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라는 것은 참 묘한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똑같은 천에 색깔이나 모양이 다를 뿐인데 어느 것을 몸에 걸치느냐에 따라 마음이 생판 달라지고 말았다. 제복을 입으면 무언가에 억눌리는 것 같은 압박감과 함께 알 수 없는 힘이 전신을 버팅기고 있는 기분이었고, 사복을 입으면 무슨 짓이든 해도 좋을 것같은 한없는 자유스러움을 느끼는 반면 어딘가 허전하고 힘이 빠져버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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