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 하 마지막 의사 시리즈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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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하> - 니노미야 아츠토

하 권에서는 어떤 여인의 죽음이 중심 이야기로 상권과 이어집니다.

말기 암과 싸우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죠.

그 의지 때문일까. 그녀의 죽음으로 각기 다른 세 명의 의사가 탄생합니다.

두 사람은 당연히 책의 주인공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키리코 슈지입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그 외 다른 것에서는 서로 양극단에 서있는 의사입니다.

하권에서는 두 주인공의 숨은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두 의사가 서로 상반된 신념을 가지게 되었는지 충분히 설득합니다.

세상에서 거부당하는 병이라니, 어린 나이에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망적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알레르기반응, 심각하면 죽을 수 있다는 공포. 그 무엇도 함부로 할 수 없고, 알레르기가 없던 것에 갑작스럽게 반응이 올 수 있는 공포에 시달리죠. 끔찍함에 포기하려 했는데 '에리'라는 여인의 이해할 수 없는 투쟁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고민의 끝에 '희망'이라는 기대를 걸고 '내기'를 하죠.

완치가 아닌 '지지 않는다.'라는 내기. 그렇게 키리코 슈지는 '사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의사가 됩니다.

후쿠하라 마사카즈 역시 '에리'의 죽음에 충격을 받습니다.

놀이공원에 가자는 약속은 지켰는데. 그 결말은 견딜 수 없는 충격이 되죠.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소설을 읽으면서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반응입니다.

'에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사람은 또 있습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거대한 종합병원의 원장이죠. 후쿠하라 마사카즈의 아빠입니다.

'어떤 의사의 죽음'에서는 '에리'가 암에 걸리고 '후쿠하라 마사카즈'를 선택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와요.

가장 간단하고 재발 위험이 적은 방법 대신에, 어렵지만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 선택을 하죠.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짐작은 되지만 충분히 이겨낼 거라 믿는 마음.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의사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차마 멋대로 하지 못하고, 선택을 존중하지만, 결국 찾아온 죽음이라는 이별에 그 마음도 편치 않을 텐데.

어린 아들은 찢어진 그 가슴을 후벼팝니다.

소설은 두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일반적인 의학 드라마와는 다르게 '감정'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치열한 의사의 삶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의사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의국에서 일어나는 사건고, 그 안에서도 권력을 위해 정치를 하는 모습도 없죠.

현대의학으로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질병.

에이즈, 암, 치매, 원인불명의 알레르기반응.

병에 걸린 환자. 가족, 담당 의사.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간호사.

각각의 위치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그 생각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그 선택의 결과와 결과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일까 등장인물들의 말에 독자의 감정을 이리저리 흔들리다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나'를 생각하게 되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저들처럼 이겨낼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에는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혼란스러움이 찾아듭니다.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표지를 보는 순간 이 드라마는 이제서야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에 찾아온 시작!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모르겠어요.

분명히 소설을 전부 읽고 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게 될 거예요.

명확하게 딱 정리하고 싶지만 제 능력 부적으로 소설을 읽어보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네요.

책을 읽으면서 가족을 생각하게 되고,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르는 현실을 상상하게 됩니다.

어쩌면 저도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볼 수 있고, 어쩌면 제가 에이즈나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가정과 상상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오면 '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진지하게 고민해보니 '건강'이라는 답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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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 상 마지막 의사 시리즈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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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 - 니노미야 아츠토

꽃잎이 피고 지는 계절 봄.

일요일 늦은 오후 두 명의 의사를 만났습니다.

후쿠하라 마사카즈

어떤 환자라도 포기하지 않는 한끝까지 함께 싸워가는 의사입니다.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죠.

키리코 슈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환자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그 선택이 죽음일지라도. 그래서일까. '사신'이라는 별명이 있죠.

책의 전작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를 읽지 못했습니다.

전작의 어떤 사건 때문에 두 의사는 갈라선 것 같아요.

후쿠하라 마사카즈는 대형병원의 부원장입니다. 아버지가 원장으로 있죠.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부원장이면서 한직이 되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아무런 일도 못하죠.

아니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 당합니다. 무엇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죠.

키리코 슈지

역시 어떤 사건이 이유가 되어 병원을 떠나 진료소를 열었습니다.

물론 허가도 못 받았죠. 그동안 모와 온 돈으로 1년을 버틸 수 있을까 싶죠.

다만 어디에서건 필요는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의사로 있는 한, 환자가 있는 한 필요가 있을 거라 생각하죠.

책은 두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환자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번 책에서 중심이 되어준 환자는 커플입니다. 어느 날 HIV 양성 판정을 받죠.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입니다.

HIV 양성 판정은 자연스럽게 AIDS, 즉 에이즈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선고받은 것이죠. 언제 어떻게 죽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그런 죽음을요.

현대 의학으로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

공포의 이름 '에이즈'를 두고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한 사람은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한 사람은 의심하고 부정하며 거부합니다. 아니 도망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환자가 서로 다른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극과 극의 신념을 가진 의사를 만나죠. HIV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두 사람.

그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도 달라집니다. 한 명은 살아가는 길을 선택했고 한 명은 죽음의 길을 선택했어요.

저는 여기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말 죽음을 선택한 걸까 하는 의문이오.

어릴 때부터 살아온 환경이 죽음을 선택하도록 강요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죠.

그런 생각 때문일까 저에게는 키리코 슈지의 신념이 신념으로써 잘 못되었다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면 계속 존재할 수 있다는 말.

'사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의사라곤 믿기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의사란 이런 사람은 아닐까 생각 들기도 하죠.

 

 

 

장소는 욕실

발가벗은 몸으로 거울 앞에 서있는 모습을 상상해 봤어요.

샤워 후 거울을 보며 '역시 멋져'라는 자찬의 모습이 아닌...

거울에 반사되어 보이는 추한 모습에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그런 장면을 생각해 봤어요.

HIV 양성 결과가 나올까 봐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합니다.

통보받은 이별은 애써 부정하죠. 도망가려 하지만 거울에 비친 모습은 초라하다 못해 추합니다.

얼굴을 보면서도 내일은 다를 것 거다. 현실을 부정하죠.

이별에도 참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이런 이별이라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도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제1장 '어떤 양아치의 죽음'에 등장하는 양아치의 모습입니다.

끝없이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도망가죠.

그 모든 원인은 외부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양아치가 너무 불상했을까요. 작가는 마지막 순간 양아치에게 구원을 내립니다.

의사 키리코 슈지와의 진료 중 대화를 통해서 마지막 남은 무언가를 찾게 될 길을 보죠.

결국은 죽음에 이르지만 그것은 분명 구원입니다.

1장은 치료 불가능에 도전하는 인류와 의사, 병을 받아들이는 환자의 이야기로

인물들의 신념을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의사들의 과거를 이어줄 인물이 등장하죠.

본격적인 이야기는 하권으로 이어집니다.

불치병과 죽음에 이르는 병.

삶과 죽음,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

필연과 우연.

「마지막 의사는 비 갠 하늘을 보며 그대에게 기도한다」 상권의 이야기를 읽어가며 생각해봅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존엄이란 것은 무엇일까.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끝없이 늘어만 가죠.

마지막 장에 머물러 있는다고 답을 찾을 순 없습니다.

어쩌면 평생 고민해야 할 질문을 찾았다는 것이 소설이 주는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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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알아두면 시리즈 1
씨에지에양 지음, 김락준 옮김, 박동곤 감수 / 지식너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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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씨에지에양

 

4월 벚꽃이 흩날리는 과학의 달

흥미로운 책을 만났습니다.

지식너머 출판사에서 야심 차게 시작하는 "알아두면 시리즈" 그 첫 번째 이야기 화학입니다.

알아두면 시리즈는 깊고 무거운 지식을 짊어질 여유가 없는 당신에게 적당한 깊이와 무게의 지식을 전합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될 소소하지만 유용한 지식들은 뿌리 없이 둥둥 떠다니며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새로운 질서이자 뿌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 "오롯이 당신을 위한 실용 교양 백서" 출판사 소개

 

제목을 보자마자 TV프로그램 "알쓸신잡"이 떠올랐습니다.

차이 첨은 '쓸모없는'과 '쓸모 있는'이죠.

책을 다 읽고 나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으로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았습니다.

 

화학을 다루지만 교양 과학서에서 다루는 원자와 원서 화학반응식 같은 것들은 소개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흔하게 접하고 쉽게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죠.

칼럼을 모은 것인데 주제별로 딱 나눠있어 상식을 얻는데 무척 유용한 실용서입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앎'을 중심으로 두었죠. 그렇다면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알아야 할까요?

그 균형을 기가 막히게 잡았습니다.

 

가장 먼저 담긴 것은 '화학'에 대한 상식입니다.

여는 말의 제목이 '화학 물질 무첨가'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죠.

생각해보니 맞는 말입니다. 분명히 초, 중, 고등학교를 지나오면서 배웠을 텐데 그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광고의 문구를 믿고 그런가 보다 싶었죠. 저자는 저처럼 '그럴싸한 공포 마케팅에 속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 기본적인 화학 상식을 알려주기 위해 칼럼을 썼고 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먹고, 씻고, 꾸미고, 청소하는 것.

매일 하는 행동에 우린 얼마나 많은 화학 제품들에 노출되어 있을까요?

단 한순간도 '화학제품'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취약한 부분이 '먹는 것'이죠. 매일 많은 것들을 먹지만 먹거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정말 안일한 것 같아요. 알고 보면 정말 먹을 것 하나 없다는 말도 있었고, 전문적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 보도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사 먹는 것도 의심하면 '안전한 먹거리'는 단 하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책에서는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잔류농약'부터 다루고 있습니다.

우린 어떻게든 채소나 과일을 매일 먹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세척에도 신경 쓰죠.

종종 뉴스에서 농약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도합니다. 세척을 했는데도 농약에 중독되어 위급했던 사람, 무공해, 친환경, 자연농법이라는 발에 세척 없이 껍질째 과일을 먹다가 농약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잔류농약을 세척하는 방법까지 비교하며 다뤘던 뉴스기 기억나요.

인터넷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고, 세척제 광고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죠.

저자는 정상적으로 작물을 기르고 유통되는 것이라면 물에 5~10분 정도 담가 놓은 뒤에 부드러운 솔로 표면을 살살 문지르고 깨끗한 물에 한 번 더 헹구면 끝이라고 합니다. 이에 앞서 과일과 채소에 사용하는 농약의 종류부터 설명하죠. 진짜 위험한 것들은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농약을 안 줄 수는 없죠. 이렇게 알고 나니 정말 편해졌어요. 솔직히 매일 과일주스를 먹는 것도 잔류농약 때문이었거든요.

 

책은 잔류농약부터 시작해서 헤파필터까지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사용하거나 쉽게 접하는 것들 중 대표적인 48가지 화학 상식을 담았습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다 보면 그동안 무심코 사용하던 것들의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법들을 배우게 됩니다. 다 읽고 나서는 어떤 제품을 선택할 때 한 번쯤은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아요.

이 제품은 꼭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가장 안전한지, 특히 음식재료를 고를 때, 그중에서 가공식품들을 고를 땐 '전 성분표'를 꼼꼼하게 읽어 보게 될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것은 신선식품을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이겠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무척 힘든 일이니까요.

 

잔류농약 세척법, 코팅 프라이팬의 진실, 안전한 식기에 대한 화학, 샤워할 때 쓰는 샴푸와 비누에 대한 진실, 기능성 제품이 알려주지 않는 것들, 청소 세제와 계면활성제 진실 등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화학 상식'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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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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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 조수경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봄.

노랗고, 하얗고, 분홍빛 도는 꽃잎이 맞이하는 계절

'죽음'의 이야기에 '삶'을 생각해 봅니다.

 

'순간을 살아간다.'라는 말, '순간을 죽어간다.'라는 말

같으면서도 너무다 다른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죽음이 정해진 운명이라면 우리는 죽음을 향해 하루를 살아가죠.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서로 반대의 끝에 머물러 있는 단어 같았는데. 생각해 보면 딱 붙어 있는 동전의 양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 같은 듯 다른 이 말의 뜻을 조수경의 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를 읽으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존엄-사 尊嚴死

명사

1. 법률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 또는 그런 견해. 의사는 환자의 동의 없이 원칙적으로 치료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소극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칼렌 앤 퀸런의 치료 중단을 요구한 부모의 주장을 인정한 재판에서 생겨난 말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소설은 '존엄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죽을 수 있는 것. 죽는다는 것에 품위란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죽음들을 생각해 보면 '죽음의 품위', '존엄사'라는 것을 짐작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연명의료결정법>이라고 불립니다. 정식 법명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라고 해요.

2016년 2월 3일 제정되어 2017년 8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죠.

이 법은 말하자면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다.'가 핵심입니다.

법이 통과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전히 반대하는 분들도 많죠.

 

소설은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육체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범위를 확장 시키죠.

어쨌든 회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마음의 질병으로 회생이 불가능한 사람의 안락사를 허용한다." - p.19

한 문장으로 이 소설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우린 이제 육체의 병에서 존엄사를 허용했는데.

마음의 병으로 인한 죽음의 선택이라니 너무 앞서간 것 같긴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존엄사법이 통과될 때 일부 사람들에게선 나왔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마음의 병도 병인데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죽음에서 마지막 '존엄'을 지키고 싶다는 의견입니다. 현실에서 언젠가는 다루게 될 이야기를 작가는 소설에서 그려봤어요. 만약에 마음의 병에서 존엄사를 허용한다면 조수경 작가가 상상한 세상이 현실이 될 것만 같죠.

 

존엄 尊嚴

명사

1. 인물이나 지위 따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

네이버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부엉이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꿈을 꿨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부엉이 꿈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으로 죽음을 예견하는 흉몽이 어째서 길몽이 될까란 의문을 가지게 만들죠.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센터'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주인공'서우'의 이야기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센터'가 등장합니다.

무분별하게 법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의 일환이죠.

국가 지정과 법인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는 지금의 복지센터를 그대로 빌려 왔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주인공이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센터'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으로 채워집니다.

법안의 구성과, 안전장치, 센터가 필요한 이유와 센터의 이용 방법 같은 것들이죠. 그동안 시간을 흐르면서 주인공 주변에서 여러 가지 '죽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시간의 흐르면서 주인공에 집중된 시선은 가족으로, 사회로 확장됩니다.

확장의 끝에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있어요.

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악명을 떨치는 오늘의 한국을 생각할 수밖에 없죠.

현실에도 마음의 병도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이 만들어진다면 소설에서처럼 자살률이 줄어들까요?.

'자살'을 생각할 때면 살아갈 희망이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어쩌면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통의 끝에 찾아오는 몸부림 일지도 모르고, 사회에서 몰아넣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무엇이 되었든 일단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딱하다, 안됐다 같은 말이 나오지만

'왜?'라는 의문이 가장 크죠.

 

소설을 읽다 보면 '죽음'에 대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읽을 때는 눈물도 살짝 맺혔어요. 이유 없는 병은 없다는데 스스로 자책하는 그 마음은 어째서일까 싶어요. 계절 탓일까 4라는 숫자가 주는 어감 때문일까. 참 잔인한 달로 기억되는 4월 소설을 읽으면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친구들이 떠올랐어요. 어린 나이에 죽음을 선택했던 친구들...

역시 어린 나이에 들려온 소식에 지키지 못한 약속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을 앉고 보냈던 날들.

마지막 가는 길조차 그런 곳에는 가는 것이 아니라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남겨둔 사진조차 보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마음은 풀어지지 않네요.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다음에 같이 하자던 약속. 하필이면 '다음'으로 미뤘던 마지막 약속이 평생 지울 수 없는 후회로 남아 있습니다.

 

후회되는 미루기는 하지 말아야지 했던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겨두고 떠난 탓일까.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한동안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가까운 사이는 몇 없죠.

가까워지는데도 시간이 무척 필요합니다.

그러다 마음을 터놓았는데 또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싶은 마음에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게 참 어렵네요.

 

아침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생각하는 순간들 괜히 슬픔이 차올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시간, 그 시간이 저를 살아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우'의 세상은 '센터'에서 넓어졌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사랑일까 고민도 하고, 안 나오던 말도 나오게 되었죠.

그리고 '사랑'을 고민하게 했던 그녀가 남겨둔 물건을 보며 조금 더 머물기로 하죠.

어쩌면 '존엄사'라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죽음을 겪더라도 죽지 않는 이상은 '죽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세상에 남아 당신을 떠올리는 그 순간이야말로'살아간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완연한 봄.

잊지 못할 이름이 있다면 #조수경 작가의 #아침을뽈때마다당신을떠올릴거야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소설 #봄 #죽음 #삶 #존엄 #존엄사 #안락사 #한겨레출판 #아독방 #아직독립하지못한책방 #리뷰 #서평 #감상 #글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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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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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력 수업> - 우에니시 아키라

 

'둔감력수업'이란 제목에 먼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흔히 듣는 것은 '빠른 변화', '민감함', '창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선점' 같은 말이죠.

특히나 '빨리빨리'라는 말로 대표하는 한국 직장문화에 익숙하게 생활하다 보면 '둔감하다'라는 말은 매우 부정적인 말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능력 없다'라는 말과 같이 쓰이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둔감력'이라니 의아할 수밖에요.

 

둔감하다

(鈍感--) [둔ː감하다]

[형용사] 감정이나 감각이 무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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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에서 오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인지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 '좋은 의미의 둔감력'을 담았습니다. "둔감해지라는 말은 바보처럼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작은 일로 초조해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일로 근심하지 말라는 뜻이지요."

이렇게 보니 '둔감하다'라는 게 좋은 의미도 담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책은 좋은 둔감력에 대해서 상황별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묶어놨습니다.

▶ 예민한 마음 때문에 힘들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인간관계에 힘들 때 사용하는 둔감함.

▶ 눈치 보는 것에 익숙할 때 사용하는 둔감함.

▶ 고민을 술술 풀어 버릴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때 사용하는 둔감함.

▶ 불쾌한 일에서 벗어날 때 사용하는 둔감함.

▶ 화가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욕심에 괴로울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인생의 방향에 의문이 생겼을 때 사용하는 둔감함.

 

저자가 말하는 둔감하다는 것은 '감정'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감정에 애민하게 반응해서 '나'를 찾자는 사람들과 반대되는 입장이죠.

오히려 '둔감함'때문에 '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은 뭐랄까...

심리학 박사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담백합니다.

전문용어 하나 등장하지 않아요. 그냥 잘 아는 지인이 술자리에서 툭 던지는 한마디 같은 느낌입니다. 그럴 때 있잖아요. 너무 답답하고 괴롭고 짜증하고 뭔가 하소연하고 싶은 그런 날

괜히 친구한테 술 한잔하자고 하는 날, 술의 힘을 빌려 마음에 담아둔 말을 하나 둘 풀어 놓다 보면 맞장구쳐주고, 가끔은 짜증 내며 던지는 친구의 한마디. 그게 괜히 찌르르 울려 꽉 막혔던 뭔가가 뚫리는 느낌. 그런 느낌을 꽉 눌러 담은 책 같았어요.

 

누구나 하는 말이고 한 번쯤 들어는 봤는데

마음에까지 닿지 않는 말들이 있죠. 그런데 또 어느 순간 같은 말이 마음속으로 콕 하고 들어올 때가 있어요. '둔감력 수업'을 읽는 시간이 딱 그랬습니다.

읽어보면 정말 별거 아니고 종종 듣던 말들도 참 많아요. 그냥 흘려보낸 말들도 많죠.

말이 아니라 글이라서 그럴까요. 조용히 앉아 읽다 보면 가끔 멈춰 서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꽤 많은 페이지를 붙잡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별거 아닌 사소한 문장 하나가 마음을 흔들어 놓고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봄이라는 계절 탓일까.

들어가는 나이에 비해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과 무얼 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또 관계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죠. 책을 읽었다고 한순간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덕분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한 번 '해보자'라는 용기를 얻었죠.

 

제 마음을 흔들고, 용기를 주고, 생각을 하게 했던 문장들을 남겨 봅니다.

혹 저와 같은 마음이라면 비슷하게 공감할 수 있겠지요. 한 마디 말의 힘도 좋지만

주변에 고민 많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이 책을 선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보다는 글에서 큰 위로를 받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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