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그렇다면 리스베트 사건은 대체 어떻게 된 이야기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줄 수 있겠나?"
"저희가 아는 바로는 일이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시발점이 바로 군나르인 듯합니다. 1991년의 경찰 보고서가 닐스 비우르만 변호사의 손에 들어간 사실을 달리 설명하기가 힘들거든요." - P159

리스베트는 잠시 생각한 다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가 문을 닫고 나가자 그녀는 천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다. 살라첸코에게 목발이 있었다. 어젯밤에 들은 소리가 바로 그거였다. - P167

"요나스, 자네가 어제 그를 보고 왔지. 자네의 결론은 무엇인가?"
비리에르가 물었다.
요나스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는 지금 우리 목을 죄고 있습니다. 그가 보낸 최후통첩은 이미 전해드렸죠. 이 모든 상황을 단번에 사라지게 해라, 그렇지 않으면 섹션에 대해 다 불어버리겠다. 이렇게 위협하고 있어요." - P168

"그렇다면..
어떻게 하죠?"
탁자 주위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다시 말을 이은 건 에베르트였다.
"지금 따져봐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야. 우선, 살라첸코가 입을 열 경우 어떤 결과가 따를지부터 생각해봐야 해. 빌어먹을 스웨덴 헌법 전체가 우리에게 달려들겠지. 우린 그야말로 죽사발이 될 거야. 섹션 직원 가운데 감방에 가야 할 사람이 여럿 있을 거라고." - P169

리스베트는 그의 제안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실제로 변호사가 필요할 듯도 했다. 빌어먹을 칼레 블롬크비스트의 동생을 변호인으로 삼는 건 영 찜찜했다. 하지만 누가 될지도 모르는 국선변호인을 택했다가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꼴이 될 수도 있었다. 결국 리스베트는 입을 열어 쉰 목소리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안니카" - P185

에베르트가 방아쇠를 당겼다. 살라첸코가 의족 달린 다리를 침대 바깥으로 내던지듯 옮기는 순간,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 총알이 박혔다. - P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통은 끔찍했지만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었다. 살라첸코는 고통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이 고통이 아무리 심하다 해도 십오 년 전 룬다가탄 길가에 세워둔 차 안에서 횃불처럼 불에 탄 후 몇 주간 겪었던 고통에 비하면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후에 받은 치료는 타는 듯한 고통의 마라톤이었을 뿐이다. - P103

살라첸코는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그는 로날드가 죽는 걸 원치 않았다. 어쨌거나 자신의 아들이었으니까. 하지만 냉정한 현실도 직시하고 있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가 산 채로 체포되는 상황이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찰에 체포된 적 없는 그가 심문을 받으며 어떻게 행동할지 살라첸코로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 P111

내가 묻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에요. 지금 그녀의 링사이드에 서서, 그녀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적들하고 한판 붙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는 뜻입니다. 이 싸움엔 수많은 라운드가 있을 겁니다."
드라간은 잠시 생각한 뒤에 대답했다.
"그녀 편에 서겠어요." - P122

섹션 창설은 한스 프란케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섹션을 ‘최후 국가방어선‘이라고 불렀다. 회사 내에서 전략적인 위치를 점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극도로 은밀한 그룹이었다. 그 어떤 내부 문서에도, 심지어는 예산 보고서에도 언급되지 않는, 즉 침투 불가능한 조직이어야 했다. 섹션의 임무는 국가안보를 지키고 감시하는 일이었다. - P133

에베르트가 마흔 살 무렵일때는 자신의 활동을 누구에게도 보고할 의무가 없으며, 자신이 선택한 그 누구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수 있는 막강한 위치에 있게 되었다. - P134

그는 살라첸코에게 간청하고 또 간청했다. 제발 가족과 인연을 끊고 그들의 삶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살라첸코는 그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살라첸코에겐 다른 여자들도 있었다.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어김없이 앙네타 살란데르의 곁으로 돌아갔다. - 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한 번도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없소. 기소된 일도 없고. 그 첩보경찰 얼간이가 뭐라고 써놨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소. 혐의가 있었다면 최소한 경찰 조사라도 받았을 것 아니요?"
소니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살라첸코는 붕대 뒤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듯했다.
"내 딸년을 고소하고 싶소. 날 살해하려 한 혐의로." - P70

"보딘… 그러니까 살라첸코는 뱀장어 같은 자더군요. 질문할 때마다 어찌나 교묘하게 빠져나가던지… 어쨌든 그를 보고 나서 어제 당신이 한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신했어요. 리스베트가 열두 살때부터 지속적으로 사법권 남용에 희생되어왔음을 알게 된 거죠." - P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목시계를 들여다본 미카엘은 새벽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임을 확인했다.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온몸에 들끓는 아드레날린 덕분에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 P21

"미카엘이 리스베트와 로날드, 그리고 살라첸코까지 찾아냈어. 그런데 지금 자신은 경찰모독에 체포불응에 불법무기소지 혐의로 체포돼 있다는군. 리스베트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살그렌스카 병원으로 호송됐다고 하고, 살라첸코도 도끼로 머리를 한 방 맞고 같은 병원으로 실려갔대. 로날드는 도주했고, 그놈이 새벽에 경찰을 한 명 죽였다는군." - P29

"그녀에게는 경찰을 신뢰할 만한 이유가 별로 없어요. 그녀가 경찰에게 살라첸코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설명하려 했지만 그 결과가 뭐였습니까? 당신네들은 리스베트를 정신병원에 가두지 않았습니까?" - P42

이때 얀이 앞으로 몸을 스윽 기울이며 나직이 말했다.
"여보세요, 검사님・・・ 객관적인 사실을 말할게요. 리스베트는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인권을 침해당해온 희생자입니다. 그리고 난 이런 짓거리가 계속되게 놔둘 생각이 추호도 없고요. 물론 당신이 이 수사에서 날 배제해버릴 수 있겠죠. 그렇다면 나는 이 일에 대한 매우 신랄한 보고서를 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리샤르드는 벌레를 씹은 표정이 되었다. - P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리스베트가 이 모든 일들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엔셰데와 오덴플란 사건 말이에요. 나도 처음에는 그녀가 범인이라고 확신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왜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잘 설명할 수 없지만요."
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금은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 P670

박사는 홀게르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리스베트에 관련된 기절초풍할 뉴스들이 뜨기 시작한 후로 그가 깊은 우울 상태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느끼는 데서 오는 절망감일 거라고 박사는 추측했다. - P672

폭행당한 앙네타는 치료를 받으려고 열두 번도 넘게 입원했었소. 그녀의 기록을 읽어보면 분명히 심각한 폭행의 희생자였기 때문에 사회복지부가 개입했어야 옳았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 - P678

이제 그녀는 대략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만일 살라첸코가 폭행이나 상해죄로 기소된다면 앙네타의 변호사가 그의 과거를 샅샅이 조사할 터였다. 살라첸코 씨, 당신은 어디서 일하시죠? 진짜 이름은 뭔가요? - P683

"어쨌든 난 그애가 이번 일을 잘 통과해내리라고 믿소. 비록 궁핍하게 살지만 아주 강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궁핍하게 살지도 않습니다. 30억 크로나나 되는 돈을 훔쳤거든요. 배고파 죽을 일은 없을 겁니다. 말괄량이 삐삐처럼 금화가 가득 든 궤짝을 갖고 있다고요. - P688

"사실 난 그애가 후견을 받아야 할 상태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소. 하지만 정말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그 후견 체제를 철회하려고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ㅈ다오. 훨씬 일찍 전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지. 왜냐면 난 그애가 너무 좋았어・・・・・・ 같이 있고 싶어서 ・・・・・・ 항상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미뤘던 거요. 다른 일도 너무 많았고, 그러다가 덜컥 쓰러졌지." - P689

리스베트는 스스로를 저주했다. 이건 자신의 잘못이었다. 깊은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자신은 감춰둔 집에 숨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면서 밈미를 모두에게 다 알려진 집에 방치해두었다. - P698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웠어요.

미카엘의 등에 오싹한 기운이 스쳤다. 이건 전혀 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다. 마치 영원한 작별인사 같은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였다. 리스베트, 너 혼자서 이 세상과 맞서러 떠나겠다고? - P703

이제 미카엘은 이해할 수 있었다. 리스베트는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을 증오하는 여자였다. - P722

"안녕, 아빠."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렉산데르 살라첸코 역시 무표정한 눈으로 딸을 쳐다보았다. - P7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