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선진국 -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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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자. 선진국이 되기까지 지독하게 달려왔다. 바람처럼 내달린 몸이 뒤쫓아오는 영혼을 기다려줄 때다. 해결해야 할 ‘문화지체들이 언덕을 이루고 있다.
무턱대고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기 전에 ‘무엇‘과 ‘왜‘를 물어야한다. 언제나 문제를 정의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숫자가 말을 할 수 있을 때 사람이 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돈을 썼으면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국가 CIO와 CDO는 이를 위해서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도덕적 개인은 가르치되, 합리적인 시민을 가르치지 않는 것, 신독愼獨하되 협업하지 않는 것, 현대 한국 사회의 공교육이 놓치고있는 부분이다. 공교육을 대학까지 정상적으로 다 마쳐도 계약서한 장을 제대로 못 쓰고, 취업을 위해 애는 쓰지만 노동법은 읽어본 지도 있고, 닫은 영회에서나 본 적이 있는 교육은 명백히 고정이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뉴런처럼 촘촘히 연결된 초연결의 시회에서 이런 결점은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도끼를 치우고, 상소문을 던져버리고, 초연결사회를 사는 현대 시민의 옷을 입어야 한다. 상대의 말을 깊이 경청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안을 마련해 손을 맞잡는 경험을 어릴 적부터 가르쳐야 한다.

인적 자본과 물적 자본에 더해, 한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위해 꼭 필요한 게 바로 ‘신뢰자본‘이다. 선진국과 중진국을 가르는결정적인 ‘절대반지‘, 거의 대부분의 승객들을 아주 편하게 하는 대신에, 발각된 무임승차자에게는 엄벌을 내림으로써 우리는 이 반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뉴런의 자유결합이 지능을 만들듯이, 재능의 자유결합이 경제를꽃피운다. 민주주의는 한국의 경제와 문화를 위로 밀어올리는 최고의 플랫폼이다. 당연한 듯 보이는 이런 K민주주의는 기실 유리그릇처럼 위태롭다. 사회 곳곳의 인재들을 생각에 따라, 정권의 친소관계에 맞춰 블랙리스트로 분류하고 갈라치기를 했던 게 불과 몇년 전이다. 번영은 공짜가 아니다.

한 사회의 자원배분의 요체는 그 사회의 보상체계, 즉 인센티브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돈도, 인재도 그 사회가 파놓은 보상체계의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잘못된 인센티브 시스템은사회의 영혼을 망가트린다

어릴 때 배우고 익힌 건 이제 금세 쓸모가 없어지는 세상이 됐다.
조기교육을 하고, 뭔가를 죽어라 하고 외우는 건 약효가 몇 년을 가지 못한다.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진짜로 배우고 가르쳐야 할 것은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뭔가가 나오고, 그게 일상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그때 혼자서 익히는 법을 알아야 한다. 야구로 치자면 어린나이부터 오로지 경기에 이길 목적으로 커브나 슬라이더를 던지게해서 어깨 다 망가지고 막상 사회 나와선 바보가 되게 만들지 말고,
육상, 수영, 배드민턴, 요가와 같은 다양한 종목으로 반응속도, 근력, 시각능력을 키워야 한다.
십 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하지만 요즘은 그게 3년도 안 걸린다. 다 외울 때쯤엔 아무데도 쓰이지 않을 낡은 지식으로 머리를 꽉채워 무얼 하나, 혼자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는 게 진짜 교육이다.

바뀐 물길을 찾아 떠나자

경로의존은 내지 않아도 될 엄청난 비용을 내게 만든다. 이게 무서운 점은 우리가 수시로 확인하지 않으면 무심결에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하던 대로 하는 것이라 이편이 아주 자연스럽기때문이다. 하지만 잘못된 경로의존은 왼편으로 가는 영국의 자동차처럼 자칫 후대 수백 년에 걸쳐 계속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
모든 경로 독점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기후가 바뀌고 지질이 바뀌면 바뀐 물길은 다른 곳으로 흐른다. 말라버린 나루터에서 백 년을 기다린들 떠난 배는 돌아오지 않는다. 최악은 경로의존이 경로독점과 결합하는 경우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바뀐 물길을 찾아떠나야 한다.

AI로 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거나, 알고리듬으로 했기 때문에객관적이라는 말은, 앞서 애플과 아마존의 사례에서 보듯 완전히틀린 말이다. 전문가가 알고도 그런 말을 한다면 속임수가 된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아직 잘 모른다. 함께 익혀나가고 있다는 것, 잠재력이 큰 만큼이나 숨겨진 위험도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공통의 규범을 함께 신중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아래 4가지 절차를 거친다면 이것은 컴퓨팅적 사고라고 할 수있다.

분해: 자료, 과정, 문제를 작고 다룰 수 있는 부분으로 나누기
패턴 인식: 데이터 안에 있는 패턴, 동향, 규칙들을 관찰하기추상화 이 같은 패턴들을 만드는 일반 원칙 정하기알고리듬 설계: 이 문제나 유사한 문제를 풀기 위한 단계적 방법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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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
정철환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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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
정철환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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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능력을 키우려면IT 운영의 최우선이 비용 절감이어서는 안 된다.

우선 IT 운영에서 비용 절감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물론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 제고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시스템 운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운영 인력의 사명감과 책임감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운영 인력의 구성을 보면 계약직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실제 이런 계약직 인력의 높은 비중은 때로 시스템 사고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시스템 운영 시 매뉴얼을 각 예상 영역별로 체계적으로 작성하고 정해진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담당자는추가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운영 담당자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비록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갖추어도 이에 따른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 수시로 인력이바뀌는 상황도 대응을 어렵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운영 인력의 이런문제점을 개선하자면 운영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의 이해와 지원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리고 운영 조직은 시스템 운영 및 개발 시 체계적인 문서화에대한 훈련과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IT 문화, 특히 정보시스템 개발 문화에서 문서화는 매우 취약한 영역이다.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기업 내 정보시스템을 비용만잡아먹는 필요악으로 생각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 프로세스개선과 접목해 업무 경쟁력 향상의 훌륭한 수단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사용자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 워크‘도 첨단 IT 시스템의 도입이 아닌 조직 구성원들이 스마트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제도, 여건을 갖추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즈니스에서 디지털 전환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역할의 임원이 필요해지고 있다.

정의만 보면 CDO는 기존의 CIO와 역할이 비슷해 보인다. 그렇다고또 완전히 같은 역할은 아니다. CDO와 CIO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과 마케팅에 무게중심을 더 둔다는 것이 기존의 CIO와 다른 점이다.
기존의 CIO는 전통적인 기업 내부의 정보시스템 운영 방식에서발전되어온 역할이다. 내부 정보시스템의 효율화와 개선, 운영이 핵심 영역인 셈이다. 웹의 발전 이후 점차 정보시스템 영역이 고객과 관계사 영역으로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무게중심은 내부 정보시스템의IT 기술 영역에 있다. 그러나 CDO는 모바일의 급속한 성장과 이에기반한 소셜 네트워크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라는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등장한 역할이다. 정보시스템이라는 구체적인 IT 영역이 아닌디지털에 기반한 사회적인 변화와 이에 따른 비즈니스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 기업의 비즈니스 변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의 집중화와양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몇 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재산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시피, 세계의 부는 이미 극소수의 상위 자본가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과연 기술의 발전이 인류 전체에 더 나은 삶을 안겨줄 수 있는가? IT 기술이 인류의 행복에 도움을 줄 것인가? 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따르면 농경 문화가 애초 기대와는 달리 개개인의 삶을 더 힘들고 고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산업혁명 초기 수많은 도시 빈민 노동자계급은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다. 이와 같이 21세기 IT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기술혁명이 효율성만 중요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로 내몰리고 자본가에게 부가 집중될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우리 대다수를 불행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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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반격 -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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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지점에서 아날로그의 반격이 더 중요해진다. 아날로그 경험은 디지털 경험이 주지 못하는 실제 세계의 즐거움과 만감을 주지만 때로는 디지털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는 최고의 솔루선이기도 하니.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을 기록할때는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이 펜을 이기지 못한다. 이 책에서 확인하겠지만, 아날로그 기술의 태생적 제약이 사용자의 생산성을방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높여준다.

"창의성은 너무나 많이 사용되어서 의미가 퇴색한 단어지요."
세브레곤디가 말했다. "그렇지만 그 의미는 강력하고 아직 살아있습니다. 사람들은 창의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 하고 자신이 창의적이라고 느끼고 싶어 하죠.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요. 창의적인 사람들은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방아쇠를 만들어내는능력이 있어요. 그런 정서적 매력과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날로그 세계고요."

이 같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아주 인간적인 욕구야말로테이블게임의 반격에 담긴 핵심이다. "가상 세계의 인터넷이 아무리 빨라져도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방과 연결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우리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깨달았어요." 컴퓨터게임 디자인과 이론의 연구자이자 저술가인 버니드 코벤의 말이다. 게임을 혼자서 하는 여럿이 하든, 우리가 컴퓨터와 놀 때는 그 경험의 주도권을 소프트웨어와 나눠야 한다.
우리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놀이의 경험을 창조하는 능력이 있지만 프로그램과 기기가 그런 능력을 제한해버린다. 마인크래프트같이 유연한 게임조차 그렇다. "실제 환경만큼 사용자를 깊숙이 끌어들이는 가상 환경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마주 앉아 체스를 두는 것이 온라인 체스보다 사람들의 참여를 훨씬 많이 끌어내지요. 우리가 만날 수 없을 경우 온라인은 좋은 대안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직접 만나서 상대방이 진땀을 흘리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아야만 진정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디지털 경험에는 잉크 냄새도, 바스락바스락 책장을 넘기는 소리도, 손가락에 느껴지는 종이의 촉감도 없다. 이런 것들은 기사를 소비하는 방법과 아무린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패드로 읽는다면 모든 기사가 똑같아 보이고 똑같게 느껴진다. 그러나 인쇄된 페이지에서 인쇄된 페이지로 넘어갈 때는 그런 정보의 과잉을 느끼지 못한다.

재숙련화는 자동화된 일터에 인간의 판단력을 되찾아오려고한다. 같은 책에서 카는 이렇게 썼다. "우리의 능력은 사물을 이해하는 것이다. ... 관찰과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엮어서 세상을 유연하고 풍부하게 이해함으로써 이후 어떤 과제나 도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의식적 · 무의식적 지식, 이성과 영감을 포괄하는 유연한 정신력이야말로 인간을 개념적이고 비판적이고 사색적이고 재치 있게 생각하게 하며, 인간의 논리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한다. 이는 마치 고결한 이상같이 들리지만 시계 제조나 요리같이 장인 정신이 발휘되는 업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때 자동화 공정의 선도자였던 도요타는지난 몇 년간 일본 전역의 조립 공장에서 일부 로봇을 인간 노동자로 교체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제조 공정을 개선하여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

교사는 아날로그 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의 열쇠다. 어떤 테크놀로지도 교사를 대신할 수 없고 또 대신해서도 안 된다. 그들이 가장 많은 지식을 가져서가 아니라 그들이 없는 교육은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을 알고 싶다면 책을 읽으면 된다. 하지만 배우고 싶다면 교사를 찾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아날로그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보다 훨씬 깊은 방법으로 사람들을 연결시켜준다. 그렇게 물리적인 공간 내에서실시간으로 형성된 유대감은 개별 언어나 단어나 상징만을 사용하는 우리의 소통 능력을 초월한다. 사람들은 보드게임 ‘카탄의 개척자‘를 하기 위해 카페 스네이크 앤드 라테스에 가고MBA학위를 받기 위해 토론토 대학교 인근의 캠퍼스로 가지만사실은 게임이나 학위보다는 그곳에서 형성되는 간접적이고 유익한 사회관계가 목적이다. 그런 사회관계는 온라인에서는 형성할 수 없다. 디지털이 줄 수 있는 것은 현실 세계의 풍성함을 흉내 낸 모사에 불과하다. 물론 그 모사는 끊임없이 개선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뮬레이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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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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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어떤 패턴이…… 리듬이 있어요. 한 삶에만 갇혀 있는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정말 훌륭한 대답이네요." 

"체스에서 한 번이라도 이기려면 무언가를 깨달아야 해." 이것이 노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듯이 엘름 부인이 말했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넌 그걸 깨달아야 해, 체스판에폰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경기는 끝난 게 아니야. 한 사람은 폰하나와 킹 하나만 남고, 다른 사람은 기물이 다 있어도 경기는 아직 진행 중인 거야. 설사 네가 폰이라고 해도, 아마 우리 모두 그럴테지만, 넌 폰이 가장 마법 같은 기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폰은 하찮고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왜냐하면 폰은절대 그냥 폰이 아니니까. 폰은 차기 퀸이야. 넌 그저 계속 앞으로 나아갈 방법만 찾으면 돼. 한 칸 한 칸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그러다 반대편 끝에 도달하면 얼마든지 다른 기물로 승급할 수있어."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면,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더 열심히 일할걸, 더 많이사랑할걸, 재테크를 더 철저히 할걸, 더 인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밴드활동을 계속할걸, 오스트레일리아로 갈걸, 커피 마시자는 제안을 받아들일걸, 망할 요가를 더 많이 할걸.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는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은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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