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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하버드 박사 이만열 교수의 大한국 표류기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하버드 박사 이만열교수의 한국인으로서의 이야기.
에세이 스타일이지만, 더불어 시사하는 점도 상당하고,
또한 한국에 애정을 두고 진솔하고 편안하게 쓰여진 글입니다.
죄송하게도,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책을 읽을 기회가 있을 때는
혹시, 정치적인 색이 있는게 아닐까 하고 애써 모른척 했었습니다만,
이 책을 읽고서는 그 책도 다시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열려있는' 지식인답게,
새겨들을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둔 글을 보고 나니,
이만열 교수가 우리나라로 정착함에 감사함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동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하며,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익숙했지만
한국은 사실 그리 관심속에 있던 나라는 아니었다 고백하는 저자.
그런데, 그가 미국에서 동양고전과 아시아를 공부하다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중국, 일본과는 다른 한국의 문화가 편안히 느껴졌고,
그리하여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교수직을 맡으며 재정비의 기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자는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전문가이니만큼,
덕분에 동아시아 세 나라에 대한 비교도 배우게 되는 책입니다.
책 전체는 에세이 형식이다보니 무겁지 않은데,
그의 전문적인 식견이 경험과 어울어져 곁들여져있다보니,
책 읽는 재미가 여러면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가깝지만 먼,
닮았지만 다른
동아시아의 세 나라
지리적으로 붙어 있다보니, 역사 속에서도 여러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한자문화권이고 예절중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예절이라는 성질은 사뭇 다릅니다.
일본은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을 예절로 여긴다면,
중국은 내 사람은 철저히 지킨다 주의겠고,
그리고 한국은 이른바 '정' 문화인거죠.
아마 단일민족 국가가 자랑이라 생각하던 시기는 지난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단어가 그리 빈번히 들리지는 않습니다.
이민이든 국제결혼이든, 혹은 파견이든,
한국에서도 이제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사회적인 인식은 어떠한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정' 문화는 물론 과거에서 지금으로 이르면서 그 모습은 달라졌지만,
본질은 간직하고 조금 세련된 모습으로 다듬어서 외국인에 대해서도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인들 중 일부가 문제를 일으키곤 하지만,
생각해보면 한국인도 일부가 문제를 일으키게 되니,
그 나라사람은 그러하다 하고 배타적인 시각만을 발휘할 건 아니다 싶습니다.
국적이 아닌 사람으로 생각해보며,
우리 사회로 기꺼이 안아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정'을 세련미를 더해,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해보는 배려심을 함께 했으면 싶네요.
세계속의 한국인.
한국인들이 은근 세계에 퍼져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그닥 강하지 않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싶습니다.
역사, 문화에 있어서 두루뭉술하게 피력하는 면이 없지않아 있기도 합니다.
고유성은 간직하고 더불어 호소력이 갖추어지는 행보가 필요하다 싶습니다.
'비빔밥'은 세계에서 알려진 우리음식이지요.
아삭한 야채가 가득한 건강음식,
전에 티비에서 흰쌀을 이용하기에 건강음식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평도 있었지만,
야채를 가득 맛있게 먹어보는 음식이라는 점은 분명 건강포인트입니다.
비빔밥을 문화코드로써 느껴보자면,
다름이 어울어지는 화합의 아이콘이 될 수 있겠는데,
저자도 또한 이러함을 살려주기를 의미합니다.
더불어, 비빔밥과 함께 한국의 고유음식으로 발효음식을 꼽아보는데,
발효음식을 세계인들과 맞기위해 규격을 맞춰보자는 주장도 있다고.
그런데 여기에서 저자의 주장에 100% 동감을 해보고 싶은 건,
각 집의 어머니 손맛따라 있는 고유성을 죽일 것이 아니라,
그 외로 +알파로 외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개발로 나아가자는 것.
저자의 비빔밥에 관한 이야기에서 배우는 교훈.
✔ 다양성을 화합의 사회로 융화하고자 하는 노력.
✔ 고유성은 간직하고 판을 키우고자 아이템 개발로의 진취성.
예일, 하버드 출신의 저자이지만
그의 글이 편안한 이유는,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현실이 아니고
다른 환경에서의 성장배경 출신이 우리 사회에 속하여 같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글이 불편함 없이 애정어린 조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교육의 현실과 위기.
전면적으로 바뀌지는 못하겠지만,
분명 수정이 필요하다 싶습니다.
과거 정보위주의 입시를 위한 공부,
이 과거 정보들은 생각을 위한 재료가 되어야 할 터인데,
이 지식 습득이 주목적이 되고 있지요.
저자는 또한, 명성있는 석학들을 만나보면서
그 개인적인 느낌, 배울점등을 또한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마무리쪽에서는 연암 박지원에 대한 소개까지 싣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전문가의 눈으로 바라본 분석을 보며,
역사에서 혹은 석학들에게서의 지혜를 조언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 그 중, 박지원 편에서 명심해 볼 점:
문화 사대주의와 자문화 중심주의
우리 역사에서 중국은 거대 국가로 생각되고,
그리하여 그들의 문화는 무조건 옳다 하는 사대주의가 있었지요.
물론, 그 혜택을 받았음이 분명하기는 하지만
이것 하나면 된다 하는 중국중심 문화관으로 인해
득이 더 컸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우리 역사를 보자하면, 중국 외에는 모든 문화를 배타적인 태도로 물리치기만 했으니 말이죠.
분명 기회는 있었을 것입니다. 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기회 말이지요.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처럼, 실제 도움이 되는 학문, 문화가 살아야할 것입니다.
결국, 취사선택하고 응용하고 창조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겠습니다.
이러함은 결국 유동적이고 포용적인 분위기에서 가능하리 싶네요.
벌어지는 문제에 관해 단기적인 해결책도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향성을 가진 장기적인 전진,
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정착한 이만열 교수를 통해,
인식도 제도도 재정비를 해봐야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