으로 다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콩나물은 쑥쑥 자란다.”(43)고 말했단다.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들며, 머릿속이 일순간 환해졌다. 아무리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했다 해도, 마음속은 불안해지기 일쑤다. 공부한 것은 어디로 갔는지 정말 밑 빠진 독에 물을 붙는 허무감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런데 또 말한다.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라고, 반복과 인내를 통해서만이 공부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얼마 전에, 고1이 된 아이에게서 자신은 꿈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왠지 막막하면서 어떻게 공부의 방향을 잡을지 모르겠다는 말인데, 그 당시 딱히 제대로 대꾸를 하지 못했다. 그저 ‘빨리 꿈, 목표를 잡아야 공부가 더 수월한텐데.....’라며 혼잣말을 하듯, 그저 뻔한 대답을 하게 되어 스스로 화가 났던 적이 있다. 그런데 <공부불패>의 저자는 “꿈은 움직이는 것이며, 꿈은 공부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신을 비롯한 많은 서울대생의 65%가 학생 때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없었단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국사학을 전공한 자신도 변호사가 될 줄을 몰랐다고. 그리고 더불어 공부를 하다보면 절로 깨닫게 되고, 어떤 꿈을 꾸어야 할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창 시절을 뒤돌아봐도, 대부분은 정말 그러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은 분명 아니다. 공부를 통해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꿈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꿈을 꾸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공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부혁명, 그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습관을 기르는 것, 그것이 공부불패였다. 최근에 다시금 공부를 시작했지만, 항상 시간에 쫓긴다고 불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착각이었다.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 변함없이 꾸준함만이 공부와의 한 판 승부에서 내가 이길 수 있는 정도였다. 가끔씩 공부란 것이 나를 괴롭힐 때, 슬쩍 펼쳐보게 될 듯하다. 나 역시 적극 활용하겠지만 아이들과도 함께 나눠봐야 할 책이다.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수험생이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이었다. 책으로나마 다년간의 노하우를 풀어놓은 선배가 생긴 듯, 책장 근처에서 항상 말벗이 되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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