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님이 운문 스님에게 묻되<무엇이 부처입니까?>하니 운문 스님이 말하길, <마른 똥막대기다.>라고 하였습니다. 오로지 이 화두를 들고 있으면 홀연 재주가 다할 때에 문득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단, 문자를 찾아서 증명하거나 어지럽게 이리저리 헤아려서 주석하고 해설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비록 그렇게 주해한 것이 분명하며 설명에 귀결점이 갖추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귀신 소굴의 살림살이일 뿐입니다.
의심을 부수어 버리지 못하면 삶과 죽음이 번갈아 찾아오지만, 의심을 부수어 버리면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마음이 끊어집니다.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마음이 끊어지면 부처라는 견해와 진리라는 견해가 없어집니다. 부처라는 견해와 진리라는 견해도 오히려 없는데 하물며 다시 중생이라는 견해와 번뇌라는 견해를 일으키겠습니까?
다만 어리석고 어두운 마음을 마른 똥막대기 위로 가져와 한 번 맞닥뜨려서 딱 들어맞게 되면, 생사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어리석고 어두운 마음과 사량분별하는 마음과 총명한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음을 느낄 때에 공에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문득 들어맞는 곳에서 소식을 끊어버리면 일평생 유쾌하기가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