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
시린 에바디, 아자데 모아베니 지음, 황지현 옮김 / 황금나침반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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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슬람 최초의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자서전이란 이야기에 일단 궁금증이 일었다. 최근에 기사를 통해서도 접했지만, 워낙 권위적인 상이기에, 마음이 쉽게 동하여 그녀의 삶, 역경을 딛고 걸어온 삶의 이야기를 직접 만나고 싶었다.

그녀의 고단했던 삶은 그녀만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과도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얼마전에 서거하신 고김대중대통령의 삶이 굴곡진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린 에바디'의 삶은 이란의 현대사의 아픔과 함께하고 있어, 매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문화적, 정치적 문제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화', '독재', '미국'의 개입 등등 큰 흐름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아, '이란'을 보면서 우리를 자꾸 생각하게 되는 책, <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였다.

또한 '여성'의 삶, 그리고 '이슬람 문화권'에서의 여성의 삶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녀의 바람대로, 이슬람 문화권의 히잡을 쓴 여성들은 말그대로 인권이 유린된 그네들의 삶은 생각했던 것처럼 암울하다고만 생각하기엔, 그네들의 숭고한 노력, 희생을 저벼리고 희망을 꺾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란(이슬람, 중동)'과 '미국'이 적대적이 되었는지 이란-이라크 전쟁의 이야기 등등 20세기의 세계정세와 함께 이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는 1979년 이슬람 혁명과 함께 왕정체제가 붕괴되면서 시작하였고, 그러한 정치적 혼란의 틈새에서 7여년간의 전쟁을 겪었고, 무수히 많은 지식인, 반정부인사들은 의문의 죽음을 맞고, 이슬람 교리(코란)에서 어긋난 이란의 법은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 여성이란 이유로 판사직에서 해고되는 등의 시련 속에서도 자존을 위해, 더나아가 인간의 존엄을 위해 맞선 철의 여인 '시린 에바디'의 고단하지만 위대한 투쟁을 과정이 오롯히 담겨있다.

 

또한, 예전에 읽었던 <신도 버린 사람들, 2007, 김영사>과 비슷한 느낌이다. 어려운 환경, 특히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에 굴하지 않고, 용기있게 당당히 자신의 삶을 개척한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 역시, 그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치고 힘들단 생각이 들 때면, 으레 이 두 책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며, 스스로 으쌰으쌰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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