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일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3일을 쉬고 출근을 했더니 왠지 더 피곤한 느낌. 커피 한잔 사들고 와서 앉아 밀린 메일을 체크하고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다. 문득, 아침녘의 이런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어제 신영복의 <담론>을 읽는데 (졸려서 꾸벅꾸벅.. 보았다) 이런 구절이 보인다.

 

성(誠)의 의미는 언어를 좋은 그릇에 담아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는 것이다...

 

진실되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윤색을 하더라도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말을 잘 다듬어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뜻으로 해석된다. 메일을 체크하다가 이 구절이 떠오른 건, 아 금요일에 보낸 자료에 대한 답이 나를 화나게 해서이기도 하다. 일을 하면서 나만 잘난 것도 아니고 다 맘에 들 수도 없는 것이지만, 왜 그렇게 얘기하는 지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 지 알 수가 없을 때가 잇다. 일단 가라앉히고... 내가 그들에게 얘기할 땐 위에 말한 '성(誠)'을 다해야겠다 마음을 달리 먹어본다.

 

신영복 선생의 글을 읽다보면, 어찌 이렇게 세상을 초월한 듯한 초연한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글이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다고 한다면 정말이지 나로서는 범접하기 힘든 평정이다... 싶다. 20년 여간의 수형생활이 뭔가 저 너머에 사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지게 한 것일까. 하긴, 20년이란 세월을 갇혀 있었던 그 심정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

 

4월 초이고, 오늘 첫출근을 해서 좀 오롯한 마음을 가져보려다가 메일에 욱해서 알라딘에 글 올리며 조금 진정시켜본다. 신영복 선생 글도 떠올려보고. 어젠 오랜만에 몇 권의 책을 샀는데, 산 책들에 대해서는 이따가 다시 올리기로... 조만간 내가 환경을 바꿀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 그 얘기는 차차...

 

어쨌든 4월의 봄날, 아침이다.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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