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걸스 : 선생님께 아부하지 마! 슈퍼 걸스 시리즈 1
크리시 페리 지음, 섀넌 램든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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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자 아이들의 마음을 콕콕 잘도 알아주는 "슈퍼걸스 시리즈".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고걸 시리즈는 제목만 읽어도 책 속 소녀들의 고민을 대강 알아챌 수 있지만 신기한 건 막상 책을 잡으면 정신없이 읽게 된다는 거에요. 그만큼 긴장감도 있고 공감도 많이 되기 때문이겠지요? 제목을 보니 우리 주인공이 어쩌다 고자질쟁이로 몰렸나보네요. 잘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매디는 단짝 친구 에린과 한 반이 되었어요. 그것만큼 신나는 일이 없죠. 게다가 천사같이 착하고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예쁜 다이아몬드 선생님네 반이 되었죠. 매디는 새로운 학기에 대한 기대로 아주 즐겁답니다. 선생님은 스티커 제도를 운영하세요. 수업을 잘 받고 잘 수행하면 스티커를 한 장씩 주는 거지요. 많은 아이들에게 좀 더 열심히 하고 잘 하게끔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 평소 학습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에겐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에요.

 

매디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고 열심히 해서 스티커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죠. 그런데 매디와 한 그룹인 보니는 그렇지 못해요. 그래도 보니는 별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고 오히려 열심히 노는 데에 집중하죠. 그러다가 매디가 선생님과 대화하는 것을 본 보니가 매디를 오해하게 됩니다. 그 이후... 매디는 왠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처럼 느껴요.

 

"왕따"는 정말 어딜 가나 있나봅니다. 단짝인 에린조차 눈길을 피하는 이 상황에서, 매디가 정말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매디와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매디는 보니처럼 좋은 학생 대신 나쁜 학생이 되기로 해요. 그럼 최소한 아이들이 자신을 오해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게 아니잖아요? 매디에겐 그런 의도된 행동들이 참 힘들고 마음 아파요.

 

"이건 아닌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우정을 되찾는 건 옳지 않아."...73p

 

"슈퍼걸스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이들이 단순하게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지 않는다는 거에요. 게다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아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해결을 모색하며 행동에 옮긴다는 점이죠! 세상에~! 이렇게 멋진 여자 아이들이라니요~!!^^

 

매디 또한 보니처럼 나쁜 학생이 되기를 포기하고 이번엔 보니의 잘하는 점을 선생님께 추천하는 방법으로 시도합니다. 그리고 이 작전은 아주 멋지게 들어맞았죠. 사실... 어떤 아이들이 선생님께 칭찬듣는 걸 싫어하겠어요?

 



 

각 권마다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완전 멋진 소녀 주인공들까지~! 우리 가족은 이 시리즈에 완전 빠져버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책을 읽고 문제가 생겼을 때 주인공들처럼 적극적으로 해결을 모색하는 힘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소녀들만의 고민을 소녀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슈퍼걸스 시리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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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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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의 느낌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일까. 첫 작품에 받았던 만큼의 내용과 분위기를 기대하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아가미>>는 그 자체로서 존재 의미를 갖기는 하지만 <위저드 베이커리> 만큼의 통통 튀는 발상과 발랄한 전개에는 뛰쫓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 어두움이 너무 짙다고나 할까.

 

그래도 신비스러움이 가득한 작가의 책들은 언제나 흥미를 유발시킨다. 마치 SF소설처럼 이번엔 어떤 신비로운 장치가 작동될까..하고. <<아가미>>의 경우는 물론 아가미를 가진 주인공 소년이 된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 사람도, 물고기도 아닌... 그렇다고 인어도 아닌 존재. 단지 어두운 과거와 죽음 앞에서 살아남기위해 저절로 진화된 그 아가미라는 장치가 주는 느낌은 조금 섬칫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소설은 크게 세 가지의 이야기를 가진다. 곤의 아버지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과정, 곤이 어린 시절을 함께 하게 된 강하와 할아버지네의 이야기, 그리고 나중에 강하의 이야기를 전해주러 온 해류의 이야기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처절한 삶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 견디는 것조차 힘든 사람들, 그럼에도 우직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

 

"살아줬으면 좋겠다니! 곤은 지금껏 자신이 들어본 말 중에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예쁘다'가 지금 이 말에 비하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폭포처럼 와락 깨달았다. 언제나 강하가 자신을 물고기 아닌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랐지만 지금의 말은 그것을 넘어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 "...159

 

곤의 존재와 그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운명이 참으로 가혹하다. 그리고 이 어둠이 끝내 밝음으로 나가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물론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는 없으나 바로 그런 점을 작가에게 기대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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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요정
김한민 글.그림 / 세미콜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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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좋아하는 공간이 있는지. 그곳에 가면 있던 시름 모두 벗어던져놓고 아무런 생각 없이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곳. 아마 누구든 한 군데 쯤은 그런 공간이 있을 거다. 내 경우엔 컴퓨터방, 안방 침대, 마루 소파 정도인 듯. 바깥이 아니고 온통 집 내부라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내가 이렇게 집만 사랑하는 사람이었나?ㅋㅋ

 

옛날 사람들은 집을 비롯해서 모든 사물에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마치 그런 것처럼 모든 공간 공간마다 요정이 있다면 어떨까. 비록 그 요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런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대한 애정은 더욱 빛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그런 공간의 요정을 볼 수 있다면 더없이 특별해질 것 같다.

 

<<공간의 요정>>이란 책은 참 특별하다. 마치 아이들 책처럼 삽화도 들어있다. 하지만 내용이 주는 무게는 상당하다. 요정이 등장하는데다 귀여운 캐릭터의 주인공 그림이 있다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이 책은 그저 요정에 대한 책이 아닌, "공간의 사라짐"에 대한 애도이기 때문이다.

 



 

공간의 요정을 연구하는 아버지와 우고라는 청년은 요정을 알아보고 점점 사라져 그 존재가 미미해지는 요정을 되살리려 노력한다. 송이는 아주 어려서부터 그들과 함께 했기에 남들이 뭐라건 그런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왜 자꾸 공간의 요정들이 사라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안타까운 죽음은 제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었어요. 뭐가 잘못됐던 걸까? 살릴 순 없었을까? 세상 원망도 해 봤어요. 왜 꼭 도시 성형을 해야만 할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누군가의 집터를 이렇게 파괴하는 걸까?"...145p

 



 

좋아해서 자주 찾던 장소가 계발이니, 환경미화니 하는 목적으로 자꾸만 바뀌는 모습에 안타까웠던 경험이 다들 있을 거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그저 옛것이고 오래됐다고 바꾸려는 사람들. 그건 도대체 누구의 의견인 건지........ 아마도 작가는 그 안타까움을 이 책에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만약 그 공간에 생명이 있다면 어떡할 거냐고. 단순히 우리 맘대로 할 수 있는 무생물이 아닌, 그들만의 생명을 가진 무언가가 그곳에 설 곳을 잃으면 그걸 어찌 책임질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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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벌레 동시야 놀자 11
함기석 지음, 송희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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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라는 말만 들으면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어요. 굳이 어릴 적 공부하던 때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제 내 아이에게 가르치려고 생각하면 어려운 수식은 커녕 숫자 세는 것부터 가르치기도 쉽지가 않아요. 아이가 어릴 때에 아이를 붙잡고 하나, 둘, 셋..하고 알려줘봤자 아이들은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일 쉬운 방법은 아이와 함께 길을 돌아다닐 때에나 계단을 올라갈 때, 횡단보도를 건널 때 게임 식으로 하나, 둘, 셋 혹은 일, 이, 삼..하고 붙여주는 거죠. 그러면 아이들은 마치 무슨 장난인 것처럼 스스로 따라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렇게 몸으로 배운 지식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죠. 그런데 이젠 아이가 좀 컸다고 그 진리를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숫자 벌레>>는 동시집입니다. 숫자와 더불어 도형 이름, 수학식에 사용되는 기호 이름과 수학에서 불려주는 각종 수학 이름들을 이용한 동시에요. 따로 떼어놓고 보면 어렵기만 하고 지루한 이름들인데 동시 속에 들어가 읊어주니 왠지 재미있고 신기한, 다른 이름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냥 하나, 둘..하면 재미없던 것들이 물고기 수를 세며 붙여주면 어떨까요? 혹은 괴물의 눈, 코, 입과 다리, 꼬리 갯수를 세면서 불러주면요?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보던 많은 것들이 실은 수학적으로 부르는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어렵다"라는 생각보다는 "재미있다", "신기하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유치원에 다닐 나이가 되면, 아이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무한대"라는 낱말로 끝도 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런 말장난을 듣고 있으면 참 재미있어요. 정확히 그 뜻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대강의 의미는 이해하고 있겠죠. 그리고 "무한대"만 외치면 자기가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놀이와 함께 하면 수학도 그다지 재미없고 어렵기만 한 학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절대 잊어버리지 않겠죠.

 

동시 특유의 장점을 살려 아름다운 말,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하여 수학 용어를 설명한 수학 동시를 읽고있자니 재미있기도 하고 왠지 새로운 진리라도 알게 된 느낌입니다. 오늘 저녁엔 아이와 몸으로 숫자 만들기를 해보며 요가 숫자를 직접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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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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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들은 그들만의 그 독특함 때문에 종종 영화를 통해 접했다. 그들의 역사도 참 파란만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무라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자신의 쇼군을 지켜야 하는 무사 정신으로 가득한 사무라이건만 그 시대가 태평성대하며 그저 놀고 먹는 일밖에 할 것이 없다면? 생각은 고리타분하고 행동의 제약이 무지막지하게 따르지만 일하는 즐거움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그런 사무라이가 갑자기 현대로 왔다.

 

촌마게란 사무라이들이 하는 머리 모양을 뜻한다고 한다. 허리에 칼을 차고 먼 길을 가던 에도 시대의 사무라이, 기지마 야스베가 어떤 우물 같은 웅덩이를 밟고 현대로 왔다. 갑자기 변한 환경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그는 모자가정인 히로코와 도모야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의지할 곳 없이 뚝 떨어진 이곳에서 야스베가 믿을 것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이 모자.

 

소설은 이 뻔할 것 같은 이야기에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 고민 등을 담아냈다. 일하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지만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괴로움 속에서 이혼을 택한 히로코이건만 어린 아들과 둘이서 살아가기가 여간 힘들지가 않다. 그럴 때 나타난 야스베. 사무라이 정신으로 청소도, 빨래도, 요리도 척척 맡아 하면서 히로코는 일에 전념할 수 있고 그렇게되자 야스베에게 의지하며 일상의 평화로움에 젖어든다. 하지만 이게 최선일까?

 

현대에 와서야 일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된 야스베의 이야기나 가사와 육아, 자신의 캐리어에 모두 열중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편한대로 살아온 히로코의 이야기나 모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야스베가 있든 없든 사는 동안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히로코가 늘 자신에게 일깨우는 최면은 '서둘지 말자, 초조해하지 말자.' 다. 다행이 지금 상태대로라면 앞으로도 잘되어 갈 것 같다."...267p

 

어쩌면 뻔한 결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읽는내내 유쾌한 소설이었다. 2010년 영화로도 개봉되었다니 영화와 비교해보는 즐거움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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