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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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어떤 패턴이…… 리듬이 있어요. 한 삶에만 갇혀 있는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정말 훌륭한 대답이네요." 

"체스에서 한 번이라도 이기려면 무언가를 깨달아야 해." 이것이 노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듯이 엘름 부인이 말했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넌 그걸 깨달아야 해, 체스판에폰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경기는 끝난 게 아니야. 한 사람은 폰하나와 킹 하나만 남고, 다른 사람은 기물이 다 있어도 경기는 아직 진행 중인 거야. 설사 네가 폰이라고 해도, 아마 우리 모두 그럴테지만, 넌 폰이 가장 마법 같은 기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폰은 하찮고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왜냐하면 폰은절대 그냥 폰이 아니니까. 폰은 차기 퀸이야. 넌 그저 계속 앞으로 나아갈 방법만 찾으면 돼. 한 칸 한 칸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그러다 반대편 끝에 도달하면 얼마든지 다른 기물로 승급할 수있어."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면,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더 열심히 일할걸, 더 많이사랑할걸, 재테크를 더 철저히 할걸, 더 인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밴드활동을 계속할걸, 오스트레일리아로 갈걸, 커피 마시자는 제안을 받아들일걸, 망할 요가를 더 많이 할걸.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는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은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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