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망치 - 2005년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블랙 캣(Black Cat) 10
기시 유스케 지음, 육은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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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모두 읽은지 아직 2시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상이 제대로 된 글을 쓸 만큼 양조되지는 않았다.  

[망량의 상자] 이후로 권태에 빠져 교고쿠도의 이야기가 아니면 읽을 수가 없다. 라고 공공연하게 떠들고다니고 있는 요즘,  

[백기도연대]를 도서관에서 발견하고는 환호하며 읽다가 왠지 읽기가 아까워져서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을 읽다가 

서문이 약간 늘어진다 싶어서 지겨운 마음에 기시 유스케의 [유리 망치]를 읽기 시작했는데  

읽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는 건 조금 거짓말이고, 거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모두 읽어버렸다. 

재미있다. 

기시유스케는 뻔한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풀어내는 제법 훌륭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것이 능력인지 노력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물은 언제나 훌륭하다. 이번에도 역시 뻔하고, 뻔하고, 너무 뻔해서 돌아가실 지경인 밀실트릭이 주가 되는 이야기인데, 나는 '밀실'이란 단어만 봐도 지겨워서 힘이 빠질 지경임에도 끝까지 읽어버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탐정이 무척 매력적이어서 극악무도한 살인자가 얼른 잡히기를 바라다가,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범인이 무척 매력적이어서 제발 잡히지 않기를 바란다. 미모의 변호사와 도둑 탐정이 미워진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책이 반 이상이나 남았는데 자꾸 그럴듯한 사건해결책들이 튀어나와서 이것이 중간에서 끝나는 중편소설집인가 싶어서 자꾸 목차를 보았고, 두번째 이야기는 완전히 새롭고 이야기 패턴도 달라서 이것이 중편집이었던가 싶어서 새삼 목차를 다시 돌이켜보았는데, 그만큼 색다르다.  

그대는 진정 능력자.

기시 유스케의 작품에는 무서운 사건이 담겨있으면서 항상 그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 언제나 범죄자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예전에 한참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울 때 누군가 내게 범죄자는 사회가 만드는 것이므로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나는 소스라칠 정도로 놀라서 그 사람을 냉대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기시유스케의 작품을 읽으며,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들으며 나는 인간, 심지어 나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샘솟아 그분의 이야길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나 자신도 믿지 않고, 타인도 믿지 않는다고 며칠 전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는 내게 손바닥을 위로두고는 검지와 엄지를 둥글게 말며 '사람을 사랑하라'고 말했다. 조금 우스웠지만 친구는 웃는 내게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꾸 타인을 냉대하지 말고 타인을 대중이라는 익명성으로 묶지 말고 타인을 개인으로 존중하라고. 교과서냐고 홀대했던 그 조언이 기시 유스케의 [유리망치]를 보니 새삼 다가온다. 범죄자의 욕심은 욕심이 아니었고, 살의는 살의가 아니었다. 그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정성을 다해 살 도리를 마련하고 있었지만 안쓰럽게도 그 무기가 유리로 만들어져 있었던 것 뿐이다.

스스로 냉소적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조금씩 데워지고 있다. 

실제로 책을 덮었을 때 열이 마구 나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땀을 흘리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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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6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6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6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3-1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어떤 범죄에 대해서는 죄인을 용서할 마음이 티끌만큼도 없는데,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을 읽고 그런 나의 생각이 좀 바뀌면 그땐 어떡하죠? 그래도 되는걸까요?

Forgettable. 2010-03-16 13:3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타인에게 고통을 준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 책을 읽으면 이 범죄자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는 그래도 이 범죄가 최고이자 최선의 수단이였단 생각이 자꾸만 드는거에요. 
기시 유스케는 심지어 싸이코패스에게도 사연을 부여하는 작가라서요. 그래도 별로 거부감은 안들어요. 전 유리망치도 좋았지만 특히 [신세계에서]는  읽을수록 가치관이 흔들리고 나뭇가지처럼 다양한 생각들이 마구 뻗쳐나가요. 그래서 읽으셔도 좋단 말씀ㅋㅋ

머큐리 2010-03-16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읽을까 말까 망설이는 도서로 분류되어 있는데... 읽으란 말인가요? ㅋㅋ

Forgettable. 2010-03-17 17:14   좋아요 0 | URL
글쎄요.. 심심하실 때 읽으시면 재밌긴 한데요! ㅋㅋ
막 강추는 아니에요. 강추는 위에 다락방님께 추천한 [신세계에서]가 좋았어요 전 ㅋㅋ

Tomek 2010-03-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일식』읽으셨나요? 전 한 10년전쯤인가? 동생이 정말 끝내주는 소설을 발견했다고 읽어보라고 전해준 책이였어요. 전 한 절반쯤 읽다가 "아.. 뭐냐 이건.." 하면서 덮었었는데. 그 당시 상큼한 소설을 원했었는데 너무 어두운 느낌이어서 읽지 않은 듯... 다 읽으시면 감상평 꼭 부탁드립니다. ^.^;

Forgettable. 2010-03-21 00:02   좋아요 0 | URL
지금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만, 자꾸 눈이 딴데로 돌아 가요. 문장들이 막 절 잡고 놓아주질 않는 책이 세상엔 참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는 않아요. 자꾸 헤르만 헤세를 따라하려는 치기어리고 멋만 잔뜩 부린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데, 뭐.. 읽어봐야겠죠 ㅎㅎㅎㅎㅎ

저도 누군가 엄청 강추해줘서 읽는거긴 한데, 진짜 잘 모르겠어요 ^^

다락방 2010-11-1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뽀가 이 리뷰쓴거 기억하고 지금 뽀 서재 와서 이 리뷰 찾아가지고 땡투하기. 아 난 진짜 천사 ㅠㅠ

Forgettable. 2010-11-15 13:45   좋아요 0 | URL
네네. 천사 맞아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라버니를 위해서 사는 책이로군요. 책이 예쁘지도 않고 크도 투박한데 내용만은 진짜 보증 ㅋㅋ 재밌어요. 전 [푸른 불꽃]궁금하던데 재밌었는지?

다락방 2010-11-17 08:46   좋아요 0 | URL
푸른불꽃은 재밌는데 슬프고 아파요. 아휴. 막 가슴이 시려 ㅠㅠ

[유리망치]어제 받았는데 책 진짜 크고 투박하더라구요. 완전 깜놀 ㅎㅎㅎㅎㅎ
그런데 내 [우부메의 여름]은 어디있을까요? 어휴..

Forgettable. 2010-11-17 18:29   좋아요 0 | URL
[유리망치]... 스포는 자제하겠슴다. ㅋㅋㅋ

저한테 줬잖아요. 막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 장난이고. 글쎄요. 책더미 어딘가에 숨겨져 있지 않으려나? 저도 마르케스 단편집 영문판 잃어버렸어요. 집에서.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진짜 온 집안 구석구석 창고까지 다 뒤졌는데도 없더군요. 아끼던 책이었는데.. 휴. ㅠㅠ 책이.. 사라지기도 하나봐요.
 
전망 좋은 방 열린책들 세계문학 28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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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좋은 방]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에 담긴 20세기 초 영국인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유쾌하게 풀어둔 작품이다. 내용과 문체도 좋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군상 하나하나가 살아서 펄떡거리는 것만 같아서 이 리뷰는 인물중심으로 작성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책 소개글이 되진 않을 것이다. 물론 스포일러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1. 감초 조연중의 하나인 비브 목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지만 마지막 부분에 가서 인간의 모순됨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인내와 교양 아래 말없이 감추어져 있던 그의 금욕주의가 표면으로 솟아올라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났다. <결혼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자제하는 건 더 좋은 일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그는 사람들의 파혼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은근한 기쁨을 느꼈다. 루시의 경우는 본래 그가 세실을 싫어했기 때문에 더욱 기쁨이 컸다. 그는 한층 더 밀고 나갈 생각도 있었다..... 그녀가 동정의 결심을 굳힐 때까지 그녀를 위험이 미치지 않는 곳에 두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감정은 극히 미묘한데다 어떤 사상적 배경도 없다.

 
   

나는 비브목사가 금욕적이고 예의범절에 집착하는 남자인 세실의 반대지점에 있는 사람이라고 분류해두었기 때문에, 처음 이 구절을 읽었을 때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파혼을 반기되, 그 반기는 이유가 금욕주의적인 이유라니, 목사이지만 금욕적이라기보다는 자유롭고 생동감있는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인지 이 부분은 그 어떤 구절보다도 내게 충격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인간의 모순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브목사는 그저 그런 조연, 자유분방한 목사 캐릭터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이었고, 그것은 그의 뜬금 없는 금욕주의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그를 한층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 

2. 주인공인 루시의 사촌언니 샬럿은 보잘것 없는 노처녀이고, 어느 한 부분에서도 매력을 찾을 수 없었던 참으로 지루하고, 서울 한복판에서 돌던지면 맞고 누구냐고 소리칠 것만 같은 김이박씨, 그만큼 평범한 캐릭터이지만(인줄로만 알았지만) 플롯을 관통하고 있는 중요한 인물이며 작가가 인간의 모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사유했는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캐릭터이다.  

   
  그렇게 한참을 흘러가다 다시 샬럿 이야기가 나왔다. 다시 이야기를 해보니 샬럿의 행동은 아까보다 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불분명한 것을 싫어하는 조지가 말했다. "샬럿은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 그러면 왜 당신과 아버지가 만날 수도 있는 위험을 방치했을까? 어쨌거나 그 분은 아버지가 거기 계신 걸 알고도 그냥 교회에 갔어요."  
   

마지막에 조지와 루시의 대화에서 샬럿은 그들의 로맨스에 누구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떠맡아왔다는 걸 우린 알아챈다. 어찌나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인지, 나는 비브 목사의 생생함에 이어 또 한번 놀란다. 지금까지 샬럿이 보여주었던 자기희생적인 선의, 그래서 가식적으로 보였던 그녀의 선의가 진심에서 우러나왔다는 것을 알게되는 주인공의 충격에 나는 최근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하여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것은 샬럿을 미워하던 주인공 루시가 더이상 그녀를 미워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차디찬 복수라 할 수 있다. 물론 가식덩어리(인줄로만 알았던) 샬럿이 가식적으로 의도한 것이 아니기에 더욱 더.  

3. 조지의 아버지 에머슨씨는, 속세에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겨우 감당해가는 우리로써는 결코 맞대응할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다. 그는 조르바이며,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이며, 늙은 '래리'이다.  

   
  나는 녀석에게 항시 사랑을 믿으라고 가르쳤어요. <네가 사랑을 느끼면 그건 진실이란다.>라고 말요. <열정은 장님이 아니야. 열정이야말로 눈이 밝지. 네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여자는 네가 진실로 이해하게 될 유일한 사람이란다.>라고도 말했어요.  
   
   
 

"이 늙은이 말을 들어요. 이 세상에 혼란보다 나쁜 건 없어요. 죽음이라든가 운명이라든가. 무시무시해보이는 그런 것에 맞서기는 오히려 쉬워요. 지난날을 돌아볼 때 두려운건 내가 만났던.. 어쩌면 잘 피했을지도 모르는 혼란들이에요. <중략> 지금 아가씨가 그런 혼란에 빠진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구려."  
그녀는 침묵했다.
"내 말을 믿어요, 허니처치양. 인생은 눈부시지만 또 힘든 거요."
그녀는 계속 침묵했다.
"한 친구가 이런 말을 쓴 적이 있어요. <인생은 바이올린 연주회와 같다. 그런데 그 연주법은 연주를 해나가는 무대에서 익혀야 한다>고 말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살아가는 현장에서 살아가는 능력을 익혀야 해요. 무엇보다 사랑하는 능력을." 

 
   

네. 맞아요. 전 지금 혼란에 빠져있어요! 라며 눈물을 흘리면서 난 이 노인네에게 기대고 싶었다. 이 사람은 루시의 눈에 비늘을 떼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 눈의 비늘도 떼주었다. 그래서 난 루시가 얼마나 힘든 결단을 내렸는지 안다. 아마 나는 하지 못할. 

3. 루시. 아, 루시.. 완전 매력적인 남자캐릭터 조지는 단지 루시를 돋보이게 해 주었던 역할이었던가 싶을 만큼 루시는 매력적이다. 선홍빛 드레스를 입으면 홍학 같은 그녀. 이 부분에서 어찌나 웃었던지.. ㅎㅎ 

사로잡혀 있었던 것에서 단호히 벗어날 수 있었던 이 여자는 진정한 용자다. 가족과 20여년을 벼려왔던 신념을 버리고, 머리나 관습이 추구하는 것보다 단지 마음이 추구하는 바를 '20세기 초'에 이루다니. 이것은 백년이 지난 지금도 내겐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은 방종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현실감각과 경제관념을 갖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도의 결단을 내린다. 이것은 그녀가 약간의 열등감을 갖고 있었던 약혼자 세실보다 월등하게 미래지향적인 선택이었다. 

4. 약혼자 세실은 그 자체로는 아름답지만 가까이하기엔 차가운 대리석 조각상 같은 캐릭터를 잘 보여주었고, 동생 프레디는 누나의 무릎을 베고 누운 모습 하나로 '남동생 로망'을 실현해준다. 게다가 마지막의 편지라니!

이 작품은 행복한 로맨스이다. 그러나 반대로 독자의 한계를 일깨워주기 때문에 비극적이기도 하다. 나는 인간들로 가득한 이 이야기를 읽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나의 현실에 대해서 반성을 많이 했고, 잠재적인 욕망과 나의 모순에 놀랐다. 또한 현실적인줄만 알았던 나의 이상이 나의 체념에 굴복한 것이라는 걸 깨닫고는 무척 아파했다. 나는 루시처럼 깰 수 없을 것이다. 그녀처럼 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계속 포기해왔고, 포기함으로써 얻은 것이 많다고 믿고 있다.  

포스터는 내가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교묘하게 알려줌으로써 날 그 어느 때보다도 비참하게 만들었다. 참..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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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3-3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한 소리 좀 할게요. 제가 좋아하는 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에드워드 포스터를 비판하더군요. <인도로 가는 길>을 격하게 비판하던데 열린책들 전집판으로 <인도로 가는 길>을 읽어 보았습니다.
포스터가 이해한 인도인은 종교로 살고 죽는 사람이더군요. 당시 영국과 인도의 관계로 확장시키면 이 소설의 메시지가 '너희는 열심히 종교나 믿어라. 나머지는 우리가 담당하겠다'가 아닐까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전망 좋은 방>은 읽지도 않고 혓소리 좀 했습니다.


Forgettable. 2010-03-31 18:23   좋아요 0 | URL
다음 책으로 뭘 읽을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는 아니고 이 리뷰를 쓰던 당시에 정해놨는데 까먹었네요-_-)

여튼 [인도로 가는 길]은 마지막에 읽으려고 했어요. 인도에 좋은 기억이 있어서 좋은 작가가 다닌 인도의 느낌은 어떨까 기대가 컸거든요. 맛있는 건 아껴먹는 버릇이;; 그런데 그 당시가 식민지 시대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꼭 그 점을 염두하고 책을 읽어볼게요.

얼마 전에 황석영 작가를 보면서 작가의 사상이나 인간성(?)은 사실 작품을 읽는데 아무 관련이 없다, 작품만 좋으면 되었지 뭘, 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것은 너무 무책임한 독서겠죠. 앞으로 좀 더 노력하며 책을 읽어야겠어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4-01 09:17   좋아요 0 | URL
그래도 포스터는 동시대 영국 작가들에 비하면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키플링의 <킴>을 보니 이건 그저 제국주의 소설이더군요. 이런 소설을 세계문학전집으로 펴낸 출판사의 안목도 문제가 있구요.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건지......
어릴 적 <정글북>을 재미나게 봤는데, 이 소설의 작가가 이 수준이란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정글북>도 달리 생각이 되구요.
유명한 기독교 작가인 헨리 나웬이 동성애자란 걸 최근에 알았어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요. 근데 이 사람이 죽을 때까지 이 사실을 숨겼는데, 생전에 포스터의 소설 <모리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에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나중에 <모리스>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Forgettable. 2010-04-01 19:38   좋아요 0 | URL
앗, 키플링의 [킴]이 번역되어 나와있었군요!!
게다가 제국주의 소설이라니..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일기]에서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는 책인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궁금하네요. 지금은 이 책을 갖고 있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도 안나고 확인이 안되는데..ㅜㅜ 다른 책이랑 막 헷갈려서 기억해요. 혹시 인도에 관련된 책, 수도승에 관련된 책이었던가요?

아, 읽어야 할 게 갑자기 확 늘어난 기분인데 [모리스]까지! ^^
앞으로 이야기 나눌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ㅎㅎ

지금 잔뜩 추리소설을 질러놓았는데-_-; 책쇼핑을 다시해야 하나..

파고세운닥나무 2010-04-02 10:09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줄거리가 맞습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4-2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망 좋은 방]을 새 달에는 꼭 읽어보려구요. 읽고 나서 써두신 단평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봐야겠네요.
왠지 5월과 이 책이 어울릴 것 같아서요^^

Forgettable. 2010-04-2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욕심과는 다르게 느림보처럼 엉뚱한 책을만 읽고 있어요.
백수가 되면 좀 더 깊은 독서를 할 줄 알았는데, 점점 시간만 먹어치우는 독서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이게 참 자괴감만 들고.. 초조해지고, 그렇네요.

꼼꼼하게 읽어보신다고 해서 저도 꼼꼼히 다시 읽어봤더니 무척 부끄러운데요!!!
읽으시기 전에 뭔가 좀 다듬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근데 퇴고랑은 왠지 거리가 멀어서 ㅠㅠ)

따뜻한 날 읽으시면 기분좋아질 책이에요. 아, 갑자기 포스터의 글이 마구 당깁니다. ㅠㅠ
 
한 아이 1 - 아동교육 심리학의 영원한 고전 한 아이 1
토리 헤이든 지음, 이희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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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간이 본디 착하다 믿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른다는 이유를 빌미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얼마든지 파괴적이될 수 있고, 적자생존의 본능이 절실해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비친다. 그래서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내게 전혀 충격적이지 않았었고, 난 아이들이 어떤 말을 해도 어떤 잔혹한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이타적인 모습을 발견할 때 그의 교육환경을 의심하며 조금 놀란다. 그들은 순진무구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세계가 두렵다. 내가 아이들이랑 잘 논다면, 그것은 내가 그들의 바깥 세계에만 머물기를 선택했고, 그들도 날 끌어들이려 하지 않겠다는 서로의 합의하에 간격을 유지한 채 노는 것일 뿐이다. 공포스러울만치 솔직하고 꾸밈 없기 때문에 상처주는데 거리낌이 없지만, 상처받기에는 너무 쉬운 그들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난 경험을 약간 왜곡시켜서 단지 엄마가 뱀은 징그럽고 싫다고 했다며, 뱀의 알을 불태워버리는 아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본 적도 있다. 그랬던 내게 이 책은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던 것이다.  

작가는 내가 무서워하던 아이들의 세계를 무시하거나, 우습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나처럼 상처받고, 상처입히는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으로 모든 것이 극복될 것이라 믿는 몽상가였고, 아이들은 변했다. 그리고 그 곳에 한 아이가 있었다.  

내게도 한 아이가 있었던가. 

예전에 봉사활동을 할 때, 난 뇌성마비아동을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 우리 사이의 의무사항은 단 하나, 내가 아이들에게 헌신하고 아이들은 가만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됐다. 우리사이에는 아무런 감정 소모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엔가는 임대아파트가 모여있는 어느 동네에서 아이들 독서지도 자원봉사를 하기 시작했고, 1주일에 한 번 있는 모임이었지만 나는 탈진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소진해갔다. 대부분 결손가정의 아이들이었고, 누군가는 날 때렸고, 누군가는 날 안고 놔주지 않았으며, 누군가는 날 따돌렸다. 내가 아이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던 건 이때의 기억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때 한 아이가 있었다. 친구도 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게 안쓰러워서 자꾸 말을 걸어주니 언젠가부터 내 옆만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은 내가 그 아이를 편애한다며 등을 돌렸고, 나는 그 아이에게도, 다른 아이들에게도, 어떻게 해주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그냥 포기해버렸다. 아..

그래서 토리가 울고 좌절하다가도 TV를 보며 기운을 회복할 때, 아이들이 쉴라를 질투하지 않아줄 때, 쉴라가 달려와 안길 때, 아이들이 웃으며 노래할 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책을 보는 시간 내내 웃다가 울다가 하며 토리와 쉴라와 아무것도 모르는 것만 같지만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해주는 아이들, 사라, 프레디, 피터, 길모어.. 모두에게 사랑에 빠져버렸다. 난 다시금 약간이나마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세상엔 사랑이 있고,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인내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아는 사람이 있다.  

공포와 괴로움에 떨며 숨죽여 울고있는 당신이 당신만의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제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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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2-10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 아이2 가 있었다는 것을 깜빡했다. 이렇게 희망찬 환상같은 이야기에 속편이 있었다.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Arch 2010-02-1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 상관없이 정말 좋은 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책이 아닐까 싶어요.

Forgettable. 2010-02-1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의 고전'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고리타분해서 지루할 거라는 느낌만 갖고 있었거든요.
엄마한테도 당장 읽으라고 권해드렸답니다. ㅎㅎ

비로그인 2010-02-1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고 단단해지네요. 회색 담벼락처럼..말예요.

Forgettable. 2010-02-17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주 사랑과 희망에 가득 차서 이 리뷰를 썼는데요. 바람결님은 그게 환상일 뿐이었단걸 벌써 눈치채신거군요.
역시 세상은 어두운가봐요.

비로그인 2010-02-1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제가 배운 교육심리의 측면에서만 보거나, 텅빈 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이의 시선에만 너무 몰입을 했거나, 어린왕자를 만나는 아주 진하게 처리하신 색의 글씨에 무게를 두지 않아서인가봅니다.

^^.. 뽀 님의 조언대로 신나게 해주는 음악도 챙겨들었으니 이제 좀 잠을 청해야겠네요. 꿈 속에서 "한 아이"에게 뭔가 얘기를 건네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부른 노래도 좀 불러주고요.

내일은, 일이 좀 손에 잡히시길 빕니다. (일이 손에 안잡혀도 괜찮은 곳이라면 더욱 좋겠네요~) 근데 뽀 님 하니까 엄청 편해요. ㅋ

Forgettable. 2010-02-1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교육심리! 저 계절학기때 한 번 들었던 과목인데요. 점수는 참 잘받았지만서도 남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신비로운 그 과목!! 제가 옅은 주황색으로 해둔 부분은.. 어떤 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데 해드릴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여전히 마음이 안좋아요.

바람결님께.. 신나는 음악은 쇼팽의 녹턴이었던가요. 요즘 한참 다시 연습하려고 시도하다가 첫 연습날 이후로 2주째 손 놓고 있는 그 녹턴!! ㅎㅎ 전 오늘 일 안갔어요. 내일부터 열심히 하려구요.. 내일 일할 생각하면 한숨이나요. 사람들이 뽀라고 하는 이유를 아시겠죠 ㅋㅋ 발음도 편한것 같아요.

바람결님~ 좋은 밤 되세요 ^^
 
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첫장을 펼치면 아주 무서운, 피를 흘리는 우부메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이 책은 지난달 다시 출간되었다. 엄청나게 보고 싶었는데,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서는 갖고 싶다고 안달하자마자 재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서 기뻐서 얼른 구매했다. 각설하고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피투성이가 된 채 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인 우부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옮겨보겠다. 

   
 

회임을 했으나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은 자를 그대로 들에 내다 버려, 태내의 아이가 죽지 않고 들판에서 태어나면, 어머니의 혼백이 형태를 이루어 아이를 안고 기르며 밤에 돌아다니는데, 그 아기의 울음을 우부메가 운다고 한다. 그 모습은 허리 아래는 피에 젖어 있고, 힘이 약하다. 

 
  (기이잡담집중) 

이것은 가장 보편적인 전승이고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 여러가지 의미로 전승되고 있는 우부메의 유래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로 인한 효과는 말할 것도 없이 책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이 우부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도록 독자를 세뇌시키는 것이다.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은 아주 당연하게도 이 교묘하고 능청스러운 작가의 최면술에 걸려들고 만다. 장의 앞뒤로 나오는 주인공의 꿈도 그 세뇌에 일조했던 것인가 하고 지금에 와서 생각이 될정도로 작가의 최면술은 잘 짜인 그물같다.

[우부메의 여름]에는 한 여인이 20개월째 출산하지 못하는 기이한 사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난처할 정도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당연하다는 듯이 풀어낸다. 나는 괜히 좋아하는 작가인 교고쿠 나츠히코를 걱정하며 "이싸람 이거, 어쩔려고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는거야."라며, 행여나 실망하게 될까봐 발을 동동 굴렀다. 고약하게도 이미 머릿 속에서는 비난할 거리들을 잔뜩 쟁여두었으면서도 말이다. 경외하는 작가에게 실망하는 일은 의외로 짜릿한 일이 아닐까.  

문제는 그보다 더 짜릿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총 632쪽의 책은 사람을 절정까지 안달하게 해두고서는 정확히 469페이지에서부터 설명을 해주기 시작한다. 게다가 내가 은밀하게 숨겨둔 비난의 화살도 마지막 부분까지 가서야 "아, 그거?" 하며 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는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해 주어서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이 역시나! 하는 통쾌함과 그로 인한 패배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신화를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이야기, 귀신이 없이는 이야기의 아귀가 절대 들어맞지 않을 것만 같은 이야기인데 이 작가는 그걸 이성적으로 설명해준다. 설득이 아닌 명쾌한 설명. 나처럼 감성적인 사람은 때때로 이성에 목말라 있을 때가 있는데 교고쿠 나츠히코는 그것을 채워준다. 물론 매우 풍요롭게. 전설 따위 필요없어진다. 영화 [셜록 홈즈]처럼 어설프게 흑마술을 이성으로 구멍 뻥뻥 뚫린 설명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 아, 천재가 노력하면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구나. 

이런 이야기를 장편으로 쓸 수 있는 작가를 등에 업고 있다는 것은 참 든든한 일이다. 책에 등장하는 고서점의 주인인 교고쿠도의 황당한 궤변은 기이하지만 엄청나게 논리적이어서 이 정도라면 리처드 도킨스를 깔 수 있겠다며 나는 그만 의기양양해지고 말았다. 마음과 뇌의 관계, 의식과 잠재의식에 관한 설명, 세상은 나의 안과 밖- 이렇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는 궤변들은 어느새 나의 사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지금 이순간 모든 기억을 갖고 태어난 것이라면?" 에 대한 질문과 그에 따른 의견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은 러셀인가 비트겐슈타인인가 누군가의 논리학을 완전히 자기것으로 만든 사람의 당당한 질문이고 사상인지라 작가의 역량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다.  

 

이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임에도 끝내 심령적인 부분으로 남겨두는 것도 있어서, 사실 작가의 의도는 과학과 이성이 아니라 심령일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는데 바로 남의 기억을 보는 미남 탐정에 관한 설명이 약간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괴이함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오히려 작가가 그렇다고 설명해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며 광신도처럼 믿고, 또 조금이라도 이성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심령적인 부분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마음을 쓸어내리게 된다.  

이 탐정에 관한 감상은 빠뜨릴 수가 없는데, 극에서 담당하는 정도가 사소한 인물이라도 그 캐릭터가 통통 튀어서 오히려 주인공들보다 더 만나보고 싶어진다. 이 에노키즈라는 탐정은 "뭐가 복잡하다는 건가, 자네는 정말 원숭이로군." 이라던가, "지금부터 올 손님 이름이 뭐랬나, 왜 그 구노인지 야쿠시지인지.."라고 사건 의뢰인의 이름을 3번째로 묻기도 하는 엉뚱하고 귀여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서양도자기인형처럼 생겼단다. 엉뚱한 매력의 귀족집안 미남탐정이라니! 영화에선 내가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아베히로시가 이 역을 맡았다고 한다.

 

한가로운 일요일에 햇빛이 쨍하고 들어오는 침대에 누워서 무겁고 글씨가 작은 책을 읽기 시작해서는 어느덧 해가 져서 어두컴컴해졌는데도 난 이책을 읽고 있었다. 이 작품은 하루와 같아서 아침의 어스름한 빛으로 시작해서 정오의 쨍한 햇빛으로 잠시 밝아졌다가 점차 어두워져서 나중에는 깊은 밤중에 끝나버린다. 책을 덮고나면 새벽의 어스름한 빛이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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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고쿠도의 장광설은 정말이지 사람 혹하게 만들죠. 어엇 뭐지, 하려다가 어느 순간에 설득당해버리고 말아요. 좀 많이 다르긴 하지만, 그건 까라마조프 형제들을 읽으면서도 느꼈어요. 표도르네 집의 요리사 스메르쟈꼬프(이름 외운거 아니라 책 찾은거임. 외우지 못했음)가 표도르와 논쟁하는데서도 그래요. 뭔가 이상한데 듣고 나면 어 정말 그렇군, 하게 되는거에요. 그래서 한번은 회사동료에게 이 말도 안되는 논리가 또 맞는 논리인것 같아서 설득당한다며 이야기해 주었지만 제 이야기로는 전혀 설득이 되질 않더라구요. 장광설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 듯. 각설하고,

우부메의 여름을 보면서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처음 알게 되어 신선했다면 [망량의 상자]에서는 교고쿠도의 장광설에 마음을 빼앗겨 버려요. 교고쿠도의 장광설 때문에 우부메 시리즈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재미있는 책이 되어버렸어요!!

Forgettable. 2010-01-17 23:36   좋아요 0 | URL
저 진짜 책 등장인물 이름 못외우는데. ㅋㅋ 스메르쟈꼬프라니 ㄷㄷㄷ 까라마조프 형제들은 저도 읽어보고 싶은 책인데,ㅎㅎ

저도 그 장광설부분 2번 읽었는데 아직 습득하지 못했어요. 읽은 소설을 또 산 이유는 바로 그 장광설 부분 때문이에요. 생각날때마다 읽어서 제것으로 만들어야겠다며.ㅋㅋㅋ 근데 회사동료랑 그런 책 얘기도 하고 부러워요 ㅠㅠ

[망량의 상자]를 사서 쟁여둔게 이렇게 다행으로 여겨질줄이야! 얼른 봐야겠어요. 이러고 또 언제 읽으려나..( '') 요즘은 왠지 매일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며 술을 마시는 생활을 하고 있는중이라 책은 커녕 하이킥도 못보고 있네염 ㅠㅠ

비로그인 2010-01-1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일본 문학에 아는 바가 단 한개도 없는데.. 제가 관심있어 했던 도킨스, 러셀, 비트겐슈타인이 나오네요~
뭔가 좀 아는척이라도 하면서 인사드려야 되는데 아는 것이 없어 ^^ 그냥 첫 댓글 남깁니다.

늘상 인사 없이 들렸다가 처음으로 들립니다. 앞으로는 자주 노크 없이 들려 흔적 남기겠습니다 ('')..

Forgettable. 2010-01-17 23:39   좋아요 0 | URL
우와 도킨스, 러셀, 비트겐슈타인에 관심있어 하시다니- 철학을 공부하셨나요? 저도 살짝 맛만 본 사람들인데요. 그런 주제에 리뷰에 막 써먹었습니다. 하하;; 그나저나 일본 문학에 관심이 없으신데, 이런 허접리뷰를 상당히 꼼꼼히 읽어주셨나봐요. 고맙습니다.

써클님이셨죠? 바람결 전에요. ㅎㅎ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

2010-01-17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7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zydevil 2010-01-21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고 해를 세 번이나 넘겼건만 아직도 읽지 않은 저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멋진 리뷰!!라구요...!!!

Forgettable. 2010-01-22 09:38   좋아요 0 | URL
리뷰가 길어져서 약간 중언부언/횡설수설 한 글이라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었는데 ㅠㅠ
캄사합니당 ㅋㅋ
 
연애 소설 읽는 노인 Mr. Know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마르케스가 쓴 노인과 바다+그리스인조르바 느낌. 색다르지 않지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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