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도 군대생활 해나가기는 어려울 게요. 군부에서도 벌써 광복군 출신이나 학병 출신들은 한직이나 난직으로 밀리고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분야에서나 그레이샴의 법칙이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잖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 세상을 살아갈수록, 어떤 일을 성사시키는 덴 적기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데, 큰일일수록 더 그렇지, 반민특위는 그 적기를 찾지 못햇네, 특위를 발족시킨 뜻이야 백번천번 좋았지만, 뜻만 가지고 일이 되나, 특위 활동이란 애초부터 흉기 든 강도 맨손으로 잡겠다는 식이었고, 토끼가 호랑이한테 덤비는 격이었지 뭔가, 민족반역자들을 처단하여 민족정기를 세우고 민족정의를 살리자, 이 얼마나 당연한 일인가, 그러나 백번 당연한 명분만으로 일이 되는가, 특위 활동이란 무슨 계몽운동이나 순화운동이 아니라, 죽이고 죽는 목숨을 내건 싸움이었단 말이네, 특위 활동을 시작하면 친일반역자들이 꼼짝을 못할 줄 알았다면 그거야말로 어리석도록 순진한 감상이지, 그들이 그 정도 양심을 가졌다면 아예 친일도 반역도 하지 않았겠지. 그 목숨을 내건 싸움의 폭발이 이번 사태고, 특위는 당연한 패배를 한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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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이 아닙니다. 역사는 우리들이 매일매일 전개하는 투쟁 속에서 여러분들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여러분들이 만들어내는 역사는 앞서 간 분들의투쟁을 이어받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오늘 당장 투쟁전선에서 죽어간다 해도 우리의 투쟁은 또 다른 전사들이 이어받으며,우리를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오늘의 주인이면서, 역사의 선봉이고, 투쟁중에 죽어간다 해도 그 목숨은 인민의 역사, 혁명의 역사에 영원히 살아 있걱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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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3 (반양장) - 제1부 한의 모닥불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 최초의 살인은 동생 가인을 질투한 형 아벨의 살인 이다. 가장 가깝기에 질투할수 밖에 없고, 늘 부모를 사이에 두고 끝없는 경쟁의 관계에 있다. 옛날 이야기에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그렇지 못한 세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형제간 우애를 강조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핵 가족화 된 요즘은 형제간의 다툼이 종종 뉴스에 나오곤 한다(남보다도 못한 형제지간). 태백산맥의 염상진, 염상구는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이면서도 극렬한 대립의 끝에 서있다. 좌익과 우익. 혁명을 이루려는 자 & 무너뜨리려는 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어느 정도 비슷하게 닮아간다고 한다. 부부가 살면서 닮아가는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같은 부모에 양육 받은 이들 형제는 인물도, 품성도, 생각도, 행동도 별로 닮은 데가 없다. 형 염상진은 피가 천한 것치고는 인물이 잘났다.
"천한 피 타고난 놈이 과한 인물 지녔으니 결국 빨갱이로 빠진 것 아뇨. " 지주들이 술자리에서 내던진 말이었다.
"금메...... 공산당 허는 것만 빼먼이야 읍내서 둘찌 가라먼 서런 인물이겄지요이." 경찰이나 청년단원들의 조심스러운 말이었다.
그에비해 염상구는 형에 비해 모든 것이 뒤쳐졌다.
"동상? 택도 읎소. 괴기로 치자먼 성은 쇠고기고, 동상은 개고기제라." 술집 주모의 말이었다.

그들 형제가 닮은 점 이라면 두 사람 다 어느 조직의 우두머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점도 표면적으로 비교했을 때 동일한 것일 뿐 내용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염상구가 믿고 내세우는 것은 완력뿐이었다. 그러나 염상진이 믿는 것은 인민일 것이고, 내세우는 것이 혁명이었다.

장차남 차별로 엊나가 왈패들과 어울리고 대동 청년단의 열성단원으로 좌익 지하조직을 파내는데 일조를 한 염상구. 단순한 성격이라 다루기 편하면서도 위험한 인물이다. 형이 좌익이라 그 반대의 우익에 더 열성적 이다. 성격이나, 생각하는것, 행동하는 것, 힘쓰는 것, 비열함 모두 아리랑의 서무룡이와 비슷하다.

형제간의 우애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서 많이 좌우된다. 부모의 편애가 심할 수록 형제간의 거리는 멀어진다. 보모의 장자 편애로 형에대한 열등의식에 똘똘 뭉쳐, 형 이라면 치를 떨며, 무조건 반대의 편에 선 염상구를 마냥 미워하기에는 안쓰러움이 있다. 형제간에 총끝을 겨누며 극으로 치닫는 모습을 볼때마다 인민의 해방을 혁명을 위해 전념한 신념의 1/10 만이라도 염상구를 이해해 주었더라면.... 동생의 아픔을 헤아려 주었더라면 함께 투쟁의 동지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4권은 여순사건 이후의 십 개월 동안이 배경으로 되어 있다. 여순사건과 육이오전쟁 사이에 끼여 있는 그 시기는 청치적 사회적으로 ‘민족부단 가속기‘ ‘민중세력 형성기‘‘ ‘전쟁원인 잉태기‘ 라고 할 수 있으며, 분단사의 정점을 이루는 시기로서 그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의 분단현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들이 모두 그 시기에 일어났다고 한다.

염상진 일행이 율어면을 해방구로 삼아 본격적으로 군경과 전투를 벌이고, 형제간의 총끝 겨누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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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3 (반양장) - 제1부 한의 모닥불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행동하는자.
멈추어선 자.
또 다른것을 행동하는 자.
한때 같은 사상으로 뭉쳤던 세 사람이, 이데올로기의 충돌에 각자의 신념으로 서로 다른 세 갈래의 길로 걸어간다. 인간다움, 혁명, 투쟁, 시대적인 삶 앞에서 그들은 선택과 행동을 해야 했으며, 민족과 집단, 개인과 집단의 진실, 개인의 허위의 그 미궁 속에서 그들은 각자의 길로 갈라질수 밖에 없었다.

*염상진 (행동하는 자)
아리랑의 송수익을 연상케 한다. 그에게 마르크시즘은 종교화 된것처럼 맹신적이다. 확고한 신념의 야성적인 행동파. 큰 키에 맵고 차지고 단단한 체격을 가졌으며, .남로당 보성군책, 나이 이십구세, 광주사범 졸업, 교사 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농사를 지었다, 일정때 적색농민운동 주도, 소작쟁의로 징역을 살았으며. 출옥후 강제징용을 피해 잠적했다가 해방후 나타나 하대치가 속했던 소작회를 이끔, 혁명의 날이 도래할 때까지 용맹스러운 투쟁을 전개하는 것만이 자신이 해야 할 임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손승호 (행동하기를 멈추어선 자)
남국민학교 선생, 김범우 친구, 염상진, 김범우와 죄익활동하다 회의를 느껴 그만둠. 세상의 그 어떤 주의든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사상의 실현을 위해서 인간을 폭력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회의를 느껴 행동하기를 멈추어 선다. 인간을 위한 주의가 아니라 어떤 주의를 위한 인간이 되어야 하는 변질을 그는 납득할 수가 없었다.
사상보다는 차라리 원시상태가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사회주의를 벼렸을 뿐 그 반대개념의 사상을 취한 것이 아니었다. 사상의 공백상태로 스스로를 회색주의자라 말한다. 글재주가 좋으며 소작인들의 일에 발벗고 나선다.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토지개혁을 주장 한다.

*김범우 ( 또 다른것을 행동하는 자)
지주의 아들이면서 양반과 지주들의 탐욕스러움에 경멸을 느끼며, 소작인들의 편에서서 모든 사건에 해결사이며 중재자 이다. 일제치하에 학도병으로 끌러갔다 탈출, 태평양 산타카탈리나 섬에서 연합군으로(OSS 해외전략 첩보훈련원) 활동. 일본의 항복으로 한때의 동지에서 포로로 전락 샌프란시스코 포로수용소로 보내졌다 해방 맞아 귀국(형 김범준 독립운동가)- 175센치의 헌칠한 키에 균형잡히 키,말재주가 좋음. 순천중학때 염상진과 사회주의에 빠짐, 학병에서 돌아와 미군정의 통역관 요청을 거절, 사회과 선생으로 정하섭을만남. 학교내의 학생세력을 지배하고 있는 사회주의 이념을 조종하는 세력을 파괴 함. 그 세력의
주동인물들을 개인적으로 접촉해서, 정치의식을 버리고 학업에 전념하는 학생이 될 것을 설득함. 그의 설득으로 그 학교의 조직이 흔들려 학생조직으로부터 ‘파괴분자, 반동분자‘라 낙인 찍힘. 그러나 극력한 행동을 하다가 경찰서에 붙들려 들어간 학생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학교의 구분을 두지 않고 노력, 좌익조직에서 보면 그는 눈의 가시였지만 그렇다고 증오스러운 적도 아니었다. 불필요한 말은 거의 하지 않는 무게감, 세상의 이치를 훤히 아는 것 같은 해박함, 그누구도 무시하지 않을것 같은 겸손함과 거의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진행해가는 꾸준한 행동성, 그 어딘지 우울한 듯하기도 하고, 쓸쓸한 듯 하기도 한 범접하기 어려운 사색적이고도 지성적인 분위기를 가졌다.

염상진, 김범우, 손승호는 태백산맥의 케미, 브로맨스 이다. 서로 다름을 존중해 주고, 서로를 애틋해 하며,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신념 앞에서는 강하고 끗끗한 인물들 이다. 이데올로기 앞에서 강철같은 굳건한 신념을 가진 염상진과 대조적으로 손승호는 혼란스러워하고 심약함을 보이지만 그 또한 자신의 신념에 부합되는 선택과 행동이었다. 마르크시즘의 맹신적 종교화와 자본주의의 추악한 물신주의에 신물을 느낀 김범우의 선택은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을 찾고자 함 이었다. "민족의 발견" 김구식의 민족주의 통일노선을 실현 시키고자하는 것이다. 지주의 아들로서 소작인들에게 자책과 죄의식을 느겨 인간다움의 삶을 영위할 수있는 이상적 평등사회를 이룩하려 필연적으로 봉건 게급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김범우와 자책과 죄의식의 과정은 아예 생략되었고 이상세계의 빠른 실현을 위해 지주계급이나 경제적 지배세력을 타도할 수 있는 무산자들의 힘의 조직화를 강조하는 염산진. 그들의 행보를 보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손승호. 행동의 선택은 다르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바는 동일하다. 귀천이 없는 평등한 사회. 굶주리는 이가 없는 풍요로운 세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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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라는 것은 참 묘한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똑같은 천에 색깔이나 모양이 다를 뿐인데 어느 것을 몸에 걸치느냐에 따라 마음이 생판 달라지고 말았다. 제복을 입으면 무언가에 억눌리는 것 같은 압박감과 함께 알 수 없는 힘이 전신을 버팅기고 있는 기분이었고, 사복을 입으면 무슨 짓이든 해도 좋을 것같은 한없는 자유스러움을 느끼는 반면 어딘가 허전하고 힘이 빠져버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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