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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오랜만에 읽는다. 예전엔 제법 읽었는데 점차 글이 나랑 안 맞기 시작하여 멀리하게 되었다. 초반엔 모든 책을 읽었는데. 독자는 그대로인데 작가의 스타일이 변하여 멀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작가의 스타일이 바뀌게 되어 작가를 멀리하게 된 경우가 나에겐 흔치 않았다. 대부분 작가들이 본인의 성공 공식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있고 소재를 달리하는 경우는 있어도 스타일이 바뀌는 경우는 흔치 않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작가는 내보내면 되고 독자는 그것을 고르면 되니 누가 못했고 올바르지 않고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작가의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았는데 신작 코너에서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었다. 에세이를 냈네? 어라 여행 관련 소재구나. 여행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목에 손이 갔다. 무슨 뜻일까?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 궁금한 마음을 참을 수 없어 책을 읽게 되었다.
여행을 많이 떠난 작가구나. 첫인상이 그랬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 여행을 좋아하는 건 분명한데 그는 방랑자와 같은 여행 스타일이 아니었다. 한 곳에 정착하여 그곳과 동화되는 것을 좋아하였다. 길게 일 년 이년 정도 머물며 오래 보고 돌아오는 스타일. 짧아도 몇 개월은 있는 그런 여행자. 여행자라보다는 단기성 이주자 그런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독자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대한민국은 방문하지 않았다.
그에 반하여 에쿠니 가오리는 방랑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여기저기 참 잘도 다녔다. 우리나라도 가고 일본 여기저기도 가고 유렵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한 곳에서 길게 있으면서 쓴 글이 아닌 짧게 여행을 쓴 글이었다. 그러기에 더욱 함축적인 느낌이 들었다. 저곳에서 참 많은 생각과 많은 일들이 있었을 텐데. 저렇게 짧은 글로 그 모든 마음을 적을 수는 없고 그러기에 핵심적인 감정만 적었다. 아니면 기억이라던가.
그런 축약된 글이기에 더욱 여행 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여행기와 세세한 내용을 적었다면 그 지방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 책은 여행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독자들에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내가 일 년 전 제주도에 갔다 왔었는데 좋았어.” 이렇게 툭 던지는 글인 것 같아 보면서 설레었다.
다시 가야지. 여행을 떠날 수 있게 계획을 세워 보자
규슈나 홋카이도, 미국이나 유럽 등, 여행을 좋아해서아무튼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실제로 반복해서 떠나 보고 듣는 것,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 모든 것에 마음을 빼앗겨 벅찬 가슴으로 역이든 공항에서 여행 가방과 함께돌아오면 집이 아직 거기에 있고, 게다가 여전히 그곳이내가 있을곳이라 놀랍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반갑고 안도하는 것은 매번 그사실에 감동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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