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근, 조선을 뒤덮다 - 우리가 몰랐던 17세기의 또 다른 역사
김덕진 지음 / 푸른역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역사 속 17세기에 대해 특별할 것이 없었다. 양란(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피폐한 삶 속에서, 당쟁을 거듭할 뿐,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아픈 역사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는 그러한 17세기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웬지 어려운 역사서일 것만 같아 망설였던 책, 하지만 '대기근'을 통해 또다른 현종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15년의 현종대는 예송논쟁의 시대였을 뿐이다.

그러나 무기력한 왕, '현종'이 아닌, 대기근이란 위기 속에서 굳건히 한 왕조를 지킨 담대한 왕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오늘날도 역시 '지구온난화', '이상 기후 현상' 등으로 인한 여러 문제가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극심한 겨울가뭄이 현재 진행중이고, 이미 여러 걱정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책의 시급성과 함께.

그렇다면, 400년 전의 조선은 어떠했을까? 농업을 근간으로 한 조선시대, 대기근이 몰고온 파장을 과연 어떠했을까?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 속은 상상 그 이상의 재난, 고통이 숨어있다.

17세기는 소빙기라고도 한다. 이상 저온현상으로 농산물의 생산이나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아와 전염병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 중에서도 1670년과 1671년(현종11, 12년)'경신대기근'의 대재앙이 조선을 뒤덮었다.

<5월 6월 : 우박, 서리> <겨울 봄 : 가뭄> <여름 가을 : 홍수와 태풍 그리고 황충(황->메뚜기떼)>

이런 자연재해 속에서 <전염병, 가축병(2년간 죽은 소가 4만 여 두)>이 발생하였다. 잇다른 재해 상황을 읽노라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질 지경에 이른다. 정말 숨가프게 재해가 조선을 휩쓸고 또 휩쓸고 있었다.

2년간의 극심한 재해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들(아사자 속출, 고아급증, 재정악화,등)을 해결하기 위한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다만, 허울뿐이 대책들 때문에 흔적 뿐이라는 것!  다만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배웠던 여러 사회, 정치, 경제적 제도(대동법, 납속, 공명첩, 청의 쌀 수입론 등등)들이 '대기근'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노력했던 결과들이라는 것이 새로웠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 '장길산(황석영)'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숙종대의 '을병대기근'의 현장이 책 속에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통해 본 1670년과 1671년의 2년에 걸친 대기근의 여파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상 기후 현상과 대기근!' 오늘날 역시 적지 않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급격한 기후 변화 속에서 앞으로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될지?

이 번에도 역시,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를 통해 오늘을 바로 보고, 내일을 준비할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었다. 다소나마. 언제나 "역사 여행"은 그 이상의 가치를 선물해준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알찬 시간이었다.

 

소심한 꼬투리를 잡아보면,

몇몇 오타들을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17세기 소빙기를 소개하는 그림 설명 중 <1983년 12월, 1984년 2월>은 혼란스러웠다. 1683과 1684 즉 1600년대가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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