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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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곤고할 때 기분 전환할 무언가 필요하다. 혼자 있기 보다는 외적인 동기 부여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열정과 확신에 찬 말을 해주는 사람을 만날 때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얼마 전 야나문 북카페에서 유시민 작가를 만났다. 그리고 멋진 행사를 주최하신 야나문 사장님, 쑥님(예쁜 따님까지), 꿈꾸는 섬님, 단발머리님, 보물섬님, 로쟈님도 만났다. (또 누가 계셨나요?)

청주에서 함께 간 일행으로 시작 전.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우린 오랜 친구처럼 반가웠다. 다음에 기회가 또 있다면 혼자 올라가 늦은 밤까지 함께 나누고 싶다. 

   

평생을 한 직업으로 연명하는 내 처지가 한심하게, 작가는 출판사 편집자, 신문사 통신원, 국회의원, 장관, 방송토론 진행자,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그는 날선 모습으로 다가왔다면, 북카페에서 독자들과 만난 그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인생 선배였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있는 삶은 무엇인가? 라는 내 질문에 '자기다운 삶, 나다운 삶을 살라'고 한다. 내가 무언가 할때 좋게 느끼는 것, 자연스러운 것을 하라는 말과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한다. 요즘 하루하루 '견디고 있는' 내게 신선한 자극과 위로가 되었다. 일단 사진 찍을 것, 그리고 앨범을 만들 것.

 

도서 '표현의 기술'은 내면을 표현하는 글쓰기의 기술을 다룬 에세이다. 저자는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글을 쓴다. 글을 쓸 때 '사실에 부합하는가? 문장이 정확한가? 논리에 결함이 없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인가? 독자의 마음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가?'를 염두에 둔다. 독서, 글쓰기는 내 삶이 황폐하지 않고 노년의 품격있는 삶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깊은 울림을 준다. 선악과 미추를 판단할 수 있는 도덕적 본능에 충실하며 이를 가꾸고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음식이 그렇듯 독서도 편식하면 안된다는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논리도 신선하다.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으면 되며, 자신이 원하는 책,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책을 읽으면 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지금보다 젊을땐 다독에 연연해했다. 한 달에 몇권 읽는 숫자에 민감했다. 책을 덮고 나면 백지가 되지만 배고픈 사람처럼 책을 구겨넣기 바빴다. 이제는 한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으려 노력한다. 내용이 이해될 때까지 읽어보고, 네이버에 물어보고, 메모를 한다. 두꺼운 책은 한 달 동안 들고 다녔다.   

 

다독과 속독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닙니다. 지식을 배우는 데 집착하지 말고 몰입의 순간을 즐기는 데 집중한다면, 굳이 빠르게 많이 읽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몇 권을 읽든, 마음을 열고 책 속으로 들어가 글쓴이가 전해 주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생각과 감정이 풍성해지고 삶이 넉넉해지는 기분을 맛보게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의 맛이에요. 이 맛을 즐겨야 감정 이입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나에게 책은 직업과 연관이 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스트레스 받을 때, 무료할 때 특히 좋은 친구가 된다. 독서를 통해 타인의 감정과 삶을 이해하며 사고의 다양성을 키운다. 책에서 위로 받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나다운 삶, 가치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자극제가 된다.

  

좋은 글은 흔히 중학생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운 글이라고 한다. 어려운 문장이 아닌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짧고 명확하게 써야 한다는 신념이 좋다. 이 책은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인기 있는 웹툰 작가와의 콜라보가 조금은 신경 쓰일 수 있지만 나름 신선하다. 덕분에 유머코드를 살렸다.

 

정훈이 만화가의 마지막 글이 와 닿는다. "가장 좋은 표현의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따뜻한 감성과 울림을 주는 소통을 위해 오늘도 나는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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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6-08-0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민 씨가 정말 전업 작가로 나섰나 봅니다. 책을 계속 내고 있네요~ 대단합니다!

세실 2016-08-08 17:20   좋아요 0 | URL
요즘은 여행에세이 준비하신다네요. 강연회는 일체 하지 않으신다고....
작가가 참 잘 어울리는 분^^

꿈꾸는섬 2016-08-0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주에서 오셨다고 유작가님 놀라셨던 게 생각나네요.
먼 길 오셔서 더 반가웠던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뵈어요.^^

세실 2016-08-09 13:50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러게 말입니다.
다음에 유작가님 청주에 꼭 모셔야겠어요^^ 기억하겠지요?
야나문과 가까운 곳에 사시는 꿈꾸는 섬님이 부럽습니다.
반가웠어요! 벌써 2번째 만남^^

꿈꾸는섬 2016-08-09 16:4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닥 가깝진 않지만 세실님보다는 가깝긴 하네요.
저도 많이 반가웠어요.^^


2016-08-0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넘 반가웠습니다. 그 날 분위기가 참 좋았었죠.
언제 시간 내어 한 번 오셔서 늦도록 수다 떨어요..^^

세실 2016-08-09 13:51   좋아요 0 | URL
넹. 쑥님 더 젊어지시고, 예뻐지시고~~~~ 헤어 스타일, 원피스 잘 어울려요^^
그러게요. 거기서 1박 2일 책읽기 프로그램도 있으면 좋겠어요.
야나문님께 건의할까요? ㅎㅎ

2016-08-09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9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6-08-0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나문에서 유시민씨도 초청했군요~ 좋았겠어요!! ♥

세실 2016-08-09 13:53   좋아요 0 | URL
멋진 야나문, 멋진 유시민님입니다^^
청주 벗들과 번개처럼 갔지요~~

프레이야 2016-08-10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ㅠ 뜸했더니 이런 기회를 놓쳤어요. 쑥님이랑 꿈섬님도 오시구요. 다음 기회에 꼭ㅎㅎ

세실 2016-08-10 22:18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신거예요? 알려드릴걸...
다음 기회엔 꼭!
가을에 우리 만나요~~~~

페크pek0501 2016-08-1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다운 삶을 살아라, 가 요즘 유행하는 메시지인 듯해요. 책에서도 방송에서도 자주 보는 문구입니다.

˝좋은 글은 흔히 중학생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운 글이라고 한다.˝ - 어느 책에서 읽은 건데 외국 유명 작가는 소설을 몇 쪽 쓰고 나면 배움이 짧은 가정부에게 보여 주고 그가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은 다시 쉽게 고쳐 썼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우선 문장이 쉽게 읽혀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기억도 잘 되고...

그래서 저는 요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 문장은 쉽게 쓰고 문장에 담는 의미는 깊게 쓰기.
이와 반대로 의미는 깊지 않으면서 문장을 어렵게 쓰면 최악인 거죠. ㅋ 제 생각입니다.

세실 님의 여러 글을 통해 독서 모임도 갖고 계신 세실 님의 활동 역역을 들여다 보면 저도 힘이 솟습니다.
앞으로 팔딱거리며 살고 싶어요. 요즘 게을러요. ㅋ

세실 2016-08-12 11:30   좋아요 0 | URL
자기다운 삶....요즘 제 화두랍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것. 책 읽고 글 쓰는거 말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일단 사진을 배워보려 합니다. 강좌 등록해야겠어요.

가정부에게 와우....전 가정부가 없으니 독서수준이 낮은(?) 딸내미에게 지속적으로 읽게 해야겠습니다.하하하.
문장은 쉽게, 문장에 담는 의미는 깊게...더 어려워용. 전 기본 지식이 얕아서 깊이가 없어용.

저도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고 있답니다.
짧은 휴가 가서는 리조트에서 놀다 왔어용^^ 여름엔 그저 시원한 장소가 최고예요~
가을에 팔딱거리시는걸로~~~

페크pek0501 2016-09-10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새 글이 없나 하고 들어왔다가 파란 마크를 봤어요. ㅋ

세실 2016-09-10 21:29   좋아요 0 | URL
호호 감사합니다^^
다시, 충청북도중앙도서관으로 왔더니 많이 바쁘네요^^

프레이야 2016-09-1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당선 축하해요 세실님 ^^

세실 2016-09-13 22:13   좋아요 0 | URL
호호 아주 오랜만이지요. 제 글은 대부분 짧아서...
프야님 편안한 추석 되세요^^

순오기 2016-09-1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세실님 중앙도서관으로 복귀했군요. 우수리뷰 당선과 더불어 축하해요!!♥

세실 2016-09-13 22:14   좋아요 0 | URL
네...신설된 독서교육팀으로 왔는데 징하게 바빠요.
이번 달엔 책도 한권 읽지 못했네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추석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