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3 (반양장) - 제1부 한의 모닥불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 최초의 살인은 동생 가인을 질투한 형 아벨의 살인 이다. 가장 가깝기에 질투할수 밖에 없고, 늘 부모를 사이에 두고 끝없는 경쟁의 관계에 있다. 옛날 이야기에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그렇지 못한 세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형제간 우애를 강조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핵 가족화 된 요즘은 형제간의 다툼이 종종 뉴스에 나오곤 한다(남보다도 못한 형제지간). 태백산맥의 염상진, 염상구는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이면서도 극렬한 대립의 끝에 서있다. 좌익과 우익. 혁명을 이루려는 자 & 무너뜨리려는 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어느 정도 비슷하게 닮아간다고 한다. 부부가 살면서 닮아가는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같은 부모에 양육 받은 이들 형제는 인물도, 품성도, 생각도, 행동도 별로 닮은 데가 없다. 형 염상진은 피가 천한 것치고는 인물이 잘났다.
"천한 피 타고난 놈이 과한 인물 지녔으니 결국 빨갱이로 빠진 것 아뇨. " 지주들이 술자리에서 내던진 말이었다.
"금메...... 공산당 허는 것만 빼먼이야 읍내서 둘찌 가라먼 서런 인물이겄지요이." 경찰이나 청년단원들의 조심스러운 말이었다.
그에비해 염상구는 형에 비해 모든 것이 뒤쳐졌다.
"동상? 택도 읎소. 괴기로 치자먼 성은 쇠고기고, 동상은 개고기제라." 술집 주모의 말이었다.

그들 형제가 닮은 점 이라면 두 사람 다 어느 조직의 우두머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점도 표면적으로 비교했을 때 동일한 것일 뿐 내용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염상구가 믿고 내세우는 것은 완력뿐이었다. 그러나 염상진이 믿는 것은 인민일 것이고, 내세우는 것이 혁명이었다.

장차남 차별로 엊나가 왈패들과 어울리고 대동 청년단의 열성단원으로 좌익 지하조직을 파내는데 일조를 한 염상구. 단순한 성격이라 다루기 편하면서도 위험한 인물이다. 형이 좌익이라 그 반대의 우익에 더 열성적 이다. 성격이나, 생각하는것, 행동하는 것, 힘쓰는 것, 비열함 모두 아리랑의 서무룡이와 비슷하다.

형제간의 우애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서 많이 좌우된다. 부모의 편애가 심할 수록 형제간의 거리는 멀어진다. 보모의 장자 편애로 형에대한 열등의식에 똘똘 뭉쳐, 형 이라면 치를 떨며, 무조건 반대의 편에 선 염상구를 마냥 미워하기에는 안쓰러움이 있다. 형제간에 총끝을 겨누며 극으로 치닫는 모습을 볼때마다 인민의 해방을 혁명을 위해 전념한 신념의 1/10 만이라도 염상구를 이해해 주었더라면.... 동생의 아픔을 헤아려 주었더라면 함께 투쟁의 동지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4권은 여순사건 이후의 십 개월 동안이 배경으로 되어 있다. 여순사건과 육이오전쟁 사이에 끼여 있는 그 시기는 청치적 사회적으로 ‘민족부단 가속기‘ ‘민중세력 형성기‘‘ ‘전쟁원인 잉태기‘ 라고 할 수 있으며, 분단사의 정점을 이루는 시기로서 그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의 분단현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들이 모두 그 시기에 일어났다고 한다.

염상진 일행이 율어면을 해방구로 삼아 본격적으로 군경과 전투를 벌이고, 형제간의 총끝 겨누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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